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00년 전문의 취득)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졸업

최종 업데이트: 2026-04-29

다리에 쥐가 자주 나는 중년, 단순 마그네슘 부족이 아닐 수도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50대 이후 밤마다 종아리에 쥐가 나는 증상의 상당수는 마그네슘 부족이 아니라 척추관 협착증과 신경뿌리 유착에서 시작됩니다. 영양제 한두 달 먹어도 차도가 없다면 허리 MRI를 한 번은 찍어보셔야 합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겁니다. "원장님, 마그네슘도 챙겨 먹고 바나나도 먹는데 왜 자꾸 종아리에 쥐가 나죠? 자다가 비명을 지르면서 깨요." 50대 중반 이후 환자분들 중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다들 마그네슘, 칼륨, 수분 부족 이야기만 나오니까요.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영양제 한 달 먹고 안 나아지면 그건 영양 문제가 아닙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중년 이후의 야간 하지 경련(nocturnal leg cramp)은 종아리에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 허리 신경뿌리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그 메커니즘과 진단법, 그리고 비수술 치료의 결정타인 풍선확장술까지 짚어드리겠습니다.


왜 다리에 쥐가 나는가, 종아리가 아닌 허리 이야기부터

근육이 멋대로 수축해서 풀리지 않는 현상을 의학적으로 cramp 또는 myoclonic spasm이라고 부릅니다. 정상적인 근수축은 척수의 알파 운동신경이 정확한 빈도로 발화해야 가능한데, 그 신경이 잘못된 신호를 보내거나 과흥분 상태에 빠지면 근육이 풀리지 못한 채로 굳어버립니다.

여기까지는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설명입니다. 그럼 왜 50대 이후에 갑자기 늘어날까요? 단순 노화가 아닙니다. 요추 신경뿌리(L4, L5, S1)가 만성적으로 압박되거나 주변 조직과 유착되면, 신경이 자극에 과민해지면서 야간에 자율신경 톤이 떨어지는 시간대에 비정상 발화를 일으킵니다. 종아리 경련은 그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입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도시 변두리 가로등이 깜빡거립니다. 가로등을 갈아 끼워도 안 됩니다. 알고 보니 변전소 케이블이 낡고 절연이 까져서 누전되고 있는 겁니다. 종아리 마그네슘은 가로등이고, 요추 신경뿌리는 변전소 케이블입니다. 변전소를 손보지 않으면 가로등은 계속 깜빡거립니다.

대한신경외과학회지에 실린 척추관 관련 논문들을 보면, 신경뿌리가 압박되는 부위에서 단순 기계적 압박만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신경 외막에 미세한 염증이 만성화되면서 주변 경막외 지방조직과 섬유성 유착이 형성됩니다. 이 유착이 자세 변화에 따라 신경을 잡아당기게 되고, 누워서 자세를 풀려 할 때(즉, 잠자리에 누웠을 때) 도리어 신경이 비정상 신호를 발화합니다. 그래서 야간에 쥐가 잘 나는 겁니다.

요근막(thoracolumbar fascia)과 신경뿌리 사이의 활주 구조를 보면, 본래 신경이 자유롭게 미끄러져야 하는데 만성 염증과 유착이 이 활주를 막아버립니다. 이는 방아쇠수지에서 A1 활차가 두꺼워지면서 굴곡힘줄의 활주가 막히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위치만 다를 뿐, 근본 병태는 "활주 공간의 만성 염증과 유착"이라는 같은 줄기에서 나옵니다.


단순 마그네슘 부족과 다른 점, 이렇게 가려냅니다

저는 진료실에서 환자분께 다음 다섯 가지를 반드시 여쭤봅니다. 이 중 두 개 이상에 해당하면 영양제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첫째, 쥐가 종아리뿐 아니라 발바닥, 발가락, 허벅지 뒤쪽까지 옮겨다닙니다. 단순 전해질 문제는 종아리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지만, 신경뿌리 문제는 분절 신경 분포(dermatome, myotome)를 따라갑니다. 발바닥은 S1, 종아리 외측은 L5, 허벅지 앞쪽은 L4입니다.

둘째, 걷다가 종아리가 터질 듯해서 쪼그려 앉아 쉬어야 다시 걸을 수 있습니다(신경원성 파행, neurogenic claudication). 200미터 걷고 쉬고, 다시 걷고 쉬고를 반복하시면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셋째, 누워서 다리를 곧게 펴면 종아리가 당기고 저립니다. 하지직거상검사(SLR test) 양성 소견입니다.

넷째, 앉았다 일어설 때 처음 몇 걸음이 뻣뻣합니다. 신경뿌리 주변 유착 환자에서 흔히 나타납니다.

다섯째, 마그네슘, 칼륨, 비타민 B군 영양제를 한 달 이상 복용해도 빈도가 줄지 않습니다. 이게 결정적입니다.

