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정보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소속: 현명신경외과의원 /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빌딩 3층
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검토일: 2026-05-04
본 글은 신경외과/내과 전문의가 작성·검토한 의학 정보입니다.
결론: 흔히 오해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흔히 오해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허리 수술 후 남는 통증, 즉 수술 후 통증증후군(FBSS)의 상당수는 재수술이 아니라 경막외 유착 박리와 풍선확장술로 호전됩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도 이것입니다. "수술까지 받았는데 왜 또 다리가 저리죠?"

진료실에서 가장 마음 무거운 환자분들이 있습니다. 디스크 수술이나 협착증 수술을 받고 6개월, 1년이 지났는데도 다리가 저리고 허리 통증이 그대로인 분들입니다. 어떤 분은 두 번째 수술을 권유받고 오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재수술의 성공률은 첫 수술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그리고 재수술이 답이 아닌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오늘은 왜 그런지, 그리고 재수술 전에 반드시 검토해야 할 풍선확장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5월과 6월은 진료실에서 신경통과 신경염을 호소하는 환자가 가장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봄철 활동량 증가와 일교차 변화로 신경 주변 조직이 예민해지면서, 잠잠하던 수술 후 통증이 다시 도지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수술까지 했는데 왜 다시 아픈 걸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수술 후 통증증후군(Failed Back Surgery Syndrome, FBSS)"이라는 진단명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이름이 다소 거칠어 보이지만, 이는 척추 수술을 받았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새로 생긴 상태를 가리키는 의학 용어입니다. Chrobok 등의 보고에 따르면 척추 수술 후 FBSS의 발생률은 5%에서 50%에 이른다고 합니다(Chirurgia narzadow ruchu i ortopedia polska, 2005). 즉, 수술받은 환자 10명 중 1~5명은 어떤 형태로든 잔존 통증을 경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수술이 잘못된 것"이라기보다, 수술 후 발생하는 경막외 유착(epidural adhesion)과 신경 주변의 만성 염증입니다. 수술 부위에서는 자연스럽게 흉터 조직이 생기는데, 이 흉터가 신경뿌리(신경근)를 둘러싸면서 신경을 끌어당기거나 압박합니다. 신경뿌리는 본래 척추관 안에서 자유롭게 미끄러지듯 움직여야 하는데, 유착이 생기면 그 움직임이 봉쇄됩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위장이 위산 자극을 오래 받으면 보호하기 위해 점막이 장상피화생으로 변합니다. 마찬가지로 척추 수술 후 신경 주변에서는 손상된 조직을 봉합하기 위해 콜라겐 섬유가 무질서하게 쌓이고, 이 섬유가 시간이 지나면서 신경을 옭아매는 그물이 됩니다. 새장 속의 새가 처음에는 잘 날다가, 새장 안에 거미줄이 쳐지면서 점점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더해 신경 자체의 변성이 동반됩니다. Sun 등(Neural plasticity, 2021)은 척추 수술 후 발생하는 말초 및 중추 신경병증 통증의 기전을 분석하면서, 손상된 신경 주변에서 글루타메이트와 같은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척수 후각의 신경세포가 과민화(central sensitization)된다고 보고했습니다. 한 번 이 회로가 켜지면, 본래 통증을 일으키지 않을 자극에도 통증이 유발되는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환자분들이 "별로 움직이지 않았는데 다리가 저린다"고 호소하시는 것입니다.

재수술이 답이 아닌 이유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많은 분들이 "수술 부위에 문제가 생겼으니 다시 열어서 고치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십니다. 그런데 재수술의 결과는 통계적으로 그리 좋지 않습니다.

재수술은 이미 한 번 절개되고 봉합된 부위를 다시 여는 일입니다. 조직은 더 단단해져 있고, 정상 해부학적 구조는 흉터로 인해 알아보기 어려워집니다. 신경뿌리는 흉터에 갇혀 있어 박리하다가 손상될 위험도 높습니다. 무엇보다 재수술로 흉터를 제거해도, 더 큰 흉터가 다시 생긴다는 역설이 있습니다. 마치 새 옷에 난 작은 구멍을 꿰매면 그 자리에 더 두꺼운 자국이 남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국제적으로는 FBSS에 대한 치료 전략이 "최소 침습"으로 이동했습니다. 신경뿌리를 둘러싼 흉터 조직을 직접 박리하면서 동시에 약물을 정확한 위치에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이 영역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시술이 경막외강 풍선확장술과 경막외내시경 유착박리술입니다.

