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정지인 내과 전문의 / 류마티스내과 분과전임의 (서울대학교병원 전임의 과정 수료 (2021-2024))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 석박사 수료

최종 업데이트: 2026-06-06

통풍 환자, 만성콩팥병(CKD) 위험은 얼마나 높을까요?

요산이 관절뿐 아니라 콩팥을 갉아먹는 진짜 이유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통풍 환자는 일반인 대비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약 2배 이상 높고, 통풍 발작이 반복될수록 사구체 여과율(eGFR)은 매년 평균 1~3 mL/min/1.73m² 빠른 속도로 감소합니다. 즉 통풍은 관절 질환이 아니라, 콩팥과 심혈관을 동시에 위협하는 전신 대사 질환입니다.

진료실에서 통풍 환자분께 "오늘 신장 기능 검사도 함께 보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면, 열에 아홉은 같은 반응을 보입니다. "통풍인데 콩팥 검사를 왜 해요?" 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전임의 시절에도 가장 자주 들었던 질문이고, 정확히 그 지점이 통풍 진료의 가장 큰 함정입니다. 환자분은 발가락 관절을 보고 오시지만, 류마티스내과 의사는 그 너머에서 진행 중인 콩팥 손상을 함께 봐야 합니다.

특히 2026년 7월~8월은 본원 내과에서 통풍 발작이 1년 중 가장 많이 잡히는 시기입니다. 여름철 탈수, 맥주 섭취 증가, 더위로 인한 신장 혈류 감소가 겹치면서 요산 결정이 폭발적으로 석출되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는 단순히 발작만 잡으면 안 됩니다. 콩팥 기능을 같이 측정해야 합니다.


요산은 왜 콩팥을 골라서 망가뜨리는가

통풍이라는 단어는 관절 질환의 인상을 주지만, 신장은 요산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조용히 손상시키는 표적 장기입니다. 그 이유는 신장이 우리 몸의 요산 배설을 70% 담당하기 때문입니다.

혈중 요산은 신장의 사구체에서 자유롭게 여과된 후, 근위세뇨관에서 거의 100% 재흡수되었다가 다시 일부가 분비되는 복잡한 순환을 거칩니다. 이 과정을 담당하는 핵심 운반체가 URAT1(SLC22A12), GLUT9(SLC2A9), ABCG2입니다. 이 운반체에 유전적 변이가 있거나, 약물(이뇨제, 저용량 아스피린)·음식(과당, 알코올)에 의해 기능이 비뚤어지면, 요산이 혈중에 축적됩니다.

여기서 진짜 문제가 시작됩니다. 혈중 요산 농도가 6.8 mg/dL을 넘으면 요산은 더 이상 용해되지 못하고 단일나트륨요산(MSU) 결정으로 석출됩니다. 이 과정은 마치 설탕물이 식으면서 바닥에 결정이 가라앉는 것과 같습니다. 결정이 가라앉는 곳은 관절만이 아닙니다. 신장 수질, 세뇨관, 간질조직에 차곡차곡 침착됩니다. 이것이 바로 요산성 신병증(uric acid nephropathy)입니다.

특히 신장 수질은 농축 과정에서 pH가 5.0 이하로 떨어집니다. 산성 환경에서 요산은 더욱 잘 결정화됩니다. 그래서 통풍 환자분의 콩팥 조직을 현미경으로 보면, 마치 미세한 모래알이 박힌 것처럼 요산 결정이 발견됩니다. 이 결정은 NLRP3 인플라마좀(inflammasome)을 활성화시켜 IL-1β를 폭발적으로 분비하게 만들고, 세뇨관 간질 섬유화(tubulointerstitial fibrosis)를 일으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통풍 발작 한 번이 콩팥에 미치는 단발성 손상은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증상 고요산혈증이 5년, 10년 지속되는 동안 콩팥은 조용히 망가집니다. 이걸 임상에서는 "silent gout nephropathy"라고 부릅니다. 환자분이 처음 콩팥 기능 저하를 자각했을 때는 이미 eGFR이 60 미만으로 떨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통풍이 일으키는 신장 손상의 세 가지 얼굴

통풍과 신장의 관계는 한 가지 모습이 아닙니다. 임상적으로 세 가지로 구분하면 진단과 치료가 명확해집니다.

