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가까이 진료하면서 확인한 사실입니다. 손가락 시작 부위 손바닥에 콩알처럼 단단한 혹이 만져지면서 손가락 걸림이나 통증이 동반된다면, 이는 굴곡건의 결절성 비후와 A1 활차 비후가 결합된 방아쇠수지의 전형적 소견입니다. 종양이 아니므로 떼어낼 필요가 없으며, 활차를 열어주는 수술로 혹 자체도 함께 사라집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선생님, 여기 만져보세요. 콩알 같은 게 잡혀요. 무슨 종양 아닐까요?" 손바닥 첫째 마디 시작 부위, 정확히는 손가락 굴곡 주름 바로 아래쪽에 단단한 혹이 만져진다고 오시는 분들입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고 결절종일까, 지방종일까, 혹시 악성일까 걱정하다가 오십니다.

그런데 그분들의 손가락을 굽혔다 폈다 시켜보면 답이 거의 다 나옵니다. 손가락이 어딘가에서 딸깍 걸렸다가 풀리거나,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이 굽혀진 채 펴지지 않거나, 그 혹 부위를 누르면 찌릿한 통증이 손가락 끝까지 퍼집니다. 종양이 아니라 굴곡건이 만든 결절입니다.

수부 수술을 오래 해온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손바닥에 만져지는 혹의 상당수는 사실 떼어낼 대상이 아닙니다. 그것은 손가락 힘줄이 좁아진 통로를 억지로 통과하느라 두꺼워진 흔적이고, 그 흔적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미 병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했다는 의미입니다.

요즘처럼 5월, 6월에 신경통과 근막통증후군이 부쩍 늘어나는 시기에는 어깨와 목 통증으로 오시면서 "그러고 보니 손가락도 좀 그래요"라고 슬쩍 꺼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 분이 두세 가지 근골격 문제를 동시에 안고 오시는 계절입니다. 그중에서도 손바닥 혹은 환자분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증상이라 오늘은 이 문제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손바닥에 잡히는 혹, 진짜 정체가 무엇인가

먼저 해부학을 짚고 가야 합니다. 손가락을 굽히는 힘줄은 두 가닥이 한 쌍을 이루어 손가락 끝까지 갑니다. 표재굴곡근건(FDS)과 심부굴곡근건(FDP)입니다. 이 두 가닥이 손가락이 휘어지는 길에서 흩어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일종의 터널 시스템이 활차(pulley)이고, 그중 손가락 시작 부위에서 가장 강력하게 힘줄을 압박하는 것이 A1 활차입니다.

A1 활차는 조직학적으로 보면 외층, 중간층, 내층의 3겹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힘줄이 부드럽게 통과합니다. 그런데 반복적인 압박이 가해지면, 마치 위장 점막이 위산 자극을 견디기 위해 장상피화생으로 세포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과 비슷한 일이 손에서도 일어납니다. 손에서는 외층이 두꺼워지면서 중간층과 내층은 오히려 망가지고, 두꺼워진 활차 안쪽에는 압박력에 견디기 좋은 연골 화생이 생깁니다. 견디기 위한 적응이지만, 결과적으로 터널이 좁아진 셈이 됩니다.

좁아진 터널을 매번 통과해야 하는 힘줄은 어떻게 될까요. 통과 지점에서 마찰과 염증이 반복되고, 그 반복이 누적되면 힘줄 자체가 그 지점에서 두꺼워집니다. 이것이 바로 환자분이 손바닥에서 만지는 혹의 정체입니다. 정확하게는 굴곡건의 결절성 비후(nodular thickening)와 활차 비후가 합쳐진 덩어리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환자분이 만지는 혹은 단순히 활차 안에 갇혀 있는 게 아닙니다. 활차가 좁아 힘줄이 통과를 못 하면 결국 결절이 활차 입구에 걸리거나 빠져나가지 못하고 멈춰버립니다. 손가락이 안 펴지는 순간이 바로 그 순간이고, 다른 손으로 펴주면 결절이 활차를 강제로 통과하면서 딸깍 소리가 나는 겁니다. 환자분이 매일 느끼는 그 걸림은 곧 결절이 활차에 끼었다 빠지는 마찰의 직접적 증거입니다.

