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00년 전문의 취득)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졸업

최종 업데이트: 2026-03-23

좌골신경통 비수술 치료 사례 — 50대 남성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좌골신경통의 85% 이상은 수술 없이 호전됩니다. 50대 남성 환자분의 사례를 통해 왜 무릎 통증과 다리 저림이 허리에서 시작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비수술 치료로 일상 복귀가 가능한지 설명드리겠습니다.


무릎이 아픈데 왜 허리 문제라고 하나요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원장님, 저는 무릎이 아파서 왔는데 왜 허리 MRI를 찍으라고 하세요?"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무릎 통증의 상당수는 실제로 무릎 관절 자체의 문제가 아닙니다. 특히 50대 이상에서 무릎 뒤쪽이나 바깥쪽으로 찌릿하게 내려오는 통증, 종아리까지 저린 느낌이 동반된다면 좌골신경통을 강력히 의심해야 합니다.

좌골신경은 우리 몸에서 가장 굵고 긴 신경입니다. 요추 4번부터 천추 3번까지의 신경 뿌리가 합쳐져 엉덩이 깊은 곳을 지나 허벅지 뒤쪽, 무릎 뒤, 종아리, 발끝까지 내려갑니다.

쉽게 비유하면 전기 배선과 같습니다. 아파트 분전함(허리)에서 문제가 생기면 거실 콘센트(무릎)에서 불꽃이 튀는 것처럼, 허리의 신경 압박이 무릎이나 종아리에서 통증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환자분은 콘센트가 고장 났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원인은 분전함에 있는 셈입니다.


50대 남성 환자의 실제 사례

이번에 소개할 환자분은 54세 남성으로, 사무직에 종사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주소(Chief Complaint): "3개월 전부터 오른쪽 무릎 뒤가 뻐근하고, 앉아 있다 일어나면 종아리까지 저립니다."

처음에는 무릎 관절염인 줄 알고 정형외과에서 무릎 주사를 맞았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통증이 점점 심해져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가 되어 내원하셨습니다.

이학적 검사 소견:
- 하지직거상 검사(SLR test): 우측 40도에서 양성 (좌측 음성)
- 슬관절 굴곡 검사(Knee flexion test): 양성
- 발목 배굴력(dorsiflexion): 우측 약간 저하 (Grade 4+/5)
- 아킬레스건 반사: 우측 감소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1978년 Rask M의 연구(Clinical Orthopaedics and Related Research)에서 처음 기술된 슬관절 굴곡 검사(Knee flexion test)는 좌골신경통 환자가 허리를 굽혀 바닥에 손을 짚으려 할 때 무릎을 굽히는 현상입니다. 이것이 양성이면 요추 신경근 압박의 객관적 증거가 됩니다.

영상 소견:
- 요추 MRI: L4-5 우측 후외측 추간판 탈출, 하행 L5 신경근 압박
- 신경근 주위 부종 동반

핵심은 이겁니다. 환자분의 무릎 통증은 무릎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L4-5 디스크가 L5 신경근을 압박하면서 발생한 연관통(referred pain)이었습니다.


좌골신경통은 왜 생기는가 — 병태생리의 이해

좌골신경통의 원인을 이해하려면 신경 압박의 메커니즘을 알아야 합니다.

추간판(디스크)은 수핵(nucleus pulposus)과 섬유륜(annulus fibrosus)으로 구성됩니다. 수핵은 70-80%가 수분으로 이루어진 젤리 같은 구조물인데, 나이가 들면서 수분 함량이 감소하고 섬유륜에 균열이 생깁니다.