풍선확장술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풍선확장술은 꼬리뼈 부근의 자연스러운 통로(천골열공)를 통해 가느다란 카테터를 척추관 내부로 삽입하는 시술입니다. 카테터 끝에 매우 작은 풍선이 달려 있어, 좁아지거나 유착된 신경뿌리 주변에서 풍선을 부드럽게 부풀려 흉터 조직을 분리합니다. 그 다음 같은 카테터를 통해 항염증제와 유착 방지제를 정확히 병변 부위에 전달합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물리적 박리. 풍선이 부풀면서 신경뿌리 주변의 유착이 부드럽게 떨어집니다. 손가락이 굳어진 어깨 관절을 펴주는 동작과 비슷합니다. 둘째, 약물의 정밀 전달. 입으로 먹는 진통소염제는 신경 주변 농도가 매우 낮지만, 카테터로 직접 전달하면 병변 부위 농도가 수십 배 높아집니다.

Gazzeri 등(Surgical technology international, 2023)은 라디오파 카테터를 이용한 경막외내시경 유착박리술의 효과를 보고했습니다. 이 연구에서 FBSS 환자들은 시술 후 통증 점수와 기능 장애 점수가 의미 있게 개선되었으며, 직접 시야로 유착을 확인하면서 박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풍선확장술은 이 개념을 더 단순화하여, 내시경 없이도 카테터의 미세 조작과 풍선 팽창으로 비슷한 효과를 얻는 시술입니다.

어떤 환자에게 풍선확장술이 적합한가

모든 FBSS 환자에게 풍선확장술이 정답은 아닙니다. 진료실에서 다음 항목들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평가 항목 풍선확장술 우선 고려 재수술 검토 필요
주된 증상 다리 저림, 신경병증 통증 진행성 근력 약화, 마미증후군
MRI 소견 경막외 유착, 가벼운 신경뿌리 압박 새로운 디스크 탈출, 심한 협착
신경학적 결손 경미하거나 없음 진행성 마비, 발목 처짐
보존치료 반응 부분적 호전 후 정체 전혀 반응 없음
통증 양상 저림, 따끔거림, 시린 통증 견딜 수 없는 격통, 야간 악화

수술 후 6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고, MRI에서 경막외 유착이 확인되며, 진행성 신경학적 결손이 없는 경우라면 풍선확장술이 우선 고려 대상입니다. 반대로 새로운 디스크 탈출이 명확하거나, 발목이 떨어지는 등의 운동 신경 결손이 진행하는 경우라면 재수술 검토가 필요합니다.

시술 후 회복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풍선확장술은 부분 마취 하에 약 30~40분 정도 진행됩니다. 시술 후 2~3시간 침상 안정 후 보행이 가능하며, 대부분 당일 또는 1박 2일 내 퇴원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시술하면 끝"이 아닙니다.

신경뿌리를 둘러싼 흉터 조직은 박리되었지만, 같은 위치에 다시 유착이 생기지 않도록 4~6주의 회복 관리가 필수입니다. 첫 1~2주는 무리한 굴곡, 무거운 물건 들기, 장시간 앉기를 피합니다. 신경뿌리가 다시 자유롭게 미끄러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시기입니다. 그 후 3~4주차부터 신경 활주(neural gliding) 운동을 부드럽게 시작합니다.

신경 활주 운동의 원리는 이렇습니다. 좌골신경은 허리부터 발끝까지 이어지는데, 발목을 당기면 신경이 허리 쪽으로 미끄러져 올라오고, 발등 방향으로 펴면 다시 발끝으로 미끄러집니다. 이 미세한 움직임을 하루 2~3회, 한 번에 10~15회씩 부드럽게 반복하면 흉터 조직이 다시 신경을 붙잡지 못하도록 막아줍니다. 단, 통증이 심해지면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아파도 참고 운동"이 아니라 "통증 직전까지 부드럽게"가 원칙입니다.

도수치료와의 병행도 회복에 결정적입니다. 수술 후 환자분들은 통증 회피 자세 때문에 골반과 척추 정렬이 무너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원의 12회 구조화 도수치료 프로그램은 시술 후 정렬 회복과 신경 활주 강화에 초점을 맞춥니다.

다른 치료법과 어떻게 다른가

FBSS에 대해 시도되는 여러 치료법을 비교해 드리겠습니다.

치료법 작용 기전 적응증 한계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 항염증 약물 전달 가벼운 신경뿌리 염증 유착 박리 불가, 효과 단기
신경성형술 카테터로 약물 정밀 전달 + 부분 박리 중등도 유착 풍선 효과 없음
풍선확장술 풍선 팽창으로 유착 박리 + 약물 전달 경막외 유착이 있는 FBSS 새 디스크 탈출에는 부적합
경막외내시경 유착박리술 직접 시야로 유착 박리 광범위 유착 시술 시간 길고 침습성 큼
척수신경자극기 전기 자극으로 통증 신호 차단 약물·시술 모두 실패한 만성 통증 기기 삽입 필요, 비용 부담
재수술 흉터 조직 절제, 신경 감압 진행성 신경 결손, 새 병변 재유착 위험, 회복 어려움

