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정보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소속: 현명신경외과의원 /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빌딩 3층
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검토일: 2026-05-04
본 글은 신경외과/내과 전문의가 작성·검토한 의학 정보입니다.
결론: 먼저 안심하셔도 되는 부분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안심하셔도 되는 부분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다리 저림과 간헐적 파행 때문에 척추관협착증 비수술 시술을 고민 중이시라면, 신경성형술은 약물 주입형, 풍선확장술은 물리적 확장형이며 협착의 구조적 정도와 위치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작동 원리가 전혀 다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겁니다. "원장님, 신경성형술이랑 풍선확장술이 같은 거 아닌가요?" 절대 같지 않습니다. 이름이 비슷하고, 둘 다 꼬리뼈로 카테터를 넣는다는 점에서 혼동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메커니즘이 다르고, 적응증이 다르며, 회복 패턴까지도 다릅니다. 오늘은 이 둘의 차이를 임상 현장의 시야에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다리가 저린 진짜 이유 — 신경 통로가 좁아진다는 게 무슨 뜻인가

척추관협착증은 단순히 "신경 통로가 좁아진 병"이 아닙니다. 좁아짐은 결과이지 원인이 아닙니다.

핵심은 황색인대(ligamentum flavum)의 비후, 후관절(facet joint)의 비후성 변화, 디스크의 후방 팽윤이 한꺼번에 진행되면서 척추관과 신경공의 단면적이 줄어든다는 데 있습니다. 그 결과 마미신경총과 신경근이 기계적으로 압박되고, 동시에 신경 주위 정맥총이 울혈되면서 신경의 산소 공급이 떨어집니다. 다리 저림은 이 두 가지가 결합된 결과물입니다.

쉽게 비유하면, 도시의 지하도가 막히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천장이 내려앉고(황색인대 비후), 양쪽 벽이 두꺼워지고(후관절 비후), 바닥이 부풀어 올라(디스크 팽윤) 통로가 좁아집니다. 그 안을 지나가는 전선(신경)과 수도관(혈관)이 동시에 눌리는 거죠. 그러니 단순히 신경만 풀어주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좁아진 공간 자체를 다뤄야 한다는 명제가 성립합니다.

특히 황색인대는 흥미로운 조직입니다. 본래 70~80%가 탄성 섬유(elastin)로 구성되어 늘어났다가 다시 줄어드는 스프링 같은 역할을 하지만, 만성적인 기계적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탄성 섬유가 콜라겐으로 대체되면서 두꺼워지고 단단해집니다. 마치 위장 점막이 위산 자극을 견디기 위해 장상피화생으로 변하는 것처럼, 황색인대도 압박력에 적응하며 화학적·구조적으로 변형되는 겁니다. 한번 변한 인대는 약물로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게 보존치료의 한계점입니다.

본원 EMR을 보면 최근 6개월간 요추 척추협착으로 진료받으신 분이 271명, 월평균 45명이며 신환 비율은 약 18%입니다. 5월에 신경통 환자가 평년 대비 +85% 증가하는 시기적 특성을 감안하면, 5~6월은 협착증 증상이 폭발적으로 악화되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봄철 활동량 증가, 정원 일, 등산 같은 부하가 누적되면서 잠복해 있던 협착이 본격적으로 신경을 누르기 시작하는 거죠.

신경성형술이 하는 일 — 약물로 풀어준다

경피적 경막외 신경성형술(percutaneous epidural neuroplasty, PEN)은 꼬리뼈 부위(천골열공)를 통해 가느다란 카테터를 경막외 공간으로 진입시켜, 좁아진 부위까지 전진한 뒤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카테터 끝의 위치입니다. 좁아진 신경공이나 황색인대 부근까지 정확히 도달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카테터가 유착된 조직을 물리적으로 박리합니다. 그 후 고농도 생리식염수, 스테로이드, 국소마취제, 히알루로니다아제 등이 혼합된 약물이 주입되어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고, 신경 주위 유착을 화학적으로 풀어줍니다.

