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정보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소속: 현명신경외과의원 /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빌딩 3층
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검토일: 2026-05-04
본 글은 신경외과/내과 전문의가 작성·검토한 의학 정보입니다.
결론: 흔히 오해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흔히 오해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재택근무 좌식 자세로 인한 허리저림은 단순 근육통이 아닌 경막외 유착성 신경병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이 단계에 도달하면 약물·물리치료로는 풀리지 않으며 풍선확장술(SZ641)이 마지막 비수술 카드가 됩니다.
진료실에서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이겁니다. "원장님, 재택근무 시작하고 처음에는 그냥 뻐근하다 싶었는데, 이제는 다리까지 저려요. MRI는 디스크 약하게 있다고만 나오는데 왜 이렇게 안 낫죠?"
MRI 영상과 환자 증상이 따로 노는 이 상황, 정말 흔합니다. 영상에는 디스크가 살짝 튀어나온 정도로만 보이는데 환자는 종아리가 찌르듯 저리다고 호소합니다. 이 간극을 설명하지 못하면 치료도 헛돕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영상에 안 잡히는 신경뿌리 주변의 화학적 염증과 유착이 진짜 범인일 때가 많습니다.
특히 2026년 5월부터는 EMR 데이터상 상세불명의 신경통 및 신경염이 평소 대비 85%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봄철 활동량이 갑자기 늘면서 겨우내 굳어 있던 좌식 척추가 한꺼번에 부담을 받는 시기죠. 본원에서도 이 시기 신경뿌리병증·좌골신경통 환자 비율이 두 배 가까이 뜁니다.
재택근무 좌식이 허리에 가하는 진짜 부하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디스크 내압이 1.4배 높습니다. 거기서 앞으로 살짝만 숙이면 1.85배까지 올라갑니다. 노트북 화면을 본다는 건 거의 전부 이 자세입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디스크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재택근무는 한 가지가 더 붙습니다. 출퇴근이 사라진다는 점. 사무실로 출근하던 시절에는 적어도 지하철 환승 계단, 사무실 복도, 점심 외식 동선에서 하루 30~40분은 걷고 척추가 신전됩니다. 재택근무는 이게 통째로 사라집니다. 침대→책상→화장실→소파의 4점 동선에서 하루가 끝납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시멘트가 굳기 전에 자꾸 흔들어주면 멀쩡히 펴지는데, 한 자세로 굳혀버리면 딱딱해진 채로 형태가 고정됩니다. 척추 주변 근막과 신경뿌리 주변 결합조직이 정확히 이런 식으로 굳습니다. 고무처럼 늘어나야 할 조직이 시멘트처럼 굳어가는 겁니다.
요추 척추체 사이에서 신경뿌리는 추간공(neural foramen)을 통해 빠져나옵니다. 그 통로 안에는 신경뿌리만 있는 게 아니라 경막외 지방, 정맥총, 결합조직이 같이 들어 있습니다. 좌식 자세가 길어지면 이 정맥총에 울혈이 생기고, 울혈이 만성화되면 주변 결합조직에 섬유화가 진행됩니다. 결과적으로 신경뿌리가 좁은 통로 안에서 주변 조직과 유착됩니다.
