저자 정보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소속: 현명신경외과의원 /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빌딩 3층
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검토일: 2026-05-04
본 글은 신경외과/내과 전문의가 작성·검토한 의학 정보입니다.
결론: 먼저 안심하셔도 되는 부분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안심하셔도 되는 부분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필라테스 직후 시작된 급성 요통의 약 70~80%는 근근막성 통증이지만,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이 동반되면 요추 신경근 자극이 진짜 원인이며, 이때 신경차단 진단이 가장 확실한 감별 도구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겁니다. "원장님, 어제 필라테스 하다가 '뚝' 소리가 났는데 그 뒤로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요. 디스크가 터진 걸까요?"

필라테스 직후 발생하는 통증은 단순 근육통부터 추간판 탈출, 후관절 염좌, 천장관절 자극, 신경근 압박까지 모든 가능성을 포함합니다. 그리고 이 다섯 가지를 겉으로 봐서는 구별할 수 없습니다. MRI도 100% 답을 주지 못합니다.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신경차단술은 치료이기 이전에, 어디가 진짜 통증의 출처인지 가려내는 가장 정확한 진단 도구입니다.

필라테스가 허리에 가하는 진짜 부하

요즘 30~50대 직장인 환자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시청역·서소문 일대 회사원분들이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에 필라테스를 다니시다가 허리를 다쳐 오시는데, 6월부터 7월 사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실제로 EMR 데이터로 봐도 2026년 6월과 7월에는 "상세불명의 신경통 및 신경염"이 평균 대비 80~110% 더 많이 발생합니다. 여름이 되면서 운동을 새로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필라테스의 핵심 동작은 흉추와 요추의 분절 운동(segmental movement), 그리고 척추 굴곡-신전을 반복하는 롤업(roll-up), 사이드 벤드, 스파인 트위스트입니다. 이 중 가장 부하가 큰 동작이 롤업과 티저(teaser)입니다. 롤업을 할 때 요추의 추간판에는 체중의 2~3배에 해당하는 압박력이 순간적으로 가해집니다. 그것도 신전 상태가 아니라 굴곡 상태에서입니다. 굴곡 상태의 추간판은 후방으로 수핵이 이동하기 쉬운 구조라는 게 문제입니다.

치약 튜브를 한쪽 끝에서 누르면 반대쪽으로 내용물이 밀려 나오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척추를 앞으로 굽힐 때 추간판의 수핵은 정확히 신경이 지나가는 후방으로 밀립니다. 평소 추간판이 건강하면 섬유륜이 이걸 잘 막아주지만, 30대 후반부터 섬유륜의 III형 콜라겐 비율이 떨어지면서 인장 강도가 약해집니다. 이 상태에서 롤업을 무리하게 반복하면 섬유륜이 균열되고, 수핵의 일부가 밀려 나와 신경근을 자극합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함정이 있습니다. 필라테스 강사들이 "코어를 단단히 잡으세요"라고 말씀하시는데, 초보자들은 이 코어 활성화를 복직근 수축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짜 코어는 횡복근(transversus abdominis)과 다열근(multifidus)인데, 복직근만 과도하게 쓰면 요추 전만이 무너지면서 후관절(facet joint)에 부담이 갑니다. 이게 두 번째 통증 메커니즘입니다.

근육통과 신경통은 무엇이 다른가

여기서 가장 중요한 감별 포인트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단순 근근막성 통증은 누우면 편하지만, 신경근 자극은 누워도 똑같이 아픕니다. 그리고 다리 어딘가로 통증이나 저림이 뻗어 내려갑니다.

추간판장애로 인한 좌골신경통(M51.1)은 본원에서도 매월 평균 12명 정도가 진단받으시는 흔한 질환입니다. 신환 비율이 22.7%로 높다는 점이 시사적입니다. 즉 평소 멀쩡하시던 분이 갑자기 발병하시는 경우가 다수라는 뜻입니다.

