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00년 전문의 취득)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졸업

최종 업데이트: 2026-05-14

풍선확장술이란 — 만성 척추 통증의 비수술 신경유착 해소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6개월 이상 신경차단술과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 요통·하지방사통의 상당수는 신경근 주변의 경막외 유착이 원인이며, 이 경우 풍선확장술(SZ641)은 수술 없이 유착을 박리하고 약물을 정확히 병변에 전달하는 표적 치료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겁니다. "원장님, MRI상으로는 협착이 심하지 않다는데 왜 다리가 이렇게 저릴까요? 신경주사도 맞아봤는데 그때뿐이에요."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영상 소견과 증상의 강도가 일치하지 않는 환자, 신경차단술 효과가 1~2주를 못 가는 환자, 그리고 척추 수술을 받았는데도 다시 같은 다리가 저린 환자. 이 세 부류의 공통분모는 대부분 "유착(adhesion)"입니다. 풍선확장술은 바로 이 유착을 표적으로 합니다.

[📷 사진1: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요추 모형으로 신경근 주행을 설명하는 장면]


대체 신경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가

척추 신경은 척추관 안에서 자유롭게 미끄러져야 합니다. 허리를 굽힐 때 요추 신경근은 평균 2~5mm 정도 활주(gliding)합니다. 마치 케이블이 보호관 안에서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이 활주가 막히면 어떻게 될까요.

만성 염증, 디스크 수핵의 누출, 수술 후 반흔 조직, 또는 반복적인 신경근 자극이 지속되면 경막외 공간(epidural space)에 섬유성 조직이 증식합니다. 이 섬유성 조직이 신경근, 경막, 후종인대, 황색인대 사이를 거미줄처럼 엮어버립니다. 이것이 경막외 유착입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아코디언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주름 사이가 자유롭게 펼쳐졌다 접혔다 해야 하지요. 그런데 그 주름 사이에 접착제가 흘러들어가 굳어버리면, 외관상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작동이 안 됩니다. MRI상 척추관이 70% 열려 있어도 신경이 활주하지 못하면 환자는 협착증 환자와 똑같은 통증을 호소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유착의 병태생리는 일반 상처 치유와 동일한 단계를 거칩니다. 손상 후 염증기에 호중구와 대식세포가 모이고, 증식기에 섬유아세포가 III형 콜라겐을 무질서하게 합성합니다. 정상 조직이라면 리모델링기에 I형 콜라겐으로 재배열되어 기능을 회복하지만, 경막외 공간처럼 기계적 자극이 지속되는 환경에서는 콜라겐 재배열이 일어나지 못하고 III형 콜라겐 상태로 고착됩니다. TGF-β 매개 섬유화 캐스케이드가 만성화되는 것이지요. 이 단계가 되면 약물도 신경에 닿지 못합니다. 약물을 경막외강에 주입해도 유착된 결합조직이 방벽 역할을 해서 정작 신경 주변까지 약물이 분포하지 못합니다. 신경차단술 효과가 짧은 환자에게서 흔히 보이는 현상입니다.

[📷 사진2: 정상 경막외 공간 vs 유착된 경막외 공간 비교 해부 일러스트]


풍선확장술은 어떤 치료인가, 신경성형술과 무엇이 다른가

풍선확장술(SZ641, Percutaneous Epidural Balloon Adhesiolysis)은 카테터 끝에 1.5~2mm 굵기의 미세 풍선이 달린 특수 카테터를 미추부(꼬리뼈) 또는 추간공을 통해 경막외 공간에 삽입하고, C-arm 영상 유도 하에 표적 신경근까지 진입시킨 후 풍선을 팽창시켜 유착을 물리적으로 박리하는 시술입니다.

[📷 사진3: C-arm 투시 영상으로 풍선 카테터 위치를 확인하는 시술 장면]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물리적 박리. 풍선의 팽창력이 유착된 결합조직을 기계적으로 떼어냅니다. 둘째, 약물 표적 전달. 박리된 공간을 통해 스테로이드, 히알루로니다아제, 국소마취제 혼합액이 정확히 병변 부위까지 도달합니다. 셋째, 조영제 확산 확인. 시술 중 조영제 패턴으로 약물이 어디까지 퍼지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경성형술(SZ634)과 풍선확장술은 자주 혼동되는데, 메커니즘이 다릅니다.

구분 신경성형술 (SZ634) 풍선확장술 (SZ641)
박리 방식 카테터 끝 와이어로 기계적 분리 풍선 팽창압으로 입체적 박리
박리 범위 카테터 진행 경로 풍선 팽창 부위 360도
약물 전달 카테터 끝 점적 박리 공간 입체적 분포
적응증 경증~중등도 유착 중등도~중증 유착, FBSS
시술 시간 20~30분 30~45분
적용 분절 단일 분절 위주 다분절 가능

핵심은 이겁니다. 유착이 단순하고 표층에 있다면 신경성형술로 충분합니다. 그러나 유착이 깊고 입체적이며 신경근을 둘러싸고 있다면, 와이어로 긁어내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풍선의 팽창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어떤 환자에게 풍선확장술이 적합한가

모든 만성 요통 환자에게 풍선확장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잘못 적용하면 비용만 들고 효과는 없습니다.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 환자가 일차 적응증입니다.

