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취 무서운 분께, 내시경척추는 부분마취 가능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내시경척추 수술은 1cm 절개로 진행되며, 전신마취 없이 부분마취(국소마취 + 가벼운 진정)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고혈압·당뇨·심장질환을 가진 70~80대 환자분들도 의식을 유지한 채 수술받고 당일 또는 1박 2일에 퇴원하시는 시술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겁니다. "원장님, 저 디스크 수술받으면 좋아진다는 건 알겠는데… 전신마취가 너무 무서워서요. 깨어나지 못할까봐."
특히 70대 후반의 어르신들이 자녀분과 함께 진료실을 찾아오시면, 자녀분은 "수술받게 해주세요"라고 하시고, 정작 환자분은 침묵하십니다. 한참 후에 작게 한마디 하십니다. "전신마취만 안 하면 받을게요."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두려움은 막연한 공포가 아니라 의학적으로 근거 있는 우려입니다. 그리고 그래서, 우리는 다른 길을 마련해뒀습니다.
전신마취가 두려운 분들의 우려,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정경운 교수의 강의 중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들어오실 때 그 마음을 먹고 들으신 겁니다. 힘들지 않으십니까. 저희도 대놓고 '아 이거 했다 하지 마세요' 이런 건 아닙니다. 근데 열이 많이 난다든가 누런 가래가 나오는 경우, 목이 아픈 경우에는 전신마취가 위험해요."
전신마취는 단순히 "잠드는 것"이 아닙니다. 본질적으로 호흡근을 마비시키고, 의식을 차단하고, 혈압과 심박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면서 인공호흡기에 환자의 생명을 맡기는 의학적 행위입니다. 건강한 청장년에게도 일정한 부담이 있고, 다음과 같은 분들은 그 부담이 훨씬 커집니다.
- 고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분
- 당뇨로 자율신경이 떨어진 분
- 심장 박출 기능이 약한 분 (심부전, 부정맥)
-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천식이 있는 분
- 최근 폐렴·감기를 앓은 분
- 신장 기능이 저하된 분
- 70세 이상 고령자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위 항목 중 하나만 해당해도 전신마취는 "절대 못 한다"는 아니지만, "굳이 다른 길이 있다면 그 길을 우선 고려한다"가 정답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척추질환에서 그 다른 길이 바로 내시경척추 수술의 부분마취입니다.
내시경척추가 무엇이길래 부분마취가 가능한가
내시경척추 수술의 원리를 이해하시려면 한 가지 비유가 도움이 됩니다.
전통적인 척추 수술이 "지붕을 뜯어서 천장에서 내려가 거실 등을 고치는 작업"이라면, 내시경척추는 "벽에 작은 구멍 하나 뚫고 내시경 카메라를 거실까지 밀어 넣어 등만 갈아끼우는 작업"입니다.
피부를 1cm 정도만 절개합니다. 그 구멍으로 직경 7mm 정도의 내시경관을 신경 옆으로 통과시킵니다. 카메라로 확대된 화면을 보면서 튀어나온 디스크 조각만 정확히 집어내거나, 좁아진 신경 통로의 뼈 일부를 갉아냅니다. 근육과 인대를 거의 자르지 않습니다.
이 수술이 부분마취로 가능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수술 부위가 좁고, 근육 손상이 적고, 시간이 짧기 때문입니다.
피부와 근육 표면에 국소마취제를 충분히 침투시키면 절개 부위는 통증을 거의 느끼지 않습니다. 동시에 정맥으로 가벼운 진정제(미다졸람, 프로포폴 저용량 등)를 흘려 넣으면 환자분은 살짝 졸린 듯한 상태가 됩니다. 의식은 있지만 긴장은 풀리고, 시술 중 대화가 가능하면서도 통증은 거의 느끼지 않는 상태입니다.
