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정보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소속: 현명신경외과의원 /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빌딩 3층
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검토일: 2026-05-04
본 글은 신경외과/내과 전문의가 작성·검토한 의학 정보입니다.
결론: 수천 명의 환자를 치료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드립니다.
수천 명의 환자를 치료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드립니다. 임신 계획이 있는 가임기 여성의 만성 허리 통증은 임신 전 6개월 안에 정리해야 합니다. 임신 중에는 X-ray, CT, 대부분의 약물, 그리고 신경차단술마저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이겁니다. "원장님, 저 내년에 결혼하는데 지금부터 허리가 너무 아파요. 임신하면 더 심해질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더 심해집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래서 오늘 이 글은 30대 초중반, 임신을 계획 중이거나 신혼 1~2년차 여성분들을 위한 내용입니다.
왜 임신 전에 정리해야 하는가
핵심은 이겁니다. 임신은 척추에 가해지는 부하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킵니다. 단순히 "배가 무거워서"가 아닙니다. 호르몬, 인대, 자세, 혈류, 그리고 진단·치료의 제약까지 모든 것이 동시에 변합니다.
임신 중기부터는 릴랙신(relaxin) 호르몬이 골반과 천장관절(SI joint)의 인대를 의도적으로 느슨하게 만듭니다. 출산을 위한 적응이지만, 만성 요추 불안정증이 있던 환자에게는 재앙입니다. 본래 약했던 후관절(facet joint)이 더 헐거워지고, 허리뼈 4-5번이나 5번-천추 1번 부위에서 미세한 전위가 시작됩니다.
여기에 자궁이 커지면서 골반이 앞으로 기울고(anterior pelvic tilt), 요추 전만(lumbar lordosis)이 평소보다 10~15도 증가합니다. 후관절이 압박을 받고, 척추기립근이 24시간 긴장합니다. 이는 마치 탄력이 다 빠진 매트리스 위에 무거운 가구를 얹어둔 상태와 같습니다. 매트리스(인대)는 이미 늘어졌는데, 그 위에 매일 새로운 무게(태아)가 추가되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이 시기에 우리가 쓸 수 있는 무기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 진단·치료 | 비임신 가임기 여성 | 임신 중 |
|---|---|---|
| 요추 X-ray | 가능 | 1삼분기 금기 |
| 요추 MRI (조영제 X) | 가능 | 1삼분기 후 제한적 가능 |
| NSAIDs (소염진통제) | 가능 | 1·3삼분기 금기 |
| 경구 스테로이드 | 가능 | 가급적 회피 |
| C-arm 유도 신경차단술 | 권장 | 사실상 불가 (방사선 노출) |
| 초음파 유도 신경차단술 | 가능 | 신중히 결정 |
| 도수치료 | 가능 | 후기 제한적 |
| 체외충격파(ESWT) | 가능 | 절대 금기 |
표를 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임신 중에는 진단도, 약물도, 시술도, 물리치료도 다 까다로워집니다. 그러니 임신 전에, 가능한 모든 도구를 동원해 통증의 근원을 정리해두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가임기 여성 허리 통증의 세 가지 얼굴
20~30대 여성의 만성 요통은 60~70대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디스크 내장증, 천장관절 기능장애, 근근막통증증후군이 주축이고, 협착증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지난 6개월간 본원에서 진료한 데이터를 보면, 추간판장애로 인한 좌골신경통(M51.1) 환자 75명 중 신환 비율이 22.7%로, 다른 척추 질환에 비해 새로 발생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즉, 이 연령대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요통의 상당수는 디스크 관련이라는 뜻입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보는 세 가지 패턴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 디스크 내장증(Internal disc disruption)입니다. MRI에서 디스크가 심하게 튀어나와 있지는 않지만, 디스크 후방의 환상섬유(annulus fibrosus)에 미세한 균열이 있고 수핵의 염증성 물질이 새어 나와 신경 끝(sinuvertebral nerve)을 자극하는 상태입니다. 이건 "디스크 탈출증"보다는 "디스크 화상"에 가깝습니다. 화상 부위가 보이지 않아도 닿으면 따끔거리듯, 영상에서는 가벼워 보여도 통증은 매우 강합니다.
