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00년 전문의 취득)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졸업

최종 업데이트: 2026-04-29

임신 중 통증 치료 — 충격파 가능 시기와 대안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임신 중에는 체외충격파(ESWT)를 절대 시행하지 않습니다. 대신 임신 시기별로 안전한 도수치료, 자세 교정, 국소 냉온찜질, 그리고 출산 후 6주가 지난 시점부터 충격파를 재개하는 것이 표준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마음 아픈 순간 중 하나가 임신 6개월 차 환자분이 발뒤꿈치를 절뚝거리며 들어오실 때입니다. "원장님, 첫째 때도 이랬는데 그냥 참았어요. 이번엔 정말 못 참겠어요."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임산부의 근골격계 통증은 참을 일이 아닙니다. 단지 충격파라는 도구를 잠시 내려놓을 뿐, 치료를 멈추라는 뜻이 아닙니다.

요즘 5월에서 6월 사이 외래에서 부쩍 늘어나는 환자군이 있습니다. EMR 데이터를 봐도 5월에는 상세불명의 신경통과 신경염이 평월 대비 85% 증가하고, 6월에는 어깨 근근막통증후군이 67% 늘어납니다. 이 시기 임산부 환자분들이 특히 많이 겪으시는 통증입니다. 호르몬 변화, 체중 증가, 자세 변형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발생하는 임신 중 근골격계 통증의 메커니즘부터 차근차근 풀어드리겠습니다.


왜 임산부에게 충격파를 쓰지 않는가

체외충격파(ESWT)는 음향 에너지를 표적 조직에 집속하여 미세 외상을 유발하고, 이를 통해 VEGF 매개 신생혈관 형성과 콜라겐 재배열을 유도하는 치료입니다. 만성 건병증, 석회화건염, 족저근막염에서 효과가 입증된 강력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이 "강력함"이 임신 중에는 정확히 위험 요소가 됩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충격파는 작은 망치로 조직을 두드려서 일부러 염증을 일으키는 치료입니다. 그 염증이 회복 과정에서 더 단단하고 건강한 조직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거죠. 그런데 임신 중인 자궁은 그 어떤 자극도 원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음향 에너지의 산란, 조산을 유발할 수 있는 평활근 자극, 태아의 청각 발달기에 가해지는 충격파 음압 — 이 세 가지가 모두 잠재적 위해 요인입니다.

전 세계 어느 ESWT 가이드라인을 보아도 임신은 절대 금기증(absolute contraindication)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골반강에 가까운 부위는 물론이고, 발뒤꿈치나 어깨처럼 거리가 먼 부위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음파는 인체 내에서 예상치 못한 경로로 전파되며, 자궁근의 수축 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임신 중 절대 금기인 치료를 우회하면서도, 임산부의 통증을 충분히 다스릴 수 있는 대안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 대안을 모르거나 두려워서 "그냥 참으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의료진의 직무유기에 가깝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임산부 통증의 진짜 원인 — 호르몬, 무게중심, 신경 압박

임신 중 통증은 단순히 "배가 무거워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세 가지 분자생물학적 변화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첫째, 릴랙신(relaxin) 호르몬이 임신 7주차부터 분비되어 16주차에 정점을 찍습니다. 이 호르몬은 치골결합과 천장관절 인대의 콜라겐 가교(cross-link)를 약화시켜 출산 시 산도를 넓히는 생리적 적응 반응입니다. 그런데 이 작용은 표적 인대만을 골라서 약화시키지 못합니다. 전신의 모든 인대가 동시에 느슨해집니다. 발의 종아치를 지지하는 족저근막, 무릎의 내측측부인대, 어깨의 관절순까지 — 평소라면 견뎠을 부하가 인대 손상으로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둘째, 자궁이 커지면서 무게중심이 앞으로 5~7cm 이동합니다. 이를 보상하기 위해 요추 전만(lumbar lordosis)이 깊어지고 흉추 후만이 함께 증가합니다. 척추 후관절(facet joint)의 부하는 정상의 1.5~2배로 증가하며, 척추주위근이 만성 단축 상태로 들어갑니다. 5월에서 6월 사이 신경통·신경염 환자가 폭증하는 이유가 바로 이 자세 변형입니다. 좌골신경이 이상근(piriformis)에 눌리고, 횡격막이 위로 밀려 늑간신경이 압박받습니다.