대한의사협회지에 실린 이종화 등(2011)의 개원가에서의 안전한 진정에 관한 종설은 바로 이런 의식하 진정(conscious sedation)의 안전성과 모니터링 원칙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권태동(2011)의 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관점의 진정요법 최신지견 또한 동일한 원칙—기도 유지가 가능한 수준의 가벼운 진정이 환자 안전성을 가장 높인다—을 강조합니다.
전신마취 vs 부분마취 — 무엇이 다른가
같은 척추 수술이라도 마취 방식에 따라 환자가 겪는 경험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 항목 | 전신마취 (전통 수술) | 부분마취 + 진정 (내시경척추) |
|---|---|---|
| 의식 | 완전 차단 | 유지 (대화 가능) |
| 호흡 | 인공호흡기 의존 | 자가 호흡 |
| 마취 시간 | 1~3시간 | 30~60분 |
| 절개 크기 | 4~10cm | 약 1cm |
| 근육 손상 | 큼 (절개·박리) | 최소 |
| 출혈 | 50~300ml | 거의 없음 |
| 심혈관 부담 | 큼 | 작음 |
| 입원 기간 | 5~10일 | 당일~1박 2일 |
| 회복 기간 | 4~8주 | 2~4주 |
| 고령자 안전성 | 사전 평가 필수 | 상대적으로 안전 |
위 표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은 "호흡"입니다. 전신마취에서는 환자분이 자가 호흡을 멈추고 인공호흡기가 그 역할을 대신합니다. 마취를 깨우면서 인공호흡기를 떼는 단계가 마취 합병증의 주요 분기점이 됩니다.
부분마취 + 가벼운 진정에서는 환자분의 호흡근이 그대로 일합니다. 폐의 자동 환기 기능이 유지되니, 폐렴이나 무기폐의 위험이 현저히 낮아집니다. 고령자나 심폐기능이 떨어지신 분들에게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1cm 절개로 끝나는 디스크 수술, 내시경척추 수술이란
시술실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환자분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이 이겁니다. "내가 의식이 있는데 정말 안 아픈가요?"
수술실 입실부터 퇴실까지의 흐름을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단계 — 모니터링 부착 (입실 후 5분)
혈압계, 심전도, 산소포화도(SpO2), 호흡수 측정기를 부착합니다. 정경운 교수의 강의에서 강조되는 것처럼, "한 번 재고 다음 인터벌이 있는 비침습적 혈압계"보다는 실시간 변화를 잡아내는 모니터링이 중요합니다. 부분마취 수술에서도 마취과 의사 또는 훈련된 마취간호사가 시술 내내 옆에 있습니다.
2단계 — 진정제 투여 (1~2분)
정맥로를 통해 미다졸람 같은 가벼운 진정제를 소량 주입합니다. 환자분은 약간 나른한 기분, 살짝 졸린 기분을 느끼십니다. 의식은 그대로 있지만 긴장이 풀립니다.
3단계 — 국소마취 (3~5분)
시술 부위 피부에 가는 바늘로 리도카인을 침윤시킵니다. 처음 바늘이 들어갈 때 살짝 따끔한 느낌이 있고, 그 후로는 그 부위가 완전히 무감각해집니다. 치과에서 발치 전에 잇몸에 마취 주사 맞은 경험을 떠올리시면 비슷합니다.
4단계 — 내시경 진입 (5~10분)
1cm 절개 후 내시경관을 신경 통로 옆으로 진입시킵니다. 환자분은 "뭔가 밀고 들어오는 압박감"은 느끼시지만 통증은 거의 없습니다. 시술 중 의사가 "지금 디스크 보입니다", "신경 압박 풀고 있습니다"라고 설명드릴 수 있고, 환자분이 "다리 저림이 줄어드는 것 같아요"라고 답하실 수도 있습니다.
5단계 — 병변 제거 (15~30분)
튀어나온 디스크 조각을 집어내거나, 좁아진 뼈를 갉아냅니다. 신경이 풀리는 순간 환자분이 직접 변화를 느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부분마취의 숨겨진 장점입니다—환자분 본인이 수술의 효과를 실시간으로 보고하실 수 있다는 것.
