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정의 — 요추신경근병증(lumbar radiculopathy)은 요추의 신경근이 압박되어 다리 통증, 저림, 약화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수천 명의 환자를 치료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드립니다. 사타구니와 엉덩이 옆쪽이 아파서 고관절을 의심하고 오시는 분들 중 30~40%는 실제 원인이 척추, 정확히는 요추 신경뿌리에 있습니다.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사이를 오가다 시간만 흘려보내지 마시고, 진단의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우셔야 합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원장님, 정형외과에서 고관절 MRI 찍었는데 별것 아니라고 하시는데 사타구니가 계속 묵직합니다." "한 달 동안 물리치료, 도수치료, 주사 다 받았는데 왜 안 낫는 걸까요."
이런 분들 중 상당수가 결국 요추 MRI에서 답을 찾습니다. 추간판이 신경뿌리를 누르고 있거나, 척추관이 좁아져서 다리 위쪽으로 방사통을 보내고 있는 경우입니다. 이 글은 "어디로 가야 할지"부터 막막해서 한 달, 두 달을 허비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씁니다.
사타구니 통증, 왜 척추 문제가 고관절처럼 보이는가
해부학적으로 사타구니와 둔부 외측은 매우 복잡한 신경 지배를 받습니다. 이 부위로 들어오는 신경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 장골서혜신경(ilioinguinal nerve)과 음부대퇴신경(genitofemoral nerve). 이 둘은 요추 1번(L1)과 2번(L2) 신경뿌리에서 출발합니다. 즉, 요추 상부에 문제가 생기면 사타구니 깊은 곳이 묵직해집니다. 환자분들은 거의 예외 없이 "고관절이 아프다"고 표현하십니다.
둘째, 외측대퇴피신경(lateral femoral cutaneous nerve). L2-L3 신경뿌리에서 나와 허벅지 바깥쪽 감각을 담당합니다. 이 신경이 자극되면 허벅지 옆으로 화끈거리거나 저린 느낌이 발생하는데, 이를 "고관절이 시린다"로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셋째, 상부둔부신경(superior gluteal nerve). L4-L5에서 나와 둔부 중간 부위 근육을 지배합니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의자에 앉기 힘들 정도의 둔통이 옵니다.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이 세 신경 중 어느 하나가 척추 안쪽에서 눌리면,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은 99% "고관절 통증"으로 표현됩니다. 진짜 고관절(엉덩관절) 자체에 병변이 없어도 그렇습니다. 의학 용어로는 이를 방사통(radiating pain) 또는 연관통(referred pain)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비유하면 전기 콘센트와 같은 원리입니다. 거실 콘센트가 안 켜지면 거실 벽 안의 전선이 끊어진 것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두꺼비집(분전반)에서 차단기가 내려간 경우가 더 많습니다. 사타구니 통증의 분전반은 척추입니다.
본원에서 최근 1년 동안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추간판 장애로 진료받은 분들이 적지 않은데, 이분들 중 처음에는 "엉덩이 통증" 또는 "사타구니 묵직함"으로만 표현하시고 다리 끝까지 저린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자주 있었습니다.
왜 정형외과 MRI에서 "이상 없다"는 말을 듣게 되는가
정형외과에서 고관절 MRI를 찍었을 때 "이상 없습니다"는 말은 대부분 진실입니다. 고관절 MRI는 대퇴골두, 비구순(labrum), 관절 연골, 관절막, 주변 근육과 점액낭을 평가합니다. 척추 신경뿌리는 촬영 범위 밖입니다.
영상의학 분야에서는 이 점을 매우 명확하게 정리합니다. 영상의학과 강의에서 강조되는 핵심 원칙 중 하나는 "환자가 호소하는 부위가 통증의 발생 부위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 영상 검사의 범위(field of view)부터 재설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사타구니가 아프다고 사타구니만 찍어서는 답이 안 나올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매우 잘 정리한 국내 논문이 있습니다. 박정율 교수의 만성 요통과 위험인자 관련 분석(Kor J Spine, 2006)에서는 만성 요통 환자의 상당수가 요통보다 다른 부위 증상을 주증상으로 호소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환자는 "고관절", "사타구니", "엉덩이"라고 말하지만 의사는 "요추"를 떠올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상위 요추 추간판 탈출(L1-L2, L2-L3)은 전체 요추 추간판 탈출 중 빈도가 5% 미만으로 드뭅니다. 그래서 의사들도 처음에는 잘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단 발생하면 증상이 다리 아래까지 가지 않고 사타구니와 허벅지 앞쪽에만 머무르는 특성이 있어, 100% 고관절 질환으로 오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진짜 고관절 질환과 척추 방사통, 핵심 감별점은 무엇인가
진료실에서 제가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검사가 몇 가지 있습니다. 환자분들이 의외라고 느끼시는 검사들입니다.
