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정보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소속: 현명신경외과의원 /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빌딩 3층
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검토일: 2026-05-04
본 글은 신경외과/내과 전문의가 작성·검토한 의학 정보입니다.
결론: 20년 가까이 진료하면서 확인한 사실입니다.

20년 가까이 진료하면서 확인한 사실입니다. 손가락이 딸깍 걸리는 방아쇠수지는 A1 활차가 두꺼워져 힘줄이 통과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며, 스테로이드 주사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 경피적 절개술로 90% 이상 완치됩니다.

진료실에서 "손가락이 아침마다 굳어서 억지로 펴야 해요"라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떤 분은 1년 넘게 주사만 맞다가 오시고, 어떤 분은 손가락이 아예 펴지지 않는 상태로 오십니다. 방아쇠수지 수술을 다수 가까이 하다 보면, 더 일찍 오셨으면 더 쉽게 나으셨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도대체 왜 손가락이 걸리는 건가

방아쇠수지의 핵심은 A1 활차입니다. 손가락을 구부리는 굴곡 힘줄이 손바닥에서 손가락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터널처럼 생긴 구조물이 있는데, 이것이 A1 활차입니다. 정상적으로는 힘줄이 이 터널을 부드럽게 통과하면서 손가락이 구부러지고 펴집니다.

문제는 이 터널이 좁아지거나 힘줄이 두꺼워질 때 발생합니다. A1 활차는 원래 3겹 구조(외층, 중간층, 내층)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반복적인 손 사용으로 만성적인 압박이 가해지면, 외층은 두꺼워지고 중간층과 내층은 손상됩니다. 여기에 혈관이 자라 들어오면서 활차 전체가 비후되기 시작합니다.

이 현상을 이해하기 쉽게 비유하자면, 위 점막이 위산 자극을 오래 받으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장상피화생으로 변하는 것과 같습니다. 손에서는 반복적인 압박력을 견디기 위해 A1 활차 내부에 '연골 화생(chondroid metaplasia)'이 발생합니다. 연골처럼 단단하게 변해서 압박을 버티려는 적응 반응인데, 역설적으로 이 구조물이 터널을 더 좁히고 힘줄과의 마찰을 증가시킵니다.

굴곡 힘줄 자체도 변합니다.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은 두 개입니다. 표재성 굴곡건(FDS)과 심재성 굴곡건(FDP)인데, 이 두 힘줄 사이에 염증이 생기면 섬유소성 유착이 발생합니다. 마치 아코디언이 접착제로 붙어버린 것처럼, 두 힘줄이 따로 놀지 못하고 한 덩어리처럼 움직이게 됩니다. 이렇게 부피가 커진 힘줄 덩어리가 좁아진 터널을 억지로 통과하려니 걸리고, 딸깍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Donati 등이 BMC Musculoskeletal Disorders(2024)에 발표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방아쇠수지 환자의 A1 활차에서 연골 화생과 점액양 변성이 일관되게 관찰되며, 이는 기계적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 반응으로 해석됩니다.

방아쇠수지는 누구에게 잘 생기나

방아쇠수지는 40~60대 여성에서 가장 흔합니다. 당뇨병 환자에서 발생률이 4~10배 높고, 류마티스 관절염, 통풍, 갑상선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위험이 증가합니다.

손을 많이 쓰는 직업군에서 흔하지만, 반드시 손을 많이 써야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손을 거의 쓰지 않는 분에게도 발생합니다. 중요한 것은 해부학적 소인과 전신 질환의 동반 여부입니다.

엄지손가락과 중지, 약지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며, 여러 손가락에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30% 정도 됩니다.

방아쇠수지의 진행 단계, Quinnell 분류

방아쇠수지의 심한 정도는 Quinnell 분류로 나눕니다.

등급 증상 치료 방향
Grade 1 통증만 있고 걸림 없음 보존적 치료 우선
Grade 2 가끔 걸리지만 스스로 펴짐 주사 치료 고려
Grade 3 걸리면 반대 손으로 펴야 함 주사 또는 수술
Grade 4 손가락이 굽혀진 채 안 펴짐 수술 권고

Grade 1~2에서는 스테로이드 주사가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Grade 3~4이거나, 주사를 2~3회 맞아도 재발하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합니다.

주사와 수술, 어떻게 판단하는가

스테로이드 주사는 A1 활차 주변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입니다. 활차 자체를 넓히는 것이 아니라 염증을 줄여서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므로, 활차의 비후가 심하거나 힘줄의 변성이 진행된 경우에는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경희대학교 백정환 교수팀의 연구(109명 대상)에 따르면, 스테로이드 주사 후 1년 내 재발률이 약 50%에 달합니다. 특히 당뇨 환자, 여러 손가락 이환, 증상 지속 기간이 6개월 이상인 경우에 재발률이 높았습니다.

