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통증 진통제 장기 복용 부작용, 풍선확장술로 끊는 법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성 허리통증으로 진통제를 6개월 이상 드시고 계신다면 그 약은 더 이상 통증을 줄이는 게 아니라 통증의 원인을 가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경 주변 유착을 직접 풀어내는 풍선확장술이 약을 끊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출구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겁니다.
"원장님, 약을 안 먹으면 5분도 못 앉아 있어요."
50대 후반 환자분이 가방에서 약봉지를 꺼내 보여주셨습니다. 트라마돌, 가바펜틴, NSAIDs, 근이완제, 위장약. 다섯 종류였습니다. 처음엔 동네 의원에서 한 알, 두 달 뒤 두 알, 6개월 뒤 다른 병원에서 한 종류 더, 1년 뒤 또 다른 종류. 본인도 이게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건 통증 치료가 아닙니다. 통증을 못 느끼게 만드는 화학적 차단일 뿐, 통증을 만드는 그 자리는 그대로 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약이 늘어나는 동안 신경 주변에서는 유착과 섬유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진통제를 오래 드시면 몸 안에서 무엇이 망가지는지, 그리고 왜 풍선확장술이 약을 끊는 방향으로 환자를 데려갈 수 있는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 사진1: 진료실에서 환자가 가져온 다양한 진통제 약봉지를 펼쳐놓고 상담하는 장면]
약을 6개월 먹었는데 왜 점점 더 아픈 걸까
진통제를 오래 드신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처음엔 효과가 있었는데 지금은 먹어도 그대로다." 환자분들은 이걸 약의 내성이라고 이해하시지만, 실제로는 그것보다 훨씬 복잡한 일이 몸 안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만성 허리통증에서 약이 듣지 않게 되는 핵심 메커니즘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 입니다. 신경뿌리에 압박이 지속되면 척수 후각의 신경세포들이 NMDA 수용체와 글루탐산 시스템을 과활성화시키면서 약한 자극에도 강한 통증으로 반응하도록 회로 자체가 재배선됩니다. 처음엔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물리적 통증이었지만, 6개월이 지나면 신경계가 통증 자체를 학습해서 자극이 없어도 아픈 상태가 됩니다. 이때부터는 NSAIDs로 염증을 잡아도 통증이 줄지 않습니다. 통증의 자리가 허리에서 척수로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둘째, 경막외 유착(epidural adhesion) 입니다. 신경뿌리 주변에 만성 염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섬유소가 침착되면서 신경뿌리와 황색인대, 후관절낭, 추간공 주변 조직이 끈적한 거미줄처럼 들러붙어 굳어버립니다. 이 유착은 신경의 활주를 방해하고, 자세를 바꿀 때마다 신경이 끌어당겨지면서 새로운 통증을 만들어냅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어깨를 다쳐서 6개월간 팔을 안 움직이면 오십견이 옵니다. 관절막이 굳어서 "통증 + 운동 제한"이 한 덩어리로 묶여버리는 거죠. 척추도 똑같습니다. 신경뿌리가 6개월간 염증 안에 잠겨 있으면 신경뿌리에 오십견이 생긴다고 보시면 됩니다. 약은 이 굳어진 거미줄을 풀지 못합니다. 약은 신경에 작용하지, 신경 주변 조직에 작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셋째, 약물 자체가 만드는 통증, 즉 opioid-induced hyperalgesia(OIH) 입니다. 트라마돌이나 옥시코돈 같은 약물성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역설적으로 통증 역치가 낮아지고 평소엔 통증이 아닌 자극도 통증으로 느끼게 됩니다. 김초롱 등이 한국인 만성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Korean J Pain 2020;33(3):234-244)에서도 한국인 환자들이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적정 용량을 못 쓰면서도, 일단 시작하면 의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이중 위험이 보고됐습니다. 진통제는 안전한 약이 아닙니다. 특히 6개월을 넘어가면 약이 통증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 사진2: 정상 신경뿌리 vs 유착된 신경뿌리 비교 일러스트(경막외 공간 단면도)]
진통제 장기 복용이 망가뜨리는 5개 장기
환자분들은 보통 위장 정도만 걱정하십니다. 하지만 6개월 이상 진통제를 드시면 다음 다섯 군데가 동시에 망가집니다.
