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00년 전문의 취득)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졸업

최종 업데이트: 2026-06-09

다리가 저린 증상, 허리 문제일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무릎 아래로 저린 증상의 상당수는 무릎 자체가 아니라 허리에서 시작된 좌골신경통입니다. 무릎 MRI만 찍어서는 원인을 놓칠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겁니다. "원장님, 무릎이 아니라 종아리가 저려요. 그런데 무릎 정형외과에서는 연골에 문제가 없다네요."

이 환자분은 이미 무릎 MRI를 두 번 찍었고, 연골주사도 세 번 맞았습니다. 그런데 증상은 그대로입니다. 왜 그럴까요. 다리가 저린 통증의 출발지가 무릎이 아니라 허리였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무릎 통증과 다리 저림은 임상에서 자주 혼동되지만, 메커니즘이 완전히 다른 두 질환입니다.

특히 올여름은 신경통 환자가 평소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본원 EMR 분석상 7월에는 상세불명의 신경통 및 신경염이 연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8월에는 더 올라갑니다. 요천추 인대 염좌까지 동반되는 시기라, 다리가 저리다고 무작정 무릎부터 들여다보다가 시간을 놓치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리 저림의 출발지는 어디인가

다리 저림이라는 한 가지 증상은 사실 세 가지 다른 길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첫째, 허리에서 빠져나오는 신경 뿌리(요추 신경근)가 디스크나 협착증으로 눌리는 경우. 이게 좌골신경통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둘째, 엉덩이 깊은 곳의 이상근(piriformis muscle)이 좌골신경을 압박하는 이상근증후군. 셋째, 무릎 뒤쪽으로 지나가는 비골신경이 직접 눌리는 경우입니다.

이 셋은 모두 "다리가 저리다"는 같은 증상을 만들어내지만, 압박 위치가 다릅니다. 비유하자면 한강 다리 위에서 차가 막히는 것과, 강북 진입로에서 막히는 것, 그리고 강변북로에서 막히는 것이 다 다른 문제인 것과 같습니다. 같은 "교통체증"이라는 결과가 보이지만, 풀어야 할 지점이 완전히 다르다는 뜻입니다.

요추 4-5번 신경근이 눌리면 종아리 바깥쪽과 엄지발가락이 저립니다. 요추 5번-천추 1번 신경근이 눌리면 종아리 뒤쪽과 새끼발가락이 저립니다. 이상근증후군이라면 엉덩이 통증이 먼저 오고, 그 다음에 다리 뒤쪽이 저립니다. 비골신경 압박이라면 발목을 들어올리는 힘이 빠지는 족하수가 동반됩니다.

이 차이를 정확히 짚지 못하면 치료 방향이 완전히 어긋납니다.

진료실에서 어떻게 구분하는가

원장님 글이라 솔직히 말씀드리는데, 다리 저림 환자가 오시면 저는 무릎 MRI보다 먼저 다섯 가지 검사부터 합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하지직거상검사(SLR)입니다.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곧게 펴고 들어올리는 동작인데, 30~70도 사이에서 종아리 뒤쪽으로 찌릿한 방사통이 생기면 요추 신경근 압박을 강하게 의심합니다. 이는 1978년 Rask가 Clinical Orthopaedics and Related Research에 보고한 슬굴곡검사(knee flexion test)와 같은 맥락으로, 환자가 좌골신경통이 있을 때 바닥으로 손을 뻗으려고 몸을 굽히면 무의식적으로 무릎을 굽힌다는 객관적 신호를 활용합니다. 이는 요추 신경근 압박의 객관적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이상근 자극 검사입니다. 엉덩이 깊은 곳을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환자에게 다리를 안쪽으로 모으게 합니다. 이때 좌골신경통과 동일한 방사통이 재현되면 이상근증후군을 시사합니다. Michel 등이 2013년 Annals of Physical and Rehabilitation Medicine에 발표한 이상근증후군 진단 기준에 따르면, 이 증후군은 좌골신경이 이상근에 의해 압박되는 일종의 포착성 신경병증이며, 임상 검사 조합으로 진단의 민감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반사 검사와 근력 검사입니다. 슬개건 반사가 감소하면 L4, 아킬레스건 반사가 감소하면 S1 신경근 손상을 의심합니다. 발목 들어올리기 힘이 빠지면 L5, 발끝으로 서기가 어려우면 S1을 의심합니다.

