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00년 전문의 취득)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졸업

최종 업데이트: 2026-06-04

밤마다 다리저림으로 잠 못 이룰 때, 풍선확장술 결정 신호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밤에만 심해지는 다리저림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단순한 디스크가 아니라 척추관 협착에 의한 신경뿌리 압박일 가능성이 높고, 이 시점이 바로 풍선확장술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는 신호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이겁니다. "낮에는 그래도 견딜 만한데, 누우면 저려서 잠을 못 잡니다." 60대 환자분이 자정 가까이 응급실 대신 저희 진료실로 전화 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발끝부터 종아리까지 벌레가 기어다니는 느낌이 새벽 3시마다 깨운다고 하셨죠. MRI를 찍어보니 요추 4-5번 사이 척추관이 정상의 절반 이하로 좁아져 있었습니다. 흔히 디스크라고 알고 계신 그 질환과는 결이 다릅니다.

[📷 사진1: 진료실에서 환자의 다리 감각검사를 시행하는 김상현 원장의 진료 장면]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야간에 심해지는 다리저림은 단순히 "디스크가 더 부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척추관 내부의 정맥총(venous plexus)이 누운 자세에서 충혈되면서 가뜩이나 좁아진 신경 통로를 더 압박하는 해부학적 사건입니다. 이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왜 약이 잘 듣지 않는지, 왜 시술이 필요한지 납득이 갑니다.


왜 하필 밤에만 저린가 — 정맥울혈이라는 숨은 범인

낮에 서 있을 때는 중력이 척추관 내 정맥혈을 아래로 끌어내립니다. 그런데 누우면 다리에서 척추로 올라간 정맥혈이 척추관 안쪽에 그대로 고입니다. 정상적인 척추관이라면 충분히 여유가 있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협착이 진행된 척추관에서는 이 정맥울혈만으로도 신경뿌리가 압박을 받습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평소에는 4차선이라 차가 좀 많아도 흐름이 유지되던 도로가 공사로 1차선이 되었다고 가정해보십시오. 낮 시간 평상 교통량은 그럭저럭 빠지지만, 출근 시간대처럼 차량이 몰리면 전체가 멈춥니다. 척추관 협착증 환자에게 야간 와위 자세는 출근 시간대 같은 상황입니다. 정맥혈이 몰려 들어와 신경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일시적으로 차단되고, 이때 환자분은 "저림"이라는 감각으로 경험합니다.

이 현상은 의학적으로 정맥성 파행(venous claudication)이라 부르며, 동맥성 혈류 장애와는 분명히 구분됩니다. 일반적인 디스크 탈출증은 누우면 오히려 편한 경우가 많은데, 야간 악화는 협착의 신호로 봐야 한다는 임상 가이드라인의 주요 권고 사항입니다.

[📷 사진2: 정상 척추관과 협착된 척추관의 단면 비교 해부도해 일러스트]

7월과 8월에 신경통 환자가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데, 이는 여름철 수분 손실로 디스크 내압이 떨어져 디스크가 납작해지면서 척추관이 더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본원 EMR 분석상 매년 한여름에 야간 저림 호소가 가장 많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디스크인가 협착인가 — 환자 스스로 구분하는 핵심 단서 세 가지

진료를 보면 본인이 디스크라고 확신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검사를 해보면 협착인 경우가 절반이 넘습니다. 두 질환은 치료 접근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구분이 중요합니다.

첫째, 자세에 따른 통증 변화입니다. 디스크는 앞으로 숙이면 더 아프고 뒤로 젖히면 편합니다. 협착은 반대입니다. 허리를 굽히고 카트를 밀고 걸으면 100미터를 가도 끄떡없는데, 똑바로 서서 빨래를 널면 30초 만에 다리가 저립니다. 이를 신경학적으로 신경원성 파행(neurogenic claudication)이라 부릅니다.

둘째, 연령입니다. 디스크 탈출은 30~40대에 흔하고, 협착은 60대 이후 급증합니다. 척추관 주변 황색인대가 노화로 두꺼워지고, 후관절(facet joint)이 비대해지면서 점진적으로 발생합니다. 위장 점막이 만성 위염에서 장상피화생을 거쳐 위축성 위염으로 진행되는 것과 유사한 적응 변화입니다. 황색인대가 위산에 시달린 위 점막처럼 두꺼워지면서 척추관을 안쪽으로 밀어넣는 구조 변화가 일어납니다.

셋째, 밤에 심한가입니다. 앞서 설명한 정맥울혈 메커니즘 때문에 협착이 야간에 악화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디스크는 보통 아침 기상 시 가장 심하고 활동하면서 풀립니다.

