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정지인 내과 전문의 / 류마티스내과 분과전임의 (서울대학교병원 전임의 과정 수료 (2021-2024))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 석박사 수료

최종 업데이트: 2026-04-13

요오드와 갑상선 — 해산물을 많이 먹으면 좋은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 합성에 필수적인 미량원소이지만,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부족해도 문제, 과잉해도 문제입니다. 특히 하시모토 갑상선염 같은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이 있는 분은 요오드 과잉 섭취가 오히려 갑상선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갑상선 검사 결과를 설명드리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럼 미역이나 다시마를 많이 먹어야 하나요?" 혹은 정반대로 "해산물을 끊어야 하나요?" 인터넷에는 상반된 정보가 넘쳐나고, 환자분들은 혼란스러워하십니다.

서울대병원 전임의 시절 갑상선 질환 환자를 수백 명 보면서 확인한 건, 요오드에 대한 오해가 치료 순응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점입니다. 오늘은 요오드와 갑상선의 관계를 제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요오드가 갑상선에서 하는 일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입니다. 이 작은 기관이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갑상선 호르몬(T3, T4)을 만들어 혈액으로 분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호르몬을 합성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원료가 있습니다. 바로 요오드입니다.

갑상선 호르몬의 화학 구조를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T4(티록신)는 타이로신이라는 아미노산에 요오드 원자 4개가 붙어 있는 구조이고, T3(트리요오드타이로닌)는 요오드 3개가 붙어 있습니다. 요오드가 없으면 갑상선 호르몬 자체를 만들 수 없습니다.

이것을 자동차 공장에 비유하면, 요오드는 엔진을 조립하는 데 필요한 특수 부품과 같습니다. 이 부품이 부족하면 완성차를 생산할 수 없고, 너무 많이 쌓여도 창고가 막혀서 생산 라인이 멈춥니다.


요오드 부족 — 과거에는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요오드 결핍은 전 세계적으로 갑상선종(갑상선이 커지는 것)의 가장 흔한 원인이었습니다. 요오드가 부족하면 갑상선은 더 많은 호르몬을 만들려고 비대해지고, 이것이 목이 붓는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내륙 산간 지역에서 갑상선종 유병률이 높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바다에서 멀어질수록 토양과 식수의 요오드 함량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과거 알프스 산맥 지역이나 히말라야 고산 지대에서 갑상선종이 풍토병처럼 유행했던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상황이 다릅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미역, 다시마, 김 같은 해조류 섭취가 많은 식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평균 요오드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의 2~4배에 달합니다. 한국에서 요오드 결핍으로 인한 갑상선 문제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요오드 과잉 — 한국인이 더 주의해야 할 문제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국인에게 요오드 부족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과잉이 문제입니다.

요오드를 과량 섭취하면 두 가지 상반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첫째, 울프-차이코프 효과(Wolff-Chaikoff effect)입니다. 급격히 많은 요오드가 들어오면 갑상선이 일시적으로 호르몬 합성을 중단합니다. 이것은 갑상선의 자기 보호 기전입니다. 마치 공장에 원자재가 갑자기 과잉 입고되면 생산 라인을 멈추고 재고 정리부터 하는 것과 같습니다. 정상인에서는 며칠 내에 이 현상에서 벗어나지만(escape), 갑상선에 기저 질환이 있는 분은 벗어나지 못하고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둘째, 요오드 유발 갑상선기능항진증(Jod-Basedow phenomenon)입니다. 갑상선 결절이나 자율기능 결절이 있는 분에게 요오드가 과량 공급되면 오히려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 생성되어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과 요오드의 관계

하시모토 갑상선염(만성 림프구성 갑상선염)은 자가면역 기전에 의해 갑상선이 서서히 파괴되는 질환입니다. 면역계가 갑상선 조직을 적으로 오인하고 공격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요오드 과잉 섭취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발생과 악화에 관여할 수 있습니다.

기전은 이렇습니다. 요오드가 갑상선 내에서 산화되는 과정에서 갑상선 항원(thyroglobulin)의 면역원성이 증가합니다. 쉽게 말해, 요오드가 많이 들어오면 갑상선 조직이 면역계의 표적이 되기 쉬운 상태로 변합니다. 이것은 마치 평범한 민간인이 군복을 입고 있어서 아군에게 적으로 오인받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역학 연구에서도 요오드 섭취가 많은 지역에서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 유병률이 높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일본, 한국 등 해조류 섭취가 많은 국가에서 하시모토 갑상선염 유병률이 높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관련글: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란 — 자가면역과 갑상선]]


그렇다면 얼마나 먹어야 적당한가

세계보건기구(WHO)와 대한갑상선학회에서 제시하는 요오드 권장 섭취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상 일일 권장 섭취량 상한 섭취량
성인 150 μg 1,100 μg
임산부 220~250 μg 1,100 μg
수유부 290 μg 1,100 μg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 150~200 μg 500 μg (권고)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 150 μg 이하 권고 과잉 섭취 주의

문제는 한국인의 실제 섭취량입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평균 요오드 섭취량은 하루 300~500 μg 수준으로, 이미 권장량의 2~3배입니다. 미역국 한 그릇에는 요오드가 약 500~1,000 μg 이상 들어 있습니다. 산모가 출산 후 미역국을 하루 세 끼 먹으면 요오드 섭취량이 수천 μg에 달할 수 있습니다.