네 번째는 감각 분포 확인입니다. 어느 피부 영역(dermatome)이 저린지를 환자에게 직접 그려보게 하면, 신경근 레벨이 거의 정확히 짚힙니다.

다섯 번째가 비로소 영상 검사입니다. 위 네 단계에서 충분한 단서가 잡히면 그제야 요추 MRI를 선택적으로 진행합니다. 처음부터 무작정 MRI를 들이대지 않는 이유는, 무증상 성인의 30% 이상에서 요추 디스크 돌출이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즉, MRI에 디스크가 보인다고 그게 반드시 원인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이겁니다. 다리 저림의 원인은 영상이 아니라 진찰에서 90% 결정됩니다. 영상은 그 진찰 결과를 확인하는 도구일 뿐입니다.

좌골신경통의 병태생리, 왜 저린가

신경이 눌렸을 때 단순히 "통증 신호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고 설명하는 건 너무 단순합니다. 실제로는 훨씬 정교한 분자생물학적 과정이 진행됩니다.

신경근이 디스크나 비후된 황색인대에 압박되면 두 가지 일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하나는 기계적 압박입니다. 신경 다발을 둘러싼 신경외막의 모세혈관이 눌리면서 혈류가 감소하고, 신경 축삭이 영양분과 산소를 충분히 받지 못합니다. 이게 오래되면 신경섬유의 미세 구조가 변형되고, 결국 전도 속도가 떨어집니다.

다른 하나는 화학적 염증입니다. 디스크가 파열되면 수핵 내부의 단백다당(proteoglycan)과 인터루킨-6, TNF-α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새어 나와 신경근을 자극합니다. 이 화학적 자극은 압박이 약해도 극심한 통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상에서 디스크 크기가 작아 보여도 통증은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비유하자면, 신경근이 눌린 상태는 마치 호스를 발로 밟고 있는데, 동시에 그 호스 안으로 식초가 흘러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압력 자체도 문제지만, 자극 물질이 함께 닿아 있어서 통증이 증폭됩니다. 그래서 단순히 "공간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염증 환경을 함께 가라앉혀야 합니다.

이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비수술 치료가 왜 효과가 있는지 설명이 됩니다.

무릎 통증과는 어떻게 다른가

여기서 환자분들이 가장 헷갈려 하는 부분입니다. 무릎 통증과 좌골신경통은 둘 다 "다리가 아프다"는 느낌으로 시작되지만, 통증의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구분 무릎 자체 질환 (관절염, 반월상연골 손상) 좌골신경통 (요추 신경근 압박)
통증 위치 무릎 관절 부위 국소 엉덩이~허벅지~종아리~발 (선형)
통증 성격 시큰거림, 묵직함, 부종 찌릿함, 화끈거림, 감전된 듯한 느낌
악화 동작 계단 오르내리기, 쪼그려 앉기 오래 앉기, 앞으로 숙이기, 기침
완화 자세 무릎 쭉 뻗고 있기 누워서 무릎 굽히기
무릎 부종 흔함 거의 없음
저림·감각 이상 드묾 거의 모든 환자에서 동반
이학적 검사 McMurray, Apley SLR, 반사 검사, 근력 검사
진단의 단서 무릎 MRI, 관절 천자 신경학적 진찰, 요추 MRI

이 차이를 명확히 인지하고 가셔야 합니다. 무릎이 아파 보이지만 사실 무릎이 아닌 경우가 임상에서 정말 많습니다. 본원에서도 최근 6개월간 추간판장애로 인한 좌골신경통으로 진단된 환자분이 70명 이상 계셨고, 그 중 상당수가 무릎부터 의심하다가 시간을 흘려보내신 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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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가

신경근이 오래 눌려있으면 단순한 통증을 넘어 영구적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신경 섬유는 한 번 변성되면 회복이 매우 느리고, 일부는 회복되지 않습니다.