6단계 — 봉합 및 회복실 이동 (5분)
1cm 절개 부위를 1~2바늘 봉합합니다. 진정에서 깨어나기 위한 별도 시간이 거의 필요 없습니다. 회복실에서 1~2시간 안정 후 이동 가능하고, 당일 또는 다음 날 퇴원하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어떤 분께 부분마취 내시경척추가 더 안전한가
이건 단순히 "수술 무서운 분께 권한다"의 문제가 아닙니다. 의학적으로 부분마취 내시경척추가 더 안전한 선택이 되는 환자군이 분명히 있습니다.
1) 70세 이상 고령자
나이가 들면서 심혈관·호흡기·간·신장 기능이 모두 떨어집니다. 전신마취제가 대사·배설되는 속도가 느려지고, 마취에서 깨어나는 시간도 길어집니다. 부분마취는 사용량이 적고 회복이 빠르므로 고령자에게 친화적입니다.
2) 심혈관계 기저질환자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협심증, 심부전, 부정맥, 최근 6개월 이내 심근경색 병력이 있는 분들은 전신마취 시 혈압·심박 변동을 견디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부분마취는 심혈관계 부담이 작습니다.
3) 호흡기 기저질환자
COPD, 천식, 폐섬유화 등이 있는 분들은 인공호흡기 이탈 후 폐렴·무기폐 위험이 높습니다. 자가 호흡을 유지하는 부분마취가 유리합니다.
4) 당뇨 합병증이 있는 분
당뇨가 오래된 분들은 자율신경병증으로 마취 중 혈압 변동이 심합니다. 또한 상처 회복이 느려 큰 절개창은 감염 위험이 큽니다. 1cm 절개 + 부분마취 조합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줄여줍니다.
5) 항응고제 복용자
와파린, 신규 경구 항응고제(NOAC) 복용자는 출혈 위험이 큽니다. 내시경척추는 출혈량이 거의 없어 항응고제 중단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6) 단순 수술 공포(white coat anxiety)가 있는 분
의학적으로 큰 문제가 없어도 "전신마취 자체가 무서워서" 수술을 미뤄온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통증을 참다가 협착증이 진행되어 다리 근력까지 떨어지신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부분마취 옵션은 선택지 자체가 늘어난다는 의미가 큽니다.
다리 저림이 한 달 넘게 안 사라진다면 협착증을 의심하세요
부분마취가 모든 분께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부분마취 내시경척추가 안전하다고 해서 모든 환자에게 1순위 선택지인 것은 아닙니다. 다음 경우는 전신마취 또는 다른 접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다분절(여러 마디 동시) 수술이 필요한 경우
- 심한 척추 변형이나 불안정성이 동반된 경우
- 종양·감염성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 진정 자체에 알러지가 있거나 호흡 억제 위험이 매우 높은 경우
- 환자분이 의식 유지 자체를 견디기 힘들어하는 경우 (예: 폐쇄공포)
핵심은 이겁니다. "부분마취가 가능한가, 전신마취가 필요한가"는 단순히 환자의 선호 문제가 아니라 척추질환의 종류·위치·병변 크기, 그리고 환자의 전신상태를 종합 평가하여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 진료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척추 단순 X-ray, 심전도, 폐기능 검사, 혈액검사를 통해 충분히 평가한 뒤 마취 방식을 결정합니다. 이 과정 없이 "내시경이니까 무조건 부분마취"라고 안내하는 건 환자분께 불리할 수 있습니다.
척추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예방
내시경척추 수술도 외과적 시술인 이상 합병증 가능성이 0%는 아닙니다. 다만 발생률이 매우 낮고, 부분마취에서는 더 낮습니다.
