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00년 전문의 취득)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졸업

최종 업데이트: 2026-04-20

두통 원인, 전문의가 감별하는 8가지 유형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두통의 90% 이상은 긴장형두통·편두통·군발두통 같은 일차성 두통이지만, 10% 미만의 이차성 두통 중에는 뇌동맥류 파열, 경막외 혈종, 뇌종양처럼 즉시 응급수술이 필요한 질환이 숨어 있습니다. 갑자기 벼락 치듯 찾아온 최악의 두통, 50세 이후 처음 시작된 두통, 발열·구토·신경학적 이상을 동반한 두통은 일차성 두통과 전혀 다른 경로로 접근해야 합니다.

두통은 증상이지 진단이 아닙니다. "두통이 있다"는 말은 "배가 아프다"와 같은 수준의 정보일 뿐, 그 뒤에 어떤 병태생리가 숨어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감별해야 합니다. 특히 2026년 5~6월은 EMR 데이터 기준으로 상세불명의 신경통 및 신경염(+85%), 위염(+54%), 요천추 염좌(+47%) 등이 급증하는 시기로, 후두신경통·자율신경 두통·긴장형 두통 환자가 함께 늘어납니다. 기온 변화와 기압 변동이 뇌혈관 톤(tone)을 흔드는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환자가 호소하는 두통을 빈도순으로 8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 유형의 특징적 소견·감별 포인트·근거 수준이 있는 치료 옵션을 설명드리겠습니다.

두통의 큰 틀: 일차성 vs 이차성, 왜 이 구분이 먼저일까요

두통을 감별할 때 가장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은 "원인 질환이 있는가, 없는가"입니다.

일차성 두통(Primary headache)은 두통 자체가 질병인 경우입니다. 뇌 안에 종양이나 혈관 이상이 없는데도 삼차신경혈관계(trigeminovascular system), 뇌간 통증 조절 경로, 시상하부 등의 기능 이상으로 통증이 발생합니다. 편두통·긴장형두통·군발두통이 대표적이며 전체 두통의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차성 두통(Secondary headache)은 다른 질환 때문에 생긴 두통입니다. 뇌동맥류 파열, 경막외 혈종, 뇌종양, 수막염, 거대세포동맥염 등이 원인이 되며, 진단이 늦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이 구분이 먼저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차성 두통은 시간을 두고 약물과 생활 습관 교정으로 접근해도 안전하지만, 이차성 두통 중 일부는 '분 단위'로 판단해야 합니다. 위 점막이 위산에 반복 노출되면 장상피화생이라는 적응 변화가 일어나지만, 그 화생이 악성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두통도 만성화·변형화 과정에서 위험 신호가 섞여 나타나므로 "평소 두통"이라는 이유로 안심하면 안 됩니다.

1. 긴장형두통(Tension-type headache) — 가장 흔한, 그러나 가장 오해받는

긴장형두통은 전 세계 성인의 약 40%가 경험하는 가장 흔한 두통입니다.

특징적 소견: 양측 머리 전체가 띠를 두른 듯 조이는 느낌, 강도는 경도~중등도, 활동으로 악화되지 않음, 구역·구토 동반 없음, 빛 공포증이나 소리 공포증 중 하나만 있거나 없음. 30분~7일까지 지속됩니다.

병태생리: 과거에는 근수축만의 문제로 여겨졌으나, 현재는 말초 통각수용기 감작(peripheral sensitization)중추 통각 조절 장애가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봅니다. 승모근·측두근·후두하근의 근근막 통증 유발점(trigger point)이 삼차신경핵으로 통증 신호를 반복 전달하면, 뇌간의 통증 억제 경로가 둔감해지면서 작은 자극에도 통증이 유발됩니다.

감별 포인트: 편두통과 달리 일상 활동으로 악화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계단을 오를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편두통을 먼저 의심해야 합니다.

치료 근거: 국내 대한통증학회지(KJP) 연구들을 포함한 여러 임상 연구에서 NSAIDs, 아미트립틸린 같은 저용량 삼환계 항우울제가 만성 긴장형두통의 빈도를 유의하게 줄인다고 보고됩니다. 또한 승모근·후두하근에 대한 건식 침(dry needling)과 수기 치료는 압력 통증 역치를 올려 재발을 줄입니다(Lew 등, 2020). 2026년 5~6월처럼 근근막통증후군/어깨부분(+69%)이 피크를 찍는 시기에는 목·어깨 치료를 병행해야 호전이 빠릅니다.

