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정지인 내과 전문의 / 류마티스내과 분과전임의 (서울대학교병원 전임의 과정 수료 (2021-2024))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 석박사 수료

최종 업데이트: 2026-04-03

통풍 약, 평생 먹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통풍 환자는 요산강하제를 장기간 복용해야 합니다. 다만 "평생"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과 달리, 실제로는 혈중 요산 수치가 목표치(6.0mg/dL 이하) 아래로 안정되고 통풍 결절이 소실된 뒤에는 의료진과 상의하여 감량이나 중단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핵심은 약을 끊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왜 요산이 관절에 쌓이는지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본인의 상태에 맞는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입니다.


요산은 왜 관절에 쌓이는 걸까

통풍을 이해하려면 먼저 요산이 어디서 오는지 알아야 합니다.

우리 몸에서 세포가 죽으면 핵 안에 있던 DNA와 RNA가 분해됩니다. 이 과정에서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이 나오고, 퓨린은 간에서 최종적으로 요산(uric acid)으로 대사됩니다. 정상적으로는 신장을 통해 70%, 장을 통해 30%가 배설되어 혈중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문제는 요산이 과다 생성되거나 배설이 감소할 때 시작됩니다. 혈중 요산 농도가 6.8mg/dL을 넘으면 용해도를 초과하여 결정이 석출되기 시작합니다. 이 현상을 쉽게 설명하면 설탕물이 식으면 바닥에 설탕 결정이 가라앉는 것과 같습니다. 과포화 상태의 요산이 관절강 내에서 바늘 모양의 요산나트륨(monosodium urate, MSU) 결정으로 침착되는 것이죠.

MSU 결정이 관절 활막에 닿으면 대식세포(macrophage)가 이를 이물질로 인식하고 탐식합니다. 그런데 대식세포 안에서 결정이 세포 내 NLRP3 inflammasome을 활성화시키고, 이로 인해 IL-1β가 폭발적으로 분비됩니다. IL-1β는 혈관 투과성을 높이고 호중구를 대량으로 불러들여 극심한 염증 반응을 일으킵니다. 밤새 엄지발가락이 빨갛게 붓고 이불만 스쳐도 비명을 지를 정도로 아픈 이유가 바로 이 면역학적 폭풍 때문입니다.

통풍 발작이 밤에 잘 생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수면 중 체온이 낮아지면 요산의 용해도가 떨어지면서 결정이 더 잘 석출됩니다. 게다가 수면 중에는 탈수 경향이 있어 혈중 요산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죠.


한 번 발작이면 끝? 통풍의 자연 경과

진료실에서 첫 통풍 발작 후 오시는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원래 2-3일 지나면 괜찮아지더라고요. 그냥 두면 안 되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통풍 발작은 치료하지 않아도 1-2주면 저절로 가라앉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분들이 "별거 아니네" 하고 넘어가시죠. 하지만 이것이 통풍 치료에서 가장 위험한 함정입니다.

통풍은 크게 네 단계로 진행됩니다.

첫째, 무증상 고요산혈증 단계. 혈중 요산이 높지만 아직 발작이 없습니다. 이 시기에 요산 결정은 이미 관절과 연부조직에 조용히 쌓이고 있습니다.

둘째, 급성 통풍 발작. 어느 날 갑자기 엄지발가락(첫 번째 중족지절관절)이 빨갛게 붓고 극심한 통증이 찾아옵니다. 첫 발작의 90%가 단관절(한 개 관절)을 침범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엄지발가락입니다.

셋째, 간헐기 통풍. 발작과 발작 사이의 무증상 기간입니다. 처음엔 간격이 수년일 수 있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점점 짧아집니다.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치료받지 않은 통풍 환자의 62%가 1년 이내에 재발을 경험했습니다.

넷째, 만성 결절성 통풍. 여러 관절에 요산 결정 덩어리(통풍 결절, tophi)가 생기고 관절이 영구적으로 파괴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약을 써도 이미 망가진 관절을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발작이 없다고 해서 병이 진행되지 않는 게 아닙니다. 마치 당뇨병 환자가 혈당이 높아도 당장 아픈 곳이 없는 것처럼, 통풍도 무증상 시기에 관절과 신장에 손상이 누적됩니다.