이런 케이스도 있습니다. 78세 남성 환자분이 다리 저림을 두 달간 방치하다 오셨는데, 발목 들어올리는 힘이 이미 4분의 1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발등이 끌리는 족하수(foot drop)가 진행 중이었던 겁니다. 이 시점에 와서야 적극 치료를 시작했지만, 6개월이 지나도 발목 근력은 절반 정도만 회복되었습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신경 통증을 오래 방치하면 회복의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참다 보면 낫겠지"가 통하지 않는 영역입니다.

또 하나 짚고 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Aldashash와 Elraie가 2017년 Annals of Saudi Medicine에 보고한 증례에서는 대퇴골 근위부에 생긴 골연골종(osteochondroma)이 좌골신경을 직접 압박해 다리 저림을 일으킨 드문 사례가 있었습니다. 즉, 좌골신경통이라고 다 허리가 원인은 아닙니다. 임상에서 익숙한 디스크·협착증·이상근 외에도, 드물지만 신경 경로 어디에서든 압박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감별해야 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허리 디스크인 것 같으니 약 드세요"로 끝낼 수 없는 영역입니다.

어떤 치료가 어느 환자에게 고려되는가

치료의 순서는 환자의 신경학적 손상 정도와 통증 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결정됩니다.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약물치료와 물리치료입니다. 신경병증성 통증 약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근육이완제 등을 조합합니다. 동시에 굴곡 신장 운동과 골반 안정화 운동을 시작합니다. 통증이 심하지 않고 신경학적 결손이 없는 초기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고려됩니다.

다음 단계는 신경차단술입니다. 신경 압박 부위에 국소마취제와 항염증제를 정밀하게 주사하여 화학적 염증 환경을 가라앉히고 부종을 줄입니다. 이는 위에서 설명한 화학적 염증 메커니즘을 직접 겨냥하는 치료입니다. 통증이 일상생활을 방해하지만 마비 증상이 없는 환자에게 고려됩니다.

치료법 적응증이 되는 환자 작용 메커니즘
약물·물리치료 발병 초기, 경증, 신경학적 결손 없음 염증 매개체 억제, 근육 보호
신경차단술 일상생활 방해, 마비 없음 신경 주변 염증·부종 감소
신경성형술 보존치료 4~6주 호전 없음, 만성 유착 의심 카테터로 유착 박리, 약물 전달
풍선확장술 협착성 변화, 추간공 좁아짐 좁아진 공간 물리적 확장
체외충격파 이상근증후군 동반, 만성 근근막 통증 조직 재생 유도, 통증 신호 차단
수술적 치료 진행성 마비, 마미증후군 의심 직접적 신경 감압

여기서 중요한 원칙은, 환자 상태에 맞지 않는 치료를 끌어다 쓰지 않는 것입니다. 발병 일주일째 환자에게 곧바로 신경성형술을 권하는 것도, 6주 보존치료에 실패한 만성 환자에게 약물만 계속 처방하는 것도 둘 다 틀린 접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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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후에 이것만은 꼭 하세요

치료가 잘 되었어도, 환자분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재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재활과 생활 관리가 치료의 절반입니다.

가장 중요한 운동은 요추 안정화 운동입니다. 복횡근과 다열근이라는 척추 안정화 근육을 강화해야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분산됩니다. 누운 상태에서 한쪽 무릎을 가슴 쪽으로 천천히 당겨 30초 유지하는 동작, 엎드린 상태에서 반대측 팔다리를 들어올리는 버드독(bird-dog) 운동, 그리고 옆으로 누워 골반을 들어올리는 사이드 플랭크가 기본 세트입니다. 하루 두 번, 각 동작 10회씩이 시작 목표입니다.