셋째, 체중 증가에 따른 정맥 환류 저하가 하지 부종을 유발하며, 이 부종이 수근관(carpal tunnel)과 족근관(tarsal tunnel) 같은 좁은 공간을 압박합니다. 임산부의 약 30%가 임신 후기에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을 호소하는데, 단순히 "손이 부어서"가 아니라 정중신경이 실제로 압박되어 발생하는 신경병증입니다.

서울대 내과전공의 매뉴얼에서는 임신 중 신체 변화를 호흡곤란 평가 항목에서도 다루고 있는데, "활력 징후 호흡수, 산소포화도, 심박수, 혈압, 체온"의 변화가 임신 후기에 정상 범위가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통증 평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임산부의 통증은 비임산부와 같은 잣대로 봐서는 안 됩니다.


임신 시기별로 가능한 치료가 달라집니다

임신 기간을 1삼분기(0~13주), 2삼분기(14~27주), 3삼분기(28주~출산)로 나누어 가능한 치료와 금기 치료를 정리합니다. 이 표는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께 보여드리는 실제 기준입니다.

치료 방법 1삼분기 (0~13주) 2삼분기 (14~27주) 3삼분기 (28주~) 산후 6주 이후
체외충격파(ESWT) 절대 금기 절대 금기 절대 금기 가능
도수치료(임산부 전용) 신중 시행 가능 가능 (체위 조정) 가능
초음파 가이드 신경차단술 응급 시 제한적 가능 (스테로이드 최소량) 가능 (스테로이드 최소량) 가능
경구 NSAIDs 금기 단기 사용 가능 32주 이후 절대 금기 가능
아세트아미노펜 가능 (최소 용량) 가능 (최소 용량) 가능 (최소 용량) 가능
냉온찜질·테이핑 가능 가능 가능 가능
골반저근 운동 권장 권장 권장 필수
TENS(경피전기자극) 신중 (자궁 부위 회피) 가능 가능 (자궁 부위 회피) 가능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3삼분기 후반 NSAIDs 절대 금기입니다.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같은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는 32주 이후 사용 시 태아의 동맥관(ductus arteriosus) 조기 폐쇄와 양수 과소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약국에서 쉽게 사니까 괜찮겠지" 하고 복용하시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절대 안 됩니다.


임산부 도수치료 —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1차 선택

저는 임산부 통증 환자분들께 가장 먼저 도수치료를 권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약물도 안 들어가고, 음파도 안 쓰고, 침습도 없으면서, 통증의 근본 원인인 자세 변형과 근막 단축을 직접 풀어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임산부 도수치료는 일반 도수치료와 분명히 다릅니다. 본원 도수치료실에서는 다음 기준을 엄격히 적용합니다.

체위는 14주 이후 앙와위(반듯이 누운 자세)를 30분 이상 유지하지 않습니다. 자궁이 하대정맥을 압박하여 저혈압을 유발하는 앙와위 저혈압 증후군(supine hypotension syndrome)을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좌측 측와위(왼쪽으로 누운 자세)를 기본으로 하고, 필요시 30도 우측 거상한 변형 측와위를 사용합니다. 복부 압박 일체 금지, 천장관절 직접 도수 조작 금지, 고속 저진폭(HVLA) 척추 교정술 절대 금지가 본원의 원칙입니다.