2. 편두통(Migraine) — 뇌의 '알레르기 반응'

편두통은 전 세계 성인의 약 12~15%가 앓는, 만성 질환 부담 5위 안에 드는 대표적 일차성 두통입니다.

특징적 소견: 한쪽 머리박동성으로 아프며, 중등도~중증, 일상 활동으로 악화됨, 구역·구토·빛 공포증·소리 공포증을 동반합니다. 4~72시간 지속됩니다. 약 20%는 시야에 지그재그 섬광이 보이는 조짐(aura)이 먼저 나타납니다.

병태생리: 편두통의 핵심은 삼차신경혈관계 활성화와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분비입니다. 어떤 유발 요인(스트레스, 월경, 수면 부족, 특정 음식, 기압 변화)이 대뇌 피질에 퍼지는 느린 탈분극파(cortical spreading depression)를 일으키면, 이 파동이 삼차신경 말단을 자극해 CGRP를 뇌막 혈관 주변으로 분비시키고, 혈관이 확장되며 신경성 염증이 발생합니다. 마치 위장이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듯, 편두통 환자의 뇌는 특정 자극에 '과반응'하는 것입니다.

감별 포인트: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심해져서 어두운 방에 누워 있어야 한다"는 진술은 편두통을 시사합니다. 긴장형두통 환자는 오히려 걷거나 움직이면 완화된다고 합니다.

치료 근거: 급성기에는 트립탄(triptan) 계열이 1차 약제이며, 예방약으로는 베타차단제(프로프라놀롤), 칸데사르탄, 토피라메이트, 아미트립틸린이 사용됩니다. 최근에는 CGRP 수용체 차단제(erenumab, galcanezumab 등)가 만성 편두통 예방에 도입되어, 여러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 월 편두통일수를 유의하게 줄이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대한통증학회지(KJP) 2022~2025년 논문들에서 만성 편두통 치료 전략이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3. 군발두통(Cluster headache) — '자살 두통'이라 불리는 이유

군발두통은 유병률은 0.1% 남짓으로 낮지만, 통증 강도만큼은 모든 두통 중 최강입니다.

특징적 소견: 한쪽 눈 주변의 극심한 찌르는 듯한 통증, 15분~3시간 지속, 같은 쪽 눈물·콧물·결막 충혈·안검하수·동공 축소 같은 자율신경 증상을 동반합니다. 하루 1~8회, 수 주~수 개월 동안 거의 매일 발생 후 수 개월~수 년 완화되는 '군발기-완화기' 패턴이 특징입니다.

병태생리: 시상하부 후부(posterior hypothalamus)의 활성화와 삼차-자율신경반사(trigeminal-autonomic reflex)가 핵심입니다. 같은 시간대에 반복적으로 발작하는 점에서 생체 시계(시상하부 시교차상핵)의 이상이 관여한다고 봅니다.

감별 포인트: 환자가 안절부절 못하고 방을 서성인다는 점이 편두통과 극명히 다릅니다. 편두통 환자는 가만히 누워 있으려 하지만, 군발두통 환자는 벽에 머리를 박을 정도로 격렬히 움직입니다.

치료 근거: 급성기에는 100% 산소 흡입(12~15L/분, 15분)과 피하 주사용 수마트립탄이 효과적이며, 예방에는 베라파밀 고용량이 1차 약제입니다. 난치성의 경우 후두신경 자극(ONS)이나 접형구개신경절 자극(SPG stimulation) 같은 신경 조절 치료가 고려됩니다.

4. 경부인성 두통(Cervicogenic headache) — 목에서 시작된 두통

만성 두통 환자의 15~20%는 목에서 시작된 두통입니다. 2026년 5~6월처럼 신경통·신경염·근근막통증후군이 함께 피크를 찍는 시기에 증가합니다.

특징적 소견: 후두부에서 시작해 이마·눈 뒤쪽으로 퍼지는 편측성 두통, 목 움직임으로 유발·악화, 같은 쪽 어깨·팔 통증 동반 가능, C2-C3 후관절 압통.

