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인 내과 전문의

의학적 검토 · 작성: 정지인 내과 전문의 / 류마티스내과 분과전임의

내과 전문의 취득 (2021) · 류마티스내과 분과전임의 취득 (2023) ·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 석박사 수료

서울대학교병원 전임의 과정 수료 (2021-2024)

소속: 현명내과 & 류마티스내과 · 서울 중구 서소문로 120 ENA빌딩 3층 (시청역 인근)

학회·자격: 대한내과학회 정회원 · 대한류마티스학회 정회원 · 대한골대사학회 정회원 · 대한척추관절염연구회 정회원

최종 검토·업데이트: 2026-06-18

본 글은 내과 전문의가 작성·검토한 의학 정보이며, 개인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통풍과 만성콩팥병, 요산 치료가 신장에 미치는 운명을 바꿉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통풍 환자의 신장은 요산 결정의 침착으로 서서히 망가지며, 적절한 요산강하 치료를 받으면 신기능 저하 속도를 유의하게 늦출 수 있습니다. 즉 통풍 치료는 관절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신장을 살리는 일입니다.

진료실에서 통풍 환자분께 "혈액검사 결과 신장 수치가 살짝 떨어졌습니다"라고 말씀드리면 다들 똑같은 반응을 보이십니다. "발가락이 아픈 병이 왜 신장하고 상관이 있나요?" 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전임의 시절 외래에서 만났던 환자분들 중 상당수가 이 연결고리를 모르고 계셨고, 이미 만성콩팥병 3기에 진입한 분도 적지 않았습니다.

본원 내과에서 지난 6개월간 진료한 특발성 통풍 환자만 해도 발목과 발에 국한된 사례가 128명, 여러 부위 침범 사례가 27명에 달합니다. 그중 신환 비율이 발목·발 통풍에서 25%로 높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통풍을 처음 진단받는 분들이 끊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분들 중 일부는 이미 신장이 손상되기 시작한 상태로 저를 찾아오십니다.

오늘은 통풍과 만성콩팥병이 왜 함께 가는 형제 질환인지, 요산강하제가 신장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임상에서 어떻게 약을 선택하고 조절하는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7월과 8월은 본원 EMR 통계상 신경통과 위염 환자가 급증하는 시기이지만, 동시에 음주와 탈수로 인한 통풍 발작도 가장 많은 계절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요산이 신장을 망가뜨리는 세 가지 길

통풍과 신장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먼저 요산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정상 상태에서 요산은 간에서 퓨린 대사의 최종 산물로 만들어지고, 약 70%는 신장을 통해, 30%는 장을 통해 배설됩니다. 신장은 요산을 사구체에서 자유롭게 여과한 뒤 근위세뇨관에서 90% 이상을 재흡수하고, 다시 일부를 분비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칩니다. 이 균형이 깨지면 혈중 요산이 올라가고, 올라간 요산은 다시 신장을 공격합니다. 마치 빚을 갚으려고 카드를 돌려막다가 결국 두 카드 다 연체되는 것과 비슷한 악순환입니다.

요산이 신장을 손상시키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만성 요산 신병증(chronic urate nephropathy)입니다. 혈중 요산이 장기간 높게 유지되면 신장의 수질 간질(medullary interstitium)에 요산 일나트륨(monosodium urate, MSU) 결정이 침착됩니다. 이 결정 주변에 만성 염증이 생기고,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사구체와 세뇨관이 서서히 파괴됩니다. 침묵 속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분이 증상을 느낄 때쯤이면 이미 신기능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급성 요산 신병증(acute urate nephropathy)입니다. 단기간에 혈중 요산이 폭발적으로 올라가면 — 예를 들어 항암 치료 후 종양 용해 증후군처럼 — 요산 결정이 세뇨관 내강을 막아 급성 신부전을 일으킵니다. 일반적인 통풍 환자에서는 드물지만, 탈수가 심한 여름철 발작에서는 드물게 관찰됩니다.