근근막성 통증과 신경근성 통증의 핵심 차이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감별 포인트 근근막성 통증 신경근 자극
통증 위치 허리 양옆, 광배근 부위 허리 + 엉덩이 + 다리 후면
방사통 거의 없음 무릎 아래까지 뻗침 (좌골신경통)
직거상 검사(SLR) 음성 (60~90도까지 가능) 30~60도에서 양성 (다리 저림 유발)
저린감·이상감각 없음 발등·발바닥·종아리 저림
누웠을 때 편함 자세 무관, 기침·재채기로 악화
근력 약화 없음 발목·엄지 신전력 저하 가능
호전 양상 1~2주 내 자연 호전 3주 이상 지속, 점진적 악화 가능

직거상 검사가 양성으로 나오면 99% 디스크 문제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후관절 증후군이나 천장관절 염좌도 비슷한 양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단의 마지막 카드가 신경차단술입니다.

신경차단술이 진단 도구가 되는 이유

대한통증학회지(Korean J Pain) 등 국내 통증의학 학회지에 반복 보고된 원리이지만, 신경차단술의 진정한 가치는 치료보다 진단에 있습니다. 특정 신경에 국소마취제를 주입했을 때 통증이 사라지면, 그 신경이 통증의 원인이라는 의학적 증명이 됩니다. 이걸 진단적 차단(diagnostic block)이라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만약 5번 요추 신경근(L5)에 국소마취제를 정확히 주입했는데도 통증이 그대로라면, 그 통증은 L5 신경에서 오는 게 아닙니다. 다른 분절이거나 후관절, 천장관절, 또는 단순 근육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차단 직후 5분 안에 통증이 80% 이상 사라지면, 진단이 확정됩니다.

Kwon, Kwak, Kim 연구진의 2022년 Medicine 학술지 발표에 따르면, 요추 신경근병증 환자에게 추간공 경막외 신경차단술(TFESI)을 시행한 후 가바펜티노이드 계열 약물을 병용했을 때 통증 감소 효과가 유의하게 강화되었습니다. 차단술이 단발성 효과가 아니라 약물 치료 효과를 끌어올리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Nogueira 등이 2024년 Acta ortopedica brasileira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미추 경막외 차단(caudal epidural block)과 추간공 신경근 차단(transforaminal nerve root block)을 결합했을 때 요추 퇴행성 질환에서 비용 대비 효과가 우수함을 입증했습니다. 즉 한 가지 차단법만 쓰는 것보다, 환자의 병변 위치와 진단적 결과에 따라 두 가지를 조합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입니다.

진단적 차단의 또 다른 강점은 안전성입니다. 한 번에 다량의 스테로이드를 쓰지 않고 적은 용량의 국소마취제로 신경 주행을 따라가며 책임 분절을 찾는 방식이기 때문에, 부작용 위험이 낮습니다.

필라테스 손상 직후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급성 손상 직후의 대응이 그 이후 몇 달의 운명을 좌우합니다. 이 점은 환자분들이 정말 모르고 계십니다.

먼저 하지 말아야 할 것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통증을 참고 다음 필라테스 수업을 가시는 것. 이미 미세 손상이 있는 상태에서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 섬유륜의 균열이 확장되고, 수핵이 더 밀려 나옵니다.

둘째, 핫팩이나 사우나로 처음부터 찜질하시는 것. 급성기(48~72시간)에는 염증성 부종이 진행 중이라서 열을 가하면 부종이 악화됩니다. 처음 사흘은 냉찜질이 원칙입니다.

셋째, 카이로프랙틱이나 강한 추나로 "교정"을 받으시는 것. 급성 디스크 탈출 상태에서 강한 회전 조작은 수핵 탈출을 가속화시킬 수 있습니다.

넷째, "스트레칭으로 풀면 되겠지"라며 무리한 전방 굴곡 동작을 반복하시는 것. 앞서 말씀드린 치약 튜브 효과로 인해 후방 탈출이 더 심해집니다.

