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00년 전문의 취득)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졸업

최종 업데이트: 2026-05-11

경추 후종인대골화증, 보존 vs 수술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무증상 후종인대골화증의 약 70~80%는 평생 보존 치료로 관리가 가능하지만, 척수 내 신호 변화가 보이거나 손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한 시점부터는 수술 결정을 미루지 마십시오. 핵심은 "지켜볼 시간"과 "결정할 시간"의 경계선을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이겁니다.

"원장님, 다른 병원에서는 후종인대골화증이라며 수술해야 한다고 했는데, 또 어떤 분은 그냥 지켜보자고 합니다. 도대체 뭐가 맞는 건가요?"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두 의견 모두 틀리지 않았습니다. 이 질환은 언제 잡느냐에 따라 치료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는 대표적인 척추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결정을 환자분 혼자 내릴 수는 없습니다. 신경학적 검진, 영상 소견, 그리고 환자의 일상 기능 — 이 세 가지를 함께 봐야만 답이 나옵니다.


후종인대가 뼈로 변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후종인대(Posterior Longitudinal Ligament, PLL)는 척추체 뒷면을 따라 머리뼈 기저부부터 천추까지 이어지는 길고 단단한 인대입니다. 본래는 1형 콜라겐 섬유가 종축으로 배열된 유연한 결합조직인데, 어떤 분에서는 이 인대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뼈로 바뀝니다. 의학적으로 이것을 이소성 골화(heterotopic ossification)라고 부릅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위장 점막이 만성적인 위산 자극을 받으면 보호 반응으로 장상피 세포로 바뀌는 화생(metaplasia)이 일어납니다. 후종인대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집니다. 정상 인대 세포가 BMP-2(골형성 단백질), TGF-β(변형성장인자), RUNX2 같은 골세포 분화 인자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인대 조직 내부의 간엽줄기세포가 연골세포를 거쳐 골세포로 분화합니다. 즉, 인대가 화생을 통해 점차 뼈로 바뀌는 겁니다.

문제는 이 인대가 척추관 바로 앞쪽 벽을 이룬다는 점입니다. 후종인대가 뼈로 두꺼워지면 그만큼 척추관이 좁아지고, 그 안을 지나는 척수와 신경뿌리가 압박을 받습니다. 정상 경추 척추관의 시상 직경은 약 17~18mm인데, 후종인대골화로 인해 10mm 이하로 좁아지면 척수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8mm 이하로 떨어지면 척수 자체의 미세 허혈과 회백질 손상이 거의 필연적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질환이 동아시아인에서 유난히 흔하다는 사실입니다. 일본의 대규모 역학 연구에서 일반 인구의 1.9~4.3%가 영상학적으로 후종인대골화 소견을 보였고, 한국인에서도 비슷한 빈도가 보고됩니다. 백인에서는 0.1% 수준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유전적 소인이 분명히 존재하는 한국인은 60세 전후에 한 번쯤 경추 측면 X-ray와 CT를 찍어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왜 어떤 분은 평생 모르고 살고, 어떤 분은 갑자기 마비가 오는가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후종인대골화증의 무서운 점은 진행 속도와 증상 발현이 매우 비대칭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영상에서 광범위한 골화가 보여도 척수 압박이 30% 미만이면 평생 무증상으로 지내는 분도 많습니다. 반면, 골화 자체는 그리 크지 않은데 척추관이 원래 좁은 분이거나 가벼운 외상이 한 번 가해진 분에서는 갑자기 사지 마비에 가까운 증상이 발현되기도 합니다. 이른바 외상 후 척수병증(post-traumatic myelopathy)으로의 전환입니다.

증상이 시작되면 보통 다음 양상으로 진행됩니다.

초기에는 손가락이 둔해지고 단추 끼우기, 젓가락질이 어색해집니다. 손 글씨가 작아지거나 흐트러집니다. 환자분들은 흔히 "그냥 손이 늙었나 보다" 하고 넘기십니다. 이 단계가 가장 놓치기 쉽습니다.