둘째, 천장관절(SI joint) 기능장애입니다. 가임기 여성에서 특히 흔합니다. 천장관절은 골반과 척추를 연결하는 고리인데, 호르몬·자세·외상으로 인대가 느슨해지면 미세한 회전 변형이 일어납니다. 환자분은 "엉치가 빠질 것 같다", "한쪽 엉덩이가 묵직하다"고 표현합니다.
셋째, 근근막통증증후군입니다. 척추기립근, 요방형근, 둔근(특히 중둔근)에 트리거 포인트가 형성되어 다리로 방사되는 통증을 만듭니다. 디스크 증상과 매우 유사하지만 신경학적 결손이 없습니다. 향후 2026년 6~7월에는 근근막통증증후군(어깨부분 +78%)과 상세불명의 신경통(+111%)이 피크를 맞을 것으로 예측되는데, 요추 영역에서도 비슷한 계절성이 관찰됩니다. 여름철 에어컨, 얇은 옷, 좌식 근무가 결합한 결과입니다.
신경차단술이 가임기 여성에게 합리적인 이유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신경차단술은 단순히 "통증을 멈추는 주사"가 아닙니다.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하는 정밀 시술입니다.
병태생리를 잠깐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디스크 내장증에서 누출된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IL-6, IL-1β)은 후근신경절(dorsal root ganglion, DRG) 주변에 미세한 신경염증(neuritis)을 일으킵니다. 이 신경염증이 지속되면 중추신경계의 통증 처리 회로 자체가 변합니다. 이를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이라 부릅니다.
쉽게 비유하면 화재 경보기의 감도가 너무 높아져, 담배 연기에도 사이렌이 울리는 상태입니다. 이 단계로 진입하면, 디스크 자체가 회복되어도 통증은 남습니다. 가임기 여성이 임신 후 "디스크는 좋아졌는데 왜 아직 아프냐"는 호소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신경차단술은 이 신경염증의 시계를 되돌립니다. Hodge J (2005)가 Seminars in Ultrasound, CT, and MR에서 정리한 바와 같이, 경막외·신경근·후관절 차단술은 진단적 가치(어느 부위가 통증의 근원인가)와 치료적 가치(염증 완화 및 신경 안정화)를 함께 제공합니다. 국소 마취제는 신경 흥분을 일시 차단하고, 미량의 스테로이드는 신경 주변 부종과 염증을 가라앉히며, 결과적으로 중추 감작 회로를 끊어줍니다.
실제로 임신 전에 신경차단술로 디스크 신경염증을 정리해둔 환자와, 그렇지 않고 진통제만 복용하다 임신한 환자를 비교해보면, 임신 후반기 통증 강도와 산후 회복 속도에서 명확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본원에서 최근 6개월간 경추상완증후군(M53.12) 많은 환자분들을 진료하면서도 비슷한 패턴을 확인했습니다. 신경염증 단계에서 차단술로 정리된 그룹은 만성화 비율이 현저히 낮았습니다.
임신 전 6개월, 어떻게 정리하는가
본원에서 임신을 계획하는 환자분에게 권하는 표준 프로토콜이 있습니다.
임신 6개월 전 (D-180일경): 정확한 진단부터 시작합니다. MRI(조영제 없이)와 신경학적 검진을 시행해 통증의 근원을 확정합니다. "어딘가 디스크가 있을 것"이라는 추정으로 치료를 시작하지 않습니다. 디스크 내장증인지, 천장관절 기능장애인지, 근근막인지에 따라 치료 전략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임신 4~5개월 전 (D-120~150일): 진단 차단술을 1회 시행합니다. 의심 부위(예: L4-5 신경근)에 소량의 국소 마취제를 주입해 30분~2시간 통증이 감소하는지 확인합니다. 이건 치료가 아니라 진단입니다. 통증의 근원을 정밀하게 좁히는 작업입니다.