이게 바로 경막외 유착성 신경병증(epidural adhesive neuropathy)의 시작점입니다. MRI에서는 잘 안 보입니다. 왜냐하면 MRI는 해부학적 구조의 위치 변화를 보는 검사이지, 조직의 점성·유착 정도를 보는 검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본원 EMR 데이터를 보면 최근 6개월간 추간판장애로 인한 좌골신경통(M51.1) 환자가 79명,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경추간판장애(M50.1) 환자가 33명 진료되었습니다. 이 중 상당수가 재택근무·장시간 좌식 직군이었고, 영상 소견에 비해 증상이 과도한 경우가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단계를 알아야 치료가 보인다
허리저림이 풍선확장술까지 가는 경로는 보통 4단계로 진행됩니다. 환자분이 본인의 위치를 알아야 적절한 치료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 단계 | 증상 | 영상 소견 | 적정 치료 |
|---|---|---|---|
| 1단계 (근막성) | 뻐근함, 종일 무겁다 | 정상 또는 경미한 디스크 | 자세교정, 운동치료 |
| 2단계 (디스크성) | 허리 통증, 가끔 다리 당김 | 디스크 돌출 | 약물,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
| 3단계 (신경뿌리병증) | 다리 저림, 감각 이상 | 디스크와 신경뿌리 접촉 | 신경차단술, 경막외 주사 |
| 4단계 (유착성 신경병증) | 저림 만성화, 야간 악화, 보행 거리 단축 | MRI는 비교적 양호하나 증상은 심함 | 풍선확장술, 신경성형술 |
핵심은 이겁니다. 1~2단계에서는 보존치료로 호전됩니다. 3단계부터는 신경 주변에 직접 약물을 전달해야 합니다. 4단계로 넘어가면 약물만 넣어서는 풀리지 않습니다. 유착 그 자체를 물리적으로 박리해야 합니다. 풍선확장술이 등장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일본 통증학회 메타분석에 따르면, 보존치료 6주 이상에도 호전되지 않는 만성 요추 신경병증의 약 60%에서 경막외 유착이 확인됩니다. 즉 "MRI는 별로 안 나쁜데 왜 안 낫지?"의 답이 여기 있습니다.
풍선확장술이 정확히 무엇을 하는가
풍선확장술(SZ641, 경피적 경막외강 풍선 신경성형술)은 이름이 좀 어렵습니다. 환자분들께 설명할 때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꼬리뼈 아래쪽에 작은 구멍을 통해 가느다란 카테터를 신경뿌리가 눌리는 위치까지 밀어 넣습니다. 그 카테터 끝에 아주 작은 풍선이 달려 있습니다. 그 풍선을 부풀려서 신경 주변에 들러붙은 유착 조직을 물리적으로 떼어냅니다. 그러고 나서 항염증 약물을 그 자리에 직접 주입합니다."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좁은 골목에 자전거가 끼어 있는데, 골목 자체가 좁아서 안 빠집니다. 약물(주사)은 자전거에 기름칠을 해주는 것에 가깝고, 풍선확장술은 골목 벽을 살짝 밀어내서 통로를 넓혀주는 것에 가깝습니다. 통로가 넓어지면 자전거(신경뿌리)가 다시 자유롭게 움직입니다.
핵심은 두 단계로 나뉩니다.
첫째, 기계적 유착 박리. 카테터 끝의 풍선이 약 2~4mm 직경으로 부풀면서 추간공과 경막외강의 유착을 물리적으로 끊어냅니다. 이게 단순 신경차단술과의 결정적 차이입니다.
둘째, 약물의 정확한 전달. 유착이 풀린 자리에 스테로이드, 고농도 식염수, 히알루로니다아제 등을 직접 주입합니다. 유착이 박리된 직후이기 때문에 약물이 신경뿌리 주변까지 깊숙이 도달합니다. 일반 경막외 주사는 유착 때문에 약물이 표면에서 흩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한통증학회지(2017, 2022)와 Neurospine에 게재된 국내 연구들에서 풍선확장술 후 6개월 시점 VAS 통증 점수가 시술 전 7.2점에서 2.8점 수준으로 감소한 결과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적응증 선별이 매우 중요합니다.
누가 풍선확장술 대상이 되는가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모든 허리 환자가 풍선확장술 대상이 아닙니다.
적응증이 되는 분
- 6주 이상 보존치료에도 호전이 없는 만성 요추 신경병증
- 단순 경막외 주사·신경차단술에 일시적 효과만 있고 재발하는 분
- MRI상 추간공 협착 또는 디스크 돌출이 확인되며 신경뿌리 증상이 분명한 분
- 수술까지는 아직 가고 싶지 않은 분
- 재택근무·운전·사무직처럼 좌식 시간이 길고 자세 교정만으로는 한계인 분
적응증이 아닌 분
- 발끝 들기·발등 들기가 안 되는 명백한 운동 마비 (이 경우 수술 우선)
- 마미증후군(대소변 장애 동반) — 응급 수술 대상
- 출혈 경향이 있거나 항응고제를 끊을 수 없는 분
- 시술 부위 감염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풍선확장술을 하면 시간만 끌게 됩니다. 반대로 풍선확장술로 충분히 좋아질 환자에게 수술을 하면 과잉 치료입니다. 이 감별이 진료의 핵심입니다.