중기에 접어들면 보행 시 다리가 무거워지고, 계단을 내려갈 때 균형이 흔들립니다. 야간에 종아리에 쥐가 나거나, 발바닥이 솜 위를 걷는 느낌이 든다고 호소하십니다. 신경학적 검사에서 호프만 반사(Hoffmann sign)와 바빈스키 반사가 양성으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후기로 가면 배뇨 장애, 변비, 그리고 보행 보조기 없이는 걷기 어려운 상태에 이릅니다. 이 단계에서는 수술을 하더라도 신경 회복이 제한적입니다. 척수 신경원이 이미 사멸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6월과 7월에는 본원에서도 신경통과 신경염 진단이 평균 대비 약 두 배 가까이 늘어납니다. 기온이 올라가고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잠재해 있던 척수 압박이 임상 증상으로 표면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본원에서 최근 6개월간 경추두개증후군 진단으로 200명 이상이 내원했고, 그중 적지 않은 비율이 영상 검사에서 후종인대골화 소견을 동반하고 있었습니다.


MRI 한 장으로는 결정할 수 없습니다

후종인대골화증의 진단과 치료 방향 결정에서는 세 가지를 동시에 봐야 합니다.

첫째는 CT입니다. 골화의 형태와 두께, 척추관 침범 정도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분절형(segmental), 연속형(continuous), 혼합형(mixed), 국소형(localized) — 네 가지 형태로 분류되는데, 연속형과 혼합형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수술 시 듀라 손상 위험이 높습니다.

둘째는 MRI T2 강조 영상입니다. 척수 내부에 고신호 변화(high signal intensity change, HSIC)가 보이는지가 핵심입니다. 이 신호는 척수 부종, 미세 허혈, 또는 회백질의 비가역적 손상을 의미하며, 수술 예후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단일 지표입니다. 고신호 변화가 한 분절 이상에 걸쳐 진하게 보이면 수술을 망설일 시간이 없습니다.

셋째는 신경학적 검진입니다. 일본정형외과학회의 JOA score(0~17점)로 평가하는데, 13점 이하면 일상생활에 명확한 장애가 있는 상태로 봅니다. 환자 본인은 "그냥 좀 불편한 정도"라고 생각하셔도, 실제로는 점수가 11~12점인 경우가 흔합니다.

국내 척추 영상 평가의 정확도에 관해, 골다공증성 척추 압박 골절을 전 척추 시상면 MRI로 분석한 국내 연구는 단일 분절만 보지 말고 흉추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이 원칙은 후종인대골화증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경추 한 분절만 보면 흉추까지 이어지는 연속형 골화를 놓칠 수 있고, 흉추 골화가 동반된 경우 보행 장애의 원인이 경추가 아니라 흉추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보존이냐 수술이냐, 결정의 기준선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은 "꼭 수술해야 하나요?"입니다. 답은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하지만 그 "다름"의 기준은 명확합니다.

보존 치료로 가는 분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영상에서 후종인대골화는 있으나 척수 압박이 30% 미만이고, JOA score 14점 이상이며, 척수 내 고신호 변화가 없고, 일상생활 기능에 명확한 제한이 없을 때입니다.

이 분들은 6개월 간격으로 추적 관찰하면서, 자세 교정, 도수치료, 신경차단술, 약물 치료(가바펜틴 계열, 근이완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로 증상을 관리합니다. 본원에서는 특히 초음파 유도 경추 신경근 차단술과 6인 전문 도수치료사 팀의 구조화 도수 프로그램을 병행합니다. 통증을 줄이면서 동시에 경추 주변 근육의 긴장도를 낮춰 신경 압박을 완화하는 접근입니다.

