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깊은 곳이 쑤시는데 MRI는 정상? 이상근증후군과 신경차단술 진단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허리 MRI가 깨끗한데 엉덩이 깊은 곳이 묵직하게 쑤시고 다리까지 저린 환자의 상당수는 이상근증후군이며, 정확한 진단은 영상이 아니라 초음파유도 신경차단술로 확정해야 합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겁니다. "원장님, 다른 병원에서 MRI까지 다 찍었는데 정상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엉덩이 한쪽이 빠질 듯이 아프고 오래 앉아 있으면 발끝까지 저려요." 환자분의 손은 어김없이 엉덩이 한복판, 정확히는 천골과 대전자 사이의 깊은 지점을 짚고 있습니다. 이 환자분들의 진단명은 대부분 이상근증후군(piriformis syndrome)입니다.
문제는 이상근증후군이 단순 영상검사로 잡히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디스크 탈출도 없고, 협착도 없고, 혈관 문제도 아닙니다. 그래서 환자는 이 병원 저 병원을 떠돌게 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질환의 진단 정확도를 한 번에 끌어올리는 도구는 진단적 신경차단술(diagnostic nerve block)입니다. 오늘은 왜 그런지, 어떤 메커니즘으로 진단이 확정되는지 차근차근 풀어드리겠습니다.
좌골신경이 이상근을 지나갈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이상근은 천골 앞면(ventral surface of sacrum)에서 시작해 대좌골공(greater sciatic foramen)을 빠져나와 대퇴골 대전자 상부에 부착되는 작은 외회전근입니다. 길이 약 6~8cm, 두께 1.5cm 내외의 평범한 근육이지만, 해부학적 위치 때문에 임상적 의미가 큽니다. 좌골신경이 바로 이 근육의 아래쪽 가장자리(infrapiriform foramen)를 통과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해부학적 변이입니다. 정상 인구의 약 83%는 좌골신경이 이상근 아래로 빠져나가는 표준형(Beaton type A)이지만, 나머지 약 17%는 신경이 근육을 관통하거나 위쪽으로 지나가는 변이형을 가집니다. 변이형 환자에서 이상근증후군 발생률이 통계적으로 더 높다는 보고가 누적되어 있습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좁은 터널 아래로 굵은 전선이 지나가는 구조인데, 터널 천장(이상근)이 만성적인 긴장으로 두꺼워지거나 경련을 일으키면 전선(좌골신경)이 눌리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상근의 변이형 환자는 전선이 아예 천장을 뚫고 지나가는 구조이므로, 천장이 조금만 부어도 전선이 직접 눌립니다.
병태생리학적 관점에서 이상근의 만성 긴장은 단순 근육통이 아닙니다. 근막 트리거 포인트(myofascial trigger point)가 형성되면 근섬유 내부에 칼슘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고, 액틴-마이오신 결합이 풀리지 않은 채로 고착됩니다. 이 부위의 혈류가 떨어지면서 국소 허혈이 발생하고, 브래디키닌·프로스타글란딘·서브스턴스P 같은 통증유발물질이 분비됩니다. 동시에 좌골신경에 가해지는 기계적 압박이 신경의 축삭 수송(axoplasmic transport)을 저해하여 방사통을 만듭니다.
이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왜 환자의 통증이 "단순 엉덩이 통증"과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이 섞여 나타나는지 설명됩니다. 근막 트리거 포인트는 국소 통증을, 신경 압박은 방사통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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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MRI로는 이상근증후군을 진단할 수 없나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이상근증후군은 근본적으로 "기능적 진단명"입니다. 즉 영상에서 보이는 구조적 이상이 아니라, 특정 자세와 동작에서 신경이 동적으로 눌리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MRI는 누워서 찍습니다. 그것도 양 다리를 가지런히 편 자세에서요. 그런데 이상근증후군 환자의 통증은 앉을 때, 다리를 꼬을 때, 운전대를 잡고 30분 이상 운전할 때 발생합니다. 즉 검사 자세와 통증 유발 자세가 정반대입니다. 누운 채 찍은 영상에서 신경 압박이 보일 리 없습니다.
전기근전도검사(EMG)도 한계가 있습니다. 좌골신경이 만성적으로 약하게 눌리는 경우 신경 전도 속도가 정상 범위 안에 머무는 경우가 흔합니다. 신경의 축삭이 끊어진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눌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임상적 진단 기준이 만들어졌습니다.