- 고관절 패트릭 검사(FABER test) 환자를 눕히고 한쪽 발을 반대편 무릎 위에 올린 자세, 즉 책상다리 자세를 만든 후 무릎을 바깥으로 눌러 내립니다. 진짜 고관절(엉덩관절) 병변이 있다면 이 자세에서 사타구니 깊은 곳에 통증이 재현됩니다. 척추 원인이라면 이 자세는 큰 통증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 하지직거상 검사(SLR, Straight Leg Raising)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펴고 다리를 천천히 들어 올립니다. 30~70도 사이에서 다리 뒤쪽으로 방사통이 생기면 L4, L5, S1 신경뿌리 자극을 의심합니다. 사타구니 증상의 환자에서 SLR이 양성이면, 통증의 정체는 척추입니다.
- 대퇴신경 신장 검사(Femoral Nerve Stretch Test) 엎드린 상태에서 무릎을 굽혀 발뒤꿈치를 엉덩이 쪽으로 당깁니다. L2, L3, L4 신경뿌리에 문제가 있으면 허벅지 앞쪽 또는 사타구니에 통증이 재현됩니다. 이 검사가 사타구니 증상에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 기침 시험(cough test) 기침이나 재채기를 했을 때 사타구니, 둔부 통증이 심해지면 척추 내부 압력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며, 이는 신경뿌리 자극의 강력한 증거입니다. 진짜 고관절 병변에서는 기침으로 통증이 악화되지 않습니다.
이 네 가지 검사를 5분이면 다 합니다. 이걸 안 하고 영상부터 찍으니 한 달이 흘러가는 겁니다.
감별 표 — 진짜 고관절 vs 척추성 방사통
| 항목 | 진짜 고관절 질환 | 요추 방사통(척추 원인) |
|---|---|---|
| 통증 부위 | 사타구니 깊은 곳, 엉덩이 측면 | 사타구니 + 허벅지 앞·옆, 종아리까지 가능 |
| 통증 양상 | 묵직, 누르는 듯 | 화끈, 찌릿, 저림, 전기 통하듯 |
| 보행 시 | 절뚝거림, 다리 길이 차이 느낌 | 오래 걸으면 다리 힘 빠짐 |
| 패트릭 검사 | 사타구니 통증 재현(양성) | 음성 또는 약함 |
| 하지직거상 | 음성 | 양성(30~70도) |
| 기침/재채기 | 영향 없음 | 통증 심해짐 |
| 자세 | 양반다리 어려움 | 의자 앉기, 허리 굽히기 어려움 |
| 야간 통증 | 측와위 시 악화 | 자세 무관, 누우면 호전 |
이 표는 진료실 책상에 두고 환자분들과 함께 보는 표입니다. 본인이 어느 쪽에 더 많이 해당하는지 체크해보시면 가닥이 잡힙니다.
척추 원인이라면, 무엇이 어떻게 신경을 누르고 있는가
요추에서 사타구니/고관절 부위로 방사통을 일으키는 주요 병변을 분자 수준까지 짚어보겠습니다. 그래야 왜 이 치료가 필요한지 이해가 되십니다.
추간판 수핵의 화학적 자극
추간판은 바깥의 섬유륜과 안의 수핵으로 구성됩니다. 수핵이 섬유륜을 뚫고 나오면 단순히 신경을 물리적으로 누를 뿐 아니라, 포스포리파제 A2(phospholipase A2), 종양괴사인자-α(TNF-α), 인터루킨-6(IL-6) 같은 염증 매개 물질이 신경 주위에 쏟아집니다. 이게 통증의 진짜 원인입니다.
치약 튜브를 한쪽에서 강하게 짜면 반대쪽으로 내용물이 터져 나오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이 흘러나온 수핵 성분이 신경뿌리의 수초(myelin sheath)를 자극하면, 환자는 그 신경이 분포하는 모든 곳에서 통증을 느낍니다. L2 신경뿌리가 자극되면 사타구니가 아픕니다. 추간판 자체는 허리 안쪽에 있는데도 그렇습니다.