경추 보존 치료에서 경피적 시술의 위치에 대해서는 국내 연구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임우정 등이 22명의 경추 추간판 질환 환자에 대해 경피적 경추 수핵성형술(Cervical Nucleoplasty)의 결과를 분석한 연구(Korean Journal of Pain 2011)와, 후속으로 발표된 The Nerve 2016년 효능 분석 연구는 선택된 환자에서 경피적 시술이 수술 전 단계의 보존 치료 옵션으로 의미가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단, 후종인대골화증 자체는 골화된 인대가 압박의 원인이므로 수핵성형술의 직접 적응증은 아닙니다. 동반된 추간판 병변이 있을 때 보조적으로 고려됩니다.

수술을 망설이지 말아야 할 분은 다음 조건에 해당하는 경우입니다.

이 기준에 해당하면 더 고생하지 마시고 수술을 받으십시오. 척수 손상은 일정 단계를 넘으면 회복이 비가역적이고, 수술 시점이 늦어질수록 수술의 효과 자체가 떨어집니다.


수술을 결정했다면 — 전방이냐 후방이냐

수술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어느 쪽이 정답이라기보다는, 환자의 골화 형태와 척추 정렬, 분절 수에 따라 선택됩니다.

구분 전방 접근 (ACDF/Corpectomy) 후방 접근 (Laminoplasty)
원리 압박 원인 직접 제거 척추관을 뒤로 넓힘(간접 감압)
적응증 1~2분절 국소 골화 3분절 이상 연속형 골화
장점 직접 감압, 골화 제거 듀라 손상 위험 낮음, 분절 운동 보존
단점 듀라 손상 위험 5~15% 후방 통증, 경추 전만 감소
회복 기간 6~12주 8~16주
장기 위험 인접 분절 골화 진행 가능 남은 분절 골화 진행 가능

국내 신경외과에서는 다발성 경추 압박 질환에 대한 개방성 후궁성형술의 안전성과 효과가 일찍부터 보고되어 왔습니다. 특히 후종인대골화증이 3분절 이상 연속으로 침범한 경우, 전방 접근으로는 듀라 손상과 뇌척수액 누출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후궁성형술이 1차 선택지가 됩니다.

최근 경추 디스크 인공 치환술(Cervical Disc Arthroplasty)도 일부 선택적인 환자에서 시도됩니다. 2025년 발표된 300례 분석에서는 합병증률이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보고됐지만, 후종인대골화증 자체에는 적응증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유의하셔야 합니다. 인공 디스크는 분절 움직임을 보존하기 위한 술기인데, 골화된 인대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움직임이 오히려 잔존 압박에 의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추부 협착에 대해 2026년 잇따라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들도 이 점을 일관되게 지적합니다. 수술법 선택은 압박의 위치(전방 vs 후방), 분절 수, 그리고 경추 정렬 상태를 종합 평가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현재의 컨센서스입니다.


수술 후 재활은 단순한 회복이 아닙니다

수술이 잘 끝났다고 끝이 아닙니다. 척수가 압박에서 풀려난 직후, 신경의 재배선(rewiring)이 진행되는 시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최종 회복도가 30~40% 차이 납니다.

1~4주차에는 보조기를 착용하며 봉합 부위가 안정화되도록 합니다. 동시에 어깨와 손가락의 미세 움직임을 조심스럽게 시작합니다. 글씨 쓰기, 단추 끼우기 같은 정밀 운동을 하루 10분씩 반복합니다. 신경은 사용하지 않으면 회복도 늦어집니다.

5~12주차에는 경추 가동 범위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후방 접근 환자에서는 경추 후방 근육이 절개되었기 때문에, 등세모근과 견갑거근의 등척성 운동이 핵심입니다. 이 시기에 걷는 시간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척수 회복에 결정적입니다. 척수가 신호를 다시 보내는 법을 익히려면 반복적인 자극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3개월 이후부터는 수영, 빠르게 걷기, 가벼운 근력 운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합니다. 단, 무거운 무게를 머리 위로 드는 동작, 격렬한 충돌이 있는 스포츠는 1년 이상 피하셔야 합니다.