임신 3개월 전 (D-90일): 진단이 확정되면 치료적 신경차단술을 시행합니다. 필요에 따라 1차 시술 후 2~4주 간격으로 1~2회 추가 시행합니다. 이 시기에 약물치료(NSAIDs, 근이완제)도 병행해 신경염증을 빠르게 진정시킵니다.
임신 1~2개월 전 (D-30~60일): 시술과 약물은 종료하고, 도수치료와 코어 근력 운동으로 전환합니다. 이 시기의 목표는 "안정된 척추를 임신 시작 시점에 만들어주기"입니다.
해외 데이터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Guerra-Londono CE, Privorotskiy A, Cozowicz C가 JAMA Network Open (2021)에 발표한 신경차단술 메타분석은, 시술 후 24~48시간 통증 감소(VAS 평균 1.59 감소)뿐 아니라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도 의미 있게 줄였다고 보고했습니다. 즉, 신경차단술이 "약물 의존 패턴" 자체를 바꿔준다는 의미입니다. 가임기 여성이 임신 중 진통제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가집니다.
또한 Scarborough BM, Smith CB가 CA: A Cancer Journal for Clinicians (2018)에서 강조한 통합적 통증관리 원칙도 이 맥락에서 적용됩니다. 단일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시술·재활·생활습관·심리 요소를 함께 다루는 다축 접근이 만성 통증의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안전성에 대한 솔직한 답변
환자분들이 가장 걱정하시는 부분입니다. "신경차단술 받고 바로 임신해도 되나요?"
본원의 원칙은 명확합니다. 시술 후 최소 4~8주는 임신을 미루시는 것을 권합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시술에 사용하는 트리암시놀론(triamcinolone)이나 덱사메타손 같은 스테로이드는 반감기가 길어 체내에 수일~수주 잔존합니다. FDA 분류상 카테고리 C(동물실험에서 위험성 있음, 사람에서 입증되지 않음)로, 임신 1삼분기 직전에는 회피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둘째, 시술 후 통증이 완화되면 환자분이 무의식적으로 평소 안 하던 무리한 활동을 하게 됩니다. 이 시기 임신이 시작되면 임신 초기 호르몬 변화와 겹쳐 또 다른 부담이 됩니다. 시술 효과를 충분히 안정시키고, 도수치료로 코어 근력을 만든 뒤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C-arm 방사선 노출도 자주 묻는 부분입니다. 1회 요추 신경차단술의 방사선량은 약 0.5~3 mSv 정도로 자연 방사선 연간 노출량 수준입니다. 임신 가능성이 있는 주기에는 시술을 미루고, 월경 직후 2주 이내에 시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본원에서는 가임기 여성의 경우 가급적 초음파 유도 시술을 우선 적용하여 방사선 노출을 0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시술 후 재활: 임신을 견디는 척추 만들기
신경차단술이 통증의 불을 끄는 작업이라면, 재활은 다시 불이 나지 않도록 건축 구조를 바꾸는 작업입니다. 임신 전 6개월의 진짜 목표는 통증 제거가 아니라, 임신 9개월과 산후 1년을 버틸 수 있는 척추를 만드는 것입니다.
가임기 여성에게 우선 권하는 운동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횡복근(transverse abdominis) 활성화. 코르셋처럼 척추를 감싸는 가장 깊은 복근입니다. 등을 대고 누워 무릎을 세우고, 배꼽을 척추 쪽으로 부드럽게 끌어당기는 동작을 10초씩 10회. 임신 중에도 가능한 거의 유일한 코어 운동입니다.
둘째, 다열근(multifidus) 강화. 척추 분절을 안정시키는 작은 근육인데, 만성 요통 환자에서 일관되게 약화되어 있습니다. 네발기기 자세에서 한쪽 팔과 반대쪽 다리를 동시에 들어 5초 유지. 좌우 10회씩.
셋째, 둔근(특히 중둔근) 활성화. 옆으로 누워 다리를 들어올리는 클램쉘(clam shell), 한 다리 서기 균형 운동. 가임기 여성의 천장관절 안정성에 결정적입니다.