자세를 굽히면 편해지고, 60세 이상이며, 밤에 다리저림으로 깬다면 협착증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세 가지가 모두 해당된다면 단순 MRI만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신경학적 평가를 함께 받아야 합니다.

물론 감별진단은 신중해야 합니다. 말초신경병증, 다발성 시스템 위축증, 척수성 근위축증 같은 신경계 질환도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양측 다리가 동시에 진행성으로 약해지는 경우에는 단순한 협착이 아니라 척수 자체 병변을 의심해야 한다는 점을 진료 가이드라인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 사진3: 환자가 진료실에서 자세 검사(굽힘/신전)를 시행하는 장면]


약과 주사로 버텨야 하는 시기, 시술이 필요한 시기

협착증 진단을 받았다고 모두 시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본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단계적 접근을 원칙으로 합니다.

단계 증상 강도 1차 치료 효과 판정 시점
초기 보행 500m 이상, 수면 양호 약물치료, 도수치료 4~6주
중기 보행 100~500m, 야간 저림 시작 신경차단술 1~2회 시술 후 2주
진행기 보행 100m 이하, 수면 방해 매일 풍선확장술 검토 시술 후 4주
말기 배뇨장애, 양측 마비 진행 수술 의뢰 즉시

대한통증학회지에 발표된 만성 요통 및 하지방사통에 대한 중재적 시술 연구에서도, 보존적 치료에 4~8주간 반응이 없는 환자군에서 경막외 접근 시술이 의미 있는 통증 감소를 보였다는 근거가 축적되어 있습니다(KJP 2023).

여기서 환자분들이 가장 헷갈리시는 것이 "시술과 수술의 차이"입니다. 단순 신경차단술은 통증 신호를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반면 풍선확장술은 좁아진 신경 통로 자체를 물리적으로 넓혀주는 시술입니다. 통증을 누르는 게 아니라 통증의 원인을 줄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출발점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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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확장술이란 무엇인가 — 5mm 카테터로 신경 통로 넓히기

풍선확장술의 정확한 명칭은 "경막외 풍선 카테터를 이용한 신경 유착박리술 및 척추관 확장술"입니다. 꼬리뼈 부근의 천추열공(sacral hiatus)을 통해 약 2mm 굵기의 특수 카테터를 삽입한 뒤, X선 영상을 보면서 좁아진 부위까지 정확하게 진입시킵니다. 카테터 끝에 달린 작은 풍선을 0.5~1ml의 조영제로 부풀려 좁아진 공간을 물리적으로 확장하고, 동시에 신경 주위에 들러붙은 유착 조직을 박리합니다.

[📷 사진4: C-arm 투시 장비 아래에서 시술을 시행하는 시술실 장면]

핵심은 이겁니다. 이 시술은 단순한 주사가 아닙니다. 좁아진 공간 자체에 기계적 작용을 가하는 시술이며, 동시에 항염증 약제를 정확한 위치에 전달합니다. 두 가지 효과가 결합되어 작용한다는 점이 일반 경막외 주사와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시술 시간은 보통 20~30분이며 부분마취 하에서 진행됩니다. 환자분은 엎드린 자세로 시술을 받으시고, 시술 중에 의료진과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신경 자극 시 즉시 의사소통이 됩니다. 시술 후 1~2시간 회복실에서 안정을 취하신 후 당일 귀가가 원칙입니다.

대한통증학회지의 만성 척추 통증 환자에서의 중재적 시술 효과에 관한 연구들은 시술 후 6개월 시점에서도 통증 점수와 보행 거리가 의미 있게 호전되었음을 보고하고 있습니다(KJP 2016). 다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환자 선택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누가 받으면 좋고, 누가 받지 말아야 하는가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풍선확장술이 만능은 아닙니다. 시술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적응증을 정확히 판단해야 합니다.

시술이 적합한 경우
- 보존적 치료(약물, 물리치료, 신경차단술)에 6주 이상 반응이 없는 만성 요통 및 하지 방사통
- MRI상 척추관 협착 또는 추간공 협착이 확인된 경우
- 야간 저림으로 수면이 방해받는 신경원성 파행 증상
- 척추 수술 후 잔존 통증(failed back surgery syndrome)
- 고령 또는 동반 질환으로 전신마취 수술이 부담스러운 경우

시술이 부적합하거나 신중해야 하는 경우
- 진행성 근력 약화 또는 배뇨/배변 장애가 있는 경우 → 즉시 수술 의뢰
- 시술 부위 감염이 있거나 패혈증이 우려되는 경우
- 출혈 경향이 있거나 항응고제 조절이 어려운 경우
- 조영제 알레르기가 심한 경우
- 매우 심한 협착으로 카테터 진입 자체가 불가능한 해부학적 변이