라종윤 등이 발표한 일측 요천추 신경근병증 환자의 피부 온도 변화 연구(Annals of Rehabilitation Medicine 2013, DOI: 10.5535/arm.2013.37.3.355)는 신경 회복 과정에서 자율신경 회복이 운동 회복보다 늦게 일어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즉, 손에 힘이 돌아오는 것보다 손이 차거나 저린 느낌이 사라지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 정상이라는 뜻입니다. 환자분들이 "수술했는데 왜 아직도 저려요?"라고 물으시면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신경은 빨리 풀리지만, 자기 자리를 다시 찾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립니다."

본원에서 수술 전 종합 평가를 받으신 분들께는 경추 협착증, 진단부터 치료까지를 함께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또한 경추 신경뿌리 압박에 대한 보조적 시술 옵션이 궁금하시다면 풍선확장술,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어떤가요? (SZ641)도 참고가 됩니다.


맺음말

후종인대골화증의 핵심은 "지켜볼 시간"과 "결정할 시간"의 경계선을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무증상 단계에서는 신경학적 검진과 영상 추적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지만, 척수 내 신호 변화가 보이거나 일상 기능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수술 결정을 미루지 마십시오. 척수는 한번 손상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은 유전적 소인이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60세 전후 한 번쯤 경추 측면 CT로 확인해보시기를 권합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1661-6610

자주 묻는 질문

Q: 후종인대골화증이 발견됐는데 증상이 없습니다. 그래도 수술해야 하나요?

A: 무증상 단계라면 즉시 수술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영상에서 골화가 보이더라도 척수 신호 변화나 신경학적 결손이 없다면 6~12개월 간격의 정기 추적과 자세 관리, 목 외상 예방으로 충분히 관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진행 속도와 척추관 협착 정도에 따라 개인차가 크므로, 척추 전문의의 주기적 평가는 반드시 받으시기 바랍니다.

Q: 손에 힘이 빠지고 단추 채우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보존 치료로 회복될 수 있나요?

A: 손 미세 운동 장애는 척수병증의 대표 신호이며, 이 단계에서는 보존 치료의 회복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척수 압박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자연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시간이 지날수록 회백질 손상이 누적됩니다. 진료실에서는 이 증상이 시작된 시점을 수술 결정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봅니다. 빠른 MRI 재평가를 권장드립니다.

Q: 수술하면 인대 골화 진행이 완전히 멈추나요?

A: 수술의 목적은 골화 자체를 제거하거나 진행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눌린 척수에 공간을 확보해 신경 손상을 막는 데 있습니다. 수술 후에도 골화는 다른 분절에서 서서히 진행될 수 있어 장기 추적이 필요합니다. 진행 속도와 양상은 개인마다 다르며, 정확한 예후 판단은 전문의 진료를 통해 받으시기 바랍니다.

Q: 전방 접근과 후방 접근 중 어느 수술이 더 좋은가요?

A: 정답은 없습니다. 골화의 위치, 분절 개수, 경추 정렬, 골화 비율에 따라 접근법이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1~2분절의 국소 골화는 전방 접근이, 다분절에 걸친 광범위 골화는 후방 접근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환자마다 해부학적 조건과 동반 질환이 다르기 때문에, 영상 판독과 신경학적 검진을 종합한 전문의 상담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참고 문헌

  1. 라종윤, 안선, 이근호, 윤태욱 (2013). . . DOI: 10.5535/arm.2013.37.3.355
  2. 임우정 외 (2011). . . DOI: 10.3344/kjp.2011.24.1.36
  3. (2013). . . DOI: 10.5535/arm.2013.37.5.730
  4. Lim WJ, Hur JW, Ahn SY 외 (2016). . . DOI: 10.21129/nerve.2016.2.2.66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