작동 원리를 한 줄로 정리하면 "기계적 박리 + 화학적 소염"입니다. 신경성형술은 협착이 심하지 않으면서, 신경 주변 유착과 염증이 주된 문제인 환자에서 효과가 가장 좋습니다.

European Journal of Clinical Pharmacology 2026년 체계적 문헌고찰(PMID 41546687, n=860)에 따르면, 약물 기반 비수술적 접근은 척추 협착 환자의 통증 척도(VAS) 감소에 의미 있는 효과를 보였으나, 효과 지속 기간은 협착의 구조적 정도에 강하게 의존했습니다. 즉, 약물의 한계는 명확합니다. 구조적으로 좁아진 공간 자체는 약으로 넓힐 수 없습니다.

풍선확장술 — 좁은 공간을 직접 넓힌다

풍선확장술(balloon decompression, 보험코드 SZ641,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유착박리술"의 한 형태)은 신경성형술과 진입 경로는 동일합니다. 꼬리뼈를 통해 카테터를 넣는 방식까지 같습니다. 그러나 결정적 차이가 있습니다. 카테터 끝에 풍선이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

이 풍선을 좁아진 신경공이나 측방 함요부(lateral recess)에 위치시킨 뒤, 조영제로 풍선을 부풀려 좁아진 공간을 물리적으로 확장합니다. 부풀린 풍선은 황색인대 주위 유착을 끊어내고, 비후된 연부조직 사이의 공간을 넓히며, 카테터만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웠던 좁은 통로를 개방합니다.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풍선확장술은 약물의 효과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풍선이 들어가서 부풀어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치료입니다. 그리고 풍선이 빠진 뒤에도, 일단 분리된 유착 조직은 다시 들러붙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효과가 비교적 지속됩니다.

World Neurosurgery 2025년 메타분석(PMID 40185470, n=801)과 Scientific Reports 2025년 분석(PMID 41354742, n=2860)에서는 척추 감압 시술 전반의 합병증률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보고했습니다. 또한 Neurosurgical Review 2025년 체계적 고찰(PMID 39820737, n=1039)에서는 감압술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검토하며 미세 침습 접근의 우월성을 시사했습니다. 풍선확장술은 이러한 미세 침습 감압의 한 갈래로, 절개 없이도 구조적 확장을 일정 부분 달성하는 시술입니다.

두 시술의 차이 한눈에 비교

항목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 (SZ641)
작동 원리 약물 주입 + 카테터 박리 풍선 팽창에 의한 물리적 확장
주된 효과 염증·부종 감소, 유착 박리 좁아진 공간의 직접 확장
적응증 경도~중등도, 유착·염증 우세형 중등도~중증, 구조적 협소 우세형
효과 지속 평균 3~6개월(개인차) 평균 6~12개월 보고
시술 시간 약 20~30분 약 30~40분
회복 당일 보행 가능 당일~1일 안정 권장
보험 행위료 급여, 약물·재료 일부 비급여 적응증 충족 시 일부 급여

이 표는 일반적 경향이며, 협착 위치(중심성/외측성), 신경공 침범 여부, 분절 수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누구에게 어떤 시술을 권하는가

진료실 판단 기준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영상에서 황색인대 비후가 두드러지고 신경공이 명백히 좁아져 있으며 보행 거리가 짧아진 환자는 풍선확장술이 우선입니다. 약물만으로는 좁아진 공간을 다시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영상에서 협착은 경도이지만 신경 주위 부종, 염증 소견, 유착이 의심되며 통증의 양상이 신경뿌리병증(radiculopathy)에 가까운 환자는 신경성형술이 우선입니다. 약물의 항염증 효과가 핵심 무기가 됩니다.