손바닥에 만져지는 혹은 종양이 아닙니다. 좁아진 활차를 무리하게 통과하느라 두꺼워진 힘줄 자체입니다. 이 혹을 떼어내려 하지 마십시오. 통로를 열어주면 됩니다.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시는 것들

손바닥 혹을 가지고 오시는 분들은 크게 세 가지 오해를 하고 계십니다.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첫째, "혹을 떼어내야 한다"는 오해입니다. 결절성 비후는 힘줄의 일부이지 따로 떨어진 종양이 아닙니다. 떼어내면 힘줄을 절단하는 것과 같습니다. 절대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활차를 열어주면 좁은 통로가 사라지고, 마찰이 멈추면서 결절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작아집니다.

둘째, "혹이 점점 커진다"는 우려입니다. 정확히는 혹이 자라는 것이 아니라, 활차 비후와 힘줄 비후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만져지는 정도가 점점 또렷해지는 것입니다. 실제 부피로는 큰 변화가 없는데도 환자 입장에서는 처음 만질 때보다 훨씬 단단해진 느낌을 받습니다. 그것은 주변 결합조직의 섬유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셋째, "통증이 없으면 괜찮다"는 안일함입니다. 통증이 미미해도 힘줄과 활차 사이의 마찰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굴곡건 자체가 손상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힘줄의 재생은 13세 이후로는 생리적으로 활발하지 않습니다. 만성 손상이 굳어지기 전에 활차를 열어주는 것이 회복의 질을 결정합니다.

어떤 단계에서 손바닥 혹이 만져지기 시작하는가

방아쇠수지의 진행 단계를 평가하는 가장 널리 쓰이는 분류가 Quinnell 분류입니다. 환자분들 본인의 상태를 정확히 아시는 게 중요하므로 정리해드립니다.

등급 임상 양상 손바닥 결절 만져짐 권장 치료 방향
0등급 정상, 통증 없음 없음 관찰
1등급 통증 있으나 걸림 없음 작게 만져지기 시작 보존치료
2등급 능동적으로 펼 수 있음 또렷이 만져짐 보존치료 또는 주사
3등급 다른 손으로 펴야 함 단단하게 만져짐 수술 적극 고려
4등급 다른 손으로도 못 폄, 고정 매우 단단함 수술 필수

손바닥 결절은 보통 1등급 후반에서부터 또렷이 만져지기 시작합니다. 즉 환자분이 "혹이 잡혀요"라고 느낄 정도라면 이미 활차 비후와 굴곡건 비후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고, 보존치료의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Giugale과 Fowler가 The Orthopedic Clinics of North America(2015)에서 정리한 바에 따르면, 성인 방아쇠수지는 협착성 굴곡건 건초염(stenosing flexor tenosynovitis)이며, 활동 수정과 부목, 스테로이드 주사로 시작하지만 호전되지 않는 경우 경피적 A1 활차 절개술이나 개방적 절개술이 필요합니다. 손바닥에 또렷한 결절이 만져지는 단계는 일반적으로 보존치료의 한계에 가까워졌다는 신호입니다.

다른 손바닥 혹과 어떻게 구별하는가

손바닥에 만져지는 혹이 모두 방아쇠수지인 것은 아닙니다. 진료실에서 감별해야 하는 대표적인 다른 혹들을 정리해드립니다.

혹의 종류 위치 특징 손가락 걸림 치료
방아쇠수지 결절 A1 활차 부위 (손가락 시작)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위아래 이동 있음 활차 절개
결절종(ganglion) 손목, 손바닥 어디든 말랑하거나 단단, 투과광에 비침 보통 없음 흡인 또는 절제
듀퓨이트런 구축 손바닥 중앙·약지·소지 줄 형태로 띠가 만져짐 펴짐 제한 수술
거세포종 손가락 측면 매우 단단, 천천히 자람 없음 절제
지방종 어디든 부드럽고 잘 움직임 없음 관찰 또는 절제

핵심 감별 포인트는 단순합니다. 혹이 손가락을 움직일 때 함께 움직이고, 손가락이 걸리거나 딸깍거리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거의 확실히 방아쇠수지입니다. 결절종은 보통 움직이지 않고, 듀퓨이트런 구축은 손바닥에 띠가 잡히면서 손가락이 점점 펴지지 않는 양상이 다릅니다. Hand 저널(2025, PMID: 38288717)에 보고된 메타분석에서도 듀퓨이트런 구축, 수근관증후군, 방아쇠수지가 같은 환자군에서 동반되는 빈도가 높다는 점이 확인되었으므로, 진료실에서는 한 가지 진단에 매몰되지 않고 셋을 모두 살펴봅니다.

