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00년 전문의 취득)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졸업

최종 업데이트: 2026-04-29

허리 굽히면 통증 vs 펴면 통증, 어떤 경우 풍선확장술이 효과적인가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이 심해지면 디스크 문제, 뒤로 펼 때 통증이 심해지면 협착증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 두 경우 모두 풍선확장술이 효과적인 적응증에 해당하지만, 작동 원리는 전혀 다릅니다. 신경 압박의 위치와 방향에 따라 시술 접근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원장님, 저는 의자에서 일어날 때 허리를 펴는 순간 다리가 찌릿해요." 또 다른 분은 정반대로 말씀하십니다. "저는 양말을 신으려고 허리를 굽히면 다리까지 저려옵니다." 똑같이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통증인데, 발생하는 자세가 정반대입니다. 같은 진단명으로 묶을 수가 없습니다. 풍선확장술을 권유드리기 전에 반드시 이 굴곡 통증과 신전 통증을 구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봄에서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5월부터 6월까지, 진료실에서 신경통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야외 활동이 늘고 농사철이 시작되며, 겨우내 쉬었던 허리에 갑작스러운 부하가 걸리는 시기입니다. 우리 병원 EMR 데이터에서도 이 시기 상세불명의 신경통 및 신경염 환자가 평소 대비 80% 이상 급증합니다. 요천추 염좌도 47% 늘어납니다. 그래서 5월~6월에는 더더욱 정확한 감별이 필요합니다.


굴곡 통증과 신전 통증, 왜 정반대 자세에서 아픈가

척추는 단순한 뼈 기둥이 아닙니다. 24개의 척추체가 추간판이라는 쿠션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 뒤로는 후관절이 잠금장치 역할을 하며, 가운데 척추관 안에 신경 다발이 지나갑니다. 이 구조물들이 자세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이해하면, 왜 굴곡 통증과 신전 통증이 정반대로 나타나는지 자연스럽게 설명됩니다.

쉽게 비유하면 풍선이 든 봉투를 떠올려보십시오. 봉투를 앞으로 기울이면 풍선이 앞쪽으로 쏠립니다. 봉투를 뒤로 젖히면 풍선이 뒤쪽으로 쏠립니다. 척추도 마찬가지입니다. 추간판 속의 수핵이 자세에 따라 이동합니다.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추간판의 앞쪽이 압박을 받고 수핵은 뒤쪽으로 밀려납니다. 디스크 탈출이 있는 환자에서는 이 동작이 신경뿌리를 직격합니다. 그래서 양말을 신으려고 허리를 굽힐 때, 세수하려고 상체를 앞으로 숙일 때 다리가 저려옵니다. 이게 굴곡 통증의 정체입니다. 추간판장애로 인한 좌골신경통(M511) 환자에서 전형적으로 관찰되는 패턴입니다.

반대로 허리를 뒤로 펴면 척추관 뒷벽에 있는 황색인대가 안쪽으로 접히면서 두꺼워지고, 후관절이 앞으로 밀려들어옵니다. 척추관 자체가 좁아지는 겁니다. 평소에는 그런대로 견디던 신경이 좁아진 공간 안에서 짓눌립니다. 이게 신전 통증, 즉 척추관협착증의 전형입니다. 그래서 협착증 환자는 걷다가 다리가 무거워지면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쉬어야 다시 걸을 수 있습니다. 신경성 파행입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굴곡 통증과 신전 통증은 통증을 일으키는 해부학적 위치가 다릅니다. 디스크는 척추관 앞쪽 문제, 협착증은 척추관 뒤쪽과 측면 문제입니다.


굴곡 통증의 정체: 추간판 탈출과 신경뿌리 압박

추간판은 안쪽의 수핵(nucleus pulposus)과 바깥쪽의 섬유륜(annulus fibrosus)으로 구성됩니다. 수핵은 80%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진 젤리 같은 구조물입니다. 섬유륜은 콜라겐 섬유가 동심원으로 겹겹이 쌓인 띠 구조입니다. 마치 양파처럼 층층이 둘러싸여 수핵을 가두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수핵은 수분을 잃고 섬유륜은 미세한 균열이 생깁니다. 이 균열을 따라 수핵 일부가 뒤쪽으로 빠져나가면 그게 디스크 탈출입니다. 빠져나간 수핵 조각은 단순히 신경을 물리적으로 누르기만 하는 게 아닙니다. 수핵 안의 phospholipase A2, prostaglandin E2, TNF-α 같은 염증 매개물질이 신경뿌리에 직접 작용해 화학적 신경염을 일으킵니다. 이 두 가지 기전이 합쳐져서 다리 저림과 방사통이 발생합니다.

본원에서 최근 6개월간 추간판장애로 인한 좌골신경통으로 진단된 환자만 79명이고, 이 중 신환 비율이 24.1%에 달합니다. 매월 평균 13명이 새로 방문하시는 셈입니다. 5월~6월 신경통 피크 시즌과 맞물리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납니다.