척추관 협착과 신경뿌리 압박
나이가 들면서 황색인대가 두꺼워지고 후관절이 비대해지면 신경뿌리가 지나가는 구멍(추간공)이 좁아집니다. 여기서 L2, L3 신경뿌리가 눌리면 사타구니와 허벅지 앞쪽에 묵직한 통증과 저림이 발생합니다. 특히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심해지고, 앉으면 좋아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를 신경인성 파행(neurogenic claudication)이라고 부릅니다.
후관절증후군과 천장관절 기능부전
추간판이 멀쩡해도 척추 후관절(facet joint)이나 천장관절(sacroiliac joint)에 문제가 생기면 둔부와 사타구니로 통증이 옵니다. 이 경우 영상에서 명확한 병변이 안 보이지만 진단적 차단술(diagnostic block)로 진단합니다.
서울대 내과전공의 매뉴얼의 통증 단원에서 강조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의 위치와 실제 병소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는 흔하며, 이때 진단적 차단술의 가치는 영상 검사보다 우선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작은 양의 마취제를 의심 부위에 정확히 주사해서, 통증이 사라지면 그 부위가 원인이라고 확정 짓는 방식입니다.
진단의 결정적 단계 — 내시경 진단(Epiduroscopy)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겠습니다. MRI도 모든 병변을 다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특히 경막외 유착(epidural adhesion)이나 신경뿌리 주위 섬유화(perineural fibrosis)는 MRI에서 잘 안 보입니다. 그러나 환자에게는 매우 큰 통증을 일으킵니다.
이런 경우 사용하는 것이 경막외 내시경(epiduroscopy)입니다. 꼬리뼈 근처를 통해 직경 3mm 정도의 가는 내시경을 척추관 내부로 진입시켜, 경막외 공간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진단합니다. 카메라 끝에 광원과 작은 통로가 있어, 발견된 유착을 그 자리에서 박리하고 약물을 정확히 주입할 수 있습니다.
이 술기는 KOOK Medical Korea의 한영록 디렉터 강의에서 정리된 것처럼, 1970년대부터 도입되어 1990년대 이후 척추 통증 분야의 핵심 진단/치료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진단 목적이었지만, 현재는 진단과 치료(유착 박리, 약물 정밀 주입)가 동시에 가능해졌습니다.
진료실에서 흔히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수술 안 하고 사타구니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답은 있습니다. 내시경 진단입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네 가지 진찰을 해보고 → MRI를 찍어보고 → 그래도 진단이 명확하지 않거나 보존 치료에 반응이 없을 때 시행합니다.
진단 단계별 정리
| 단계 | 검사 방법 | 진단 가능 범위 |
|---|---|---|
| 1단계 | 병력 + 신체 검진 (FABER, SLR, 대퇴신경 신장) | 고관절 vs 척추 1차 감별 |
| 2단계 | X-ray (요추 + 골반) | 골관절염, 척추 정렬, 골절 |
| 3단계 | 요추 MRI | 추간판 탈출, 척추관 협착, 신경뿌리 압박 |
| 4단계 | 진단적 신경 차단술 | 후관절, 천장관절, 신경뿌리 통증 확인 |
| 5단계 | 경막외 내시경 진단 | MRI에 안 보이는 유착, 섬유화 |
척추가 원인으로 확진되었다면, 치료는 어떤 단계로 가는가
확진이 끝났다면 치료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단계가 있습니다.
1단계 — 약물과 자세 교정
급성기 신경뿌리 자극에는 소염진통제(NSAIDs)와 신경병증성 통증 약물이 우선입니다. 통증이 6주 이내라면 80% 이상이 이 단계에서 호전됩니다. 자세 교정도 중요합니다. 너무 오래 앉아 있는 자세는 추간판 압력을 가장 높입니다. 30분에 한 번은 일어나서 허리를 펴주는 것이 약보다 효과가 좋을 때도 있습니다.
2단계 — 신경 차단술과 신경성형술
약물로도 좋아지지 않으면 선택적 신경뿌리 차단(selective nerve root block)과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를 시행합니다. 다만 단순 주사는 효과가 짧을 수 있어, 본원에서는 경피적 경막외 신경성형술(percutaneous epidural neuroplasty)을 선호합니다. 이는 가는 카테터를 척추관 내부로 진입시켜 유착 부위를 박리하고 약물을 정확히 주입하는 시술입니다.