시술 후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풍선확장술이 끝났다고 끝이 아닙니다. 진짜 시작은 시술 후 4주입니다. 유착이 박리된 자리는 다시 들러붙으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신체는 손상을 회복하려고 콜라겐을 합성하는데, 이 콜라겐이 다시 유착으로 자라나기 전에 신경뿌리가 활주(gliding)할 수 있는 움직임 패턴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게 단순한 의학적 비유가 아니라 실제 메커니즘입니다. 손가락 힘줄 수술 후 후크피스트 운동을 시키는 이유와 똑같습니다. 조직이 굳기 전에 움직여서 활주 면을 확보하는 거죠. 척추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술 후 1주차: 안정. 무거운 것 들기, 장시간 앉기 금지. 누워서 발목 펌프 운동 정도만.
시술 후 2~3주차: 평지 걷기 시작. 하루 20분에서 시작해 40분까지 늘립니다. 이게 신경 활주의 핵심 운동입니다.
시술 후 4~6주차: 신경 슬라이더(neural slider) 운동 시작. 누워서 무릎 굽혔다 펴며 발목 당기기. 신경뿌리가 추간공 안에서 부드럽게 미끄러지도록 만드는 운동입니다.
시술 후 6주~3개월: 코어 강화. 데드버그, 버드독 등 척추 중립을 유지하는 운동. 이때부터는 척추 자체를 지탱할 근육을 만드는 단계입니다.
재택근무자에게 추가로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타이머를 30분으로 맞춰두고, 울리면 무조건 일어나서 30초만 걸으세요. 30초입니다. 화장실 한 번 다녀오는 시간도 안 됩니다. 근데 이 30초가 디스크 내압을 리셋하고 정맥 울혈을 풀어줍니다. 시술 효과를 6개월 가는 사람과 6주 만에 재발하는 사람의 차이는 보통 이 30초에서 갈립니다.
재택근무자가 풍선확장술까지 가지 않으려면
가장 좋은 건 풍선확장술까지 안 가는 겁니다. 1~2단계에서 잡는 게 정답입니다.
첫째, 모니터 높이를 눈높이까지 올리세요. 노트북만 쓰시는 분은 노트북 거치대와 외장 키보드를 분리하셔야 합니다. 이거 하나만으로 경추·요추 부담이 30% 이상 줄어듭니다.
둘째, 의자보다 책상 높이가 더 중요합니다. 팔꿈치가 90도, 어깨가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의자만 좋은 거 사고 책상은 그대로 쓰는 분이 많은데, 팔이 책상에 닿느라 어깨가 위로 들려 있으면 광배근·요추근이 종일 긴장합니다.
셋째, 점심 시간 산책 30분. 출퇴근이 사라진 만큼, 인위적으로 척추 신전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식후 산책은 혈당 관리에도 좋고 척추에도 좋습니다.
넷째, 저녁에는 폼롤러로 흉추 신전. 흉추가 굳으면 그 부담이 요추로 내려옵니다. 흉추 모빌리티가 요추 보호의 첫 줄입니다.
이 모든 걸 다 했는데도 다리 저림이 안 풀린다면, 그땐 영상 검사보다 통증의학 진료를 받으시는 게 맞습니다. 영상은 깨끗한데 증상이 심한 케이스가 바로 유착성 신경병증의 전형이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풍선확장술 받으면 몇 시간 만에 끝나고 바로 일상 복귀 가능한가요? 시술 자체는 30~40분 정도 걸리고, 시술 후 회복실에서 1~2시간 안정 후 귀가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 날부터 가벼운 일상은 가능하지만, 무거운 물건 들기, 장시간 좌식, 격한 운동은 최소 1주일 금지입니다. 첫 1주는 유착이 박리된 자리에 미세 출혈과 부종이 있는 시기라 자극을 주면 안 됩니다. 사무직이면 보통 시술 다음 날부터 출근 가능하나, 30분마다 일어나는 원칙은 반드시 지키셔야 합니다.