대신 활용하는 기법은 근막이완술(myofascial release), 능동 보조 관절가동운동(AAROM), 골반저근 활성화 훈련, 호흡 패턴 재교육입니다. 대한재활의학회지에 게재된 한국형 어깨장애 평가 척도 연구(Ann Rehabil Med 2015;39:705-717)에서도 도수치료와 운동치료의 조합이 어깨 통증과 기능에 유의한 개선을 보였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원리는 임산부의 어깨·등 통증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본원에서 최근 6개월간 진료한 골반대퇴부 근근막통증후군 환자가 101명이었고, 이 중 임산부 비중도 적지 않았습니다. 임산부 환자분들의 회복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좋습니다. 호르몬으로 인한 인대 이완은 거꾸로 도수치료의 가동범위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단, 출산 후 호르몬이 정상화되면서 인대가 다시 단단해질 때 통증이 일시적으로 악화될 수 있어, 산후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초음파 가이드 충격파 — 정확도가 효과를 가르는 이유


응급 상황 — 초음파 가이드 신경차단술

임신 중기 이후 도저히 통증을 다스리기 어려운 경우, 초음파 가이드 신경차단술을 매우 제한적으로 고려합니다. 핵심은 "방사선 노출 0", "약물 최소 용량", "표적 정확도 100%"입니다.

대한통증학회지에 발표된 연구(Korean J Pain 2016;29:40-47)에서 경피적 내시경적 요추 추간판 절제술 후 감각이상에 대한 네포팜의 효과가 분석되었는데, 약물 선택이 임상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줍니다. 임산부에서는 이 약물 선택의 폭이 훨씬 좁아집니다. 리도카인은 FDA 카테고리 B로 비교적 안전하지만, 부피바카인은 고용량에서 태반 통과율이 높아 신중해야 합니다. 스테로이드는 트리암시놀론 또는 덱사메타손을 1회 최소 용량으로 제한합니다.

본원에서는 임산부 신경차단술 시행 전 반드시 산부인과 협진을 통해 시술 가능 여부를 재확인합니다. 임의로 시행하지 않습니다.


임산부가 집에서 할 수 있는 통증 관리

진료실 밖에서의 자기 관리가 임산부 통증 치료의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본원에서 도수치료 12회 받으셔도 집에서 자세를 잘못 유지하시면 의미가 없습니다.

발뒤꿈치 통증(임신성 족저근막염)에는 아치 지지 인솔과 발 마사지 볼이 효과적입니다. 아침에 일어나기 전 침대에서 발목을 위아래로 30회 펌핑한 뒤 첫걸음을 떼는 습관이 통증을 절반으로 줄입니다.

요통에는 임산부용 복대(maternity belt)가 큰 도움이 됩니다. 천장관절 후방으로 30~40mmHg의 균일한 압력을 가해 릴랙신으로 느슨해진 인대를 외부에서 보강해줍니다. 단, 자궁을 직접 누르는 형태는 피하셔야 합니다.

어깨와 목 통증에는 따뜻한 수건을 5분 적용 후 가벼운 능동 가동범위 운동을 권합니다. 5월에서 6월 사이 어깨 근근막통증후군이 67%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임산부의 자세 변형과 수면 중 측와위 압박입니다. 임산부용 바디필로우(body pillow)로 어깨와 무릎 사이에 지지대를 만드시면 야간 통증이 크게 줄어듭니다.

발뒤꿈치 통증 자가진단 — 족저근막염 vs 아킬레스건염


출산 후 충격파 재개 시점 — 6주가 마지노선

산후 6주(자연분만) 또는 8주(제왕절개) 이전에는 충격파를 시행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자궁 복구(involution) 기간입니다. 자궁은 출산 후 약 6주에 걸쳐 임신 전 크기로 돌아가는데, 이 기간 동안 자궁 혈류가 풍부하고 조직이 취약합니다. 충격파의 음향 에너지가 자궁 부근으로 산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이 기간을 회피합니다.

둘째, 릴랙신 호르몬의 잔존입니다. 출산 후 릴랙신은 약 4~5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감소합니다. 모유 수유 중인 경우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완된 인대 상태에서 충격파를 가하면 정상보다 큰 미세 외상이 발생할 수 있어, 일반인보다 강도를 20~30% 낮춰 시작합니다.