셋째, 요산 신결석(uric acid nephrolithiasis)입니다. 산성 소변에서 요산은 용해도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통풍 환자의 소변은 평소 pH가 낮은 경향이 있어 요산 결정이 잘 만들어지고, 이 결정이 모여 결석이 됩니다. 일반 인구의 신결석 빈도가 5~10%인데 통풍 환자에서는 20~25%까지 올라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겁니다. 만성콩팥병이 통풍을 악화시키고, 통풍이 다시 만성콩팥병을 악화시키는 양방향 화살표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신기능이 떨어지면 요산 배설이 감소해 고요산혈증이 심해지고, 고요산혈증은 다시 신장에 결정 침착과 염증을 일으켜 신기능을 떨어뜨립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바로 요산강하 치료의 핵심 목표입니다.


요산강하 치료가 정말로 신장을 지켜주는가

이 질문은 류마티스내과에서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었습니다. 요산강하제가 관절 발작을 줄이는 것은 명백하지만, 신기능 보호 효과가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연구에서 이에 대한 의미 있는 답이 나왔습니다. 조소영, 박용범, 이찬희 연구팀이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발표한 "요산저하 치료가 통풍 환자의 신기능에 미치는 영향(2011)"이라는 논문을 보면, 요산강하제를 꾸준히 복용한 통풍 환자군에서 신기능 저하 속도가 유의하게 둔화된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특히 혈중 요산을 6.0 mg/dL 이하로 유지한 군에서 사구체여과율(eGFR)의 연간 감소폭이 대조군에 비해 작게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는 임상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통풍 환자분들 중에는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는데 부담스럽다", "관절이 안 아프면 끊어도 되는 거 아니냐"고 물으시는 분이 많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관절 통증이 없어진 후에도 약을 끊지 말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신장 때문입니다. 발작이 없다고 해서 혈중 요산이 떨어진 것은 아니며, 떨어지지 않은 요산은 계속 신장에 결정을 침착시킵니다.

2024년 ACR(미국류마티스학회) 가이드라인에서도 만성콩팥병이 동반된 통풍 환자에서 요산강하 치료를 적극 권고하고 있습니다. 목표 요산 수치는 6.0 mg/dL 미만이며, 통풍 결절(tophi)이 있거나 발작이 잦은 경우에는 5.0 mg/dL 미만으로 더 엄격하게 설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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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산강하제, 신장 환자에서 무엇을 선택할까

요산강하제는 크게 두 가지 기전으로 나뉩니다. 요산 생성을 막는 약(요산생성억제제)과 요산 배설을 늘리는 약(요산배설촉진제)입니다.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는 약물 선택과 용량 조절이 매우 중요합니다.

약물 기전 신기능 저하 시 사용 주의사항
알로푸리놀 (Allopurinol) 잔틴 산화효소 억제 신기능에 따라 감량 (CKD 3기 100~200mg) HLA-B*5801 양성 시 중증 피부 부작용 위험
페북소스타트 (Febuxostat) 비purine계 잔틴 산화효소 억제 경증~중등도 신부전에서 용량 조절 불필요 심혈관 위험 환자에서 신중 사용
벤즈브로마론 (Benzbromarone) URAT1 억제, 요산 배설 촉진 신결석 위험 증가, eGFR<30에서는 피함 간독성 정기 모니터링
프로베네시드 (Probenecid) 요산 배설 촉진 eGFR<50에서는 효과 떨어짐 신결석 환자 금기

알로푸리놀은 가장 오래되고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입니다. 잔틴 산화효소(xanthine oxidase)를 억제해 퓨린이 요산으로 전환되는 마지막 단계를 차단합니다. 마치 공장에서 제품을 만드는 마지막 조립 라인을 멈춰버리는 셈입니다. 다만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에서는 HLA-B*5801 유전자가 있는 경우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같은 치명적 피부 부작용 위험이 높아, 본원에서는 처음 처방 전 유전자 검사를 적극 권장합니다.

