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내시경 수술의 발전 — biportal과 uniportal, 어디까지 왔나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내시경 척추 수술은 2000년대 단일 통로(uniportal) 시대에서 출발해, 2010년대 양방향(biportal)이 가세하면서 디스크와 협착증의 표준 선택지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두 방식은 우열이 아니라 적응증의 분업 관계에 가깝습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내시경으로 디스크 수술한다는데, 그게 옛날 내시경하고 같은 거예요?" 같지 않습니다. 지난 20년 사이 척추 내시경은 적어도 두 번의 세대교체를 거쳤고, 지금은 또 다른 진화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본원은 비수술 치료를 우선하는 곳이지만, 수술이 불가피한 환자에게 어떤 길이 열려 있는지 정확히 안내드리는 것도 신경외과 전문의의 몫입니다. 오늘 이 글은 그 지도를 그려드리는 자리입니다.
[📷 사진1: 진료실에서 척추 모형을 들고 환자에게 디스크와 신경 경로를 설명하는 장면]
개방형에서 내시경까지, 척추 수술은 어떻게 작아져 왔나
척추 수술의 역사는 한마디로 "절개를 줄이는 역사"입니다. 1930~70년대는 광범위 개방 추궁절제술(open laminectomy)의 시대였습니다. 등을 길게 열어 뼈를 깎고 신경을 노출시켜 디스크를 제거하는 방식이었지요. 효과는 분명했지만 근육 손상, 출혈, 긴 입원 기간이 따라붙었습니다.
1980년대 들어 현미경 디스크 절제술(microdiscectomy)이 등장하면서 절개창이 4~5cm로 줄었고,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내시경 시대가 열립니다. 미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단일 통로 내시경(uniportal full-endoscopic spine surgery)이 보급되기 시작했고, 2000년대 들어 한국과 일본의 외과의들이 양방향 내시경(biportal endoscopic spine surgery, BESS 또는 UBE)을 임상에 정착시키면서 두 갈래로 흐름이 나뉘었습니다. 사키브 하산 박사의 강연 기록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비용과 교육 인프라 문제로 보급이 더뎠다고 하니, 기술 자체보다 학습 곡선과 장비 인프라가 보급 속도를 좌우해 온 셈입니다.
여기서 핵심을 하나 짚어야 합니다. 내시경 수술은 "더 작은 수술"이 아니라 "더 작은 창으로 같은 일을 하는 수술"입니다. 신경을 풀어주고 디스크 조각을 제거하는 본질은 동일하고, 다만 근육과 정상 뼈를 덜 건드리는 길을 택합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옛날 개방형 수술이 천장을 뜯어내고 다락방을 청소하는 방식이었다면, 내시경은 작은 점검구를 뚫고 카메라와 도구를 넣어 정확히 그 자리만 청소하고 나오는 방식입니다. 청소가 끝났을 때의 결과는 같지만, 천장을 다시 덮을지 말지의 문제가 사라지는 겁니다.
[📷 사진2: 개방형 vs 현미경 vs 내시경 절개창 크기 비교 일러스트 (실제 흉터 사진 또는 도해)]
Uniportal과 biportal, 통로의 개수가 달라지면 무엇이 달라지나
여기가 오늘 글의 가장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두 방식은 모두 내시경이지만, 작동 원리가 다릅니다.
Uniportal(단일 통로)은 7~8mm 굵기의 작업용 관 하나로 카메라와 수술 도구를 모두 통과시킵니다. 도구 자체가 내시경 안에 통합된 형태입니다. 통로가 하나이므로 절개창은 0.7cm 정도로 가장 작습니다. 다만 시야와 작업이 한 축에 묶여 있기 때문에 도구 각도의 자유도가 제한됩니다.
Biportal(양방향, UBE)은 절개를 두 군데 냅니다. 한쪽으로는 카메라만, 다른 쪽으로는 수술 도구만 들어갑니다. 절개창은 각각 약 5~7mm로 두 개이니 총 길이는 uniportal보다 약간 길지만, 일반 척추 수술실에서 쓰는 기존 도구(고속 드릴, kerrison punch 등)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결정적 장점이 있습니다. 시야와 도구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므로 협착증처럼 넓은 범위의 뼈를 깎아야 하는 수술에서 손이 자유롭습니다.