만약 분류가 애매하면 초음파를 댑니다. 굴곡건의 결절성 비후와 A1 활차 비후는 초음파에서 매우 특징적으로 보입니다. 힘줄이 활차 입구에서 만두처럼 부풀어 있고, 활차는 검은 띠처럼 두꺼워져 있습니다. 손가락을 움직이면 결절이 활차 입구에 걸리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보입니다. 이 영상 한 장면이면 진단은 끝납니다.

5~6월에 더 자주 만나는 손바닥 결절

요즘 진료실에서는 5월과 6월에 신경통, 근막통증후군, 어깨 통증으로 오시는 분들이 부쩍 늘어납니다. 봄이 되어 활동량이 늘면서 그동안 잠재되어 있던 근골격 문제가 동시에 터져 나오는 시기입니다. 손바닥 결절도 마찬가지입니다.

겨울 동안 손을 덜 쓰면서 잠잠했던 분들이 봄철 청소, 화분 옮기기, 정원 일, 골프 시즌 시작 등으로 갑자기 손을 많이 쓰면서 손바닥 결절이 또렷이 만져지기 시작했다고 오십니다. 어깨 근막통증과 손바닥 결절을 같이 호소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둘은 별개 질환이지만 둘 다 결국 반복적 사용에 의한 적응성 손상이라는 점에서 같은 뿌리를 가집니다.

특히 주부, 미용사, 요리사, 음악가, 골프 시즌 진입한 중장년층에서 결절성 비후가 갑자기 또렷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가장 흔한 패턴이 약지(4번째 손가락)와 엄지의 결절입니다. 약지는 굴곡건 활주 거리가 가장 크기 때문에, 엄지는 손가락 사용 빈도가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보존치료를 어디까지 시도할 수 있는가

손바닥 결절이 또렷이 만져지지만 아직 Quinnell 1~2등급에 머물러 있다면 보존치료를 시도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여기서 이야기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활동 수정과 부목: Gil 등이 The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Orthopaedic Surgeons(2020)에서 정리한 바에 따르면, 관절 차단 부목은 통증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기능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입증되어 있습니다. 특히 야간 부목은 아침 강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스테로이드 국소주사: 1~2회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단일 손가락에 발생한 초기 방아쇠수지에서는 효과가 좋지만, 다발성이거나 만성화된 경우, 당뇨병 환자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 스테로이드 주사를 2회 이상 맞아도 재발한다면 더 이상의 주사는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주사가 반복될수록 굴곡건 자체에 미세 손상이 누적되고 향후 수술 후 회복도 더디게 만듭니다.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The American Journal of Occupational Therapy(2017, PMID: 28027038)에 보고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작업치료가 일상생활 동작 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 확인되었지만, 활차가 이미 두꺼워진 단계에서는 마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합니다.

여기까지가 보존치료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손바닥 결절이 단단하게 잡히고, 손가락이 자주 걸리고, 다른 손으로 펴야 하는 상황(Quinnell 3등급 이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활차를 열어야 하는 이유 — 결절은 따로 처리할 필요가 없다

방아쇠수지 수술의 핵심 원리는 단순합니다. 좁아진 통로를 열어주는 것입니다. 정확히는 A1 활차의 한쪽 벽을 길이 방향으로 절개해서 통로 자체를 넓혀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굴곡건이 더 이상 좁은 입구를 무리해서 통과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여기서 환자분들이 자주 묻는 게 있습니다. "그러면 손바닥에 잡히는 혹은요? 같이 떼어내나요?" 떼어내지 않습니다. 떼어내서도 안 됩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결절은 굴곡건이라는 케이블의 일부가 두꺼워진 것입니다. 케이블의 한쪽이 부었다고 해서 그 부분을 잘라내면 케이블 자체가 약해집니다. 손가락 굽힘 힘이 없어지거나 인장강도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결절은 그대로 두고, 마찰의 원인인 좁은 활차만 열어주는 것입니다.