도수치료 12회 프로그램은 이 세 축을 체계적으로 강화합니다. 본원의 6인 전문 도수치료사 팀은 임신 계획 환자분에게는 별도의 가임기 프로토콜을 적용해, 통증 완화와 코어 강화를 균형 있게 진행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임신 중에 허리가 아프면 신경차단술 받아도 되나요? 원칙적으로 권하지 않습니다. C-arm 방사선 노출, 스테로이드의 태아 영향, 시술 시 자세 유지의 어려움 등 여러 위험 요인이 겹칩니다. 정 통증이 심하다면 초음파 유도 하 국소 마취제만 사용하는 매우 제한적인 방식으로, 산부인과와 협진하에 신중히 결정합니다. 그래서 임신 전 정리가 중요합니다.
Q. 출산 후 6개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허리가 아픕니다. 지금 신경차단술 받아도 되나요? 모유수유 중이라면 시술 후 24~48시간 동안 수유를 잠시 중단(pump and dump)하면 안전합니다. 사용되는 국소 마취제와 스테로이드는 모유로 이행되는 양이 매우 적지만, 안전 마진을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출산 후에도 천장관절 인대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가 흔하므로, 단순 진통제보다 정밀 진단 후 시술이 더 효과적입니다.
Q. 디스크 탈출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임신 가능한가요? 대부분 가능합니다. 다만 임신 중 자연 분만이 어려울 수 있고, 신경학적 결손(다리 마비, 발목 못 듦)이 있다면 임신 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본원에서는 신경성형술이나 풍선확장술 같은 비수술적 시술로 디스크 주변 신경염증을 정리한 뒤 임신을 시도하는 것을 권합니다.
Q. 시술받고 얼마나 효과가 가나요? 임신 9개월 동안 버틸 수 있을까요? 1회 시술의 효과는 보통 3~6개월입니다. 그래서 임신 직전이 아니라 임신 3~6개월 전에 시술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시술로 신경염증을 진정시키고, 그 효과가 유지되는 동안 도수치료와 운동으로 척추를 안정시키면, 임신 기간 동안 통증이 재발하더라도 견딜 만한 수준으로 유지됩니다.
Q. 진통제만 먹어도 되지 않나요? 굳이 시술까지 해야 하나요? NSAIDs를 장기 복용하다 임신 1삼분기에 진입하면 태아 심혈관계 기형 위험이 약간 증가합니다. 임신 3삼분기에는 동맥관 조기 폐쇄 위험으로 절대 금기입니다. 즉, 임신 전 약물에 의존하던 패턴은 임신과 동시에 단절됩니다. 이때 통증이 폭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술은 약물 의존 패턴 자체를 바꿔주는 작업입니다.
Q. 신경차단술을 자주 받으면 신경이 약해지지 않나요? 오해입니다. 신경차단술은 신경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 주변 공간에 소량의 국소 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주입하는 시술입니다. 신경 자체에 손상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1년에 4~6회를 넘는 빈번한 시술은 스테로이드 누적 부작용(피부 위축, 골밀도 감소, 부신 억제) 위험이 있어 권하지 않습니다.
마무리
임신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9개월이어야 합니다. 통증으로 고통받는 9개월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임신 전 6개월의 준비입니다.
만성 허리 통증이 있고 임신을 계획 중이시라면, 더 미루지 마시고 정밀 진단부터 받으십시오. 디스크인지, 천장관절인지, 근근막인지에 따라 치료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리고 임신 전 신경염증을 정리하고 코어 근육을 만들어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임신 9개월은, 같은 인생이지만 전혀 다른 9개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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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서울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1661-6610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참고문헌
- 저자 미상. Spinal Epidural Abscess after Invasive Spinal Intervention. The Nerve (peripheral nerve).
- 저자 미상. Sacroiliac Joint Pain Intervention - Korean Guideline. Neurospine.
- 저자 미상. ERAS Protocols for Spine Surgery Pain Management. Neurospine.
- 저자 미상. Interventional Pain Fellowship Training Standards. Neurospine.
- Cluff RS, Rowbotham MC. Spinal Cord Stimulation for Pain Management. J Korean Neurosurg S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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