가장 흔한 케이스, 즉 협착도 어느 정도 있고 염증도 있는 혼합형의 경우에는 풍선확장술 한 번으로 시작해 경과를 보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풍선이 들어가는 김에 약물도 함께 주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MID 36805624 체계적 고찰(n=1661)에서는 요추 디스크 및 협착 환자에서 저항운동을 포함한 적극적 운동치료가 기능 점수(ODI)에서 0.32의 효과 크기를 보였습니다. 즉, 시술만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시술로 공간을 만든 뒤, 그 공간을 유지할 코어 근육을 키워야 효과가 길게 갑니다.

시술 후 회복 — 흔히 오해하시는 것들

수술이 아니므로 입원이 불필요하다는 점은 두 시술 공통입니다. 그러나 "당일 퇴원 = 당일부터 모든 활동 가능"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당일 저녁까지는 카테터 진입 부위(꼬리뼈)에 압박감이나 둔통이 남을 수 있으며, 일부에서 다리 저림이 일시적으로 더 심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시술 부위에 주입된 액체가 신경 주위에 머무르며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으로 24~72시간 내 가라앉습니다. 이 시기에 "시술이 잘못된 것 아닌가"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정상 경과입니다.

본격적인 호전은 시술 후 1~2주 사이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시점부터 보행 거리가 늘어나는 것이 첫 신호이고, 다리 저림은 그보다 약간 늦게 호전됩니다. 회복은 직선이 아니라 들쭉날쭉한 곡선입니다. 며칠 좋아졌다가 다시 약간 나빠지기를 반복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우상향하는 패턴입니다.

회복기에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명확합니다.

첫째, 시술 후 4주간은 무거운 물건 들기, 장시간 앉아 있기, 골프나 등산 같은 척추 회전·신전 부하가 큰 운동을 피해야 합니다.

둘째, 시술 후 2~3주부터는 반드시 코어 근육 운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풍선이 만들어준 공간은 척추를 받쳐주는 근육이 약하면 다시 좁아집니다. 본원에서는 12회 구조화 도수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시술 후 안정화를 함께 진행합니다.

이런 경우엔 시술이 답이 아닙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모든 협착이 비수술 시술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마미증후군 의심 소견(회음부 감각저하, 배뇨·배변 장애, 양측성 다리 마비)이 있다면 즉시 응급 감압수술의 영역입니다. 시술로 시간을 끌면 신경 손상이 영구화됩니다.

또한 척추 분절이 불안정한 척추전방전위증(spondylolisthesis grade II 이상), 분절성 후만이 동반된 경우, 영상에서 신경공이 거의 막혀 있고 보행 거리가 50m 이하인 중증 협착은 미세 감압술이나 추간공확장술 같은 외과적 접근이 더 효율적입니다. 이때는 시술을 반복하기보다 한 번에 구조 문제를 해결하는 편이 환자에게 덜 고생스럽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풍선확장술과 신경성형술, 효과가 더 좋은 쪽은 어디인가요?

단순히 우열을 가릴 수 없습니다. 협착의 구조적 정도가 크면 풍선확장술이, 염증·유착이 우세하면 신경성형술이 효과적입니다. 작동 원리가 다르기 때문에 적응증도 다른 것이며, MRI에서 확인되는 황색인대 비후 정도, 신경공 면적, 측방 함요부 협착 양상을 종합해 선택합니다. 영상 없이 효과의 우열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임상적으로 무의미합니다.

Q. 풍선확장술을 받고 나면 협착이 영구히 풀리나요?

아닙니다. 풍선은 좁아진 공간을 물리적으로 확장하지만, 황색인대의 비후 자체를 되돌리지는 못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좁아질 수 있고, 평균 효과 지속은 6~12개월 정도로 보고됩니다. 그래서 시술 후 코어 안정화 운동이 필수입니다. 척추를 받쳐주는 근육이 강하면 좁아지는 속도가 느려지고, 약하면 빠르게 재발합니다. 시술은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지 완치가 아닙니다.

