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정지인 내과 전문의 / 류마티스내과 분과전임의 (서울대학교병원 전임의 과정 수료 (2021-2024))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 석박사 수료

최종 업데이트: 2026-04-13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란 — 자가면역과 갑상선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우리 몸의 면역계가 자신의 갑상선을 적으로 오인하여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며,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적절한 호르몬 보충과 정기적인 추적 관찰로 대부분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진료실에서 "갑상선 항체가 양성이래요, 이게 뭔가요?"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혈액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거나, 피로감이 심해서 검사했더니 갑상선 문제라는 이야기를 듣고 당황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특히 젊은 여성분들이 많이 걱정하시는데, 오늘은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발생 기전부터 진단, 치료, 그리고 일상에서의 관리까지 전문의 시각에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왜 내 면역계가 내 갑상선을 공격하는 걸까

하시모토 갑상선염을 이해하려면 먼저 자가면역의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면역계는 본래 외부에서 침입하는 세균, 바이러스 같은 적을 식별하고 제거하는 국방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국방부가 아군인 갑상선 조직을 적군으로 오인하고 공격을 시작하는 것이 바로 하시모토 갑상선염입니다.

구체적인 기전을 살펴보면, CD4+ T 림프구가 갑상선 조직에 침윤하면서 시작됩니다. 이 T세포들은 갑상선 세포 표면의 자가항원을 인식하고, B 림프구를 자극하여 자가항체를 만들어냅니다. 대표적인 것이 항갑상선과산화효소항체(anti-TPO antibody)항갑상선글로불린항체(anti-Tg antibody)입니다.

TPO(thyroid peroxidase)는 갑상선 호르몬을 합성하는 데 필수적인 효소입니다. 이 효소에 대한 항체가 생기면 갑상선 호르몬 생산 공정 자체가 방해받게 됩니다. 마치 자동차 공장에서 엔진을 조립하는 핵심 기계가 고장 난 것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공장이 어떻게든 버티면서 생산량을 유지하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생산량이 떨어지고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진행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과정이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피로감, 체중 증가, 추위를 많이 타는 증상이 나타나면서 병원을 찾게 됩니다.


누가 잘 걸리나 — 유전과 환경의 만남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명확한 유전적 소인이 있습니다. 가족 중에 갑상선 질환이 있다면 본인도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특히 여성에서 남성보다 약 7-10배 더 흔하게 발생하는데, 이는 여성 호르몬과 면역 반응의 상호작용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유전적 배경 위에 환경적 요인이 더해지면 질환이 발현됩니다. 주요 촉발 요인으로는 다음이 알려져 있습니다.

요인 기전
요오드 과잉 섭취 갑상선 세포 손상, 항원 노출 증가
바이러스 감염 분자 모방(molecular mimicry)으로 자가면역 유발
스트레스 코르티솔 변동으로 면역 조절 이상
출산 면역 억제 해제 후 반동 현상
흡연 갑상선 조직 손상 및 항체 생성 촉진

특히 출산 후 갑상선염과의 연관성은 임상에서 자주 봅니다. 임신 중에는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면역계가 억제되어 있다가, 출산 후 이 억제가 풀리면서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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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이 애매해서 놓치기 쉽습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까다로운 점 중 하나는 증상이 비특이적이라는 것입니다. "요즘 피곤하다", "살이 찐다", "변비가 있다"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갑상선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진행되면 나타나는 증상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신 증상
- 만성 피로, 무기력
- 추위를 많이 탐
- 체중 증가 (식욕 감소에도 불구하고)
- 부종 (특히 얼굴, 손발)

피부·모발
- 피부 건조, 거칠어짐
- 탈모, 눈썹 바깥쪽 빠짐
- 손발톱이 부서지기 쉬움

소화기계
- 변비
- 소화불량

심혈관계
- 서맥 (맥박이 느려짐)
-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신경·근육계
-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 근육통, 관절통
- 손발 저림

생식계
- 월경 불순, 월경과다
- 불임

서울대병원 전임의 시절 갑상선클리닉에서 많은 환자분들을 봤는데, "우울증인 줄 알고 정신과에 먼저 갔다"고 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심하면 정말 우울증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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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검사에서 뭘 보는 건가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진단은 혈액검사초음파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갑상선 기능 검사

TSH (갑상선자극호르몬): 가장 민감한 지표입니다.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뇌하수체에서 "더 일해!"라고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TSH가 올라갑니다. 마치 공장 생산량이 떨어지면 본사에서 독촉 전화가 빗발치는 것과 같습니다.