요산강하제, 왜 필요한가

통풍 발작 때 쓰는 콜히친이나 소염진통제는 염증을 가라앉힐 뿐, 근본 원인인 요산 결정을 녹이지 못합니다. 요산 결정을 녹이는 유일한 방법은 혈중 요산 농도를 장기간 낮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물에 설탕이 녹아 있는 상태를 다시 떠올려 보겠습니다. 설탕 결정이 바닥에 쌓였다면, 이를 녹이려면 물을 더 붓거나 온도를 높여 용해도를 올려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관절에 쌓인 요산 결정을 녹이려면 혈중 요산 농도를 포화점(6.8mg/dL) 아래로 충분히 낮춰야 합니다. 현재 치료 목표는 6.0mg/dL 이하, 통풍 결절이 있다면 5.0mg/dL 이하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요산 수치가 정상이 되면 약을 끊어도 되지 않나요?"

안타깝게도, 약을 끊으면 대부분 요산 수치가 다시 올라갑니다. 왜냐하면 요산이 높은 원인 자체가 해결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산 과다 생성이든 배설 감소든, 그 체질적 경향은 약으로 억제하고 있을 뿐 사라진 게 아닙니다. 약을 끊으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고, 결국 결정이 다시 쌓이기 시작합니다.


알로퓨리놀 vs 페북소스타트 — 어떤 약을 써야 할까

요산강하제는 크게 두 가지 기전으로 나뉩니다.

첫째, 요산 생성 억제제. 퓨린이 요산으로 바뀌는 과정을 담당하는 xanthine oxidase 효소를 차단합니다. 알로퓨리놀(allopurinol)과 페북소스타트(febuxostat)가 여기에 속합니다.

둘째, 요산 배설 촉진제. 신장에서 요산 재흡수를 억제하여 소변으로 더 많이 배출시킵니다. 프로베네시드(probenecid), 벤즈브로마론(benzbromarone) 등이 있습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요산 생성 억제제가 1차 치료제로 가장 많이 쓰입니다. 두 약물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구분 알로퓨리놀 페북소스타트
기전 Xanthine oxidase 억제 Xanthine oxidase 선택적 억제
시작 용량 100mg/일 40mg/일
최대 용량 800mg/일 (신기능에 따라 조절) 80-120mg/일
신기능 저하 시 용량 조절 필요 경도-중등도까지 용량 조절 불필요
주요 부작용 피부 발진, 과민반응(DRESS, SJS) 간기능 이상, 심혈관 우려
HLA-B*5801 검사 권장 (한국인 양성률 약 12%) 해당 없음
가격 저렴 상대적으로 고가

알로퓨리놀은 역사가 오래되고 가격이 저렴하여 1차 약제로 많이 사용됩니다. 다만 한국인에서 HLA-B5801 유전자 양성률이 약 12%로 높은데, 이 유전자가 있으면 중증 피부 과민반응(스티븐스-존슨 증후군, 독성표피괴사융해) 위험이 수십 배 높아집니다. 따라서 알로퓨리놀 처방 전 HLA-B5801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페북소스타트는 xanthine oxidase에 더 선택적으로 작용하며, 신장을 통한 배설 비율이 낮아 신기능 저하 환자에서 용량 조절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2019년 CARES 연구에서 심혈관 사망 위험 증가가 보고되어,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최근 후속 연구들에서는 이 위험이 알로퓨리놀과 유의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어, 개별 환자의 상황에 따라 선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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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시작 후 발작이 더 생긴다고요?

요산강하제를 처음 시작하면 역설적으로 통풍 발작이 더 잘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약이 안 맞나 봐요", "오히려 더 나빠졌어요" 하며 임의로 약을 끊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건 약의 부작용이 아니라 치료가 잘 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왜 그럴까요? 혈중 요산 농도가 급격히 낮아지면, 관절에 쌓여 있던 요산 결정의 표면이 녹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결정 표면에 붙어 있던 단백질 코팅이 벗겨지고, 면역세포가 다시 결정을 인식하면서 염증 반응이 촉발됩니다. 마치 얼음 조각이 녹을 때 표면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처럼, 결정이 녹으면서 작은 파편들이 떨어져 나와 염증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이를 동원 발작(mobilization flare) 또는 초기 악화(paradoxical flare)라고 합니다. 이 기간은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지속될 수 있으며, 이 시기를 잘 넘기면 발작 빈도가 현저히 줄어듭니다.

따라서 요산강하제 시작 후 최소 3-6개월간은 예방적으로 저용량 콜히친(0.5-1mg/일)을 함께 복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콜히친은 호중구의 미세소관 형성을 억제하여 염증 반응을 막아줍니다.

