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00년 전문의 취득)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졸업

최종 업데이트: 2026-06-09

넘어진 뒤 허리가 아프다면 척추 압박골절을 의심하십시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60세 이상에서 단순히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은 뒤 허리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그 통증의 70% 이상은 척추 압박골절입니다. 단순 염좌로 오인하고 파스만 붙이다가는 추체 함몰이 진행되어 후만변형으로 이어집니다.

응급실 당직을 서다 보면 패턴이 보입니다. 80대 어르신이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고 오십니다. 처음에는 "허리만 좀 결릴 뿐 걸을 수 있다"고 하십니다. 보호자도 "엑스레이 한번만 찍어보고 가자"고 모시고 옵니다. 그런데 측면 영상에서 흉요추 이행부(T12-L1)의 추체 전방 높이가 30% 가까이 함몰되어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척추 압박골절은 외상 중에서도 가장 흔하면서 가장 자주 놓치는 골절입니다. 골든타임의 개념이 두부외상과는 다르지만, 그 못지않게 시간 싸움입니다. 함몰의 진행, 후만의 고착, 인접 분절의 연쇄 골절 — 이 모든 것이 골절 직후 4~8주 안에 결판납니다. 풍부한 척추 수술 경험을 가진 입장에서 단언합니다. 이건 "허리를 좀 삐었다"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끄러진 그 순간, 척추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척추 압박골절의 메커니즘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수직 방향의 축성 압박력(axial compressive force)이 추체에 가해지면, 추체의 전방부가 먼저 무너집니다. 이때 우리는 보통 "추체가 부러졌다"고 표현하지만, 정확히는 추체 내부의 해면골(trabecular bone)이 압축되어 무너진 것입니다.

여기서 골다공증이 결정적입니다. 정상 골밀도라면 엉덩방아 정도의 충격은 흡수합니다. 그러나 골다공증으로 해면골의 골소주(trabeculae) 사이 공간이 비어 있는 상태라면, 마치 스펀지 케이크가 손가락에 눌려 찌그러지듯이 추체가 함몰됩니다. 이건 비유가 아니라 실제 조직학적 양상입니다. 골다공증성 추체는 현미경으로 보면 골소주가 가늘어지고 끊어져 있어서, 같은 힘에도 압괴되기 쉬운 구조입니다.

척추의 안정성을 판단할 때는 Denis의 three-column theory가 표준입니다. 추체를 전주(anterior column), 중간주(middle column), 후주(posterior column)로 나누어 보는 분류법인데, 단순 압박골절은 전주만 손상된 안정 골절(stable fracture)입니다. 반면 중간주까지 손상되면 폭렬골절(burst fracture)로 분류되며, 골편이 척추관 내로 후방 전위되어 신경학적 손상을 동반할 수 있는 불안정 골절이 됩니다. 이 구분은 응급실에서 가장 먼저 가려야 하는 핵심입니다.

채수욱 등이 발표한 골다공증성 척추 압박골절의 전 척추 시상면 MRI 분석 연구(대한골대사학회지, 2011)에 따르면, 골다공증성 압박골절은 흉요추 이행부(T11-L2)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흉추의 후만(kyphosis)과 요추의 전만(lordosis)이 만나는 응력 집중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빌딩으로 치면 가장 굽이치는 층의 기둥이 가장 먼저 무너지는 셈입니다.

문제는 함몰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T12 추체가 30% 함몰되면 그 위 흉추는 앞으로 기울게 되고, 무게중심이 전방으로 이동하면서 인접한 T11이나 L1에도 추가 압박이 가해집니다. 이른바 인접 분절 골절(adjacent vertebral fracture)이 1년 내 25%까지 발생하는 이유입니다.


단순 염좌와 어떻게 구별하는가

가장 흔한 실수가 "엉덩방아 정도로 뼈가 부러지나"라는 환자의 자가 판단입니다. 그러나 골다공증성 압박골절의 30~50%는 명확한 외상력 없이도 발생합니다. 기침, 무거운 가방을 들어 올리는 동작, 심지어 침대에서 일어나는 동작만으로도 골절됩니다. 본원에서 진료한 척추협착증 많은 환자분들중 상당수가 압박골절을 동반한 사례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진단의 첫 단추는 단순 X선입니다. 그러나 발생 직후 1주일 이내에는 단순 X선에서 골절선이 명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때 결정적인 도구가 MRI입니다. T1 강조영상에서 저신호, T2 STIR 영상에서 고신호로 나타나는 골수부종(bone marrow edema)이 신선 골절의 결정적 징후입니다. X선이 정상이라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이건 두부외상에서 "CT 정상이라도 SDH를 놓칠 수 있다"는 원칙과 동일합니다.