Free T4 (유리 티록신): 실제 갑상선 호르몬 수치입니다. 기능저하가 진행되면 낮아집니다.

Free T3: T4보다 활성이 강한 호르몬입니다. 일반적으로 T4가 말초 조직에서 T3로 전환되므로, T4가 낮으면 T3도 따라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갑상선 자가항체 검사

anti-TPO antibody (항TPO항체):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의 90% 이상에서 양성입니다.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검사입니다.

anti-Tg antibody (항Tg항체): 약 60-80%에서 양성입니다.

항체가 양성이라고 해서 모두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항체만 양성이고 TSH, T4가 정상인 경우를 "잠재성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라고 하며, 이 경우 연 1회 정도 추적검사를 하면서 경과를 지켜봅니다.

검사 항목 정상 범위 하시모토 갑상선염 소견
TSH 0.4-4.0 mIU/L 상승 (>4.0)
Free T4 0.8-1.8 ng/dL 감소 또는 정상
anti-TPO <35 IU/mL 상승 (종종 >500)
anti-Tg <40 IU/mL 상승

갑상선 초음파

초음파에서는 갑상선 실질의 에코 저하(hypoechogenicity)불균질한 에코 패턴이 특징적입니다. 마치 고운 모래사장이 울퉁불퉁한 자갈밭으로 변한 것 같은 모습입니다. 만성 염증으로 인해 정상 갑상선 조직이 파괴되고 섬유화가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갑상선이 전체적으로 커져 있는 경우(갑상선종)도 있고, 반대로 위축되어 작아진 경우도 있습니다. 질환의 진행 정도와 시기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약을 언제, 얼마나 써야 하는가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치료 원칙은 단순합니다.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것입니다. 자가면역 반응 자체를 막는 것은 현재로서는 어렵기 때문에, 면역억제제 같은 약물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레보티록신 (Levothyroxine, T4)

가장 기본적인 치료제입니다. 상품명으로는 씬지로이드, 유로직스 등이 있습니다. 인체의 갑상선 호르몬과 동일한 구조이기 때문에 장기 복용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복용 원칙
- 아침 공복에 복용 (식사 30-60분 전)
- 칼슘제, 철분제, 제산제와 최소 4시간 간격
- 커피와 함께 복용 시 흡수율 저하

용량 조절
초기 용량은 보통 25-50mcg에서 시작하여, 4-6주 간격으로 TSH를 확인하면서 용량을 조절합니다. 목표는 TSH를 정상 범위 내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고령자나 심장 질환이 있는 분은 낮은 용량에서 천천히 올려야 합니다. 갑상선 호르몬이 갑자기 올라가면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 치료를 시작하나

명확한 갑상선기능저하증 (TSH 상승 + Free T4 감소): 즉시 치료 시작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TSH 상승 + Free T4 정상): 상황에 따라 판단
- TSH > 10 mIU/L: 치료 권고
- TSH 4-10 mIU/L + 증상 있음: 치료 고려
- TSH 4-10 mIU/L + 증상 없음 + 항체 음성: 경과 관찰

임신을 계획 중이거나 임신 중인 여성은 TSH 목표를 더 낮게 (2.5 mIU/L 이하) 잡습니다. 태아의 뇌 발달에 모체의 갑상선 호르몬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평생 약을 먹어야 하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는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자가면역 반응이 멈추고 갑상선 기능이 회복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다만, 레보티록신은 인체에 원래 있는 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이므로 "평생 약을 먹는다"는 표현보다 "평생 호르몬을 보충한다"고 이해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을 맞는 것, 고혈압 환자가 혈압약을 먹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약을 먹고 갑상선 기능이 정상으로 유지되면,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 다른 질환과 함께 올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 질환은 혼자 오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있으면 다른 자가면역 질환이 동반될 위험이 높아집니다.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발표된 국내 연구에서도 전신홍반루푸스(SLE) 환자에서 갑상선 자가항체 양성률이 일반인보다 유의하게 높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흔히 동반되는 자가면역 질환
- 1형 당뇨병
- 류마티스 관절염
- 전신홍반루푸스
- 쇼그렌 증후군
- 백반증
- 악성 빈혈 (비타민 B12 결핍)
- 셀리악병

따라서 하시모토 갑상선염 진단을 받으셨다면, 관련 증상이 있을 때 자가면역 질환 동반 가능성을 염두에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관절통이나 피부 발진, 구강 건조 등의 증상이 새로 생기면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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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이것만은 꼭 지키세요

요오드 섭취 — 적당히가 핵심

한국인은 해조류 섭취가 많아 요오드 과잉인 경우가 많습니다. 요오드가 과하면 오히려 갑상선 기능을 억제하고 자가면역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관리

만성 스트레스는 면역계 불균형을 초래합니다. 규칙적인 수면, 적절한 운동, 휴식이 중요합니다.