산후 6주 시점에 시행하는 첫 충격파는 진단적 의미가 더 큽니다. 출산 후 통증이 어떤 부위에 집중되는지, 어떤 자세에서 악화되는지를 평가한 뒤 본격적인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이 시점에서 발견되는 가장 흔한 문제는 천장관절 기능부전, 산후 손목터널증후군, 양측 골반대퇴부 근근막통증후군입니다.


환자분께 마지막으로 드리는 말씀

임신 중 통증을 참는 것은 미덕이 아닙니다. 만성화된 통증은 코르티솔 상승, 수면 박탈, 우울증을 유발하며 이는 모두 태아 발달에 부정적입니다. 충격파라는 한 가지 도구를 잠시 내려놓는 것이지, 치료를 포기하는 게 아닙니다. 임산부 전용 도수치료, 정확한 자세 교정, 시기별 안전 약물, 그리고 산후 6주 시점의 본격적인 충격파 재개 — 이 네 단계 로드맵이 본원에서 제시하는 표준입니다.

발뒤꿈치 통증, 손목 저림, 천장관절 통증으로 임신 중 고생하고 계시다면 미루지 마시고 진료받으십시오. 임신 주수와 증상에 맞는 안전한 치료가 분명히 있습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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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임신 사실을 모르고 충격파를 한 번 받았는데 괜찮을까요?

A: 임신 초기에 임신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충격파를 받은 사례가 가끔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즉시 산부인과 주치의에게 시술 시기·부위·강도를 정확히 전달하고 초음파 추적을 받는 것이 우선입니다. 발뒤꿈치나 어깨처럼 자궁과 거리가 먼 부위라면 보고된 직접 위해 사례는 드물지만, 안심은 의료진이 아닌 검사가 시켜야 합니다. 자책보다 빠른 보고가 답입니다.

Q: 임신 중에도 받을 수 있는 통증 치료는 어디까지인가요?

A: 임신 시기별로 안전 범위가 다릅니다. 임신 중기 이후에는 측와위 자세의 도수치료, 골반저 안정화 운동, 국소 냉온찜질, 임산부 전용 테이핑이 비교적 안전하게 활용됩니다. 반면 충격파, 고주파, 일부 전기치료, 복와위 자극은 피합니다. 약물 진통제 역시 임신 주수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지므로 산부인과 주치의와의 협진이 원칙입니다.

Q: 출산 후에는 언제부터 충격파를 다시 받을 수 있나요?

A: 본원에서는 자연분만 산모는 출산 후 6주, 제왕절개 산모는 8주가 지난 시점부터 충격파 재개를 검토합니다. 이 시기는 자궁 복구, 골반저 회복, 호르몬 안정화가 어느 정도 완료되는 기준점입니다. 모유 수유 중이라면 충격파 자체는 수유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통증 정도와 회복 상태를 진료실에서 직접 확인한 후 시작 시점을 정합니다. 개인 차가 있어 전문의 상담을 권장합니다.

Q: 임신 후기 발뒤꿈치 통증이 너무 심한데 그냥 참아야 하나요?

A: 참을 일이 아닙니다. 임신 후기 족저근막 통증은 체중 증가와 릴랙신 호르몬에 의한 인대 이완이 겹쳐 발생하며, 방치하면 보행 패턴 변화로 골반·허리 통증까지 번집니다. 진료실에서는 충격파 대신 맞춤 인솔 처방, 종아리 스트레칭 지도, 야간 부목, 임산부 안전 범위 내의 도수치료를 조합합니다. 출산 후에도 증상이 남으면 그 시점에 충격파를 재평가합니다.

참고 문헌

  1. Lee WJ, Park GY (2013). . . DOI: 10.5535/arm.2013.37.1.72
  2. Korean Shoulder Disability Questionnaire Study Group (2015). . . DOI: 10.5535/arm.2015.39.5.705
  3. Kim CL, Hong SJ, Lim YH, et al (2020). . . DOI: 10.3344/kjp.2020.33.3.234
  4. Pusan National University Anesthesia and Pain Medicine (2016). . . DOI: 10.3344/kjp.2016.29.1.40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