페북소스타트는 비purine계 잔틴 산화효소 억제제로,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 용량 조절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일부 연구에서 심혈관 위험이 보고되어, 협심증이나 심부전 병력이 있는 분께는 신중하게 처방합니다.

벤즈브로마론과 프로베네시드는 요산 배설을 촉진하는 약입니다. 신장이 요산을 더 많이 내보내게 하는데, 문제는 신결석 위험이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미 신결석 병력이 있거나 신기능이 많이 떨어진 환자에서는 사용을 피합니다.


약을 처음 시작할 때 발작이 더 심해지는 역설

요산강하 치료를 시작한 환자분들 중 "약을 먹기 시작했더니 오히려 관절이 더 아파졌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이는 부작용이 아니라 약리학적으로 예측되는 현상입니다.

혈중 요산이 갑자기 떨어지면, 관절과 연조직에 침착되어 있던 요산 결정의 표면이 불안정해지면서 일부가 떨어져 나옵니다. 이 떨어진 결정이 면역세포를 자극해 발작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마치 오래된 벽에 쌓인 페인트를 한꺼번에 긁어내려고 하면 먼지가 풀풀 날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ACR 가이드라인은 요산강하 치료 시작 시 콜키신(colchicine) 0.5~0.6 mg을 하루 1~2회, 최소 3~6개월간 함께 복용하는 예방 요법을 권고합니다.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는 콜키신 용량도 감량해야 하며, eGFR이 30 미만이면 콜키신 사용을 피하거나 매우 신중하게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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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식습관과 통풍, 신장의 삼각관계

통풍 치료에서 식이 관리는 약물만큼 중요합니다. 특히 음주는 한국 남성 통풍 환자에서 가장 큰 유발 요인입니다.

이영호 교수가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발표한 "한국에서 흔한 주류의 퓨린 농도(Measurement of Purine Contents in Korean Alcoholic Beverages, 2011)" 논문에 따르면, 한국에서 소비되는 주류 중 맥주의 퓨린 함량이 가장 높고, 막걸리가 그 뒤를 이으며, 소주와 와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측정되었습니다. 다만 알코올 자체가 신장에서 요산 배설을 방해하기 때문에, 퓨린 함량이 낮은 술이라도 다량 섭취하면 통풍 발작 위험은 동일하게 올라갑니다.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탈수입니다. 여름철 통풍 발작이 폭증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탈수로 인한 혈중 요산 농도 상승입니다. 본원 EMR 통계로도 7월과 8월에 신경통 환자가 각각 125%, 138% 증가하는데, 이 시기에 통풍 환자도 함께 늘어납니다. 하루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가장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신장 보호법입니다.

식이 측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권장합니다.

항목 권장 제한
단백질 저지방 유제품, 달걀, 식물성 단백질 내장육, 멸치, 정어리, 등푸른 생선
탄수화물 통곡물, 채소, 과일 (적당량) 액상과당 음료, 시럽
음료 물 2L 이상, 저지방 우유 맥주, 막걸리, 소주 (특히 폭음)
기타 체리, 비타민 C 함량 높은 채소 고퓨린 식품 폭식

여기서 한 가지 오해를 풀어드리고 싶습니다. "통풍에 토마토가 안 좋다", "콩이 안 좋다"는 속설이 인터넷에 많이 떠도는데, 식물성 퓨린은 동물성 퓨린에 비해 통풍 발작 위험을 거의 올리지 않는다는 것이 현재 학계의 정설입니다. 콩과 두부는 오히려 권장 식품입니다.


신장이 이미 나빠진 경우, 어떻게 접근하는가

만성콩팥병이 동반된 통풍 환자분께는 추가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첫째, 혈압과 혈당 관리입니다. 고혈압과 당뇨는 그 자체로 신기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며, 통풍 환자에서 동반 빈도가 매우 높습니다. 본원 내과에서는 류마티스 질환 환자분께도 정기적으로 혈압, 공복혈당, 당화혈색소, 지질 검사를 함께 시행해 전신적인 위험 인자를 함께 관리합니다.