Ahn과 Lee가 2023년 Expert Review of Medical Devices에 발표한 종합 리뷰에서 두 기법의 특성을 정리한 바에 따르면, uniportal은 학습 곡선이 가파른 대신 절개 침습이 작고, biportal은 기존 척추외과의가 진입하기 쉬운 대신 두 통로 사이 협조 훈련이 필요합니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우월한 것이 아니라, 술자의 훈련 배경과 적응증에 따라 선택이 갈리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 항목 | Uniportal (단일 통로) | Biportal (양방향, UBE) |
|---|---|---|
| 통로 수 | 1개 | 2개 (카메라 + 도구) |
| 절개창 | 약 7~8mm × 1 | 약 5~7mm × 2 |
| 시야와 도구 | 한 축에 통합 | 독립적으로 조작 |
| 사용 도구 | 전용 내시경 통합 도구 | 기존 척추 수술 도구 사용 가능 |
| 학습 곡선 | 가파름 (전용 술기 훈련) | 비교적 완만 (기존 술기 응용) |
| 주된 적응증 | 추간공형 디스크, 외측 탈출 | 협착증, 중심성 탈출, 다분절 |
| 출혈량 | 매우 적음 | 적음 (지속 세척으로 시야 확보) |
[📷 사진3: uniportal과 biportal의 작업 원리를 보여주는 도해 — 단일 관 vs 양방향 두 관]
적응증이 다르다 — 어떤 환자에게 어떤 방식이 어울리는가
이 부분을 환자분들이 가장 헷갈려 하십니다. "어느 게 더 좋은 거예요?"라는 질문에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정답이 없습니다. 질문의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제 디스크에는 어느 쪽이 어울리나요?"가 맞는 물음입니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에서의 근거를 보겠습니다. 2025년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에 게재된 메타분석은 715명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내시경 감압술이 통증 점수(VAS) -6.87의 의미 있는 감소를 보였다고 보고했습니다. 2024년 European Spine Journal의 메타분석(1,001명)에서도 내시경 디스크 제거술이 현미경 수술과 동등한 통증 감소 효과를 보였고, 입원 기간과 출혈량에서는 내시경이 유리했습니다. 다시 말해 디스크 탈출 자체를 다루는 데에는 두 방식 모두 효과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 현재의 누적 근거입니다. 2023년 World Neurosurgery의 1,175명 메타분석에서 재발률은 0.29로 보고되어, 재수술 위험 면에서도 개방형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요추 척추관 협착증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협착증은 뼈와 황색인대가 두꺼워져 신경 통로가 좁아진 상태이므로, 넓은 범위의 뼈를 깎는(decompression) 작업이 핵심입니다. 2025년 Global Spine Journal에 발표된 Lobo 등의 최신 메타분석은 uniportal과 biportal을 직접 비교했는데, 결론은 "임상 결과는 거의 동등하다"였습니다. 다만 biportal은 협착증처럼 넓은 면적의 감압이 필요한 상황에서 작업 자유도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추 추간공 협착증(목에서 신경뿌리가 눌리는 질환)에서는 어떨까요. 2024년 Joint Diseases and Related Surgery에 게재된 Li와 Zhang의 메타분석은 경추 신경뿌리병증에 대한 두 내시경 방식의 임상 효과와 합병증을 비교한 결과 양측 모두 유효성을 입증했고, 합병증율은 비슷했습니다. 경추는 척수가 바로 옆에 있어 위험도가 높은 부위인데, 두 방식 모두 안전성 측면에서 받아들일 만한 수치를 보였다는 의미입니다.
본원 외래 환자 통계로 봐도 경향이 보입니다. 최근 6개월간 요추 척추협착증(M4806) 환자는 295명, 월평균 49명이 내원하셨고 그중 신환 비율이 18.6%였습니다. 협착증은 한 번 시작되면 점점 진행되는 질환이고, 환자분들 중 상당수는 처음에 "걷다가 다리가 저려서 자꾸 쉬어야 한다"는 증상으로 오십니다. 이런 환자분들에게 처음부터 수술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습니다. 본원의 원칙은 분명합니다 — 비수술 치료로 충분한 분과 수술이 불가피한 분을 정확히 가르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입니다.