Park 등(2008)의 Korean Journal of Spine 연구는 요추부 척추관 협착증에서 수술 현미경과 튜뷸러 리트랙터를 이용한 편측 후궁절제술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이 연구는 최소침습 접근이 합병증을 줄이면서도 신경 감압 효과는 동등함을 시사합니다. 내시경척추 수술도 같은 원리(최소침습 + 정확한 신경 감압)를 따릅니다.
또한 Lee 등(2008)의 척추성형술 vs 척추후만성형술 비교 연구는 척추 수술 분야에서 환자의 기저상태(고령, 골다공증, 외상력)를 고려한 술식 선택이 결과를 좌우함을 보여줍니다. 마취 방식 선택도 같은 맥락입니다.
흔한 우려와 실제 발생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신경 손상: 1% 미만 (현미경 수술과 유사하거나 낮음)
- 출혈: 매우 드뭄 (1cm 절개의 한계)
- 감염: 0.5% 미만
- 재발: 디스크의 경우 5~10%
결론 — 마취가 무서워서 수술을 미루지 마십시오
다시 핵심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전신마취가 무서워서 척추 수술을 몇 년째 미루어오신 분들, 그래서 다리 근력이 떨어지고 보행이 짧아지신 분들 — 그 두려움 때문에 잃은 것이 너무 큽니다.
부분마취 내시경척추는 그분들을 위한 의학적 답입니다. 1cm 절개, 30~60분의 시술, 자가 호흡 유지, 의식 유지, 1박 2일 입원. 70~80대 어르신들이 의식이 있는 채로 다리 통증이 풀리는 것을 직접 느끼면서 수술받고 다음 날 걸어 나가시는 것이 일상이 된 시대입니다.
수술이 두려우신 게 아니라 마취가 두려우셨다면, 진료실에서 다른 길이 있다는 사실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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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분마취로 수술받으면 수술 중에 통증이 느껴지지 않나요?
A: 국소마취로 피부와 근육 통증은 차단되며, 가벼운 진정제를 함께 사용해 긴장도 풀어드립니다. 의식은 유지되지만 졸리고 편안한 상태로, 통증보다는 시술 진행 중의 움직임이나 압박감 정도를 느끼는 분이 많습니다. 다만 통증 역치는 개인차가 크므로, 시술 전 마취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시고 본인 상태에 맞는 마취 방식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Q: 고혈압과 당뇨가 있는 70대인데, 부분마취 내시경척추가 정말 안전한가요?
A: 전신마취보다 심폐 부담이 훨씬 적기 때문에 고령·만성질환자에게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방식입니다. 의식을 유지한 상태로 진행되어 혈압과 호흡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혈압·혈당 조절 상태, 복용 중인 항혈전제, 심장·신장 기능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지므로, 수술 전 내과·마취과 협진을 거쳐 개별적으로 평가받으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수술 중에 의식이 있으면 의사 선생님과 대화도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시술 중 신경 부위를 자극할 때 다리 저림이나 통증 위치를 환자분이 직접 알려주실 수 있어, 오히려 신경 손상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진정 깊이는 환자 상태와 시술 단계에 따라 조절되므로, 깊은 잠을 자는 분도 있고 가볍게 대화하는 분도 있습니다. 본원에서는 시술 전 환자와 충분히 상의해 진정 정도를 결정합니다.
Q: 부분마취 내시경척추 후 언제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한가요?
A: 전신마취가 아니므로 마취에서 깨어나는 시간이 짧고, 당일 또는 1박 2일 퇴원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수술 다음 날부터 가벼운 보행이 권장되며, 사무 업무는 1~2주 내 복귀하는 분이 많습니다. 다만 디스크 상태, 신경 회복 속도, 직업 강도에 따라 회복 기간은 다르므로, 무리한 복귀보다는 외래 추적 검사 결과에 맞춰 단계적으로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문헌
- 이종화, 이기영 (2011). . . DOI: 10.5124/jkma.2011.54.11.1179
- 권태동 (2011). . . DOI: 10.5124/jkma.2011.54.12.1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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