발작이 생겼다고 요산강하제를 끊으면 안 됩니다. 발작 중에도 약은 유지하면서, 콜히친이나 소염진통제로 급성 염증만 조절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래서 정말 평생 먹어야 하나요?

이제 핵심 질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요산강하 치료가 통풍 환자의 신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혈중 요산을 6.0mg/dL 이하로 유지한 환자군에서 신기능 악화 속도가 유의하게 느렸습니다. 이는 요산 조절이 단순히 발작 예방뿐 아니라 신장 보호에도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평생"이라는 단어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필요한 동안"입니다.

요산강하제를 중단해 볼 수 있는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혈중 요산이 목표치(6.0mg/dL 이하) 아래로 2년 이상 유지
  2. 이 기간 동안 통풍 발작이 전혀 없음
  3. 통풍 결절이 완전히 소실됨
  4. 생활습관 교정(체중 감량, 음주 제한, 식이 조절)이 잘 유지됨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의료진과 상의하여 서서히 감량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중단 후에도 정기적인 요산 수치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수치가 다시 오르면 약을 재개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말씀드리면, 위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환자는 많지 않습니다. 특히 체중 관리와 음주 제한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많은 환자분들이 장기간, 때로는 평생 약을 복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고혈압이나 당뇨병 약도 "평생" 먹습니다. 통풍 약도 마찬가지로, 만성 질환을 관리하는 약입니다. 약을 먹는다는 건 병이 낫지 않아서가 아니라, 병을 조절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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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말고 생활습관으로 안 되나요?

진료실에서 정말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혈중 요산을 목표치까지 낮추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식이 조절로 낮출 수 있는 요산 수치는 대략 1.0-1.5mg/dL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요산이 9.0mg/dL인 환자가 식이 조절만으로 6.0mg/dL 아래로 낮추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생활습관 교정이 의미 없다는 건 아닙니다. 약물 치료와 병행하면 더 낮은 용량으로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고, 전반적인 심혈관 건강과 대사 증후군 관리에도 도움이 됩니다.

음주 제한이 특히 중요합니다.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실린 연구에서 한국에서 흔한 주류의 퓨린 농도를 측정한 결과, 맥주가 가장 높았고 소주가 가장 낮았습니다. 하지만 알코올 자체가 요산 생성을 촉진하고 신장 배설을 억제하므로, 종류와 관계없이 음주량을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생활습관 권장사항 구체적 내용
음주 맥주 특히 제한, 전체 음주량 감소
식이 붉은 고기, 내장류, 해산물(특히 조개류) 제한
수분 하루 2L 이상 물 섭취
체중 BMI 25 미만 유지, 급격한 체중 감량은 피함
과당 고과당 음료(탄산음료, 과일주스) 제한
유제품 저지방 유제품 섭취 권장 (요산 배설 촉진)

체중 감량은 효과적이지만, 급격한 다이어트는 오히려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단식이나 극단적 저탄수화물 식이는 케톤체를 증가시키고, 케톤체가 신장에서 요산과 배설 경쟁을 하여 요산 수치를 높이기 때문입니다.


신장이 안 좋은데 약을 먹어도 되나요?

통풍과 신장 질환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만성 신장 질환 환자의 상당수가 고요산혈증을 동반하고, 반대로 고요산혈증이 신장 기능을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대한류마티스학회지 연구에서 요산저하 치료가 통풍 환자의 신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적절한 요산 조절이 신기능 보호에 도움이 됨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도 요산강하제 치료가 필요합니다.

다만 약물 선택과 용량 조절이 중요합니다.

요오드화 조영제 사용이 필요한 검사(CT 등)가 예정된 경우, 서울대 내과전공의 매뉴얼에 따르면 고요산혈증은 조영제 부작용 고위험군에 포함됩니다. 이런 경우 검사 전후 충분한 수액 공급과 신기능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맺음말

통풍 약을 "평생" 먹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대부분의 환자에서 장기간 복용이 필요하지만 상황에 따라 중단을 시도해 볼 수 있다입니다. 핵심은 약을 끊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왜 요산이 쌓이는지 이해하고 목표 수치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발작이 없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관절과 신장이 손상됩니다. 서울대병원에서 수많은 통풍 환자를 보면서 확인한 건, 결국 초기에 적극적으로 요산을 낮추고 꾸준히 유지하는 분들의 예후가 가장 좋다는 점입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내과 · 정지인 원장 · 내과 전문의 · 류마티스내과 세부전공
서울대병원 전임의 수련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참고 문헌

  1. Lee JJ et al. (2015). . . DOI: 10.1186/s40885-015-0022-9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