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기 권장 조치 이유
0~48시간 절대 안정, 냉찜질 15분씩 4~6회 출혈성 부종, 염증성 부종 억제
48시간 후 워킹 5~10분, 가벼운 신전 자세(맥켄지) 수핵의 전방 재배치 유도
3~5일 통증의학과·신경외과 진료, MRI 또는 X-ray 정확한 병변 위치 파악
5~7일 다리 방사통 지속 시 진단적 신경차단 검토 책임 분절 확정 진단
2~4주 차단술 효과 평가 후 재활 시작 코어 재교육, 다열근 활성화

여기서 핵심은 다리 방사통이 5일 이상 지속되면 단순 안정만 하면서 시간을 끌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신경근에 가해지는 압박과 화학적 자극(prostaglandin E2, TNF-alpha, IL-6)이 지속되면 신경 자체에 만성적 변성이 발생합니다. 이게 바로 만성 신경병성 통증으로 넘어가는 분기점입니다.

시술 후 무엇이 달라지는가

신경차단술이 효과를 보이는 환자분들의 회복 곡선은 거의 일정합니다.

시술 직후 5~30분: 국소마취제 효과로 통증이 70~90% 감소합니다. 이때 환자분께 "지금 다리 들어보세요" 하면 직거상 각도가 30도에서 70도까지 올라갑니다. 이게 진단적 효과(diagnostic effect)의 확정 신호입니다.

시술 후 6~24시간: 국소마취제 효과가 빠지면서 통증이 일부 돌아옵니다. 환자분들이 "선생님 다시 아파요"라고 하시는 시점입니다. 이건 정상 반응입니다.

시술 후 3~7일: 함께 주입된 소량의 스테로이드가 본격적으로 작용하면서 신경 주변 부종과 염증이 가라앉습니다. 이때부터 통증이 본격적으로 감소합니다.

시술 후 2~4주: 다리 저림과 방사통이 거의 사라지고, 허리 통증만 남는 단계입니다. 이 시점부터 적극적인 재활 운동을 시작합니다.

시술 후 6~12주: 손상된 섬유륜이 III형 콜라겐에서 I형 콜라겐으로 리모델링되며 인장 강도가 회복됩니다. 본격적인 운동 복귀가 가능한 시점입니다.

재활은 코어가 아니라 다열근이다

차단술로 통증이 잡히면 끝일까요? 아닙니다. 여기가 진짜 시작입니다. 통증을 일으킨 근본 원인—코어 약화—을 교정하지 않으면 6개월 내에 재발합니다.

필라테스 환자분들이 "저는 매일 코어 운동을 하는데 왜 다쳤을까요?"라고 물으시는데, 저는 항상 같은 답을 드립니다. "복직근은 코어가 아닙니다."

진짜 코어는 네 가지입니다.

  1. 횡복근(transversus abdominis): 천연 복대 역할, 복강 내압을 만들어 척추를 안정화
  2. 다열근(multifidus): 척추 분절 사이를 연결하는 작은 근육, 분절 안정성의 핵심
  3. 횡격막(diaphragm): 호흡과 함께 복강 내압 조절
  4. 골반저근(pelvic floor): 복강의 바닥, 복압 형성

이 중에서 디스크 손상 환자에게 가장 선택적으로 위축되는 게 다열근입니다. 통증 부위 분절의 다열근은 손상 후 2주 내에 단면적이 30% 이상 감소합니다. 이걸 회복시키지 않으면 같은 분절에서 재손상이 반복됩니다.

대한재활의학회지(Annals of Rehabilitation Medicine)에 보고된 척추 안정화 운동 효과 연구들도 같은 메시지를 전합니다. 일반적인 복근 운동보다 분절별 안정화 운동(segmental stabilization exercise)이 만성 요통 환자의 기능 회복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PMID 36805624로 인용되는 2023년 메타분석(n=1661)에서도 저항성 운동이 요추 디스크 환자의 기능 점수(ODI)를 유의하게 개선시킨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다열근을 활성화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90도 굽히고, 배꼽을 척추 쪽으로 살짝 끌어당기면서 골반을 미세하게 후방 경사시키는 동작입니다. 1회 5초 유지, 10회 반복, 하루 3세트. 단순해 보이지만 만성 요통 환자분들의 80%가 이 동작을 처음에 못 하십니다. 다열근이 이미 약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것들

자주 묻는 질문

Q. 필라테스 한 번 만에 디스크가 터질 수 있나요? 완전히 멀쩡하던 디스크가 한 번의 동작으로 터지는 일은 드뭅니다. 대부분 평소에 30~40대를 거치면서 섬유륜의 III형 콜라겐 비율이 점차 떨어지고 미세 균열이 누적되어 있던 상태에서, 필라테스의 강한 굴곡 동작이 마지막 자극이 됩니다. "왜 하필 그날?"이라고 생각하시지만, 사실은 오랜 시간 누적된 손상이 임계점을 넘은 것입니다.