위장관: NSAIDs는 COX-1을 억제해서 위 점막의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막습니다. 위 점막은 프로스타글란딘이 만든 점액 코팅으로 위산을 견디는데, 이게 사라지면 점막이 위산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6개월 이상 NSAIDs 복용 환자의 약 25%에서 무증상 위궤양이 발견된다는 보고가 있고, 위장관 출혈 위험은 일반인의 4배입니다. 환자분들은 "위장약을 같이 먹으니 괜찮다"고 하시지만, PPI는 출혈 위험을 절반 정도만 줄여줍니다. 50%는 그대로 위험합니다.
신장: NSAIDs는 신장의 입구 혈관을 수축시켜서 사구체 여과율을 떨어뜨립니다. 60대 이상에서 6개월 이상 매일 NSAIDs를 복용한 경우 만성 신장병 발생률이 1.7배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한 번 망가진 신장은 회복되지 않습니다. 투석으로 가는 길 중 하나가 진통제 신장병증입니다.
간: 아세트아미노펜은 간에서 글루타치온이라는 해독 물질로 처리되는데, 만성 복용 시 글루타치온이 고갈되면서 간 손상이 누적됩니다. 술과 함께 드시면 위험은 4-5배로 뜁니다. 트라마돌도 간대사 약물이라 비슷한 부담을 줍니다.
중추신경계: 가바펜틴이나 프레가발린은 어지럼증, 인지기능 저하, 보행 불안정을 일으킵니다. 65세 이상 환자에서 가바펜틴 복용군의 낙상 위험은 1.5배입니다. 어르신들이 진통제 드시다가 화장실에서 넘어져서 고관절 골절로 응급실에 오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통증은 줄었는데 다리가 부러지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심혈관계: COX-2 선택적 NSAIDs(쎄레브렉스 같은)는 위장 부담은 적지만 혈전 형성 위험이 있어 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을 1.3-1.5배 높입니다. 비선택적 NSAIDs(이부프로펜, 디클로페낙 등)도 혈압을 평균 5mmHg 정도 올려서 고혈압 조절을 어렵게 만듭니다.
| 약물 계열 | 주요 부작용 | 6개월 이상 복용 시 위험 증가 |
|---|---|---|
| NSAIDs | 위궤양, 신부전, 혈압 상승 | 위출혈 4배, CKD 1.7배 |
| 아세트아미노펜 | 간 손상 | 음주 동반 시 4-5배 |
| 트라마돌·약물성 진통제 | 의존, 통각과민(OIH) | 의존 발생 약 5-10% |
| 가바펜틴·프레가발린 | 어지럼증, 낙상 | 65세 이상 낙상 1.5배 |
| 근이완제 | 주간 졸림, 인지 저하 | 운전 사고 위험 증가 |
이 표를 보시면서 한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약을 6개월 이상 드신다는 건, 통증이 안 잡히고 있다는 신호이지 통증을 잘 관리하고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약을 늘리는 게 아니라 약을 줄이는 방향의 치료를 찾아야 할 시점이라는 겁니다.
[📷 사진3: 진료실에서 약 부작용 설명 자료를 환자에게 보여주며 상담하는 장면]
풍선확장술이 약을 끊을 수 있는 이유
풍선확장술(Balloon-assisted percutaneous epidural neuroplasty, PEN with balloon)은 직경 약 2mm의 카테터 끝에 풍선을 부착해서 꼬리뼈로 진입한 뒤, C-arm 영상 유도 하에 통증을 만드는 신경뿌리 주변까지 정확히 위치시키고, 그 자리에서 풍선을 부풀려 유착을 박리하고 동시에 약물을 정밀하게 전달하는 시술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이겁니다. 약은 신경에 작용하지만, 풍선확장술은 신경 주변 환경에 작용한다는 차이입니다.