신장 손상 형태 발생 기전 임상 양상 위험 시점
만성 요산성 신병증 신장 간질에 MSU 결정 침착 → 간질 섬유화 서서히 진행하는 eGFR 감소, 요세관 기능 이상 무증상 고요산혈증 5~10년
급성 요산성 신병증 세뇨관 내 요산 결정 응집으로 폐색 급성 신부전, 핍뇨 종양융해증후군, 심한 탈수
요산 결석 산성 소변에서 요산 결정화 → 결석 형성 측복부 통증, 혈뇨, 수신증 만성 산성뇨, 탈수, 비만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겁니다. 세 가지가 따로 오지 않습니다. 통풍 환자분 중에는 "허리가 아파서 비뇨기과 갔더니 요산 결석이라고 하더라"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 환자분의 콩팥 기능을 측정해보면, 이미 eGFR이 50대로 떨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석은 빙산의 일각이고, 그 아래에 만성 요산성 신병증이 자리 잡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한국인 통풍 환자에게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음주 패턴입니다. 이영호 교수(2011)의 국내 연구에 따르면, 한국에서 흔히 소비되는 주류의 퓨린 함량을 측정한 결과 맥주가 가장 높은 퓨린 농도를 보였습니다(Lee YH, 대한류마티스학회지, 2011, DOI: 10.4078/jrd.2011.18.1.1). 즉 "소주는 퓨린이 없으니 괜찮다"는 통념과 달리, 알코올 자체가 신장의 요산 배설을 방해하고 젖산 생성을 통해 요산 재흡수를 촉진하기 때문에 어떤 술이든 신장에는 부담입니다.


콩팥 기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통풍 환자분이 본원 류마티스내과를 처음 방문하시면, 저는 다음 항목을 반드시 함께 봅니다.

첫째, 혈청 크레아티닌과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 단순히 크레아티닌 수치만 보면 안 됩니다. 같은 1.2 mg/dL이라도 60세 여성에서는 eGFR이 45 정도, 30세 남성에서는 75 정도로 차이가 큽니다. CKD-EPI 공식으로 계산한 eGFR이 진짜 신장 기능입니다. eGFR 60 미만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콩팥병(CKD) 3기로 진단합니다.

둘째,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 30 mg/g 이상이면 미세알부민뇨로 판정합니다. 이는 사구체 손상이 시작되었다는 가장 이른 신호이며, 심혈관 사건의 독립적 예측 인자이기도 합니다.

셋째, 24시간 요산 배설량과 분획 배설률(FEUA). 통풍 환자를 "과배설형(overexcretor)"과 "저배설형(underexcretor)"으로 구분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한국인 통풍 환자의 약 90%는 저배설형이며, 이 경우 신장 기능이 떨어질수록 요산 배설 능력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넷째, 요산 결정 여부. 신장초음파에서 수질 부위 음영 증가, CT에서 양측 신장의 다발성 작은 결석이 발견되면 이미 요산성 신병증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신장 기능이 나쁠 때 혈청 요산 수치가 "오히려 정상으로 보이는" 함정입니다. 신장이 망가지면 요산 배설이 줄어 혈중 요산이 올라가야 정상이지만, 동시에 식욕 저하·근육량 감소로 퓨린 생성이 줄면서 수치가 가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풍 환자의 콩팥은 수치 하나만 보면 안 되고, 종합적으로 봐야 합니다.


콩팥을 지키는 통풍 치료, 무엇이 다른가

여기서 가장 흔한 오해를 정리하겠습니다. "약 먹으면 신장 나빠진다는데, 안 먹는 게 낫지 않나요?"

정반대입니다. 요산저하 치료를 안 하는 것이 콩팥을 가장 빠르게 망가뜨립니다. 2024 ACR 통풍 가이드라인과 EULAR 권고는 한목소리로 말합니다. CKD 환자에서도 요산저하 치료(urate-lowering therapy, ULT)는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하며, 목표 요산은 6.0 mg/dL 미만(통풍 결절이 있으면 5.0 mg/dL 미만)입니다.

핵심 약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약물 기전 CKD 환자에서의 사용 주의점
알로퓨리놀(Allopurinol) 잔틴산화효소 억제 → 요산 생성 차단 eGFR에 따라 100mg부터 시작, 점진 증량 HLA-B*5801 양성자에서 중증 약진 위험(한국인 12%)
페북소스타트(Febuxostat) 비퓨린계 잔틴산화효소 억제 eGFR 30 이상에서 우선 고려 심혈관 위험 환자에서 신중
벤즈브로마론(Benzbromarone) URAT1 억제 → 요산 배설 촉진 eGFR 30 미만에서 효과 떨어짐 간기능 모니터링 필요
콜히친(Colchicine) 호중구 미세소관 차단, 발작 예방 CKD에서 용량 감량 필수 eGFR 30 미만에서 매우 신중

특히 한국인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점은 HLA-B*5801 유전자 검사입니다. 이 유전자형을 가진 환자분이 알로퓨리놀을 복용하면 스티븐스-존슨 증후군이나 독성표피괴사용해(TEN) 같은 치명적 약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의 약 12%가 이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어, 본원에서는 알로퓨리놀 처방 전 검사를 강력히 권합니다.