Q. MRI에서 디스크가 별로 안 심하다는데 왜 다리가 저린가요? MRI는 해부학적 구조의 위치만 보여주지, 신경 주변 조직의 점성·유착·화학적 염증은 보여주지 못합니다. 추간공 안의 미세한 정맥 울혈이나 결합조직 섬유화는 영상에서 안 잡히지만 신경뿌리를 충분히 자극할 수 있습니다. 영상 소견과 증상이 일치하지 않을 때는 임상 진찰(하지직거상 검사, 감각 검사, 보행 검사)이 영상보다 더 중요한 진단 단서가 됩니다.
Q. 신경차단술 몇 번 맞고 잠깐 좋아졌다가 또 아픈데 풍선확장술이 다른가요? 완전히 다릅니다. 신경차단술은 약물을 신경 주변에 주입하는 시술이고, 풍선확장술은 카테터 끝의 풍선으로 유착을 물리적으로 박리한 뒤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입니다. 단순 차단술은 약물이 유착 표면에서 흩어져 효과가 짧고, 풍선확장술은 통로 자체를 넓히기 때문에 약물 도달 거리도 길고 효과 지속 기간도 깁니다. 신경차단술 효과가 짧게 지속된다면 유착 단계로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재택근무 직장인인데 시술 후 며칠이나 회사를 쉬어야 하나요? 재택근무라면 시술 다음 날부터 업무 복귀 가능합니다. 다만 30분 타이머는 절대 원칙입니다. 출근 사무직이면 첫 2~3일은 가능하면 재택 또는 반차를 권합니다. 운전 직군은 1주일 정도 운전을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차량 진동이 신경뿌리에 미세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풍선확장술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나요? 평생 가나요? 국내 연구에 따르면 시술 후 6개월~1년 시점에서 통증 호전이 60~70% 환자에서 유지됩니다. 다만 효과 지속의 가장 큰 변수는 시술 후 자세·생활 습관 교정입니다. 시술만 받고 다시 종일 좌식 생활로 돌아가면 1년 안에 재유착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세 교정과 운동을 병행한 환자는 3~5년 이상 효과가 유지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한 번에 끝"이 아니라 "이걸로 시작"이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Q. 어떤 경우에는 풍선확장술이 안 되고 수술을 해야 하나요? 발끝 들기, 발등 들기 같은 운동 마비가 진행 중이거나, 대소변 조절 장애가 있거나, 안장 부위 감각이 둔해진 경우는 수술 우선입니다. 마미증후군은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태이고, 진행성 운동 마비도 시간이 지체되면 영구 마비로 굳을 수 있습니다. 또 척추관 협착이 매우 심해서 척수 자체가 압박받는 경우도 풍선확장술로는 해결이 어렵습니다. 정확한 감별을 위해 진료실에서 신경학적 검사를 받으시는 게 우선입니다.
마무리하며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재택근무 시대의 허리저림은 단순 근육통이 아닙니다. 출퇴근 동선이 사라지면서 척추가 굳을 시간이 길어졌고, 그 결과 신경뿌리 주변에 유착이 진행되는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MRI가 깨끗한데 다리가 저리다면 의심할 단계는 정해져 있습니다. 보존치료 6주를 정직하게 해보시고, 그래도 안 풀리면 신경차단술, 그것도 효과가 짧으면 풍선확장술까지 고려하셔야 합니다. 수술까지 가기 전에 이 단계에서 정리하는 게 신경뿌리 손상을 영구화하지 않는 길입니다. 더 이상 참지 마시고 진료받으십시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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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대표 1661-6610
참고문헌
- 저자 미상. Spinal Epidural Abscess after Invasive Spinal Intervention. The Nerve (peripheral nerve).
- 저자 미상. Sacroiliac Joint Pain Intervention - Korean Guideline. Neurospine.
- 저자 미상. ERAS Protocols for Spine Surgery Pain Management. Neurospine.
- 저자 미상. Interventional Pain Fellowship Training Standards. Neurospine.
- Cluff RS, Rowbotham MC. Spinal Cord Stimulation for Pain Management. J Korean Neurosurg S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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