진단의 핵심은 자세 의존성 통증 패턴입니다. 허리를 굽힐 때, 앉아 있을 때,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통증이 심해지고, 누우면 편해지는 양상이 전형적입니다. 신경학적 검사에서 SLR 검사(다리 들어올리기)가 양성이면 신경뿌리 자극의 강력한 증거입니다.


신전 통증의 정체: 척추관협착증의 다층 압박

척추관협착증은 단일 원인이 아닙니다. 황색인대 비후, 후관절 비대, 추간판 팽윤, 척추 전방전위가 모두 합쳐져서 척추관을 좁힙니다. 그중에서도 황색인대 비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원래 황색인대는 탄력이 좋은 노란색 인대로 척추관 뒷벽에서 척추뼈를 연결합니다. 그런데 노화와 반복적인 미세 손상이 누적되면 인대 안에 콜라겐 섬유화가 진행됩니다. 정상 두께가 2~3mm인 황색인대가 5mm 이상으로 두꺼워지면서 탄성을 잃고 딱딱해집니다. 이렇게 두꺼워진 인대가 허리를 펴는 동작에서 안쪽으로 접히며 신경을 압박합니다. 위장 점막이 만성 자극에 노출되면 보호를 위해 장상피화생으로 변하지만 결국 그 변화 자체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는 것과 비슷합니다. 적응의 결과가 또 다른 병이 되는 겁니다.

협착증 환자에서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신경성 파행(neurogenic claudication)입니다. 100m, 200m 걷다가 다리가 무거워지고 저려서 멈춰야 합니다. 허리를 숙이고 잠깐 쉬면 다시 걸을 수 있습니다. 자전거는 오래 타도 괜찮습니다. 자전거는 허리를 굽힌 자세이기 때문에 척추관이 넓어진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본원 데이터에서 경추상완증후군과 요추 협착증을 포함한 척추 신경 압박 질환은 6개월간 193명 이상 진료한 흔한 질환입니다. 월평균 32명이 진료를 받고 계십니다.


풍선확장술은 왜 이 두 경우 모두에 효과적인가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풍선확장술의 정식 명칭은 경막외 풍선신경성형술(balloon-assisted epidural neuroplasty)입니다. 꼬리뼈 쪽 천골열공을 통해 직경 약 1mm 굵기의 카테터를 삽입한 뒤, 영상 유도 하에 병변 부위까지 진입시켜 풍선을 부풀려 좁아진 공간을 물리적으로 넓히고, 동시에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입니다.

이 시술이 굴곡 통증과 신전 통증 모두에 효과적인 이유는, 두 병태에서 공통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신경뿌리 주변의 유착(adhesion)과 염증입니다.

디스크 환자에서는 빠져나온 수핵이 신경뿌리 주변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이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섬유성 유착을 남깁니다. 협착증 환자에서는 좁아진 공간에서 신경뿌리가 만성적으로 눌려 주변 조직과 유착됩니다. 이 유착이 풀리지 않으면 약물치료, 신경차단술 같은 보존 치료가 듣지 않습니다.

풍선확장술은 세 가지 기전으로 작동합니다. 첫째, 풍선을 부풀려 좁아진 추간공과 척추관을 물리적으로 확장합니다. 둘째, 카테터로 신경뿌리 주변의 유착을 박리합니다. 셋째, 고농도 생리식염수와 스테로이드, 히알루로니다제 등을 표적 부위에 정확히 주입해 부종과 염증을 가라앉힙니다. 한 번에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합니다.

구분 굴곡 통증 (디스크) 신전 통증 (협착증)
통증 악화 자세 앞으로 굽힐 때, 앉아 있을 때 뒤로 펼 때, 오래 서 있을 때
통증 완화 자세 누워 있을 때, 허리 펼 때 허리 숙일 때, 자전거 탈 때
주된 병변 위치 척추관 앞쪽 (추간판) 척추관 뒤쪽·측면 (황색인대·후관절)
신경학적 검사 SLR 검사 양성 신경성 파행, 자세 변화로 호전
풍선확장술 표적 탈출 디스크 주변 유착·염증 협착 부위 추간공·황색인대 주변
시술 후 호전 시점 1~4주 (염증 감소 후) 2~6주 (확장된 공간 유지)
적응증 비율 보존치료 4주 이상 무반응 보행 거리 100m 미만

풍선확장술의 적응증을 어떻게 결정하나

여기서 환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입니다. 풍선확장술 적응증은 단순히 "허리가 아프면" 결정되는 게 아닙니다. 다음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첫째, MRI에서 명확한 병변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디스크 탈출의 경우 신경뿌리 압박이 시각적으로 보여야 하고, 협착증의 경우 척추관 단면적이 정상보다 좁아져 있어야 합니다. 둘째, 4주 이상의 보존 치료(약물, 물리치료, 신경차단술)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아야 합니다. 셋째, 다리 통증이 허리 통증보다 심해야 합니다. 단순 요통은 풍선확장술의 좋은 적응증이 아닙니다. 신경뿌리 자극으로 인한 방사통이 주증상일 때 가장 효과가 큽니다.