6개월 이상 보존치료(약물, 도수치료, 신경차단술 2회 이상)에 반응이 부족하고, 영상 소견보다 증상이 심하며, 신경차단술의 효과가 2주 이내로 짧은 환자.

구체적으로는 추간판탈출증 후 만성 방사통, 척추관협착증 중등도 이하,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FBSS, Failed Back Surgery Syndrome), 추간공 협착, 그리고 미추 경막외 차단술에서 조영제가 병변 부위까지 도달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특히 FBSS 환자에서 풍선확장술의 가치는 큽니다. 수술 후 경막외 반흔은 모든 척추 수술의 피할 수 없는 결과인데, 일부 환자에서는 이 반흔이 신경근을 견인하고 압박하여 수술 전과 비슷하거나 더 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재수술은 위험과 비용이 크고 성공률도 떨어지지만, 풍선확장술은 반흔을 박리하면서 동시에 약물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어 재수술 전 시도해볼 가치가 있는 치료입니다.

반대로 풍선확장술이 부적합한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6개월 미만의 급성 통증(아직 보존치료 여지가 충분), 명확한 신경학적 결손이 진행 중인 경우(수술 적응증), 마미증후군 의심(응급 수술), 출혈 경향이 심한 환자, 시술 부위 감염, 그리고 영상상 거대 탈출 디스크로 신경을 직접 압박하는 경우입니다.

이 부분을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수술 안 하고 낫는다"는 말에 끌리기 마련이지만, 신경이 직접 눌려 마비가 진행되고 있다면 풍선확장술은 시간 낭비입니다. 더 고생하지 마시고 수술하십시오. 시술의 가치는 적응증에 맞을 때만 살아납니다.

[📷 사진4: 환자의 MRI 영상을 보며 적응증을 설명하는 진료 장면]

[[관련글: 요추협착증 초기증상과 디스크 차이 구별법]]


시술 과정과 그날 환자가 겪는 일

풍선확장술은 입원 시술이지만 대부분 당일 또는 1박으로 가능합니다. 통증의학과 또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C-arm 투시 장비가 갖춰진 시술실에서 진행합니다.

환자는 엎드린 자세를 취합니다. 미추부(꼬리뼈)를 소독하고 국소마취 후 천골열공(sacral hiatus)을 통해 카테터를 진입시킵니다. 이 부위는 신경이 끝나는 지점 아래라 비교적 안전합니다. C-arm 영상 유도 하에 카테터를 표적 분절까지 천천히 진행시키고, 조영제를 주입하여 유착 부위를 확인합니다. 조영제가 막혀서 분포되지 않는 부위가 바로 박리해야 할 표적입니다.

목표 지점에 도달하면 풍선을 1~2회 팽창시킵니다. 한 번 팽창에 약 30초~1분 유지합니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묵직한 압박감이나 "쩌릿한" 방사통을 잠시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유착이 박리되면서 신경근이 자극받는 정상 반응입니다. 통증이 심하면 즉시 시술자에게 알려야 하며, 시술자는 풍선압을 조절합니다.

박리 후 스테로이드(트리암시놀론 또는 덱사메타손), 국소마취제(리도카인 또는 부피바카인), 그리고 히알루로니다아제 혼합액을 박리된 공간에 주입합니다. 히알루로니다아제는 결합조직의 히알루론산을 분해하여 약물 확산을 돕고 잔여 유착을 화학적으로 추가 박리합니다.

전체 시술 시간은 30~45분, 시술 후 회복실에서 2~4시간 안정한 뒤 보행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귀가합니다. 시술 당일에는 시술 부위 통증, 일시적 하지 저림, 묵직함이 있을 수 있으며 대개 1~3일 내 호전됩니다.


효과는 얼마나 가고, 근거는 무엇인가

이 부분에서 환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것은 결국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단일 치료로 영구히 낫는다는 보장은 어떤 시술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적응증에 맞는 환자에서 3개월~1년의 의미 있는 통증 감소를 얻을 수 있으며, 일부 환자는 그 기간 동안 운동치료와 자세 교정을 통해 장기적 호전을 유지합니다.

국내 연구를 보면 Korean Journal of Pain에 발표된 경피적 내시경 요추 추간판 절제술 후 환자에서 신경 박리 시술의 부수 증상을 분석한 연구가 있으며, 대한신경외과학회지에는 다양한 척추 통증 환자에서 경막외 접근 시술의 임상 결과가 다수 보고되어 있습니다. Korean Journal of Pain 2016년 부산대학교 연구팀의 보고는 경피적 내시경 요추 시술 후 신경 자극 증상에 대한 약물치료(네포팜) 효과를 검증한 연구로, 시술 후 신경 회복 과정에 대한 이해에 기여했습니다.

Neurospine(구 Korean Journal of Spine)에 보고된 만성 요통 위험인자 연구에서는 비만, 만성 염증, 그리고 반복적 신경 자극이 경막외 섬유화를 가속화하는 인자로 제시되었으며, 이는 풍선확장술의 치료 표적과 일치합니다.