Sun 등(Neural plasticity, 2021)은 척수신경자극기가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 신경병증 통증에 효과적이라고 보고했지만, 동시에 침습적 시술이며 비용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임상 경로는 보존치료 → 경막외 주사 → 신경성형술/풍선확장술 → 척수신경자극기 → 재수술 순서로 단계적으로 올라갑니다. 풍선확장술은 이 사다리에서 재수술 직전 단계의 가장 효과적인 비수술 옵션에 해당합니다.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것들

자주 묻는 질문

Q. 수술 받은 지 6개월이 지났는데 아직 다리가 저립니다. 풍선확장술을 받을 시기가 맞나요? 일반적으로 수술 후 3~6개월은 자연 회복기로 간주합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신경 부종과 일시적 염증으로 통증이 지속될 수 있어 보존치료를 우선합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도 통증이 호전 없이 지속되고 MRI에서 경막외 유착이 확인된다면, 풍선확장술이 적절한 시점입니다. 더 이상 기다린다고 자연 호전되는 시기가 아니며, 오히려 신경 과민화가 고착화되기 전 개입하는 것이 결과가 좋습니다.

Q. 풍선확장술도 수술인가요? 마취는 어떻게 하나요? 수술이 아니라 시술입니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천골열공이라는 자연 통로를 통해 가느다란 카테터를 삽입합니다. 마취는 부분 마취로 진행하며, 환자는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시술받습니다. 시술 중 다리에 약간의 압박감이나 따끔함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카테터가 정확한 신경뿌리 위치에 도달했음을 확인하는 신호입니다.

Q. 한 번 시술로 충분한가요, 반복해야 하나요? 대부분의 환자에서 1회 시술로 의미 있는 호전을 봅니다. 다만 유착 범위가 넓거나, 다발성 신경뿌리 침범이 있는 경우에는 2~4주 간격으로 1~2회 추가 시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시술 후 4~6주 시점에 통증 점수와 기능 평가를 재검토하여 추가 시술 여부를 결정합니다. 효과가 부족한 경우라도 무한정 반복하지 않으며, 다른 치료 옵션을 검토합니다.

Q. 풍선확장술 후 재발하면 어떻게 하나요? 재발은 두 가지로 나누어 봐야 합니다. 첫째, 같은 부위 유착이 다시 생긴 경우는 재시술이 가능합니다. 다만 시술 직후 4~6주의 신경 활주 운동을 충실히 하셨다면 재유착 가능성은 낮습니다. 둘째, 다른 분절에 새로운 병변이 생긴 경우는 별도 평가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4-5번 요추 사이를 시술받았는데 5번 요추-1번 천추 사이에 새 디스크가 탈출한 경우, 이는 시술 실패가 아니라 새로운 질환입니다.

Q. 시술 후 운동은 언제부터 가능한가요? 시술 후 2주까지는 가벼운 보행만 권합니다. 3주차부터 누워서 하는 신경 활주 운동을 시작하고, 4~6주차부터 도수치료와 코어 안정화 운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합니다. 골프, 등산, 헬스 같은 본격적인 운동은 6~8주 후 통증과 기능 회복 정도를 확인한 뒤 단계적으로 복귀합니다. "시술 후 일주일이면 다 낫는다"는 광고를 접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신경뿌리의 회복은 그렇게 빨리 끝나지 않습니다.

Q. 의료보험은 적용되나요? 풍선확장술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됩니다. 수술 후 통증이 지속되거나 보존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 요추 신경뿌리 통증 등이 해당됩니다. 다만 환자마다 적응증이 다르므로, 진료 시 보험 적용 여부를 정확히 안내드립니다.

다시 한 번 강조드리고 싶은 말씀

수술 후 통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그것은 "수술이 실패했으니 다시 수술해야 한다"는 신호가 아닙니다. 신경뿌리를 둘러싼 유착과 만성 염증이 자리 잡았다는 신호이며, 이는 풍선확장술과 같은 정밀 시술과 체계적 재활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재수술은 마지막 옵션이지, 두 번째 옵션이 아닙니다.

봄철 신경통이 도지는 이 시기, 수술 후 잔존 통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께서는 재수술을 결정하시기 전에 반드시 신경외과 전문의의 평가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MRI 한 장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 영역이며, 진찰과 신경학적 평가, 영상 판독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정확한 치료 경로가 설계됩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참고문헌

  1. 저자 미상. Spinal Epidural Abscess after Invasive Spinal Intervention. The Nerve (peripheral nerve).
  2. 저자 미상. Sacroiliac Joint Pain Intervention - Korean Guideline. Neurospine.
  3. 저자 미상. ERAS Protocols for Spine Surgery Pain Management. Neurospine.
  4. 저자 미상. Interventional Pain Fellowship Training Standards. Neurospine.
  5. Cluff RS, Rowbotham MC. Spinal Cord Stimulation for Pain Management. J Korean Neurosurg S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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