병태생리: 상위 경추(C1-C3) 감각 신경이 삼차신경 척수핵과 수렴(convergence)하는 구조 때문에, 경추 후관절·추간판·근육의 자극이 이마 쪽 통증으로 뇌에 전달됩니다. 이를 삼차-경추 수렴(trigeminocervical convergence) 이론이라 부릅니다.

감별 포인트: 목을 돌리거나 숙일 때 두통이 유발되고, 후두하근·상부 승모근에 뚜렷한 압통점이 있다면 경부인성을 의심합니다.

치료 근거: 대한재활의학회지(ARM) 및 대한신경척추학회지(Neurospine) 자료에 따르면, 경추 후관절 차단술, 제3후두신경 차단, 후두하근 압통점 주사, 도수치료 병행이 경부인성 두통의 빈도를 유의하게 줄입니다.

5. 후두신경통(Occipital neuralgia)

특징적 소견: 후두부에서 두정부로 찌르는 듯한·전기 오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 수 초~수 분 지속, 대후두신경 주행 경로(C2 신경 분지)를 따라 압통. 머리 빗질·베개가 닿는 자극만으로도 유발됩니다.

병태생리: 대후두신경이 승모근·반극근 사이를 통과하면서 만성 압박을 받으면 신경 주변 결합 조직이 두꺼워지고, 신경막에 염증이 생깁니다. 방아쇠 수지에서 A1 활차가 두꺼워져 힘줄을 압박하듯, 근육 터널이 신경을 조이는 구조입니다.

감별 포인트: 통증이 전기가 튀는 듯한 방사통 양상이고, 대후두신경 압통이 분명하면 후두신경통이 맞습니다. 국소 마취제 차단으로 통증이 즉시 사라지는 것이 결정적 진단 소견입니다.

치료 근거: 대한말초신경학회지(TN) 2021~2023년 자료에 따르면, 대후두신경 차단술은 80% 이상에서 유의한 통증 감소를 보입니다. 난치성에는 펄스 고주파 치료나 말초신경 자극술이 고려됩니다.

6. 약물과용 두통(Medication overuse headache)

특징적 소견: 원래 편두통·긴장형두통을 앓던 사람이 두통약을 월 10~15일 이상 3개월 초과해서 복용하면 두통이 거의 매일로 바뀝니다. 아침에 깨어날 때 두통이 가장 심하며, 기존 약이 점점 덜 듣습니다.

병태생리: 진통제·트립탄을 반복 투여하면 중추 통증 조절계에서 하행 억제 경로가 둔화되고, 삼차신경계의 감작(sensitization)이 진행됩니다. 약을 끊으면 잠시 더 심해졌다가 회복되는 금단 반응을 거칩니다.

감별 포인트: 두통 일지에 복약 횟수를 기록하게 하면 진단이 쉬워집니다. 카페인이 함유된 복합 진통제가 특히 원인이 됩니다.

치료 근거: 국제두통학회 진료 지침과 메타분석에 따르면 원인 약제 중단이 가장 중요하며, 중단 후 2개월 이내 두통 빈도가 기저 상태로 회복되는 비율이 높습니다.

7. 이차성 두통 — 뇌동맥류 파열·경막외 혈종·뇌종양

여기서부터는 '놓치면 생명이 위험한' 범주입니다.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 출혈(Subarachnoid hemorrhage): 지금까지 경험한 것 중 최악의 벼락같은 두통(thunderclap headache)이 1분 이내 정점에 도달합니다. 대한신경외과학회지(JKNS) 및 뇌혈관중재신경외과학회지(JCEN) 자료에서 비파열 동맥류의 조기 진단과 파열 시 응급 코일색전술·클립결찰술의 임상 경과가 다수 보고됩니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송윤선 교수의 강의에서도 스텐트 보조 코일색전술 등 현대적 치료 전략이 재발률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됩니다.

외상성 경막외 혈종(Epidural hematoma): 머리 외상 직후 '의식 명료기(lucid interval)'를 거쳐 급속히 의식이 나빠지면서 두통이 심해지는 경과가 전형적입니다. JKNS 연구에 따르면 예후 인자로 초기 의식 수준(GCS), 혈종 크기, 동공 변화가 중요합니다(검승규 등, 1996).