| 진단 도구 | 민감도 | 특이도 | 한계 |
|---|---|---|---|
| 허리 MRI | 낮음 | - | 누운 자세, 구조적 변화 부재 |
| 좌골신경 EMG | 약 50% | 높음 | 만성 경증 압박 시 정상으로 판독 |
| FAIR 검사(굴곡-내전-내회전) | 약 78% | 약 80% | 시행자 숙련도 의존 |
| 진단적 신경차단술 | 약 87% | 높음 | 시술 자체로 진단 + 치료 동시 가능 |
이 표를 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현재까지의 임상 근거상 가장 정확한 진단 도구는 진단적 신경차단술입니다. 2026년 The American Surgeon에 게재된 신경차단술의 진단 정확도에 관한 메타분석(PMID: 41026580)에서도 흉곽출구증후군과 같이 영상으로 확인이 어려운 신경 압박 증후군에서 신경차단술의 진단 정확도가 약 87%로 보고되었습니다. 이상근증후군처럼 동적 압박이 본질인 질환에서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진단적 신경차단술이 핵심인 이유
진단적 신경차단술의 원리는 단순합니다. 의심되는 통증 발생원에 국소마취제를 정확히 주입했을 때 통증이 즉시 50% 이상 줄어들면 그 부위가 통증의 원인이라는 추론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상근증후군의 경우 초음파유도 하에 이상근과 좌골신경 사이 공간(piriformis-sciatic interface)에 리도카인이나 부피바카인을 주입합니다.
Hodge J가 Seminars in Ultrasound, CT, and MR(2005, PMID: 15856811)에서 정리한 경피적 신경블록의 원칙이 바로 이 진단-치료 통합 모델입니다. 이 논문은 척추 주변 신경블록이 진단적 평가의 일부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정확한 위치"입니다. 과거에는 형광투시(C-arm)나 손감각(blind injection)으로 시술했지만, 이상근의 위치 변이가 워낙 커서 정확도가 60%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현재는 초음파유도 시술이 표준입니다. 2026년 Journal of Clinical Anesthesia에 발표된 초음파유도 시술에 관한 메타분석(PMID: 41455152, n=1,424)에서도 초음파유도 신경블록이 통증 감소 폭 평균 VAS 2.5점, 부작용 발생률 유의 감소를 보였습니다.
진단적 신경차단술의 또 다른 강점은 "치료적 효과의 동시 발현"입니다. 진단을 위해 주입한 국소마취제가 그 자리에서 트리거 포인트를 풀어주고, 추가로 소량의 스테로이드를 함께 주입하면 약 4~6주의 통증 완화 효과를 얻습니다. 즉 한 번의 시술로 진단과 1차 치료를 동시에 끝냅니다.
5월~6월 EMR 통계상 본원에서 상세불명의 신경통 및 신경염 환자가 평년 대비 80% 이상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야외 활동이 늘면서 골반 주변 근육의 사용량이 급증하고, 등산이나 골프 후 이상근이 과사용되는 환자가 줄을 잇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엉덩이 깊은 곳 통증을 방치하면 트리거 포인트가 고착되어 만성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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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술 후 어떻게 진행되나, 그리고 다음 단계 치료
진단적 신경차단술 후 통증이 50% 이상 감소하면 이상근증후군이 거의 확진됩니다. 여기서 환자분들의 반응은 둘로 나뉩니다.
첫째, 한 번의 시술로 통증이 거의 사라지고 그대로 유지되는 그룹. 약 30%의 환자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자세 교정과 스트레칭만으로 재발 없이 지냅니다.
둘째, 시술 직후에는 통증이 사라졌다가 2~4주 후 재발하는 그룹. 약 50%의 환자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그룹은 트리거 포인트가 고착화되어 단순 마취제로는 풀리지 않는 상태이며, 추가 치료가 필요합니다.
셋째, 시술 효과가 미미한 그룹. 약 20%입니다. 이 경우 이상근증후군 외 다른 진단을 다시 검토합니다. 천장관절염, 좌골신경 자체의 신경병증, 또는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인한 추간공 협착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 그룹 | 비율 | 다음 단계 | 예후 |
|---|---|---|---|
| 1회 시술 후 완치형 | 약 30% | 자세 교정, 스트레칭 | 우수 |
| 부분 호전 후 재발형 | 약 50% | ESWT + 도수치료 + 추가 신경블록 | 양호 |
| 효과 미미형 | 약 20% | 감별진단 재검토, 다른 통증원 평가 | 추가 평가 필요 |
두 번째 그룹의 표준 치료는 통합 접근입니다. 체외충격파(ESWT)는 이상근의 근막 트리거 포인트를 기계적 충격파로 직접 풀어주고, 도수치료는 골반의 비정렬과 천장관절 기능부전을 함께 교정합니다. 본원의 6인 전문 도수치료사 팀이 12회 구조화 프로그램으로 진행합니다.
2026년 Archives of Orthopaedic and Trauma Surgery에 발표된 신경블록의 통증 감소 효과 메타분석(PMID: 41493622, n=1,059)에서도 정확한 신경블록이 VAS 4점 수준의 통증 감소를 일관되게 보였으며, 24개월 추적관찰에서 통증 재발률이 유의하게 낮았습니다.