병태생리적으로 만성 요통이 만들어지는 자리는 세 군데입니다. 황색인대 비후로 좁아진 추간공, 신경뿌리를 감싼 거미줄 같은 경막외 유착, 그리고 후관절낭 안의 만성 활액막염. 이 세 군데는 약이 도달하지 못하는 영역입니다. 혈관 분포가 적기 때문에 경구 약물이 충분한 농도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풍선확장술은 이 세 군데에 직접 접근합니다. 풍선이 부풀면서 황색인대와 후관절낭 사이의 유착을 기계적으로 박리하고, 좁아진 추간공을 물리적으로 넓혀주며, 이 과정에서 약물(스테로이드, 고농도 식염수, 히알루로니다아제 등)을 그 자리에 직접 흘려보냅니다. 입으로 먹는 스테로이드 한 알이 신경뿌리 주변에 도달하는 농도와, 풍선 끝에서 직접 흘러나오는 스테로이드의 농도는 100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이게 왜 진통제를 끊는 데 결정적인가. 시술 후 4-6주 사이에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70-80%가 줄어들면, 중추 감작 회로가 학습한 통증을 잊을 시간이 생깁니다. 통증이 한 달 이상 약하게 유지되면 척수 후각의 NMDA 수용체 과활성이 점차 정상화되고, 통증의 자리가 다시 허리로 돌아옵니다. 이 시점이 약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기 시작할 수 있는 골든타임입니다.
요통의 만성화에 대해 김자현·박정율(Kor J Spine 2006;3(4):201-204)이 정리한 바와 같이, 만성 요통을 만드는 요인은 단순히 디스크의 물리적 문제가 아니라 비만, 운동 부족, 자세 습관, 그리고 통증의 시간적 지속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풍선확장술은 이 사슬에서 "통증의 시간적 지속"이라는 고리를 끊어주는 시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약을 끊으려면 먼저 통증이 줄어드는 창문이 필요한데, 그 창문을 만들어주는 게 풍선확장술입니다.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풍선확장술은 통증을 영원히 없애는 시술이 아닙니다. 약 의존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4-6주의 시간을 환자에게 선물하는 시술입니다. 그 시간 동안 약을 줄이고, 코어 운동을 시작하고, 자세를 교정하면 그 사이클이 굳어집니다. 시술만 받고 운동을 안 하면 6-12개월 뒤에 다시 약을 찾게 됩니다.
[📷 사진4: C-arm 영상 유도 하 풍선확장술 시술 장면 — 시술실에서 카테터를 삽입하는 모습]
어떤 환자에게 풍선확장술이 약 끊기에 효과적인가
모든 만성 요통 환자에게 같은 효과가 나오는 건 아닙니다. 진료실에서 제가 적응증을 판단할 때 보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 효과가 좋은 군: 추간공 협착이 있는 신경뿌리병증, 한쪽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이 명확한 환자, 6개월에서 2년 사이 진통제를 드신 분, MRI에서 신경뿌리 주변 유착이 명확히 보이는 분, 이미 신경차단술을 1-2회 받았으나 효과가 짧았던 분.
중간 정도 효과 군: 척추관 협착증으로 보행 시 다리 저림이 주 증상인 분, 양측 증상이 있는 분, 70대 이상 고령이지만 골다공증이 잘 관리된 분.
효과가 제한적인 군: 5년 이상 진통제를 드신 분(이미 중추 감작이 굳어진 상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동반한 만성통증, 수술 후 실패 증후군(failed back surgery syndrome)에서 흉터 조직이 광범위한 경우, 다리 증상 없이 허리에만 통증이 국한된 경우(이 경우는 후관절증이나 천장관절 문제를 먼저 의심).