[📷 사진4: 척추 MRI 영상을 모니터에 띄워놓고 환자에게 협착 부위를 짚어주는 진료 장면]
"이걸 미리 알았더라면"이라고 환자분들이 후회하는 것들
내시경 수술 자체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를 하나 드리겠습니다. 내시경이 아무리 작아도, 결국 수술은 수술입니다. 그리고 수술이 정말 필요한 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막는 것이 신경외과 전문의의 더 본질적인 역할입니다.
다리가 저린데 디스크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1년을 버티다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정작 영상을 찍어보면 단순 추간판 탈출이 아니라 척추관 협착에 신경뿌리 압박이 누적된 복합 병변인 경우가 많습니다. 신경이 오래 눌리면 단순히 통증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 자체가 변성됩니다. 통증은 신호이고, 신호가 오래 무시되면 신호선이 망가집니다.
본원에서 우선적으로 시도하는 비수술 치료는 적응증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리됩니다.
신경차단술은 어느 신경뿌리가 통증의 원인인지 진단적·치료적 두 측면에서 동시에 활용합니다. 추간공으로 정확히 약물을 전달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식인데, 어떤 환자에게 고려되느냐 하면 — 특정 신경뿌리 분포 통증이 명확하고 영상 소견이 일치하는 경우입니다.
풍선확장술과 신경성형술은 만성적으로 유착이 진행된 신경뿌리 주변의 좁아진 공간을 물리적으로 확장하고 약물을 정밀하게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협착이 동반된 만성 요통·하지방사통 환자분 중 단순 차단술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분에게 고려됩니다.
체외충격파(ESWT)와 도수치료는 척추 자체보다 주변 근막과 자세, 코어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 환자분께 적용합니다. 디스크가 있다고 모두 디스크가 원인인 통증은 아닙니다. 영상과 증상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척추 진료의 어려운 부분이자, 동시에 비수술 치료가 통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 단계를 거친 뒤에도 분명한 신경학적 결손(근력 저하, 마미증후군 의심)이 있거나 일정 기간 보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면, 그때 비로소 수술 — 그중에서도 가능한 한 침습이 작은 내시경 수술을 — 다음 카드로 꺼내게 됩니다.
[📷 사진5: 초음파 유도하에 신경차단술을 시행하는 시술 장면 (장비와 모니터)]
[[관련글: 내시경 척추 수술 적응증 — 어떤 디스크에 가능한가]]
7~8월의 함정 — 신경통이 폭증하는 계절
해마다 7월과 8월이 되면 진료실 풍경이 비슷합니다. 본원 EMR 데이터를 보면 이 시기 "상세불명의 신경통 및 신경염" 진단으로 오시는 분이 평소 대비 125~138% 증가하고, 요천추부 염좌도 116% 가까이 늘어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더위와 에어컨이 만든 자세 변화, 휴가철 장거리 이동과 평소 안 하던 활동, 차가운 바닥에서 자는 습관이 신경뿌리 주변 근막을 단단하게 만들고, 이미 협착이 있던 환자분들에게 결정적 방아쇠를 당깁니다. 평소에 잘 버티시던 분이 갑자기 "어제부터 다리가 끊어질 듯하다"며 오시는 분들이 이 시기에 몰립니다.
이 시기 환자분들께 자주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여름 통증은 여름이 끝나도 안 끝납니다." 신경 염증이 한 번 본격적으로 잡히면 회복에 수주~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통증이 자고 일어나 사라지지 않는다면 빨리 진단부터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관련글: 내시경 척추 수술 후 회복 — 입원 기간과 일상 복귀]]
수술이 결정됐다면, 어떻게 진행되나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그다음 단계는 "어떤 내시경을 쓸 것인가"입니다. 본원에서 환자분과 함께 다음 항목을 검토합니다.
먼저 병변의 위치입니다. 추간공형 디스크나 외측 탈출은 uniportal의 작업 각도가 유리한 경우가 많고, 중심형 탈출이나 협착증은 biportal의 작업 자유도가 도움이 됩니다.
다음은 병변의 범위입니다. 단일 분절 한 곳만 손보면 되는지, 두 분절 이상의 복합 협착인지에 따라 통로 설계가 달라집니다.