저는 다음 기준으로 수술을 권유합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

  • 스테로이드 주사 2회 후에도 재발
  • Quinnell Grade 3~4
  • 손가락이 굽혀진 상태로 굳어가는 경우
  • 당뇨병이 있고 주사 효과가 단기간만 지속되는 경우
  • 직업상 손을 많이 써야 해서 빠른 완치가 필요한 경우

보존적 치료로 충분한 경우

  • 처음 발생한 Grade 1~2
  • 주사 후 6개월 이상 증상이 없었던 경우
  • 유발 요인(과도한 손 사용)을 교정할 수 있는 경우

하키나이프 수술이 다른 방법보다 나은 이유

방아쇠수지 수술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좁아진 A1 활차를 절개해서 터널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기존에는 손바닥을 2~3cm 절개하는 개방 수술이 표준이었습니다. 그러나 하키나이프(HAKI Knife)를 이용한 경피적 절개술은 피부를 거의 절개하지 않고 바늘 크기의 구멍으로 활차를 절개합니다.

하키나이프는 하권익 박사가 개발한 방아쇠수지 전용 도구입니다. 이름의 유래가 바로 개발자의 이니셜(Ha Kwon-Ik → HA + KI → HAKI)입니다. Ha KI 등이 Journal of Hand Surgery American(2001)에 발표한 원조 논문에서 185명의 환자에서 97.3%의 성공률과 합병증 없음을 보고했습니다.

항목 개방 수술 하키나이프 경피적 절개
절개 크기 2~3cm 2~3mm (바늘 구멍 수준)
마취 국소 또는 부위 마취 국소 마취
수술 시간 15~20분 5~10분
봉합 필요 불필요
일상 복귀 2~3주 3~5일
흉터 손바닥에 흉터 거의 없음
신경 손상 위험 직접 시야 확보로 낮음 초음파 유도 시 동등

Nikolaou 등이 Journal of Hand Surgery European(2017)에 발표한 비교 연구에서, 경피적 절개술과 개방 수술의 성공률과 합병증률이 동등함을 확인했습니다. 경피적 절개술의 장점은 빠른 회복과 최소 침습에 있습니다.

Dierks 등의 Journal of Hand Surgery American(2008) 연구에서는 경피적 절개술의 합병증률이 1% 미만으로 매우 낮음을 보고했습니다.

저는 다수의 하키나이프 수술을 시행하면서 초음파 유도를 병행합니다. 실시간으로 바늘의 위치와 A1 활차, 굴곡 힘줄, 신경혈관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시술하므로 안전성이 높습니다.

수술, 아프지 않을까요?

수술 전 국소마취를 합니다. 마취 주사 자체가 약간 따끔하지만, 마취가 되고 나면 수술 과정에서 통증은 없습니다. 수술 시간은 한 손가락당 5~10분 정도입니다. 여러 손가락을 동시에 수술하는 경우에도 30분 이내에 끝납니다.

마취가 풀리면 손바닥에 뻐근한 느낌이 있을 수 있지만, 진통제로 충분히 조절됩니다. 수술 당일부터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고, 가벼운 일상 활동은 2~3일 후부터 가능합니다.

수술 후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

하키나이프 수술 후 회복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술 당일~2일:

  • 손바닥에 작은 반창고
  • 손가락은 자유롭게 움직여도 됨
  • 물에 젖지 않도록 주의

3~5일:

  • 반창고 제거
  • 갈고리 주먹쥐기(후크 피스트) 운동 시작
  • 가벼운 일상 활동 가능

1~2주:

  • 대부분의 통증 소실
  • 손을 쓰는 일상 업무 복귀

4~6주:

  • 완전한 일상 복귀
  • 강한 힘을 쓰는 활동 가능

8~10주:

  • 완전한 회복

수술 후 가장 중요한 재활 운동은 갈고리 주먹쥐기(후크 피스트)입니다. 손바닥은 펴고 손가락 마디만 구부려서 갈고리 모양을 만드는 동작입니다. 이 운동은 두 개의 굴곡 힘줄이 서로 다른 거리만큼 움직이게 하여(차등 활주), 힘줄 사이의 유착을 방지하고 흉터 조직의 재형성을 촉진합니다.

한 번에 20회, 하루 2~3세트 시행합니다. 손가락을 펼 때는 반드시 최대한 완전히 펴서 관절막과 힘줄을 늘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술 후에도 재발할 수 있나요?

하키나이프 수술 후 재발률은 1~3%로 매우 낮습니다. 재발의 원인은 대부분 불완전한 활차 절개입니다. 초음파 유도 하에 수술하면 불완전 절개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다른 손가락에 새로 방아쇠수지가 발생하는 경우는 재발이 아니라 새로운 발생입니다. 당뇨병이 있거나 여러 손가락에 이미 발생한 병력이 있는 경우에 다른 손가락 발생률이 높습니다.