정기 검진

약 복용 습관

레보티록신은 공복에 복용해야 흡수가 잘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과 함께 복용하고, 30분 이상 지난 후 아침 식사를 하시면 됩니다. 복용을 잊으셨다면 생각난 즉시 드시고, 다음 날 2배 용량을 드시지는 마세요.


임신과 하시모토 갑상선염

임신을 계획 중이시거나 임신 중이시라면 갑상선 기능 관리가 특히 중요합니다.

임신 전
- TSH 2.5 mIU/L 이하로 조절
- 임신 확인 즉시 레보티록신 용량 30% 증량 (의사 상의 하에)

임신 중
- 1분기 TSH 목표: 2.5 mIU/L 이하
- 4주마다 TSH 확인
- 레보티록신 복용 유지 (태아에게 안전)

출산 후
- 레보티록신 용량 임신 전으로 감량
- 산후 갑상선염 발생 가능성 주시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면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임신 중 갑상선 관리는 산부인과와 내과의 협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맺음말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자가면역 기전으로 갑상선이 서서히 파괴되는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호르몬을 보충하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피로감, 체중 증가, 추위를 많이 타는 증상이 있다면 갑상선 기능 검사를 받아보시고, 이미 진단받으셨다면 규칙적인 약 복용과 정기 검진으로 잘 관리하시길 바랍니다. 본원 내과에서는 갑상선 질환의 진단부터 장기 추적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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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신경외과의원 내과 · 정지인 원장 · 내과 전문의 · 류마티스내과 세부전공
서울대병원 전임의 수련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참고문헌:
대한내과학회지, 대한류마티스학회지, 서울대 내과전공의 매뉴얼

자주 묻는 질문

Q: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완치가 되나요?

A: 자가면역 질환이므로 완치는 어렵지만, 호르몬 보충 치료로 정상 수치를 유지하면 대부분 건강한 일상이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증상 조절이지 항체의 완전 제거가 아닙니다.

Q: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A: TSH, 유리 T4(Free T4), 항갑상선과산화효소항체(anti-TPO), 항갑상선글로불린항체(anti-Tg) 네 가지 혈액검사가 기본입니다. 초음파로 갑상선 실질 변화를 함께 확인합니다.

Q: 어떤 사람이 잘 걸리나요?

A: 여성이 남성보다 7~10배 많이 발생하며, 30~50대에서 흔합니다. 가족 중 갑상선 질환이 있거나 제1형 당뇨, 류마티스성 질환 등 다른 자가면역 질환이 있는 경우 위험이 높아집니다.

Q: 식이요법이 도움이 되나요?

A: 요오드 과다 섭취(해조류 과식)는 오히려 자가면역 반응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적정량을 지키시고, 셀레늄이 풍부한 브라질너트, 비타민 D 보충이 보조적으로 도움됩니다. 글루텐 프리는 복강병 동반 시에만 근거가 있습니다.

참고 문헌

  1. Klubo-Gwiezdzinska J, Wartofsky L (2022). Hashimoto thyroiditis: an evidence-based guide to etiology, diagnosis and treatment. Pol Arch Intern Med. DOI: 10.20452/pamw.16222
  2. Mikulska AA, et al (2022). Metabolic Characteristics of Hashimoto Thyroiditis Patients and the Role of Microelements and Diet. Int J Mol Sci. DOI: 10.3390/ijms23126580
  3. Taylor PN, et al (2024). Hypothyroidism. Lancet. DOI: 10.1016/S0140-6736(24)01614-3
  4. Chaker L, Bianco AC, Jonklaas J, Peeters RP (2017). Hypothyroidism. Lancet. DOI: 10.1016/S0140-6736(17)30703-1
  5. Zamwar UM, Muneshwar KN (2023). Epidemiology, Types, Causes, Clinical Presentation, Diagnosis, and Treatment of Hypothyroidism. Cureus. DOI: 10.7759/cureus.46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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