이 점이 중요합니다. 풍선확장술은 "수술 직전 환자"를 위한 시술이 아닙니다. 오히려 "수술까지 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시술"입니다. 그래서 너무 진행된 케이스보다는, 보존적 치료의 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한 중간 단계에서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 사진5: 시술 후 회복실에서 환자가 안정을 취하는 모습]


시술 후 회복,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피해야 하는가

시술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시술 후 관리입니다. 풍선확장술은 좁아진 공간을 넓혔지만, 그 공간을 다시 좁히는 원인 — 즉 잘못된 자세 습관, 약화된 근육, 만성 염증 환경 — 을 해결하지 않으면 효과가 오래가지 못합니다.

시술 당일~3일
- 시술 부위에 무거운 것을 들거나 허리에 강한 충격을 주는 행위 금지
- 샤워는 시술 다음 날부터 가능, 통목욕은 1주일 후
- 처방받은 항생제와 진통제는 끝까지 복용
- 다리저림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으나 3~5일 내 호전됨

시술 후 1~2주
- 가벼운 걷기 시작 (하루 20~30분, 2~3회 분할)
- 허리를 굽혀 무거운 물건 드는 동작 절대 금지
- 장시간 같은 자세 유지 피하기 (1시간마다 5분 휴식)
- 통증 패턴이 변화하는지 일지를 쓰면 다음 진료에 큰 도움이 됩니다

시술 후 3~6주
- 코어 근육 강화 운동 시작 (전문 도수치료사 지도 하에)
- 다음과 같은 운동이 권장됩니다
- 무릎 가슴으로 끌어당기기 (양쪽 교대 10회 × 3세트)
- 골반 기울이기 (10초 유지 × 10회)
- 데드버그 운동 (좌우 교대 10회 × 2세트)

대한재활의학회지의 척추 질환 재활 관련 연구들은 시술 후 4~6주 시점에 시작하는 점진적 근력 강화 운동이 장기 예후를 의미 있게 개선시킨다고 보고합니다(ARM 2016). 시술 후 첫 6주가 향후 1년의 결과를 결정한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 사진6: 도수치료실에서 치료사가 환자의 코어 강화 운동을 지도하는 장면]

본원의 6인 전문 도수치료사 팀은 풍선확장술 후 환자를 위한 12회 구조화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어, 시술 효과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실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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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차단술, 풍선확장술, 수술 —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환자분들이 가장 헷갈려 하시는 부분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구분 신경차단술 풍선확장술 수술
목적 통증 신호 차단 신경 통로 확장 + 유착 박리 압박 구조물 제거
마취 부분마취 부분마취 전신/척추마취
시술 시간 10~15분 20~30분 1~3시간
절개 없음 없음 (2mm 천자) 3~10cm
입원 외래 외래 3~7일
회복 즉시 일상 복귀 1~2주 4~12주
효과 지속 수주~수개월 6개월~수년 영구적 (재협착 가능)
반복 시술 가능 가능 (보통 1~2회/년) 어려움
고령자 부담 매우 낮음 낮음 높음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시술로 끌고 가서도 안 되고, 시술로 해결될 환자에게 수술을 권해서도 안 됩니다.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단계를 선택하는 것이 임상의의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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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밤마다 다리저림으로 잠을 설치는 상황을 "나이 들어 그런 거"로 넘기지 마십시오. 그 저림은 신경뿌리가 보내는 구조 신호입니다. 보존적 치료를 6주 정도 시도해 보고도 차도가 없다면, 그리고 야간 증상이 점점 잦아진다면 풍선확장술을 진지하게 검토하실 때입니다.

시술이 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단순 약물치료로 충분한 분도 있고, 반대로 즉시 수술이 필요한 분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막연한 두려움으로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는 것입니다. 더 좁아지기 전에, 더 못 걷게 되기 전에, 정확한 평가를 받으십시오.


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대표 1661-6610 · 상담 010-6229-1418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참고 문헌

  1. 대한통증학회 (2016). . . DOI: 10.3344/kjp.2016.29.4.262
  2. 대한통증학회 (2023). . . DOI: 10.3344/kjp.22225
  3. 대한통증학회 (2023). . . DOI: 10.3344/kjp.23220
  4. Kim SJ, Yang YN, Lee JW et al (2016). . . DOI: 10.5535/arm.2016.40.5.769
  5. 이중엽, 박병주 (2011). . . DOI: 10.5124/jkma.2011.54.10.1006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