[[관련글: 출산 후 갑상선염 — 산후 우울증으로 오해받는 질환]]


주요 식품별 요오드 함량

어떤 음식에 요오드가 많이 들어 있는지 알아야 조절이 가능합니다.

식품 1회 분량 요오드 함량 (μg)
건 다시마 1g 1,500~8,000
건 미역 1g 200~500
구운 김 1장 (3g) 30~50
우유 200ml 40~60
계란 1개 20~25
요오드 첨가 소금 1g 20~40
흰살 생선 100g 20~50
새우 100g 30~40

해조류가 압도적으로 요오드 함량이 높습니다. 특히 다시마는 1g에만 1,500~8,000 μg의 요오드가 들어 있어, 다시마 육수를 자주 사용하면 본인도 모르게 요오드 과잉 상태가 됩니다.

반면 일반 생선, 새우, 조개류의 요오드 함량은 생각보다 높지 않습니다. "해산물"이라고 해서 모두 고요오드 식품인 것은 아닙니다. 고요오드 식품의 핵심은 해조류입니다.


갑상선 질환별 식이 권고

갑상선기능저하증 (요오드 결핍이 아닌 경우)

한국에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의 대부분은 하시모토 갑상선염에 의한 것입니다. 요오드 결핍이 원인이 아니므로, 해조류를 많이 먹는다고 갑상선 기능이 좋아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요오드 과잉이 자가면역 반응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해조류 섭취를 의도적으로 늘리지 마십시오.

레보티록신(신지로이드) 복용 중인 분은 평소 식단을 유지하되, 다시마 농축액, 해조류 건강기능식품 등 고농도 요오드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그레이브스병)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는 요오드 제한이 더욱 중요합니다. 특히 항갑상선제(메티마졸, PTU) 복용 중이거나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앞둔 경우, 해조류를 포함한 고요오드 식품을 철저히 제한해야 합니다.

방사성요오드 치료 전에는 보통 2주간 저요오드 식이를 시행합니다. 이 기간에 해조류, 어패류, 유제품, 요오드 첨가 소금을 피해야 치료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갑상선 결절/갑상선암 수술 후

갑상선암 수술 후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는 분은 치료 전 저요오드 식이가 필수입니다. 잔여 갑상선 조직이 방사성요오드를 최대한 흡수하도록 체내 요오드 농도를 낮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관련글: 갑상선 검사, 건강검진에서 꼭 확인해야 할 수치]]


건강기능식품과 요오드 — 숨어 있는 위험

진료실에서 종종 마주치는 상황이 있습니다. 갑상선기능검사 수치가 갑자기 나빠진 환자분의 생활 습관을 확인해 보면, 최근 시작한 건강기능식품에서 원인을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해조류 추출물, 스피루리나, 클로렐라, 켈프(kelp) 보충제 등에는 상당량의 요오드가 들어 있습니다. 제품 라벨에 요오드 함량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많아, 본인도 모르게 요오드를 과량 섭취하게 됩니다.

갑상선 질환이 있는 분은 새로운 건강기능식품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성분표를 확인하고, 가능하면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요오드와 무관한 갑상선 건강 관리

요오드 외에도 갑상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셀레늄은 갑상선 호르몬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탈요오드화효소)의 구성 성분입니다. 브라질너트, 해산물, 육류에 풍부합니다. 다만 과잉 섭취 시 독성이 있으므로 보충제보다는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비타민 D 결핍은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과 연관성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적절한 일조량과 비타민 D 섭취가 권장됩니다.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합니다. 만성 스트레스는 시상하부-뇌하수체-갑상선 축(HPT axis)에 영향을 미쳐 갑상선 기능 변화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금연은 갑상선뿐 아니라 전반적인 내분비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맺음말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 합성에 필수적인 영양소이지만, 한국인에게 요오드 결핍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해조류 위주의 식문화로 인한 요오드 과잉이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을 악화시키거나 갑상선 기능 이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 질환이 있는 분은 해조류 섭취를 의도적으로 늘리지 마시고, 건강기능식품의 요오드 함량을 확인하십시오. 정기적인 갑상선 기능 검사와 전문의 상담이 가장 확실한 관리법입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내과 · 정지인 원장 · 내과 전문의 · 류마티스내과 세부전공
서울대병원 전임의 수련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