활차가 열리면 어떻게 될까요. 결절이 더 이상 좁은 입구에 걸리지 않으니까 마찰이 멈춥니다. 마찰이 멈추면 새로운 손상이 추가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결절을 둘러싼 부종과 활액막염이 가라앉으면서 결절 자체도 부드러워지고 작아집니다. 보통 수술 후 3~6개월이면 결절이 만져지지 않을 만큼 줄어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활차를 여는 두 가지 방법 — 개방 vs 경피적

활차를 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개방적 활차 절개술(Open release): 손바닥에 1.5~2cm 정도 절개를 가한 후 직접 보면서 A1 활차를 절개하는 방법입니다. 시야가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흉터가 남고, 회복이 비교적 더딥니다. 깊은 부위 흉터로 인한 술후 통증이 수개월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피적 활차 절개술(Percutaneous release):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바늘이나 특수 도구를 통해 활차를 절개하는 방법입니다.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회복이 빠르며, 일상 복귀가 매우 빠릅니다.

경피적 방법 중에서도 가장 정교하고 안전한 도구가 HAKI Knife입니다. HAKI라는 이름은 한국 의사 하권익(Ha Kwon-Ik) 박사의 이니셜에서 유래했습니다. Ha KI 등이 J Bone Joint Surg Br(2001)에 보고한 원조 논문에서 경피적 활차 절개의 안전성과 효율성이 확립되었고, 이후 초음파 유도 기술이 결합되면서 정확도가 더욱 향상되었습니다. FDA 인증을 받은 의료기구이며, 모양은 뜨개질용 코바늘처럼 생겼고 안쪽에 칼날이 있어 활차만 정확히 절개합니다.

항목 개방 수술 경피적 (HAKI Knife)
절개 크기 1.5~2cm 1~2mm (바늘구멍)
마취 국소~부분 국소
흉터 영구적 거의 없음
일상 복귀 2~3주 3~5일
운전, 키보드 1주 후 다음 날 가능
합병증 위험 흉터 통증, 신경 손상 가능성 초음파 유도 시 매우 낮음
회복 후 손가락 사용감 흉터로 인한 이질감 거의 자연스러움

Yang 등이 Journal of Visualized Experiments(2024, PMID: 39555790)에 보고한 비교 연구에서도 경피적 접근법은 개방적 절개술 대비 회복 기간이 단축되고 환자 만족도가 높다는 결과가 일관되게 확인되었습니다.

초음파 유도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원래 Ha KI 박사가 처음 보고한 시절에는 손 느낌만으로 시술했음에도 93%의 양호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릅니다. 초음파를 보면서 합니다. 이것이 만드는 차이는 큽니다.

초음파를 보면 다음 세 가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A1 활차의 정확한 위치와 두께
  2. 굴곡건과 활차 사이의 공간
  3. 손가락 신경혈관다발(neurovascular bundle)의 위치 — 손상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구조

특히 세 번째가 결정적입니다. 신경혈관다발은 활차 양옆을 지나갑니다. 손 느낌만으로는 정확한 위치를 알기 어렵지만, 초음파에서는 박동하는 혈관과 그 옆 신경이 또렷하게 보입니다. 이걸 피해서 활차의 한쪽 벽만 절개하는 것이 안전한 수술의 핵심입니다.

수부 수술을 풍부하게 해온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초음파 유도 경피적 활차 절개의 합병증률은 손 느낌 시술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습니다. 신경 손상, 불완전 절개, 굴곡건 손상 같은 과거의 우려는 초음파 유도가 결합된 현재 술기에서는 거의 마주치지 않습니다.

수술 시간과 절차 — 환자분이 실제로 겪는 과정

수술 시간 자체는 한 손가락 기준 5~10분 정도입니다. 환자분이 실제로 겪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술 부위 소독 후 국소마취제 주사 (약간 따끔함)
  2. 초음파 프로브로 A1 활차 위치 확인
  3. 1~2mm 정도의 작은 구멍을 통해 HAKI Knife 삽입
  4. 초음파 화면을 보면서 활차의 한쪽 벽을 길이 방향으로 절개
  5. 환자분께 손가락을 굽혔다 펴보시도록 요청 — 걸림 사라졌는지 확인
  6. 작은 압박 드레싱 후 종료

수술 중 환자분이 가장 인상적으로 느끼는 순간은 5번입니다. 평생 굽혀지면 걸리던 손가락이 갑자기 부드럽게 굽혀지고 펴집니다. 그 자리에서 환자분 본인이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수술 후 회복 — 손바닥 결절은 언제 사라지는가

수술 직후부터 손가락 걸림은 사라지지만, 수술 부위 통증과 부종은 며칠간 남습니다. 시간 순서로 정리해드립니다.