구분 단순 요추 염좌 척추 압박골절
호발 연령 전 연령 60세 이상, 폐경 여성
통증 양상 둔통, 자세 의존적 칼로 찌르는 듯, 체위 변환 시 극심
통증 지속 3~5일에 호전 2주 이상 지속, 야간통 동반
압통점 근육, 광범위 극돌기 직접 압통(point tenderness)
영상 소견 정상 X선: 추체 전방 함몰 / MRI: 골수부종
신경 증상 없음 폭렬골절 시 하지 방사통, 마비 가능

응급실에서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극돌기(spinous process) 압통입니다. 환자를 엎드리게 한 뒤 검지로 각 분절의 극돌기를 위에서부터 내리누릅니다. 특정 분절에서 환자가 "악!" 소리를 낼 정도의 압통이 있으면 그 분절의 골절을 90% 이상 확신합니다. 이 진찰은 30초면 끝나지만, X선보다 민감도가 높을 때가 많습니다.

신경학적 진찰도 반드시 동반해야 합니다. 하지 근력, 감각, 심부건반사, 항문 괄약근 톤까지 확인합니다. 폭렬골절이라면 골편이 척추관을 침범해 마미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을 일으킬 수 있고, 이 경우는 24시간 이내 응급 감압술이 필요한 진성 응급입니다.


보존치료와 수술, 그 갈림길

압박골절 치료의 첫 번째 갈림길은 안정성 판단입니다. 안정 골절이면서 신경학적 증상이 없다면 보존치료가 원칙입니다. 보존치료의 핵심은 흉요천 보조기(TLSO brace) 착용과 침상안정, 그리고 충분한 진통입니다. 보조기는 6~12주간 착용하며, 추체에 가해지는 굴곡 응력을 줄여 추가 함몰을 막습니다.

그러나 다음의 경우는 보존치료의 한계가 명확합니다.

첫째, 보존치료 4주 후에도 VAS 7점 이상의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둘째, 추체 함몰이 시간 경과에 따라 진행되는 경우(progressive collapse). 셋째, 후만각이 30도를 초과하는 경우. 넷째, 폭렬골절로 신경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이런 경우는 시술 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가장 흔한 시술이 경피적 척추체 성형술(percutaneous vertebroplasty)과 풍선 척추체 성형술(kyphoplasty)입니다. 압박된 추체에 골시멘트(PMMA, polymethylmethacrylate)를 주입하여 통증을 즉각적으로 감소시키고 추가 함몰을 막는 술기입니다.

다만 이 시술이 무해한 것은 아닙니다. 박창범 등이 보고한 사례(대한내과학회지, 2004)는 경피적 척추 성형술 후 골시멘트가 정맥계를 타고 우심실까지 이동하여 급성 심낭염을 유발한 합병증을 기술합니다. 시멘트 누출(cement leakage)은 무증상부터 치명적 폐색전증까지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풍부한 척추 시술 경험을 가진 입장에서 보면, 시술 적응증을 좁게 잡고 시멘트 점도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합병증 예방의 핵심입니다.

폭렬골절이거나 신경 증상이 동반된 경우는 후방 감압술과 추체간 유합술(posterior decompression and instrumented fusion)을 고려합니다. 이건 본격적인 척추 수술의 영역이며, 골다공증성 골에서는 나사못 고정력이 떨어져 시멘트 보강 나사(cement-augmented pedicle screw)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진짜 적은 골절이 아니라 골다공증입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척추 압박골절은 결과이지 원인이 아닙니다. 진짜 적은 골다공증입니다. 첫 번째 골절이 발생하면, 두 번째 골절의 위험은 5배, 세 번째 골절의 위험은 12배까지 증가합니다. 골절의 도미노가 시작되면 멈추기 어렵습니다.

골절 후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것은 골밀도 검사(DXA)와 골대사 표지자 검사입니다. T-score -2.5 이하면 골다공증 진단이며, 즉시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양규현, 송형근의 비전형적 대퇴골 골절 연구(대한골대사학회지, 2011)는 비스포스포네이트 장기 사용의 위험성도 함께 다루지만, 골절 직후 단기 치료의 이득은 명확합니다.

골다공증 약물 선택은 환자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비스포스포네이트, 데노수맙, 테리파라타이드, 로모소주맙 등이 있으며, 최근 압박골절 환자에서는 동화제(anabolic agent)인 테리파라타이드를 1차로 고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골 형성을 직접 자극하여 골절 부위 치유와 새 골절 예방을 동시에 도모합니다.

이건 마치 산불과 비슷합니다. 일단 불이 나면 그 불만 끄는 게 아니라, 산 전체에 방화선을 쳐야 합니다. 척추 압박골절도 골절된 분절만 치료해서는 안 됩니다. 골격 전체의 골밀도를 끌어올려 후속 골절의 도미노를 막아야 합니다.