마지막으로 환자분의 골다공증, 당뇨, 항응고제 복용 여부 같은 전신 상태입니다. 출혈 위험이 큰 경우 biportal의 지속적 세척과 시야 확보가 안전성 측면에서 유리한 선택이 되기도 합니다.
수술 후 일반적인 회복 경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시기 | 진행 |
|---|---|
| 수술 당일 | 절개창 봉합 후 회복실 관찰, 의식 회복 후 병실 이동 |
| 수술 다음 날 | 보행 시작, 통증 점검 |
| 1~2주 | 절개창 봉합 부위 안정, 일상 가벼운 활동 |
| 4~6주 | 무거운 짐, 장시간 운전, 격렬한 운동 제한 |
| 6주~3개월 | 근력 강화 재활 본격화, 직장 복귀 (직무 강도에 따라) |
| 3~6개월 | 골유합·연부조직 회복 진행 중, 무리한 동작 여전히 주의 |
[📷 사진6: 수술 후 환자분이 보호자와 함께 병동에서 보행 연습하는 모습]
[[관련글: 내시경 척추 vs 개방형 척추 — 본원의 비수술 우선 원칙]]
맺음말
척추 내시경은 더 작은 수술이 아니라, 더 정확한 수술입니다. 그리고 척추 진료의 본질은 "수술을 잘 하는 것"보다 "수술이 정말 필요한 사람을 정확히 가르는 것"에 있습니다. 본원이 비수술 치료를 우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수술이 불가피한 시점이 왔다면 그때는 망설이지 마십시오. 다만 그 결정은 영상 한 장이나 통증 며칠로 내리지 않습니다. 통증의 정체, 신경학적 결손의 유무, 비수술 치료에 대한 반응, 환자분의 전신 상태를 종합해 가장 적은 손상으로 가장 큰 회복을 얻는 길을 함께 찾습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자주 묻는 질문
Q: biportal과 uniportal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수술인가요?
A: 우열 관계가 아니라 적응증 분업 관계에 가깝습니다. uniportal은 단일 통로로 절개가 더 작고 회복이 빠른 편이며, biportal은 시야 확보와 기구 조작이 자유로워 협착증·중심성 병변에 유리합니다. 디스크 위치, 신경 압박 양상, 환자 해부학에 따라 적합한 방식이 달라지므로 영상과 진찰 후 결정해야 합니다. 전문의 상담을 권장합니다.
Q: 내시경 수술이라고 하면 흉터가 거의 없는 건가요?
A: 현미경 수술의 4~5cm 절개에 비해 내시경은 통로당 약 0.5~1cm 수준으로 작아 흉터 부담은 분명히 줄어듭니다. 다만 절개가 작다고 해서 모든 환자에게 가능한 것은 아니며, 디스크 탈출의 크기·위치, 협착의 범위, 기존 수술력에 따라 적응증이 갈립니다. 진료실에서 영상을 함께 보며 가능 여부를 판단합니다.
Q: 디스크가 재발하면 다시 내시경으로 수술할 수 있나요?
A: 재수술 자체는 내시경으로도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첫 수술 후 형성된 유착과 반흔 때문에 신경 박리 난이도가 올라가고, 골유합 상태에 따라 biportal이 더 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재발 디스크와 단순 통증 재발은 원인이 다르므로 MRI 재촬영과 신경학적 검진 후 방식을 정해야 하며, 개인 차이가 큽니다.
Q: 고령이거나 당뇨가 있어도 내시경 척추 수술이 가능한가요?
A: 내시경 수술은 절개와 출혈이 적어 고령자나 만성질환 동반 환자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다만 마취 가능 여부, 혈당·혈압 조절 상태, 골다공증 정도가 함께 평가되어야 하며, 심혈관·신장 기능에 따라 권고가 달라집니다. 본원에서는 내과적 평가를 선행한 뒤 수술 방식과 시점을 함께 결정합니다.
참고 문헌
- Ahn Y, Lee S (2023). . . DOI: 10.1080/17434440.2023.2214678
- Lobo K, Łajczak P, Rajab N (2025). . . DOI: 10.1177/21925682251339999
- Li J, Zhang T (2024). . . DOI: 10.52312/jdrs.2024.1820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