반대로 시술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마미증후군(대소변 장애 동반)은 응급 수술 적응증이지 시술이 아닙니다. 진행성 근력 저하나 발 처짐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척추 불안정성으로 인한 전방전위가 심한 경우도 풍선확장술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한통증학회지에 발표된 Korean J Pain 2016;29(1):40 연구에서, 경피적 내시경 요추 디스크 절제술 후 발생하는 감각이상에 대해 nefopam이 유효성을 보였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시술 후 신경병증성 통증 관리에 약물 치료의 보조적 역할이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또한 Korean J Pain 2020;33(3):234 연구에서는 한국 환자들의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인식 조사를 통해, 시술적 접근법이 만성 통증 관리에서 약물 의존도를 낮추는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시술 전후, 환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

풍선확장술은 입원이 필요 없는 시술입니다. 하지만 시술 직후 24시간은 안정이 필요합니다. 시술 부위에 압박 드레싱을 하고, 당일은 무리한 활동을 피하셔야 합니다. 다음 날부터는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본격적인 운동이나 무거운 짐을 드는 활동은 2주 정도 자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시술 후 통증 호전 양상은 환자마다 다릅니다. 즉시 좋아지는 분이 있는가 하면, 1~2주 후부터 서서히 호전되는 분도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4주 시점에서 시술 효과가 가장 명확하게 평가됩니다. 굴곡 통증 환자(디스크)는 비교적 빠른 1~4주 내 호전이 흔하고, 신전 통증 환자(협착증)는 2~6주에 걸쳐 점진적으로 호전됩니다.

시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한 핵심은 자세 교정과 코어 강화입니다. 굴곡 통증 환자는 앉는 자세, 허리 굽히는 동작을 줄이고, 신전 통증 환자는 장시간 서 있기, 뒤로 젖히는 동작을 피해야 합니다. 양쪽 모두 복근과 척추 기립근을 강화하는 운동이 필수입니다. 시술은 좁아진 공간을 넓히고 유착을 풀어주는 것이지, 척추 자체를 영구적으로 바꿔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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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며

굴곡 통증과 신전 통증을 정확히 구별하는 것이 풍선확장술 적응증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디스크 탈출이든 척추관협착증이든, 신경뿌리 주변의 유착과 염증이 보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때 풍선확장술은 수술 전 단계에서 시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비수술 치료입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만능은 아닙니다. 자세별 통증 패턴, MRI 소견, 신경학적 검사를 종합한 정확한 진단이 시술 성공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5월~6월 신경통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기, 다리 저림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부터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1661-6610

자주 묻는 질문

Q: 허리를 굽힐 때와 펼 때 모두 아픈 경우는 어떻게 판단합니까?

A: 디스크와 협착증이 동시에 존재하는 복합 병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장년층에서 흔히 관찰되는 양상입니다. 진료실에서는 MRI 영상과 동적 자세 검사를 함께 시행해 어느 쪽이 주된 원인인지 판별합니다. 풍선확장술은 두 병변 모두에 접근할 수 있으나, 카테터 진입 경로와 약물 주입 위치가 달라지므로 정밀한 영상 판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개인 차이가 크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Q: 신경성 파행이 있으면 무조건 풍선확장술을 받아야 합니까?

A: 그렇지 않습니다. 보행 거리가 짧아지고 허리를 굽혀야 다시 걸을 수 있는 신경성 파행은 협착증의 전형적 증상이지만, 증상 정도와 일상 지장 수준에 따라 치료 단계가 달라집니다. 본원에서는 약물 치료와 신경차단술 같은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을 때 풍선확장술을 고려합니다. 마비나 배뇨 장애 같은 적색 신호가 있으면 수술적 접근이 필요할 수 있어 개별 평가가 중요합니다.

Q: 굴곡 통증에는 풍선확장술이 어떻게 작용합니까?

A: 디스크 탈출로 뒤쪽으로 밀려나온 수핵이 신경뿌리를 누르면서 굴곡 통증이 발생합니다. 풍선확장술은 신경 주변에 형성된 유착을 박리하고, 부종을 가라앉히는 약물을 정확한 압박 지점에 전달합니다. 풍선 자체가 디스크를 밀어 넣는 것은 아니며,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을 확보하고 염증을 줄이는 원리입니다. 디스크 크기와 탈출 방향에 따라 효과 차이가 있으므로 영상 검사 후 적응증을 판단합니다.

Q: 시술 후에도 같은 자세에서 통증이 재발할 수 있습니까?

A: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풍선확장술은 좁아진 공간을 넓히고 유착을 푸는 시술이지만, 척추 구조 자체를 영구적으로 바꾸지는 않습니다. 시술 후에도 잘못된 자세, 과도한 굽힘이나 신전을 반복하면 같은 부위에 다시 부담이 누적됩니다. 진료실에서는 시술 후 코어 근육 강화와 자세 교정을 함께 안내합니다. 경과는 개인의 활동 강도와 기저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권장합니다.

참고 문헌

  1. Kim CL, Hong SJ, Lim YH, Jeong JH, Moon HS, Choi HR, Park SK (2020). . . DOI: 10.3344/kjp.2020.33.3.234
  2. Pusan National University Anesthesia and Pain Medicine (2016). . . DOI: 10.3344/kjp.2016.29.1.40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