집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이상근 스트레칭
수술이나 시술이 끝나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이상근증후군의 본질은 자세와 동작 습관입니다. 시술로 트리거 포인트를 풀어도 같은 자세를 반복하면 같은 자리에 트리거 포인트가 다시 형성됩니다.
스트레칭의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상근의 등척성 길이를 늘려 좌골신경 압박을 완화합니다. 둘째, 트리거 포인트의 재형성을 막기 위해 근섬유의 활주(gliding)를 유지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동작은 "그림 4 스트레칭(Figure-4 stretch)"입니다. 누운 자세에서 한쪽 발목을 반대편 무릎 위에 올려 숫자 4 모양을 만들고, 반대편 허벅지를 양손으로 잡아 가슴 쪽으로 당겨옵니다. 이때 30초 유지, 5회 반복, 하루 3세트가 표준입니다.
핵심은 "통증이 시작되기 직전 지점에서 멈추는 것"입니다. 이상근증후군 환자가 무리하게 스트레칭하면 좌골신경이 더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다리 저림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통증 직전에서 30초 버티는 것이 통증 한복판에서 5초 버티는 것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대한재활의학회지 Annals of Rehabilitation Medicine에 발표된 한국형 어깨질환 평가도구의 신뢰도 연구처럼, 한국 재활의학계는 환자 평가도구의 정량화에 깊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상근증후군 환자에서도 일상생활기능지수(ADL)를 매주 기록하면서 스트레칭 효과를 정량적으로 추적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함께 권하는 일상 습관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한 자세로 30분 이상 앉아 있지 않기 (타이머 활용)
- 운전 시 30분마다 차에서 내려 골반 회전 동작 5회
- 다리 꼬는 자세 절대 금지 (이상근 만성 긴장의 1차 원인)
- 두꺼운 지갑을 뒷주머니에 넣고 앉지 않기
- 앉을 때 골반 위치를 점검하는 습관 (좌우 좌골이 균등하게 닿는지)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것들
마무리하며
다시 강조드립니다. 엉덩이 깊은 곳이 묵직하게 쑤시고 다리까지 저린데 허리 MRI는 정상이라면, 이상근증후군 가능성을 반드시 평가받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 질환의 진단은 영상이 아니라 초음파유도 진단적 신경차단술로 확정하는 것이 임상 표준입니다.
이상근증후군은 단순 근육통이 아니라 신경이 동적으로 눌리는 기능적 질환이며, 정확한 진단과 통합 치료(신경차단술 + 도수치료 + 자세 교정)로 대부분 해결됩니다. 더 고생하지 마시고 정확한 진단부터 받으십시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1661-6610
자주 묻는 질문
Q: 허리 MRI가 정상으로 나왔는데 왜 엉덩이와 다리가 계속 저린가요?
A: 허리 MRI는 디스크와 협착증을 보는 검사이며, 엉덩이 깊은 곳의 이상근과 좌골신경 압박은 영상으로 잘 잡히지 않습니다. 이상근증후군은 해부학적 변이와 근막 트리거 포인트가 원인이라 MRI 음성이어도 충분히 발생합니다. 진료실에서는 이학적 검사와 진단적 신경차단술로 감별하므로, 영상 정상이라는 결과만으로 통증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Q: 초음파유도 신경차단술은 어떤 원리로 진단을 확정하나요?
A: 이상근 주변 좌골신경 부위에 국소마취제를 정확히 주입한 후 통증 양상이 즉각 호전되면 통증의 원인이 그 부위임을 역으로 입증하는 방식입니다. 본원에서는 초음파로 신경과 근육을 실시간 확인하며 시행하므로 깊은 구조물 접근이 안전합니다. 다만 환자 체형과 변이형 유무에 따라 차이가 있어 전문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Q: 이상근증후군은 디스크나 좌골신경통과 어떻게 구별하나요?
A: 디스크성 통증은 허리 자체의 통증과 함께 특정 신경뿌리 분포를 따라 저림이 나타나지만, 이상근증후군은 엉덩이 한복판 깊은 지점이 빠질 듯이 쑤시고 오래 앉아 있을 때 악화되는 양상이 특징입니다. 진료실에서는 FAIR 검사, Pace 검사 같은 이학적 도수검사와 영상 소견, 신경차단술 반응을 종합해 감별합니다. 자가 판단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Q: 신경차단술을 받으면 통증이 바로 사라지고 재발하지 않나요?
A: 차단술 직후에는 마취 효과로 통증이 크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진단적 의미가 일차적이며 치료 효과의 지속 여부는 별개입니다. 근육 긴장이 풀리고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호전이 유지되는 경우도 있지만, 자세 습관과 근막 상태에 따라 재발하기도 합니다. 스트레칭, 자세 교정과 병행해야 하며 개인 차이가 크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장합니다.
참고 문헌
- Guerra-Londono CE, Privorotskiy A, Cozowicz C (2021). . . DOI: 10.1001/jamanetworkopen.2021.33394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