Q. MRI를 찍어야 신경차단술을 결정할 수 있나요? 아닙니다. 임상 진찰만으로도 신경차단술 적응증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리 방사통, 직거상 검사 양성, 저린감 분포가 명확하면 MRI 없이도 책임 분절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단계라면 MRI가 필요합니다. 본원에서는 환자 상태에 따라 시술 여부를 먼저 판단한 뒤 영상 검사 필요 여부를 결정합니다.

Q. 신경차단술은 몇 번까지 받을 수 있나요? 국제적인 기준으로 1년에 3~4회 이내가 일반적입니다. 다만 본원에서는 "정해진 횟수"보다는 "효과 지속 기간"으로 판단합니다. 차단 후 효과가 3개월 이상 가면 같은 시술을 반복할 수 있고, 효과가 1개월 미만으로 짧으면 신경성형술이나 풍선확장술 같은 다른 시술로 전환을 고려합니다.

Q. 차단술 후 바로 운동해도 되나요? 시술 후 24시간은 안정이 원칙입니다. 시술 부위 출혈이나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48시간 이후부터는 가벼운 워킹은 가능하고, 1주일이 지나면 코어 안정화 운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필라테스 같은 강도 높은 운동 복귀는 최소 3~4주 후로 미루시기를 권합니다.

Q. 다리가 저린데 허리는 안 아파요. 디스크 맞나요? 가능성이 높습니다. 추간판 탈출로 인한 신경근 압박이 만성화되면 허리 통증보다 다리 증상이 더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특히 종아리 외측이나 발등이 저리시면 5번 요추 신경근, 발바닥 중앙이 저리시면 1번 천추 신경근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단적 신경차단으로 책임 분절을 확정할 수 있습니다.

Q. 필라테스를 다시 해도 되나요? 무서워요. 회복 후에는 오히려 권장합니다. 단, 강사에게 본인의 손상 이력을 반드시 알리시고, 6주 이상 굴곡 동작(롤업, 티저)을 제한하셔야 합니다. 그동안은 사이드 라잉 시리즈, 클램셸 같은 측면 운동과 다열근 활성화 위주로 진행하시는 게 좋습니다. 6주 이후 통증 없이 직거상 70도 이상이 가능하시면 굴곡 동작을 천천히 재도입하셔도 됩니다.

마무리

필라테스가 나쁜 운동이라고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잘 배우면 척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좋은 운동입니다. 다만 자신의 척추 상태를 모르는 채 강도 높은 동작을 따라가는 것이 위험할 뿐입니다.

다리 방사통이 동반된 급성 요통은 시간을 끌지 마시고 신경차단으로 책임 분절을 가려내야 합니다. 진단이 확정되어야 정확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치료가 성공해야 안전하게 운동으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통증을 참고 견디시는 것은 만성 통증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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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1661-6610

참고문헌

  1. 지용철, 이시우 (1998). Cervical Far Lateral Disc Herniation Case Report. J Korean Neurosurg Soc 27:80-82 (1998).
  2. 공병준 외 5명. Far Lateral Lumbar Disc Herniation Combined Approach. J Korean Neurosurg Soc.
  3. 이경석, 권영준, 도재원, 윤일규 (1999). Factitious Herniated Lumbar Disc - Case Report. J Korean Neurosurg Soc 28:269-272 (1999).
  4. 조원호 외 5명 (2002). Brown-Sequard Syndrome from Cervical Disc Herniation. J Korean Neurosurg Soc 31:392-394 (2002).
  5. 저자 미상. Foraminal Lumbar Disc Herniation Diagnosis. J Korean Neurosurg S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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