뇌종양에 의한 두통: 아침에 깼을 때 가장 심하고 기침·재채기로 악화, 오심·구토·시야 변화·신경학적 이상을 동반합니다. 진행 속도가 느려 초기엔 긴장형두통과 구분이 어렵습니다.

거대세포동맥염(Giant cell arteritis): 50세 이상에서 새로 시작된 측두부 두통, 턱 파행(jaw claudication), ESR/CRP 급등. 시력 상실을 막기 위해 즉시 고용량 스테로이드가 필요합니다.

8. 긴급을 요하는 이차성 두통들 — 수막염, 특발성 두개내압 항진, 정맥동 혈전

세균성 수막염(Bacterial meningitis): 발열·경부 강직·두통의 3주징. 진행이 빠르며 항생제 투여가 1시간 늦어질 때마다 사망률이 올라갑니다.

특발성 두개내압 항진(Idiopathic intracranial hypertension): 젊은 비만 여성에게 호발, 박동성 두통·일시적 시야 흐림·이명·유두 부종. 방치하면 실명 위험이 있습니다.

뇌정맥동 혈전증(Cerebral venous sinus thrombosis): 경구 피임약 복용, 임신·산욕기, 혈액응고 이상에서 호발. 아급성으로 진행하는 두통에 국소 신경학적 증상이 더해지면 의심해야 합니다.

연령별 감별진단 우선순위

연령대 1순위 2순위 반드시 배제해야 할 질환
10~20대 긴장형두통 편두통 뇌정맥동 혈전증, 수막염
20~40대 편두통 긴장형두통 뇌동맥류 파열, 특발성 두개내압 항진
40~50대 긴장형두통 경부인성 두통 뇌동맥류, 뇌종양, 약물과용 두통
50세 이상 경부인성 두통 약물과용 두통 거대세포동맥염, 뇌종양, 경막하 혈종

핵심 원칙: 50세 이후 처음 시작된 두통은 일단 이차성을 의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언제 병원에 가야 하나요 — Red Flag 징후

아래 증상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즉시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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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을 위한 검사

검사 목적 적응증
뇌 CT (비조영) 급성 출혈·골절 배제 벼락두통, 외상, 의식 저하
뇌 MRI + MRA 종양·혈관 이상·뇌 실질 병변 확인 50세 이후 신발성, 신경학적 이상, 만성 진행성
요추천자 수막염·지주막하출혈·두개내압 측정 발열+경부 강직, CT 음성이나 SAH 의심
혈액 검사(ESR, CRP) 거대세포동맥염 감별 50세 이상 측두부 두통
뇌 MRV 정맥동 혈전 두통+국소 신경 증상, 임신·피임약 복용
경추 MRI 경부인성 두통, 척수 병변 목 움직임으로 악화되는 후두부 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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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의 큰 그림: 단계별 접근

급성기 통증 완화, 재발 예방, 생활 습관 교정, 신경 조절 치료의 4단계로 접근합니다.

1단계 급성기 치료: NSAIDs, 아세트아미노펜, 편두통은 트립탄, 군발두통은 산소·피하 수마트립탄.

2단계 예방 치료: 편두통은 베타차단제·토피라메이트·CGRP 차단제, 긴장형두통은 저용량 아미트립틸린, 군발두통은 베라파밀.

3단계 신경 조절 치료: 후두신경 차단술, 경추 후관절 차단, 보툴리눔 독소 주사(만성 편두통), 펄스 고주파.

4단계 생활 습관: 수면 규칙화, 카페인 조절, 수분 섭취, 유발 음식 기록, 자세 교정, 목·어깨 스트레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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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두통은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뇌와 신경계의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대부분은 일차성 두통으로 약물과 생활 습관 교정으로 호전되지만, 그 안에는 즉시 응급 수술이 필요한 이차성 두통이 섞여 있습니다. 내 두통이 어느 유형인지를 체계적으로 감별받는 것이 첫 걸음이며, Red Flag 징후가 있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하셔야 합니다. 특히 계절이 바뀌는 5~6월에는 경부인성·신경통·긴장형 두통이 증가하므로 목·어깨 건강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재발 예방에 중요합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참고 문헌

  1. Kim BR, Lee JY, Min MH 등 (2014). . . DOI: 10.5535/arm.2014.38.6.742
  2. Lew J, Kim J, Nair P (2020). . . DOI: 10.1080/10669817.2020.1822618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