당원에서 최근 6개월간 진료한 데이터를 보면 추간판장애로 인한 좌골신경통(M51.1)으로 내원한 환자가 79명, 월평균 13명 수준입니다. 이 중 신환 비율이 24%에 이르고, 상당수가 "다리 쥐"를 첫 번째 증상으로 호소했습니다. 환자분들은 처음에 정형외과나 가정의학과를 거쳐 마그네슘과 진통제를 처방받고 한참을 헤매다가 결국 신경외과까지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5월에서 6월 사이는 통계적으로 상세불명의 신경통 및 신경염 진단이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전월 대비 +85%). 봄철 야외활동이 늘면서 잠재되어 있던 신경뿌리 압박이 표면화되는 시기입니다. 요천추 인대 염좌 진단도 같은 시기에 47% 증가합니다. 봄철 텃밭 일이나 등산 후 며칠 뒤부터 다리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면 단순 근육 피로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MRI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여기서 환자분들이 자주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MRI에서 협착이 심하다고 했는데,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괜찮은 거 아닌가요?" 또는 그 반대로 "MRI에서는 별것 없다는데 왜 이렇게 아프죠?"

핵심은 이겁니다. MRI는 구조를 보여주지만, 신경의 기능 상태와 유착 정도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영상에서 협착이 심해 보여도 신경뿌리가 잘 활주하고 있으면 증상이 가벼울 수 있고, 영상이 깨끗해 보여도 미세한 유착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면 야간 경련, 저림, 시린감이 심할 수 있습니다.

영상 소견과 증상이 일치하지 않을 때, 진단의 무게중심은 환자의 증상 패턴과 신경학적 검사로 옮겨가야 합니다. 영상은 답이 아니라 단서입니다.

대한통증학회지(KJP)의 만성 요통 신경병증성 통증 관련 연구들에서도, 척추관 협착이 있는 환자 중 영상 협착 정도와 증상 강도가 직접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약 30~40%에 달한다고 보고됩니다. 이런 경우 정밀 진찰과 신경 차단술적 진단(diagnostic block)이 필요합니다.

진단 단서 단순 마그네슘 부족 신경뿌리 유착/협착
발생 시간 운동 직후나 무리한 활동 후 주로 야간, 자세 변화 시
분포 종아리 한 부위 종아리/발바닥/허벅지로 이동
동반 증상 거의 없음 저림, 시린감, 신경원성 파행
SLR 검사 음성 양성(40~70도에서 통증)
영양제 반응 1~2주 내 호전 한 달 이상 무반응
보행 능력 정상 200m 보행 후 휴식 필요
호전 자세 무관 앞으로 숙이면 편함

이 표에서 오른쪽 항목 두 개 이상에 해당하면 단순 영양제 처방으로 끝낼 일이 아닙니다.


적극적 치료가 필요한 이유, 그리고 풍선확장술이라는 결정타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신경뿌리 압박과 유착이 만성화되면, 그 자리에 가만히 두면 저절로 좋아지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착은 더 단단해지고, 신경 자체의 만성 염증으로 인한 신경병증성 통증(neuropathic pain)이 자리를 잡으면 약물에도 잘 반응하지 않게 됩니다.

수술이 답일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척추관 협착증의 80% 이상은 수술 없이 비수술 치료로 호전됩니다. 다만 그 비수술 치료가 단순한 약물과 도수치료에서 끝나면 안 됩니다. 신경뿌리 주변의 유착을 직접 풀고, 약물을 정확한 병변에 주입하는 시술이 필요합니다.

풍선확장술(percutaneous epidural neuroplasty with balloon catheter)은 꼬리뼈 부위로 가느다란 카테터를 넣어 협착되고 유착된 신경뿌리 주변 공간까지 진입한 뒤, 카테터 끝의 풍선을 부풀려 좁아진 공간을 물리적으로 확장하고, 동시에 항염증 약물을 정확한 병변 부위에 주입하는 시술입니다. 절개가 없고, 부분 마취로 30분 내에 끝나며, 시술 다음 날부터 일상으로 복귀가 가능합니다.

이 시술의 핵심은 두 가지 메커니즘입니다.

첫째, 물리적 유착 박리입니다. 카테터 자체가 좁고 단단하게 유착된 경막외 공간을 따라 들어가면서 미세 유착을 풀어줍니다. 풍선이 부풀면서 압박된 신경뿌리 주변에 공간을 만들어 줍니다.

둘째, 표적 약물 전달입니다. 일반 경막외 주사는 약물이 어디로 갈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카테터 풍선확장술은 영상 유도하에 정확히 병변 부위까지 약물을 가져갑니다. 같은 양의 스테로이드가 효과는 몇 배입니다.

대한통증학회지에 발표된 풍선확장술 관련 임상 연구들에서, 만성 요통과 하지 방사통 환자에서 시술 후 6개월 시점의 통증 감소율이 60~75%에 달한다고 보고됩니다. 특히 야간 하지 경련을 동반한 환자군에서 경련 빈도 감소가 두드러졌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허리 수술 무서워서 미루는 분, 비수술 풍선확장술이 답일 수 있다

물론 모든 환자에게 맞는 치료는 아닙니다. 마미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 같은 응급 상황, 심한 운동신경 마비, 진행성 근력 약화가 있는 경우는 수술적 치료가 우선입니다. 그러나 이런 절대적 수술 적응증이 아닌 대부분의 협착증과 유착 환자에서는 풍선확장술이 충분히 좋은 선택지가 됩니다.