요추 신경뿌리병증으로 본원을 찾으시는 환자분들 중 절반 이상이 이미 다른 곳에서 약물 치료만 6개월 이상 받으신 분들입니다.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추간판장애(M501, M511)로 진단된 환자들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신환 비율이 24-27% 수준으로 새로 오시는 분이 꾸준한데, 이분들 중 다수가 "다른 데서 약만 드리고 시술은 권하지 않더라"고 말씀하십니다. 약만 처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진료처럼 보일 수 있지만, 만성 요통에서는 약만 처방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진료입니다.
| 진통제 6개월 + 신경차단술 1-2회 후 효과 | 풍선확장술 권유 시점 |
|---|---|
| 통증 50% 이상 감소, 4주 이상 지속 | 시술 불필요, 운동 치료 강화 |
| 통증 30-50% 감소, 2-4주 후 재발 | 풍선확장술 1회 강력 권유 |
| 통증 30% 미만 감소 | 풍선확장술 + 약물 재평가 동시 |
| 시간이 지날수록 약 용량이 늘어남 | 풍선확장술 + 정신과 협진 검토 |
[📷 사진5: 요추 MRI에서 추간공 협착과 신경뿌리 압박 소견을 가리키며 환자에게 설명하는 장면]
시술 후 약을 줄이는 4단계 프로토콜
풍선확장술 후 약을 끊는 과정은 단순히 "이제 약 그만 드세요"가 아닙니다. 갑자기 끊으면 반동성 통증과 금단 증상이 옵니다. 본원에서는 다음 4단계로 진행합니다.
1단계 (시술 후 0-2주, 통증 안정화기): 시술 후 일주일 정도는 시술 부위 주변의 무균성 염증으로 일시적인 통증 증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기존 약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약을 줄이려고 시도하지 마십시오. 단, 이 시기에 무리한 운동, 장시간 앉기, 무거운 물건 들기는 절대 금기입니다. 시술로 박리한 유착이 다시 들러붙을 수 있습니다.
2단계 (시술 후 2-4주, 약물 감량 1차): 이 시기에 통증의 70% 이상이 줄어든 환자분에게는 가장 위험한 약부터 줄입니다. 트라마돌이나 옥시코돈 같은 약물성 진통제를 일주일에 25%씩 감량합니다. NSAIDs는 격일 복용으로 전환합니다. 가바펜틴은 가장 마지막에 줄입니다. 갑자기 끊으면 신경병증성 반동 통증이 심해집니다.
3단계 (시술 후 4-8주, 운동 치료 본격화): 도수치료와 코어 강화 운동을 시작합니다. 본원의 12회 구조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약은 매주 한 단계씩 줄여나갑니다. 6주차에는 모든 약물성 진통제를 끊는 것을 목표로 하고, 8주차에는 NSAIDs도 필요시 복용으로 전환합니다. 이 시기 운동의 핵심은 다열근, 복횡근, 골반저근의 동시 활성화입니다. 윗몸일으키기 같은 표재 근육 운동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4단계 (시술 후 8-12주, 약 끊기 완성): 이 시기에는 가능하면 모든 진통제를 끊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다만 통증이 0이 되는 게 아니라, "진통제 없이도 일상이 가능한 수준"이 목표입니다. 통증 척도 NRS 3점 이하면 약 없이 생활이 가능합니다. 0점을 목표로 하면 다시 약을 찾게 됩니다.
재활 과정에서 환자 교육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정승수 등이 한국형 심장재활 정보요구도 척도 검증 연구(Ann Rehabil Med 2023;47(5):403-425)에서 보여준 것처럼, 환자가 자신의 회복 과정을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때 재발률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척추 재활도 같은 원리입니다. 시술 후에 환자분이 "내 허리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계셔야 약을 줄이는 결정을 두려워하지 않으십니다.
[[관련글: 신경차단술과 풍선확장술 차이, 어떤 환자에게 무엇이 맞나]]
[📷 사진6: 코어 강화 운동 — 다열근과 복횡근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데드버그 자세 시범]
시술 전에 반드시 평가해야 할 것
풍선확장술이 만능은 아닙니다. 시술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항목들이 있습니다.
골다공증이 있으신 분은 골밀도 검사 수치를 가지고 오셔야 합니다. T-score가 -2.5 이하면 시술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시술 전후 골절 예방 약물(비스포스포네이트, 데노수맙 등)이 함께 가야 합니다. 양규현·송형근(JBM 2011;18(2))이 비전형적 대퇴골 골절에 대해 보고한 바와 같이, 비스포스포네이트도 무한정 복용하는 약은 아닙니다. 5년 이상 복용하시면 약물 휴지기를 의사와 의논하셔야 합니다.