대한재활의학회지(Annals of Rehabilitation Medicine)에서는 척추 시술 후 재활의 중요성을 다룬 연구들이 있으며, 시술 단독보다 시술 후 체계적 재활을 병행한 군에서 1년 추적 관찰 시 재발률이 유의하게 낮음을 보여줍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풍선확장술은 "재시작 버튼"입니다. 통증이 줄어든 그 기간 동안 환자가 무엇을 하느냐가 1년 후의 결과를 결정합니다.

[📷 사진5: 시술 후 환자에게 재활 운동을 지도하는 장면]

[[관련글: 척추관협착증 자가진단 7가지 신호 (시청역 현명신경외과)]]


시술 후에 이것만은 꼭 하세요

시술 후 1주는 휴식기입니다. 무거운 짐을 들거나 허리를 깊이 굽히는 동작은 피하고, 시술 부위 감염 예방을 위해 사우나·찜질방·욕조 입욕은 7일간 금지합니다. 샤워는 시술 다음날부터 가능합니다.

2주차부터는 "신경 활주 운동"을 시작합니다. 풍선으로 박리된 공간이 다시 유착되지 않도록 신경을 부드럽게 움직여주는 운동입니다. 누운 자세에서 한쪽 무릎을 천천히 가슴 쪽으로 당겼다가 다리를 펴면서 발끝을 위로 젖히는 동작, 의자에 앉아 무릎을 펴면서 발끝을 위로 당기는 동작이 대표적입니다. 한 번에 10~15회, 하루 2~3세트 시행합니다.

처음 한 달은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시작하고, 점진적으로 운동 강도와 범위를 늘립니다. 통증이 시술 전 수준으로 다시 올라오거나 새로운 신경학적 증상(다리 힘 빠짐, 감각 소실)이 나타나면 즉시 진료받아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코어 근육 강화가 핵심입니다. 복횡근, 다열근, 골반저근으로 구성된 심부 코어가 약하면 척추가 매 동작마다 미세하게 어긋나고, 이것이 신경근에 만성 자극을 줘 유착을 재유발합니다. 도수치료, 필라테스, 수영이 이 목적에 맞고, 본원의 6인 전문 도수치료사 팀이 시술 후 환자를 위한 12회 구조화 프로그램으로 코어 재교육을 진행합니다.

체중 관리, 금연, 혈당 조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비만은 척추 부하를 직접 증가시키고, 흡연은 디스크와 경막외 혈류를 감소시켜 조직 치유를 방해합니다. 당뇨가 조절되지 않으면 만성 염증 환경이 유지되어 섬유화가 가속됩니다.

[📷 사진6: 코어 강화 신경 활주 운동 시범 사진]


계절성: 왜 6~7월에 만성 신경통 환자가 늘어나는가

진료실 통계로 6월과 7월은 만성 신경통(상세불명의 신경통 및 신경염) 환자가 평소 대비 80~110% 급증하는 시기입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첫째, 여름 초입 기온 상승과 습도 증가로 자율신경계가 불안정해지면서 만성 통증의 역치가 낮아집니다. 같은 자극에도 통증을 더 강하게 느낍니다. 둘째, 가벼운 옷차림으로 신체 활동이 늘어나고 등산·골프·여행 등 갑작스러운 척추 부하가 증가합니다. 셋째, 에어컨 직접 노출로 척추 주변 근육이 경직되어 신경근 압박이 가중됩니다.

이 시기에 6개월 이상 묵힌 만성 요통·하지방사통이 다시 악화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평소 견딜만 했던 통증이 5월 말부터 갑자기 심해지는 패턴이라면, 단순히 "더위 탓"으로 미루지 말고 한 번은 정확한 평가를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유착이 진행되기 전에 박리하는 것이 박리 효과도 좋고 결과도 좋기 때문입니다.

[[관련글: 만성 피로 원인, 전문의가 의심하는 7가지 질환]]


맺음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MRI는 멀쩡한데 다리가 저린 환자, 신경차단술이 그때뿐인 환자, 수술 받았는데 또 같은 다리가 아픈 환자. 이 세 부류의 공통분모는 대부분 경막외 유착입니다. 풍선확장술은 이 유착을 표적으로 하는, 수술과 보존치료 사이의 중간 단계 치료입니다.

핵심은 적응증입니다. 모든 만성 요통에 풍선확장술이 답은 아니지만, 맞는 환자에게는 재수술을 피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입니다. 그리고 시술 후 재활이 결과를 결정합니다. 시술은 통증을 줄여 운동할 수 있는 창문을 열어주는 것이지, 그 자체로 완치는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대표 1661-6610

참고 문헌

  1. Kim CL, Hong SJ, Lim YH (2020). . . DOI: 10.3344/kjp.2020.33.3.234
  2. 부산대학교 마취통증의학과 (2016). . . DOI: 10.3344/kjp.2016.29.1.40
  3. Jeong S, Kim H, Kim WS, Cha WK (2023). . . DOI: 10.5535/arm.2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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