피해야 할 자세도 명확합니다. 앞으로 숙이는 동작, 다리 꼬고 앉기, 푹신한 소파에 오래 앉기, 이 셋이 좌골신경통 재발의 3대 원인입니다. 특히 앉아서 일하는 분이라면 1시간에 한 번은 일어나 허리를 신전시켜야 합니다.

체중 관리도 결정적입니다. 체중이 5kg 늘면 요추에 가해지는 부하는 그 이상으로 증가합니다. 디스크 내압이 올라가면 회복된 신경근이 다시 자극받기 쉽습니다.

여름철 다리 저림이 더 많은 이유

본원 EMR 데이터를 보면, 7~8월에 신경통 환자가 평소의 2배 이상으로 증가합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에어컨 노출이 많아지면서 허리 주변 근육이 위축되고 혈류가 감소합니다. 이미 신경근이 예민해진 상태에서 근육 긴장이 더해지면 증상이 악화됩니다. 둘째, 휴가철에 장시간 운전이 늘어납니다. 같은 자세로 2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디스크 내압이 평소의 1.4배까지 올라갑니다. 셋째, 물놀이나 등산 등 갑작스러운 활동으로 요천추 인대 염좌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대 손상이 있으면 척추 안정성이 떨어지고, 디스크가 더 쉽게 자극됩니다.

그래서 여름철에는 평소보다 더 의식적으로 자세 관리, 운동 유지,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합니다. 디스크의 80%는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어, 탈수 상태가 지속되면 디스크 자체가 충격 흡수 능력을 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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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무릎 MRI에서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왜 다리는 계속 저린가요?

A: 무릎 자체 구조에 문제가 없다면 저림의 출발지가 무릎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리 저림의 상당수는 허리에서 빠져나오는 신경 뿌리가 디스크나 협착증에 눌려 발생하는 좌골신경통입니다. 이 경우 무릎 MRI로는 원인이 잡히지 않습니다. 허리 진찰과 요추 MRI, 신경학적 검사로 압박 위치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 상담을 권장드립니다.

Q: 종아리 바깥쪽과 엄지발가락이 저린데, 어느 부위 문제인가요?

A: 종아리 바깥쪽과 엄지발가락 저림은 요추 4-5번 신경근 압박에서 흔히 나타나는 양상입니다. 반대로 종아리 뒤쪽과 새끼발가락이 저리다면 요추 5번-천추 1번 신경근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분포는 해부학적 신경 영역과 일치하기 때문에 진찰 단서가 됩니다. 다만 사람마다 신경 주행에 변이가 있어 영상 검사와 함께 종합 판단이 필요합니다.

Q: 엉덩이가 먼저 아프고 그 다음에 다리가 저린데, 디스크인가요?

A: 엉덩이 깊은 곳의 통증이 먼저 오고 뒤이어 다리 뒤쪽이 저린 양상이라면 디스크보다 이상근증후군을 먼저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엉덩이 깊은 곳의 이상근이 좌골신경을 직접 압박하는 경우입니다. 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 보여 혼동되기 쉽지만, 압박 위치가 달라 치료 방향도 다릅니다. 정확한 감별을 위해 진찰과 영상 검사를 함께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Q: 발목을 들어올리는 힘이 약해진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A: 발목을 들어올리는 힘이 빠지는 족하수는 단순 저림과 구분해 봐야 하는 신호입니다. 무릎 뒤쪽을 지나가는 비골신경이 직접 눌렸거나, 요추 신경근 압박이 진행된 경우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근력 저하가 동반된 저림은 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단계일 수 있어 방치하면 회복이 더뎌집니다. 가능한 빨리 전문의 진찰을 받아 원인 부위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문헌

  1. Michel F, Decavel P, Toussirot E (2013). . . DOI: 10.1016/j.rehab.2013.03.006
  2. Aldashash F, Elraie M (2017). . . DOI: 10.5144/0256-4947.2017.166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