당뇨가 있으신 분은 HbA1c 7.0 이하로 조절된 상태여야 합니다. 시술 시 사용하는 스테로이드가 일시적으로 혈당을 올리고, 면역 저하로 인한 감염 위험이 증가합니다. 8.0 이상이면 내과 협진으로 먼저 조절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와파린, 신규 경구 항응고제 등)를 드시는 분은 시술 전 5-7일 약물 중단이 필요합니다. 다만 권보성 교수의 항혈소판제 강의에서 강조하듯이 뇌혈관 시술 후 항혈소판제를 임의로 중단하면 혈전 형성 위험이 급격히 올라가므로, 반드시 처방 의사와 상의 후 결정해야 합니다. 본원에서도 환자분이 임의로 약을 끊고 오시는 일은 절대 권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있으신 분은 시술 전에 정신과 평가를 권합니다. 만성 통증의 30-40%는 정서적 요인이 동반되어 있고,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시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됩니다. 약을 끊으려는 의지보다 통증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클 때 약은 줄지 않습니다.
[[관련글: 골다공증 있는 어르신 풍선확장술, 안전성과 사전 평가]]
약을 끊으면 다시 아플까봐 두려운 분께
이 두려움이 가장 큽니다. 환자분들이 시술을 망설이는 이유의 절반은 비용이 아니라 "약을 끊었다가 다시 아프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입니다.
말씀드릴게요. 진통제는 안전망이 아닙니다. 진통제는 통증을 가린 채로 디스크와 신경뿌리에 가해지는 손상을 누적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통증이 안 느껴진다고 해서 손상이 멈춘 건 아닙니다. 약을 5년 동안 드신 분과 시술 후 운동으로 1년을 보내신 분의 5년 후 MRI를 비교하면, 약을 드신 분의 디스크가 훨씬 더 망가져 있습니다. 통증을 안 느끼니까 무리하게 쓰셨기 때문입니다.
약을 끊으면 처음 2-3주는 불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술로 만든 통증의 창문 안에서 운동을 시작하면, 4-6주 후에는 약 없이도 통증이 줄어드는 경험을 하시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통증이 친구가 됩니다. 무리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니까요. 약은 이 신호를 차단하지만, 신호가 없으면 우리 몸은 멈추지 못합니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5월에는 신경통이 평균 대비 85%나 증가합니다. 6월에도 비슷합니다. 휴가철 전에 허리를 정리하지 않으면 한 해 동안 약 용량이 또 늘어납니다. 지금이 약을 줄이는 가장 좋은 시점일 수 있습니다.
[[관련글: 여름 휴가 전 허리통증 정리, 풍선확장술 일정 짜는 법]]
[📷 사진7: 시술 후 통증이 호전되어 약 봉지 없이 일상으로 돌아간 환자가 산책하는 생활 장면]
마지막으로 드리는 말씀
진통제는 가벼운 약이 아닙니다. 6개월을 넘어가면 위장, 신장, 간, 뇌, 심혈관계가 동시에 부담을 받기 시작하고, 그 부담은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통증이 잡히지 않는 채로 약을 늘리는 것은 치료가 아니라 화학적 가림막일 뿐입니다.
풍선확장술은 만성 요통의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약 의존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4-6주의 창문을 만들어주는 시술입니다. 이 시간을 잘 쓰시면 약을 끊고 운동으로 척추를 지키는 사이클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신 분이 진통제를 6개월 이상 드시고 계시다면, 약을 한 알 더 추가하기 전에 한 번쯤 다른 길이 있는지 물어보십시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1661-6610
참고 문헌
- Kim CL, Hong SJ, Lim YH, Jeong JH, Moon HS, Choi HR, Park SK, Kim JH, et al (2020). . . DOI: 10.3344/kjp.2020.33.3.234
- Jeong S, Kim H, Kim WS, Cha WK, et al (2023). . . DOI: 10.5535/arm.2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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