둘째, 신장에 부담을 주는 약물을 피해야 합니다. 통풍 발작 시 흔히 사용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는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 신독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eGFR이 30 미만이면 NSAIDs를 피하고, 콜키신이나 단기 스테로이드로 대체합니다.

셋째, 정기적인 신기능 추적입니다. 통풍 환자분께는 최소 3~6개월마다 혈중 요산, 크레아티닌, eGFR, 소변 단백을 확인합니다. 단순한 수치 추적이 아니라, 신장 손상의 조기 신호를 잡아내는 핵심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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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통풍 치료의 진짜 목표는 발가락 통증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신장을 지키는 것입니다. 혈중 요산을 6.0 mg/dL 미만으로 꾸준히 유지하는 것 — 이 단순한 목표 하나가 만성콩팥병으로의 진행을 늦추고, 신결석을 예방하며, 결국 평생의 삶의 질을 결정합니다. 통풍 진단을 받으셨다면 발이 아프지 않을 때도 약을 끊지 마시고, 정기적으로 신장 기능을 추적하시기 바랍니다. 통풍은 관리의 병이고, 그 관리의 중심에는 신장이 있습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내과 · 정지인 원장 · 내과 전문의 · 류마티스내과 세부전공
서울대병원 전임의 수련 (2021~2024)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시청역 내과 · 시청역 류마티스내과

자주 묻는 질문

Q: 통풍을 오래 앓으면 정말 신장이 나빠지나요?

A: 그렇습니다. 혈중 요산이 지속적으로 높으면 요산 결정이 신장 수질과 세뇨관에 침착해 만성 요산 신병증을 일으키고, 사구체 여과율이 서서히 떨어집니다. 통풍 자체뿐 아니라 동반되는 고혈압, 당뇨, 비만이 신장 손상을 가속화하기 때문에 통풍 진단 시점부터 정기적인 신기능 검사가 필요합니다. 진행 속도는 개인차가 크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Q: 이미 신장이 안 좋은데 요산강하제를 먹어도 괜찮은가요?

A: 복용 가능합니다. 오히려 만성콩팥병이 있는 통풍 환자에서 적절한 요산강하 치료를 받으면 신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다만 신기능에 따라 약제 선택과 용량이 달라지므로 임의 복용은 위험합니다. 진료실에서 사구체 여과율과 동반질환을 함께 평가한 뒤 가장 안전한 약을 선택해야 합니다.

Q: 통풍 발작이 없으면 요산수치가 높아도 치료를 안 해도 되나요?

A: 발작 유무만으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발작이 없어도 혈중 요산이 지속적으로 높으면 신장과 혈관에 요산 결정이 침착되어 만성콩팥병, 심혈관질환 위험이 올라갑니다. 특히 신기능 저하, 요로결석, 고혈압이 동반된 경우에는 무증상 고요산혈증이라도 치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본원에서는 동반질환을 종합해 치료 시점을 결정합니다.

Q: 물을 많이 마시면 통풍과 신장에 도움이 되나요?

A: 도움이 됩니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소변량을 늘려 요산 배설을 돕고 요산 결정의 침착과 요로결석 형성을 줄입니다. 다만 심부전이나 진행된 신부전이 있는 경우 수분 제한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무작정 많이 마시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음주, 과당 음료, 탈수 상황을 피하는 것이 함께 중요하며 개인별 적정량은 진료 상담을 권합니다.

참고 문헌

  1. 조소영, 박용범, 이찬희 (2011). . . DOI: 10.4078/jrd.2011.18.1.26
  2. 이영호 (2011). . . DOI: 10.4078/jrd.2011.18.1.1
  3. 박윤정, 박보형, 민도준, 김완욱 (2011). . . DOI: 10.4078/jrd.2011.18.1.19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