Q. 신경성형술을 1년에 몇 번까지 받을 수 있나요?

일반적으로 같은 부위 시술은 6개월 간격을 권장하며, 연 2회를 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 이유는 시술 자체의 위험보다는 시술에 포함된 스테로이드의 누적 부작용 때문입니다. 스테로이드는 골다공증, 부신 억제, 면역 저하 같은 전신 영향이 있으므로 빈번한 사용은 피해야 합니다. 만약 6개월 안에 증상이 재발했다면, 단순 반복이 아니라 다른 치료법(풍선확장술, 미세 감압술)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Q. 시술 후 다리 저림이 더 심해졌는데 잘못된 건가요?

대부분 정상 경과입니다. 시술 직후 24~72시간은 주입된 약물·조영제가 신경 주위에 머무르며 일시적인 압박감을 만들 수 있고, 카테터가 박리한 유착 조직에서도 부종이 잠시 증가합니다. 이 시기에 저림이 심해지는 것은 흔한 반응이며, 보통 3일 이내에 완화됩니다. 다만 다리 근력이 갑자기 빠지거나(발목을 들 수 없거나), 배뇨 장애가 동반된다면 즉시 응급실 내원이 필요합니다.

Q. 시술 받고 나서 도수치료를 꼭 같이 해야 하나요?

거의 필수에 가깝습니다. 시술이 만들어준 공간은 약 6~12개월 효과를 보이는데, 그 사이 척추를 안정화시키는 심부근육(다열근, 복횡근)을 회복시키지 못하면 같은 자세 습관과 근력 약화로 재협착이 빨라집니다. 본원에서는 시술 2~3주 후부터 12회 구조화 도수치료 프로그램을 시작해 단계적으로 코어를 회복시킵니다. 시술과 도수치료의 조합은 시술 단독보다 6개월 후 보행 거리 유지율이 의미 있게 높습니다.

Q. 시술 비용 차이가 큰가요? 보험은 어떻게 되나요?

풍선확장술(SZ641)은 일정 적응증을 만족하면 일부 급여 적용이 가능하며, 이때 환자 부담이 비교적 줄어듭니다. 신경성형술은 행위료는 급여이나 사용 약물 일부와 카테터가 비급여인 경우가 많아 총비용이 병원·약물 구성에 따라 다릅니다. 비용만으로 시술을 선택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협착 양상과 적응증이 맞지 않으면 저렴한 시술도 효과가 없고, 결국 재시술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됩니다.

정리하며

다리 저림과 보행 장애로 척추 협착증 시술을 고민 중이시라면, 신경성형술과 풍선확장술이 같은 시술이 아니라는 점부터 명확히 구분하셔야 합니다. 약물로 풀어줄 문제인지, 공간을 직접 넓혀야 할 문제인지는 영상과 증상에서 답이 나옵니다. 본원에서는 MRI 판독, 보행 검사, 신경학적 진찰을 종합해 환자별 최적의 시술을 결정합니다. 시간을 끌수록 신경 손상은 누적되고 회복 폭은 줄어듭니다. 보행 거리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면, 그 시점이 결정의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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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지용철, 이시우 (1998). Cervical Far Lateral Disc Herniation Case Report. J Korean Neurosurg Soc 27:80-82 (1998).
  2. 공병준 외 5명. Far Lateral Lumbar Disc Herniation Combined Approach. J Korean Neurosurg Soc.
  3. 이경석, 권영준, 도재원, 윤일규 (1999). Factitious Herniated Lumbar Disc - Case Report. J Korean Neurosurg Soc 28:269-272 (1999).
  4. 조원호 외 5명 (2002). Brown-Sequard Syndrome from Cervical Disc Herniation. J Korean Neurosurg Soc 31:392-394 (2002).
  5. 저자 미상. Foraminal Lumbar Disc Herniation Diagnosis. J Korean Neurosurg S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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