대한통증학회지에 게재된 김조롱 등의 논문(2020)에서는 만성 요통과 다리 방사통 환자에서 신경성형술의 효과가 단순 차단술보다 6개월 이상 지속됨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사타구니 통증으로 오신 환자분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3단계 — 풍선 카테터 신경 박리술
유착이 심한 경우 풍선 카테터 신경 박리술(balloon adhesiolysis)을 시행합니다. 카테터 끝에 작은 풍선이 달려 있어, 좁아진 추간공이나 유착 부위에서 풍선을 부풀려 공간을 확보합니다. 사타구니 통증의 원인이 L2-L3 추간공 협착인 환자에서 매우 효과적입니다.
4단계 — 내시경 척추 시술
신경뿌리 압박이 명확하고 보존 치료에 6주 이상 반응이 없을 때, 양방향 내시경 척추 시술(biportal endoscopic surgery) 또는 단방향 척추 내시경 시술을 고려합니다. 8mm 정도의 작은 절개창 하나로 추간판 탈출 부위를 직접 보면서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본원에서는 입원 1박 또는 당일 시술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신경외과 전문의가 척추 시술을 직접 하는 것과, 영상의학과나 통증의학과에서 영상 가이드만으로 하는 것은 차원이 다릅니다. 내시경 척추 시술은 신경뿌리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합니다. 이게 정형외과 vs 신경외과 선택의 핵심입니다.
치료 후 재활, 다시 척추로 통증이 오지 않게 하려면
치료가 끝났다고 해서 그걸로 끝이 아닙니다. 신경뿌리 주위 염증이 가라앉아도, 그 주변 근육의 약화와 자세 불균형이 남아 있으면 6개월~1년 안에 재발합니다.
핵심 재활은 세 가지
- 심부 코어 근육 강화 (Multifidus, Transverse abdominis) 허리 깊은 곳의 작은 근육들이 척추 안정성의 70%를 담당합니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추간판이 다시 돌출됩니다. 가장 좋은 운동은 데드버그(dead bug)와 버드독(bird dog) 운동입니다. 누워서 또는 네발 자세에서 사지를 천천히 움직이며 허리를 안정화시킵니다. 하루 2세트, 각 10회면 충분합니다.
- 고관절 가동성 회복 척추 통증이 있던 분들은 고관절 운동 범위가 줄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척추가 아프지 않으려면 고관절이 충분히 움직여야 합니다. 이상근 스트레칭, 장요근 스트레칭, 나비 자세를 하루 5분 이상 시행하십시오.
- 보행 자세 교정 30분 이상 앉아 있지 말고, 한 시간에 한 번은 일어나서 허리를 뒤로 부드럽게 젖혀주십시오(맥켄지 신전 운동). 추간판이 앞쪽으로 다시 자리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대한재활의학회지(Ann Rehabil Med, 2014)에서 정리된 신경학적 통증 환자의 재활 프로토콜에서도 코어 강화와 고관절 가동성이 만성 요통 재발 방지의 양대 축으로 강조됩니다.
5월부터 6월, 사타구니/고관절 통증이 늘어나는 이유
진료 데이터를 보면 매년 5월과 6월에 신경통 관련 호소가 급증합니다. 이 시기 환자들이 평소보다 80% 이상 늘어나는 진단명이 "상세불명의 신경통 및 신경염", "근근막통증후군"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로 봅니다. 첫째, 봄에 활동량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그동안 잠재해 있던 추간판 손상이 표면화됩니다. 둘째, 5~6월의 일교차가 근근막 긴장도를 높여 척추 주변 근육의 보호 기능이 약해집니다. 이 시기에 사타구니가 묵직해지셨다면 단순 운동 통증으로 넘기지 마시고 척추부터 점검받으시는 게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형외과에서 고관절 MRI 정상이라고 했는데, 다시 신경외과 가서 요추 MRI를 또 찍어야 하나요?
찍으셔야 합니다. 고관절 MRI와 요추 MRI는 촬영 범위가 완전히 다릅니다. 같은 부위 두 번 찍는 게 아니라, 보지 못한 부위를 추가로 촬영하는 겁니다. 사타구니 통증의 30~40%는 척추가 원인이므로, 고관절이 정상이라는 결과만으로 안심하시면 안 됩니다. 다만 무조건 MRI부터 찍기 전에, 신경 검사(SLR, 대퇴신경 신장 검사 등)부터 받아보십시오. 검사 단계에서 척추 의심이 명확하면 영상은 그다음입니다.