이런 증상은 다른 질환일 수도 있습니다

손가락이 아프고 뻣뻣하다고 모두 방아쇠수지는 아닙니다. 감별해야 할 질환들이 있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여러 손가락 마디가 붓고 아프며, 아침에 30분 이상 뻣뻣함이 지속됩니다. 방아쇠수지와 달리 딸깍 걸리는 현상은 없습니다.

드퀘르벵 건초염: 엄지손가락 쪽 손목이 아프고, 엄지를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집니다. 손가락이 걸리지는 않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 손가락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집니다. 특히 밤에 저림이 심하고, 엄지부터 약지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듀피트렌 구축: 손바닥에 딱딱한 결절이 만져지고, 손가락이 서서히 구부러져 펴지지 않습니다. 딸깍 걸리는 현상 없이 점진적으로 구축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키나이프가 뭔가요? 하키나이프(HAKI Knife)는 방아쇠수지 전용 경피적 절개 도구입니다. 하권익 박사가 개발했으며, 이름은 개발자 이니셜(Ha Kwon-Ik → HAKI)에서 유래합니다. 기존 18G 바늘보다 안전하고 정확하게 A1 활차를 절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바늘처럼 가는 도구로 피부를 거의 절개하지 않고 활차만 열어주므로, 흉터가 거의 없고 회복이 빠릅니다.

Q. 수술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한 손가락당 5~10분 정도입니다. 국소마취 시간을 포함해도 15분 내외입니다. 여러 손가락을 동시에 수술해도 30분 이내에 끝납니다. 수술 후 바로 걸어서 귀가하시면 됩니다.

Q. 수술 후 언제부터 손을 쓸 수 있나요? 수술 당일부터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2~3일 후부터 가벼운 일상 활동이 가능하고, 1~2주 후에는 대부분의 일상 업무에 복귀합니다. 강한 힘을 쓰는 활동은 4~6주 후부터 권장합니다.

Q. 당뇨가 있어도 수술해도 되나요? 됩니다. 오히려 당뇨 환자는 스테로이드 주사의 효과가 짧고 재발률이 높아서 수술이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혈당 조절이 심하게 안 되는 경우에는 상처 회복이 늦을 수 있으므로, 수술 전 혈당 관리 상태를 확인합니다.

Q. 주사를 몇 번까지 맞아도 되나요? 일반적으로 같은 손가락에 스테로이드 주사는 2~3회까지만 권장합니다. 그 이상 반복하면 힘줄이 약해지거나 피부가 얇아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2회 주사 후에도 재발하면 수술을 권유합니다.

Q. 수술 후 재발할 수 있나요? 같은 손가락의 재발률은 1~3%로 매우 낮습니다. 재발의 주원인은 불완전한 활차 절개인데, 초음파 유도 하에 수술하면 이 위험을 최소화합니다. 다른 손가락에 새로 발생하는 것은 재발이 아니라 새로운 발생이며, 당뇨나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는 경우에 다발성 발생률이 높습니다.

맺음말

방아쇠수지의 치료는 결국 좁아진 터널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주사로 염증을 가라앉혀 일시적으로 좋아질 수 있지만, 이미 두꺼워진 A1 활차와 변성된 힘줄은 주사로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더 고생하지 마시고, 주사 2회 후에도 재발하거나 손가락이 잘 안 펴지면 수술을 고려하십시오.

하키나이프 경피적 절개술은 5~10분 만에 끝나고, 흉터 없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다수의 수술 경험으로 확인한 것은, 적절한 시기에 수술하면 합병증 없이 완치된다는 사실입니다.

참고문헌

  1. 저자 미상. Percutaneous A1 Pulley Release of Locked Trigger Thumb in Children.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for Surgery of the Hand (대한수부외과학회지).
  2. 정덕환, 이재훈 (2002). Proper Digital Artery Injury after Percutaneous A1 Pulley Release in Trigger Finger. 대한수부외과학회지 제 7 권 제 2 호 (2002).
  3. 저자 미상. Ultrasound-Guided Percutaneous Release of the Trigger Thumb.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for Surgery of the Hand.
  4. 박광희, 정재욱, 양석원, 신원정, 김종필 (2018). A Prospective Study of Bowstringing after A1 Pulley Release of Trigger Thumb: Percutaneous versus Open Technique. Archives of Hand and Microsurgery 2018;23(1):20-27. DOI: 10.12790/ahm.2018.23.1.20
  5. 강호정, 허만승, 이승엽, 한수봉. Comparison of the Clinical Results of HILT Versus ESWT in the Lateral Epicondylitis.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for Surgery of the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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