이때 과도한 압력이 가해지면 — 마치 치약 튜브를 한쪽에서 세게 누르면 반대쪽으로 치약이 밀려나오듯 — 수핵이 섬유륜의 약한 부분을 뚫고 탈출합니다. 후외측으로 탈출한 수핵이 신경근을 직접 압박하면 기계적 자극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단순한 기계적 압박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MRI에서 비슷한 정도의 디스크 탈출이 있어도 어떤 환자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어떤 환자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화학적 자극입니다. 탈출한 수핵에서 phospholipase A2, interleukin-1β, TNF-α 같은 염증 매개 물질이 분비되면서 신경근에 화학적 신경염(chemical radiculitis)을 유발합니다. 이 염증 반응이 신경 과민화(sensitization)를 일으켜 통증 역치가 낮아지고, 가벼운 자극에도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2013년 Michel F 등의 연구(Annals of Physical and Rehabilitation Medicine)에서는 이상근 증후군(piriformis muscle syndrome)에서도 유사한 좌골신경 압박 기전을 설명했습니다. 좌골신경이 이상근을 관통하거나 그 아래를 지나가면서 압박을 받을 수 있으며, 이 경우 요추 병변 없이도 좌골신경통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진단의 핵심 — 무릎 통증과 좌골신경통을 어떻게 구별하나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무릎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에서 좌골신경통을 의심해야 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Red Flag: 무릎 통증 + 허벅지/종아리 저림 + 앉았다 일어날 때 악화 + 기침/재채기 시 악화

감별 포인트:

구분 무릎 관절 자체 문제 좌골신경통 (허리 원인)
통증 위치 무릎 앞쪽, 내측, 관절선 무릎 뒤쪽, 종아리, 발등/발바닥
통증 양상 쑤시는 통증, 시큰거림 찌릿찌릿, 전기 오는 듯한 저림
악화 요인 계단 오르내리기, 쪼그려 앉기 오래 앉아있기, 허리 굽히기, 기침
이학적 검사 McMurray, 슬개골 압박 양성 SLR, Knee flexion test 양성
동반 증상 부종, 삐걱거림 허벅지/종아리 감각 저하, 근력 약화

이 환자분의 경우 무릎 앞쪽 통증은 거의 없었고, 무릎 뒤쪽에서 종아리로 내려가는 저림이 주증상이었습니다. McMurray 검사(반월상연골 검사)는 음성, SLR 검사는 양성이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드물지만 좌골신경통을 유발하는 원인 중 종양이 있을 수 있습니다. 2017년 Aldashash F 등의 연구(Annals of Saudi Medicine)에서 보고된 사례처럼, 대퇴골 근위부의 단발성 골연골종이 좌골신경을 압박하여 좌골신경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전형적인 양상을 보이거나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없으면 반드시 영상 검사를 통해 다른 원인을 배제해야 합니다.

[[관련글: 다리 저림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비수술 치료 — 무엇을, 어떤 순서로 하는가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명확합니다. 마미총 증후군(양측 하지 마비, 대소변 장애), 진행성 근력 약화(foot drop 등), 6주 이상 보존적 치료에 반응 없는 심한 통증입니다.

이 환자분은 해당 사항이 없었기 때문에 비수술 치료를 진행했습니다.

1단계: 급성기 염증 조절 (1-2주)

급성기의 목표는 신경근 주위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입니다.

이 환자분에게는 2주간 경구 약물 치료를 먼저 시행했습니다.

2단계: 신경차단술 및 도수치료 (2-6주)

약물 치료로 50% 정도 호전되었지만 여전히 오래 앉아있으면 증상이 재발했습니다.

초음파 유도하 선택적 신경근 차단술(selective nerve root block)을 L5 신경근에 시행했습니다. 이 시술은 진단적 가치와 치료적 가치를 동시에 갖습니다. L5 신경근 차단 후 증상이 소실되면 원인 부위가 확실해지고, 스테로이드의 항염증 효과로 치료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도수치료를 시작했습니다. 도수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시원함"이 아닙니다.

  1. 요추 주변 심부 근육(다열근, 복횡근)의 기능 회복
  2. 굴곡-신전 패턴의 정상화
  3. 신경 활주(nerve gliding) 개선

대한재활의학회지에 발표된 연구들에서도 근골격계 통증에서 체계적인 재활 접근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3단계: 운동 치료 및 생활 습관 교정 (6주 이후)

여기서 많은 환자분들이 실수합니다. 통증이 줄어들면 "나았다"고 생각하고 이전 생활로 돌아갑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통증 감소 ≠ 구조적 완치입니다. 디스크 탈출 자체가 완전히 없어진 것이 아니라, 염증이 가라앉고 신경이 적응한 것입니다. 이 상태에서 다시 무리하면 재발합니다.