Q. 사타구니가 아픈데 다리 끝까지 저리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척추 문제일 수 있나요?
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특히 L1-L2, L2-L3 같은 상위 요추 추간판 문제는 통증이 사타구니와 허벅지 앞쪽에만 머물고 종아리/발까지 내려가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좌골신경통(엉덩이→다리→발) 패턴과 달라서 환자분도, 의사도 처음에는 척추를 잘 의심하지 않습니다. 사타구니 통증 + 허벅지 앞쪽 저림 + 기침 시 악화가 같이 있다면 상위 요추를 반드시 점검해야 합니다.
Q. 신경성형술 받으면 100% 좋아지나요?
100%라고는 말씀드리지 못합니다. 정확한 진단(어느 신경뿌리가 어떤 이유로 눌리는지)이 전제되었을 때, 6개월 이상 통증 호전을 보이는 환자가 70~80% 정도입니다. 진단이 모호한 채로 시술하면 효과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시술 전 신경 차단술로 통증의 정확한 출처를 확인하는 단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Q. 척추가 원인이라고 진단됐는데 수술까지 가야 한다는 게 무서워요. 비수술로 끝낼 수 있나요?
대부분 가능합니다. 본원 데이터로 보면 사타구니/고관절 부위 통증으로 척추가 원인인 환자 중 수술까지 가는 경우는 10% 미만입니다. 약물, 신경 차단술, 신경성형술, 풍선 박리술 단계에서 90% 이상이 호전됩니다. 다만 다리 힘이 빠지거나 발목 들기가 안 되는 등 신경 마비 증상이 있으면 그때는 수술이 필요합니다. 마비는 시간이 흐를수록 회복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Q. 정형외과랑 신경외과 어디가 더 잘 보나요?
병변에 따라 다릅니다. 진짜 고관절 관절 자체의 문제(골관절염, 비구순 파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정형외과가 전공입니다. 척추 신경뿌리가 원인인 방사통은 신경외과가 전공입니다. 본원처럼 신경외과 전문의가 척추 내시경과 신경성형술을 직접 하는 곳에서는, 사타구니 통증의 척추 원인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두 군데를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없어지는 셈입니다.
Q. 수술받지 않고 신경성형술만으로 사타구니 통증을 끝낸 후, 일상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너무 오래 앉아 있지 마십시오(30분 단위로 일어서기). 둘째, 무거운 짐을 허리 굽혀 들지 마십시오(반드시 무릎 굽히고 들기). 셋째, 코어 근육 운동을 매일 10분이라도 하십시오. 이 세 가지만 지키면 1년 후 재발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집니다. 시술의 효과를 오래 가져가는 것은 결국 본인의 일상 습관입니다.
마무리 — 진단의 첫 단추가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다시 강조하겠습니다. 사타구니가 묵직하고 엉덩이 옆이 저릴 때, 그것은 고관절일 수도 있고 척추일 수도 있습니다. 정형외과를 가야 할 수도 있고 신경외과를 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결정은 환자 본인이 내리기 어렵습니다.
처음 가신 병원에서 신체 검진(SLR, FABER, 대퇴신경 신장 검사)을 5분 안에 시행해주는지 보십시오. 영상 먼저 찍고 검사는 안 하는 곳이라면, 진단의 가닥이 잡히기 어렵습니다. 신경뿌리에서 시작된 통증을 고관절로 오해하고 한 달, 두 달이 흘러가면 신경 손상이 누적됩니다. 처음부터 척추 가능성을 함께 점검받으시는 것, 이것이 통증의 시간을 줄이는 가장 정확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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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Speed CA, Richards C, Nichols D. 체외 충격파 치료(Extracorporeal Shock Wave Therapy)의 최신 지견. 대한정형외과학회지 (J Korean Orthop Assoc).
- 임주애, 이찬희, 박재한 (2022). 3D Sweeping Mode ESWT for Plantar Fasciitis. J Korean Foot Ankle Soc 2022;26(2):84-87. DOI: 10.14193/jkfas.2022.26.2.84
- 강호정, 허만승, 이승엽, 한수봉. Comparison of HILT Versus ESWT in Lateral Epicondylitis.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for Surgery of the Hand.
- 성승용, 정증열, 윤한국. Extracorporeal Shockwave Therapy for Calcifying Tendinitis of Hands.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for Surgery of the Hand.
- Wang CJ, Wang FS, Yang KD, Weng LH, Ko JY. ESWT Long-term Results - Korean Multicenter Study. J Korean Foot Ankle S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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