0~3일: 약간의 통증과 부종. 소염제 복용으로 조절. 손은 가볍게 사용 가능하나 무거운 물건 들기, 강하게 쥐기는 피합니다.

3~5일: 능동적 손가락 굽힘 펴기 운동 시작. 이 시기에 운동을 해야 새로 형성될 활차 주변 조직이 유착되지 않고 부드럽게 자리잡습니다.

1~2주: 일상 활동 거의 회복. 키보드 타이핑, 운전, 가벼운 가사 모두 가능. 다만 무거운 물건 반복적으로 드는 작업은 자제.

4~6주: 수부와 전완부 근력 강화 훈련. 이 시기까지는 새 활차가 완전히 자리잡지 않은 상태이므로 강한 압박 자극은 피합니다.

8~10주: 완전한 일상 업무 복귀.

3~6개월: 손바닥 결절이 점차 작아지고 만져지지 않게 됨. 이 시기부터는 결절이 사라졌는지 거의 모르고 사실상 잊고 지내시게 됩니다.

이 회복 패턴이 모두에게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당뇨병이 있거나, 수술 전 질병 기간이 길었거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여러 번 맞았거나, 만성 흡연자이거나, 직업적으로 손을 강하게 쓰셔야 하는 분들은 회복이 더 느립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수술 후 소염치료 기간을 더 길게 잡고, 재활을 더 신중하게 진행합니다.

수술 후 결절 부위가 다시 만져지는 경우

가끔 수술 6개월쯤 지나서 다시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선생님, 그 자리에 또 뭔가 만져져요." 이 경우 가능성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새로 형성된 활차 부위가 두꺼워지면서 만져지는 경우입니다. 이것은 정상 치유 과정의 일부이며 시간이 지나면 부드러워집니다. 손가락 걸림이 없다면 우려할 필요 없습니다.

둘째, 동반된 굴곡건 건초염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남아 미세한 결절이 다시 형성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항염증 약물 치료를 추가하고, 손 사용 패턴을 점검합니다. 같은 활차에서 방아쇠 현상이 다시 생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동반 힘줄건초염은 적극적인 항염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Donati 등이 BMC Musculoskeletal Disorders(2024)에 보고한 메타분석에서도 강조되듯, 방아쇠수지 치료의 본질은 활차 개방이 시작점이지 종착점이 아닙니다. 수술 후 동반된 힘줄건초염을 마무리할 때까지 치료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손바닥 혹이 만져지는데 통증은 없습니다. 그래도 수술해야 하나요?

통증이 없다고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결절성 비후가 만져진다는 것은 이미 굴곡건과 활차 사이에 마찰 손상이 누적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통증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된 분들도 6개월~1년 사이에 갑자기 걸림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통증과 걸림이 없는 1등급 단계라면 활동 수정, 부목, 항염증제로 시작해보고 진행 여부를 관찰합니다. 결절이 점점 단단해지거나 걸림이 시작되면 그때 수술을 고려합니다.

Q. HAKI Knife 수술이 정말 종양 절제술처럼 혹을 떼어내지 않는 건가요? 그러면 혹이 그대로 남는 거 아닌가요?

네, 떼어내지 않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 혹은 종양이 아니라 환자분의 손가락 굴곡건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떼어내면 손가락을 굽히는 힘줄을 자르는 것과 같습니다. 활차만 열어주면 마찰의 원인이 사라지면서 결절이 자연스럽게 작아집니다. 보통 3~6개월이면 만져지지 않을 만큼 부드러워집니다. 굳이 결절을 떼어내려는 시도는 의학적으로 잘못된 접근입니다.