시술 후 관리, 이걸 안 하면 다시 옵니다

시술 받고 끝이 아닙니다. 풍선확장술은 신경뿌리 주변 환경을 리셋해주는 시술이지, 척추 자체의 노화나 잘못된 자세 습관까지 고쳐주지는 않습니다. 시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시술 후 2주 동안은 무거운 물건 들기, 장시간 운전, 골프 스윙 같은 회전 동작을 피해야 합니다. 신경뿌리 주변 미세 출혈과 약물 분포가 안정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무리하면 시술 효과가 절반으로 떨어집니다.

3주차부터는 코어 근력 강화 운동을 시작합니다. 척추를 안정시키는 다열근(multifidus)과 복횡근(transversus abdominis)을 활성화시키는 운동입니다. 가장 단순하고 효과적인 운동은 누워서 무릎을 굽힌 채 골반을 살짝 들어올리는 브릿지 운동입니다. 하루 두 번, 한 번에 10회씩으로 시작합니다.

걷기 운동도 중요합니다. 단, 스피드를 내지 말고 평지를 천천히 30분 걷는 것이 좋습니다. 등산은 시술 4주 이후부터, 그것도 평지에 가까운 코스부터 시작합니다. 자전거는 시술 2주 후부터 가능하지만, 안장 높이를 잘 맞춰서 허리가 과도하게 굽지 않게 해야 합니다.

대한재활의학회지(ARM)에 실린 어깨 재활 관련 연구에서도 강조되듯이, 시술이나 수술 후의 능동적 관절가동 운동과 단계적 근력 강화는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척추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면 자세도 중요합니다. 옆으로 누우실 때는 무릎 사이에 베개를 끼우시고, 똑바로 누우실 때는 무릎 아래에 작은 쿠션을 받쳐 척추 만곡을 자연스럽게 유지해야 합니다. 엎드려 자는 자세는 절대 금물입니다.

풍선확장술 후 절대 하지 말아야 할 5가지 행동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것들

마무리

다리에 쥐가 자주 나는 50대 이후 환자분들께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영양제로 한 달 이상 차도가 없다면 그건 종아리 문제가 아니라 허리 문제입니다. 척추관 협착증과 신경뿌리 유착은 시간이 지날수록 만성 신경병증으로 굳어지므로, 가능한 한 일찍 정확한 진단을 받고 단계적 치료를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풍선확장술은 수술이 부담스러운 분들께 충분히 깊이 있는 비수술 치료의 결정타가 되어드립니다. 더 고생하지 마시고, 한 번 정확하게 진단받아 보십시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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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마그네슘 영양제를 꾸준히 먹고 있는데도 밤마다 종아리에 쥐가 납니다. 검사를 받아봐야 할까요?

A: 영양제를 한두 달 복용했는데도 호전이 없다면 영양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50대 이후 야간 하지 경련은 요추 신경뿌리 압박이나 유착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료실에서는 단순 보충제 반응이 없는 환자에게 허리 MRI 검사를 우선 권고합니다. 다만 원인은 환자마다 다르므로 전문의 진료 후 판단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허리는 별로 안 아픈데 종아리에만 쥐가 나도 척추관 협착증일 수 있나요?

A: 허리 통증이 두드러지지 않아도 척추관 협착증일 수 있습니다. 신경뿌리가 만성적으로 압박되거나 유착되면 허리 자체보다 다리 쪽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특히 야간 종아리 경련, 다리 저림, 무거운 느낌이 함께 있다면 허리 원인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확한 감별은 신경학적 진찰과 영상 검사가 필요하니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Q: 낮에는 괜찮은데 왜 자려고 누우면 쥐가 더 잘 날까요?

A: 야간에 쥐가 집중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자려고 누우면 자율신경 톤이 떨어지고, 낮 동안 자세 유지로 잡아당겨져 있던 신경뿌리와 주변 유착 조직이 자세 변화로 다시 자극을 받습니다. 이때 과민해진 신경이 비정상 발화를 일으켜 종아리 근육이 멋대로 수축합니다. 단순 피로나 수분 부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패턴이라면 척추 원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Q: 수술 말고 풍선확장술 같은 비수술 치료로도 효과를 볼 수 있나요?

A: 신경뿌리 유착이 야간 경련의 핵심 원인이라면, 유착을 풀어주는 비수술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풍선확장술은 좁아진 신경 통로를 물리적으로 넓히고 유착을 박리하는 시술로, 절개 없이 진행됩니다. 다만 협착 정도와 동반 질환, 신경 손상 단계에 따라 적응증이 다르므로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결과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진료 후 개별 평가가 우선입니다.

참고 문헌

  1. Kwon CH 등 (2013). . . DOI: 10.5535/arm.2013.37.4.479
  2. 한국통증학회 (2013). . . DOI: 10.3344/kjp.2013.26.2.160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