치료의 또 다른 축은 신장 보호 약물 병용입니다. 통풍과 CKD를 동시에 가진 환자분 중 고혈압이 있다면, 이뇨제(특히 티아지드, loop diuretic)는 가능한 피하고 ARB나 ACEi를 우선 사용합니다. 박창규 교수(2004)가 정리한 바와 같이, 새로운 항고혈압제 중 인다파미드 등은 기존 티아지드 대비 부작용이 적지만(박창규, 대한내과학회지, 2004), 통풍 환자에서는 이뇨제 자체가 요산 배설을 줄이므로 가능하면 회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당뇨가 동반된 통풍 환자에서는 SGLT2 억제제가 새로운 희망입니다. 이 약물은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차단하면서 동시에 요산 배설을 증가시키고, 심혈관 보호 효과까지 있습니다. 본원 내과에서 통풍+당뇨+CKD 동반 환자분에게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약제 중 하나입니다.

[[관련글: 류마티스내과 진료, 어떤 증상에 가야 하는가]]


일상에서 이것만은 꼭 지키세요

약물 치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통풍 환자의 콩팥을 지키는 일상 관리는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수분 섭취. 하루 2~2.5리터의 물을 권합니다. 신장의 요산 배설은 소변량에 비례합니다. 특히 7~8월 여름철에는 땀으로 수분 손실이 커서 신장 혈류가 줄고, 요산 농축이 가속됩니다. 이 시기에 통풍 발작이 폭증하는 핵심 이유입니다. 단, 이미 CKD 4기 이상이거나 심부전이 있는 분은 수분 제한이 필요할 수 있으니 반드시 상담받으세요.

식이 관리. 절대 금지가 아니라 빈도 관리입니다. 내장육, 멸치·정어리, 진한 육수, 맥주는 빈도와 양을 줄입니다. 과당이 든 음료(콜라, 과일주스)는 의외로 강력한 요산 상승 요인입니다. 과당은 간에서 ATP를 빠르게 소모시키며 그 부산물이 요산으로 전환되기 때문입니다.

체중 관리.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통해 신장의 요산 배설을 방해합니다. 본원 비만클리닉에서는 통풍 환자의 체중 감량에 GLP-1 유사체(마운자로, 위고비)를 활용합니다. 다만 급격한 체중 감량은 일시적으로 요산을 폭증시켜 발작을 유발할 수 있어, 월 2~4kg 페이스의 점진적 감량을 권합니다.

음주.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 잔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완전 금주가 어려우면 맥주를 끊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한국 주류 퓨린 함량 연구에서도 맥주의 퓨린 농도가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운동. 유산소 운동은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요산 배설에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극심한 무산소 운동은 젖산 축적으로 일시적 요산 상승을 유발하므로, 통풍 환자에게는 중강도 유산소(빠르게 걷기, 자전거)가 가장 적합합니다.

[[관련글: 통풍 발작 시 응급 대처법, 집에서 할 수 있는 것]]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것들

맺음말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통풍은 발가락의 병이 아닙니다. 통풍 환자의 콩팥은 첫 발작 한참 전부터 조용히 망가지고 있고, 발작이 반복될수록 그 속도는 빨라집니다. 그러나 요산을 목표치 미만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그 진행을 멈출 수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전임의 시절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확인한 사실 하나는, 통풍을 관절 질환으로 보는 환자는 콩팥을 잃고, 전신 대사 질환으로 보는 환자는 콩팥을 지킨다는 점입니다. 오늘 발가락이 아프지 않더라도, 통풍 진단을 받으셨다면 콩팥 검사를 한 번 받아보세요. 늦지 않았습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내과 · 정지인 원장 · 내과 전문의 · 류마티스내과 세부전공
서울대병원 전임의 수련 (2021~2024)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1661-6610

참고 문헌

  1. Lee YH (2011). . . DOI: 10.4078/jrd.2011.18.1.1
  2. Park CG (2004). . . DOI: 10.3904/kjm.2004.67.5
  3. Oh Y, Hong SB, Min KS et al. (2011). . . DOI: 10.11005/jbm.2011.18.2
  4. Ji JD, Kim TH, Lee BN et al. (2011). . . DOI: 10.4078/jrd.2011.18.1.11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