Q. 스테로이드 주사를 세 번 맞았는데 또 재발했습니다. 한 번 더 맞아볼까요?

권하지 않습니다. 두 번 이상 주사 후에도 재발한다면 그 환자분에게서는 주사로 해결되지 않는 단계의 병변, 즉 활차 비후와 결절성 비후가 충분히 진행된 상태로 봐야 합니다. 추가 주사는 굴곡건 자체에 미세 손상을 누적시키고, 향후 수술 후 회복도 더디게 만듭니다. 더 고생하지 마시고 활차를 열어주는 수술로 진행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Q. 수술이 무서운데 마취는 어떻게 하나요? 많이 아픈가요?

국소마취만으로 진행합니다. 수술 부위에 리도카인을 주사하는데, 그 주사 자체가 약간 따끔한 정도입니다. 수술 중에는 통증이 거의 없고, 환자분은 깨어계신 채로 모니터를 함께 보시면서 진행합니다. 수술 직후 마취가 풀리면서 약간의 욱신거림이 있지만, 일반적인 진통제로 충분히 조절됩니다. 발치보다 가벼운 수준이라고 표현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Q. 수술 후 키보드 작업, 운전은 언제부터 가능한가요?

다음 날부터 가능합니다. 작은 압박 드레싱만 하고 가시기 때문에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다만 수술 직후 며칠간은 무거운 물건을 강하게 쥐거나, 망치질, 골프 스윙, 테니스 같은 충격이 큰 활동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무직 환자분들은 다음 날부터 출근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Q. 양손에 다 결절이 만져지는데 한 번에 양손을 수술해도 되나요?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한쪽씩 따로 진행하시기를 권합니다. 이유는 수술 후 며칠간은 그 손을 좀 아끼셔야 하는데 양손을 동시에 수술하면 일상생활(식사, 세수, 화장실 사용 등)에 불편이 큽니다. 보통 한쪽 수술 후 2~3주 간격으로 반대편을 진행합니다. 직업상 이런 간격이 어려운 분들은 양손 동시 진행을 상의해서 결정합니다.

Q. 손바닥 결절이 만져지는데 손가락 걸림은 아직 없습니다. 다른 병일 가능성은 없나요?

진료실에서 가장 먼저 감별하는 것이 결절종, 듀퓨이트런 구축, 거세포종, 지방종입니다. 이를 구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손가락 움직임 검사와 초음파입니다. 결절이 손가락을 굽혔다 폈다 할 때 함께 위아래로 이동한다면 거의 확실히 굴곡건의 결절성 비후입니다. 결절종이나 지방종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초음파로 보면 더욱 명확해집니다. 1~2분이면 진단이 끝나는 검사이므로 한 번 받아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마무리 — 손바닥 혹은 신호일 뿐, 두려워할 대상이 아닙니다

방아쇠수지의 치료는 결국 좁아진 통로를 열어주는 것입니다. 손바닥에 만져지는 혹은 그 통로가 좁다는 신호이지, 그 자체가 떼어낼 대상이 아닙니다. 이 점을 분명히 이해하시면 불필요한 불안에서 벗어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손바닥 결절이 또렷이 만져지는 단계는 이미 보존치료의 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한 시점인 경우가 많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를 두 번 이상 맞고 재발하셨다면, 아침마다 손가락이 굽혀진 채 펴지지 않는다면, 다른 손으로 펴줘야 한다면, 활차를 열어주는 결정을 주저하지 마십시오. 힘줄의 재생은 13세 이후로는 활발하지 않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만성 손상이 굳어지기 전에 통로를 열어주는 것이 회복의 질을 결정합니다.

수술이 두려워서 1년, 2년 주사만 맞다가 오시는 분들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그 사이에 굴곡건과 활차에는 손상이 더 누적되고, 수술 후 회복도 더디게 만듭니다. 더 고생하지 마시고 활차를 열어주는 결정을 하십시오. 손바닥에 잡히던 그 단단한 혹이 시간이 지나면서 부드러워지고 결국 만져지지 않게 되는 경험을 하시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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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 수부 힘줄질환 및 HAKI Knife 경피적 활차 절개술 전문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진단과 치료 결정은 반드시 의료진과의 직접 진료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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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자 미상. Ultrasound-Guided Percutaneous Release of the Trigger Thumb.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for Surgery of the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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