이 환자분에게 처방한 운동:

  1. 맥켄지 신전 운동: 엎드려서 팔꿈치로 상체 들기 (탈출한 수핵을 전방으로 이동)
  2. 코어 안정화 운동: 복횡근, 다열근 활성화
  3. 신경 활주 운동(nerve flossing): 좌골신경의 유연성 회복

[[관련글: 도수치료와 운동 병행,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치료 결과와 예후

이 환자분의 경과를 정리하면:

시점 VAS 통증 점수 (0-10) 기능 상태
초진 시 8/10 30분 이상 앉기 불가, 수면 장애
2주 (약물 치료 후) 5/10 1시간 앉기 가능
4주 (신경차단술 + 도수치료) 3/10 업무 복귀, 경미한 불편감
8주 1/10 정상 생활, 운동 가능
12주 0-1/10 완전 복귀, 재발 없음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1. 증상 기간: 3개월 이내에 치료 시작하면 예후가 좋음
  2. 연령: 50대는 30대보다 회복이 느리지만, 적극적 재활 시 차이 감소
  3. 직업: 좌식 근무자는 서서 일하는 분보다 재발 위험 높음
  4. 비만: BMI 30 이상 시 요추 부하 증가로 재발 위험 상승
  5. 흡연: 디스크 영양 공급 감소, 염증 반응 증가

이 환자분은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받은 점, 재활 운동을 꾸준히 한 점, 생활 습관(1시간마다 일어나기, 의자 높이 조절)을 교정한 점이 좋은 예후에 기여했습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언제인가

비수술 치료의 한계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절대적 수술 적응증:
- 마미총 증후군 (응급 수술)
- 진행성 신경학적 결손 (발목 들기 힘듦이 악화)

상대적 수술 적응증:
- 6주 이상 적극적 보존 치료에도 통증 VAS 6점 이상
- 반복적 재발로 삶의 질 심각하게 저하
- 환자가 빠른 복귀를 원하는 경우 (선수, 직업적 필요)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들을 보면, 슬관절 치환술이나 신경외과적 처치의 합병증 비율은 기술의 발전으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2026년 Journal of Arthroplasty에 발표된 23,235명 대상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 인공관절 관련 합병증 비율이 0.34%로 보고되었는데, 이는 과거 대비 현저히 낮아진 수치입니다. 물론 이것은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통계이지만, 전반적인 수술 기법의 발전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수술은 최후의 수단입니다. 대부분의 좌골신경통은 비수술 치료로 충분히 호전되며, 수술 후에도 재활은 필수입니다.

[[관련글: 도수치료 전후 주의사항]]


재발 방지를 위한 생활 관리

치료가 끝났다고 끝이 아닙니다. 재발 방지가 진짜 시작입니다.

업무 환경 개선:
- 의자 높이: 무릎이 고관절보다 약간 낮게
- 모니터 위치: 눈높이에 맞춤
- 1시간마다 2-3분 일어나 스트레칭

운동 습관:
- 걷기: 하루 30분, 평지 위주
- 수영: 척추 부하 최소화하며 근력 강화
- 금지 운동: 무거운 데드리프트, 급격한 허리 비틀기, 윗몸일으키기

수면 자세:
- 옆으로 눕기: 무릎 사이에 베개
- 똑바로 눕기: 무릎 아래 베개로 요추 전만 유지


맺음말

50대 남성 환자분의 사례에서 보셨듯이, 무릎 통증의 원인이 항상 무릎에 있지는 않습니다. 좌골신경통의 핵심 치료 원칙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정확한 진단입니다. 무릎인지 허리인지 원인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둘째, 단계적 비수술 치료입니다. 대부분은 수술 없이 호전됩니다.
셋째, 재발 방지입니다. 통증이 없어진 후의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무릎이 아프고 다리가 저린다면, 무릎 관절만 보지 마시고 허리 문제 가능성도 함께 확인받으시기 바랍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참고 문헌

  1. Michel F, Decavel P, Toussirot E (2013). . . DOI: 10.1016/j.rehab.2013.03.006
  2. Aldashash F, Elraie M (2017). . . DOI: 10.5144/0256-4947.2017.166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