회복기에 반드시 지켜야 할 자세와 운동

압박골절 후 4~12주는 회복기입니다. 이 시기의 관리가 향후 후만변형의 정도를 결정합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굴곡(flexion) 동작 회피입니다. 허리를 앞으로 굽히는 동작은 압박된 추체 전방에 추가 응력을 가하여 함몰을 진행시킵니다. 따라서 바닥의 물건을 집을 때는 반드시 무릎을 굽히고 척추는 곧게 편 상태로 쪼그려 앉아야 합니다. 침대에서 일어날 때도 옆으로 굴러서 일어나는 통나무 굴리기(log roll) 기법을 사용합니다.

대신 신전(extension) 운동은 적극 권장됩니다. 등 근육을 강화하고 자세를 교정하기 위한 운동입니다. 엎드린 자세에서 상체를 들어 올리는 코브라 자세, 앉은 상태에서 어깨를 뒤로 모으는 동작 등을 통증 한도 내에서 시행합니다.

여름철인 7~8월에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이 시기에는 신경통 환자가 평소보다 125~138%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더위로 인한 활동량 변화와 자세 불량이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압박골절 회복기 환자라면 더운 날씨에 무리한 외출을 피하고, 보조기 착용 부위의 피부 위생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또한 낙상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욕실 미끄럼 방지 매트, 야간 조명, 정리된 동선 — 이런 환경 조정이 약물 치료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같은 환자에게 두 번째 골절이 오는 가장 흔한 경로는 결국 또 다른 낙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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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60세 이상에서 단순 낙상 후 허리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그것은 단순 염좌가 아닙니다. 척추 압박골절을 의심하고 영상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X선이 정상이라도 안심할 수 없으며, 의심된다면 MRI로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잊지 마십시오. 첫 번째 골절은 두 번째 골절을 예고합니다. 진짜 적은 골절이 아니라 골다공증이며, 골밀도 검사와 약물 치료로 후속 골절의 도미노를 차단해야 합니다. 시청역 인근에서 낙상 후 허리 통증이 지속된다면, 즉시 척추외상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외상 발생 시 즉시 가까운 응급실을 방문하십시오.

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 풍부한 척추 시술 및 외상 진료 경험

자주 묻는 질문

Q: 엉덩방아를 찧고 며칠 지났는데 걸을 수는 있습니다. 그래도 병원에 가야 합니까?

A: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은 압박골절을 배제하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안정 골절의 경우 골절 직후에도 보행이 가능한 경우가 흔하며, 오히려 움직이면서 함몰이 진행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60세 이상에서 외상 후 허리 통증이 3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엑스레이부터 확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진료실에서는 측면 영상에서 추체 높이 변화를 확인합니다.

Q: 단순 엑스레이에서 이상이 없다고 들었는데, 통증은 계속됩니다. 다른 검사가 필요합니까?

A: 초기 엑스레이에서 함몰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골절선이 미세하거나 함몰이 진행 중인 단계에서는 MRI가 결정적입니다. 골수 부종 신호로 골절의 급성기 여부를 판별할 수 있어, 오래된 골절과 새로 발생한 골절을 구분하는 데 핵심적입니다.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추가 영상 검사를 고려해야 합니다.

Q: 압박골절이면 무조건 수술해야 합니까?

A: 그렇지 않습니다. 단순 압박골절 중 신경학적 증상이 없는 안정 골절은 보조기 착용과 침상 안정 위주의 보존 치료가 우선입니다. 다만 함몰이 빠르게 진행되거나 통증 조절이 어려운 경우 척추 성형술이 고려됩니다. 폭렬골절로 신경 압박이 동반된 경우는 수술적 감압이 필요합니다. 골절 양상과 분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장합니다.

Q: 한 번 압박골절이 생기면 다른 부위도 또 골절될 수 있습니까?

A: 인접 분절 골절은 임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합병증입니다. 한 추체가 함몰되면 척추 정렬이 변하면서 인접 추체에 가해지는 부하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골다공증이 동반된 경우 연쇄 골절 위험이 높아, 골절 치료와 동시에 골다공증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표준입니다. 골밀도 검사와 함께 장기적인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참고 문헌

  1. 채수욱, 김영진, 최덕화 (2011). . . DOI: 10.11005/jbm.2011.18.2.04
  2. 양규현, 송형근 (2011). . . DOI: 10.11005/jbm.2011.18.2.01
  3. 김일국, 김용하, 김태곤, 이준호 (2011). . . DOI: 10.5124/jkma.2011.54.10.1101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