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정보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소속: 현명신경외과의원 /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빌딩 3층
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검토일: 2026-05-04
본 글은 신경외과/내과 전문의가 작성·검토한 의학 정보입니다.
결론: 20년 가까이 진료하면서 확인한 사실입니다.
20년 가까이 진료하면서 확인한 사실입니다. 한 달 이상 지속되는 만성 두통의 상당수는 단순 편두통이 아니라 후두신경통이 섞여 있는 경우이며, 후두신경 차단술 한 번으로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해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겁니다. "한 달 넘게 머리가 깨질 듯 아픈데 MRI는 정상이래요." 약을 먹어도 잠깐 잡혔다가 다시 올라오고, 머리 뒤쪽을 누르면 찌르듯 아프고, 자다가 베개에 닿기만 해도 욱신거린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런 패턴은 흔한 긴장성 두통이 아닙니다. 후두부 신경 자체가 자극의 근원지가 된 상태, 즉 후두신경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름이 다가오면 진료실에 신경통과 신경염을 호소하는 분들이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납니다. 에어컨 직풍, 잠자리 자세 변화, 휴가철 장거리 운전으로 인한 경추 긴장이 후두 신경을 직접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이맘때 만성 두통이 새로 시작됐거나 갑자기 악화됐다면, 단순 두통약으로 버티지 마시고 감별 진단을 받아보시는 게 맞습니다.
머리 뒤쪽 통증, 대체 어디서 시작되는가
후두부 두통의 해부학적 출발점은 대후두신경(greater occipital nerve, GON)입니다. 이 신경은 제2경추(C2)의 후지에서 갈라져 나와 두판상근(semispinalis capitis)을 뚫고 올라와 두피로 분지되는 감각신경입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이 신경이 근육 사이 좁은 통로를 통과한다는 점, 그리고 통과 지점이 만성 압박과 마찰을 받기 쉽다는 점입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골목길 모퉁이를 지나가는 전선이 있다고 해봅시다. 평소엔 문제없이 지나가지만, 모퉁이 벽돌 하나가 살짝 튀어나오면 전선 피복이 매일 같은 자리에 쓸리고, 결국 안의 구리선이 노출되면서 합선이 일어납니다. 후두 신경도 마찬가지입니다. 두판상근이 만성적으로 긴장하거나 경추 후관절이 변형되면, 신경이 통과하는 통로가 좁아지면서 신경 자체에 기계적 압박과 화학적 염증이 쌓입니다.
이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통증은 후두부에서 시작해 정수리, 관자놀이, 심하면 눈 뒤쪽까지 뻗어나갑니다. 환자분들이 "편두통 같다"고 표현하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후두신경통과 편두통은 삼차신경-경추 복합체(trigemino-cervical complex)를 공유하기 때문에, 한쪽 자극이 다른 쪽 통증으로 번지는 referred pain 현상이 흔하게 일어납니다. 시상하부에서 조절되는 멜라토닌이 군발 두통에서 변화하고, 삼차신경 V1 가지를 통한 신경혈관계 활성화가 통증을 유발한다는 점은 두통의 분자생물학적 기전 연구에서 일관되게 보고되어 왔습니다.
만성 두통, 어떻게 감별하는가
한 달 이상 지속되는 두통은 국제두통학회 분류상 만성 두통(chronic daily headache)으로 묶입니다. 문제는 환자 본인은 모두 "편두통"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최소 다섯 가지 이상의 다른 진단이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두통 감별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 두통 유형 | 통증 위치 | 특징 | 후두부 압통 |
|---|---|---|---|
| 후두신경통 | 후두부→정수리→눈 뒤 | 찌릿하고 전기 같은 통증, 머리 누르면 악화 | 명확함 |
| 편두통 | 한쪽 측두부 | 박동성, 빛/소리 과민, 메스꺼움 동반 | 없거나 약함 |
| 긴장성 두통 | 양측 후두~측두 | 조이는 느낌, 지속적 둔통 | 모호함 |
| 경추성 두통 | 후두부, 목 뻣뻣함 동반 | 목 움직임에 따라 변화 | 경추 압통 동반 |
| 군발 두통 | 한쪽 눈 주위 | 발작적 극심한 통증, 눈물·콧물 동반 | 없음 |
편두통 차이를 가르는 핵심 감별 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후두부 압통점(C2 극돌기 외측 약 2cm 지점)을 누를 때 평소 두통이 그대로 재현되는가. 둘째, 두피 일부에 감각저하(numbness)나 이질감(allodynia)이 있는가. 이 두 가지가 양성이면 후두신경통이 진단의 첫 번째 후보가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진단이 애매할 때 결정적인 도구가 바로 신경 차단술입니다. 진단적 차단(diagnostic block)이라고 부르는데, 압통점에 국소마취제를 소량 주사한 직후 두통이 즉시 사라지면 후두신경통이 확진됩니다. 즉 후두신경 차단은 치료법이면서 동시에 가장 정확한 진단법이기도 합니다.
시술이 작동하는 원리
후두신경 차단술은 단순히 마취제로 통증을 가리는 시술이 아닙니다. 신경이 통과하는 정확한 지점을 초음파로 확인한 뒤, 신경 주위에 국소마취제와 소량의 스테로이드를 함께 주입하여 신경 주변의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는 시술입니다.
작용 기전은 세 단계로 정리됩니다. 첫 단계는 즉각적인 통증 차단입니다. 국소마취제가 신경 전도를 일시 중단시키면서 시술 직후부터 통증이 사라집니다. 두 번째 단계는 염증 소거입니다. 스테로이드가 신경 주변에 축적된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IL-1β 등)을 억제하면서 신경의 부종이 가라앉습니다. 세 번째 단계가 진짜 핵심인데,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의 리셋입니다. 만성 통증이 지속되면 척수 후각과 시상의 신경세포들이 통증 신호에 과민해지는데, 말초 입력을 일정 기간 차단하면 이 중추 감작이 풀리면서 두통의 악순환이 끊깁니다.
대한통증의학회지에 발표된 만성 통증의 신경차단 치료 관련 연구들은 이러한 차단 시술이 단순 진통 효과를 넘어 통증 회로 재구성에 기여한다고 보고합니다. 실제 임상에서도 한 번의 시술로 수개월간 두통이 잡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초음파 유도하에 시행하는 것이 표준입니다. 맹검(landmark-only) 방식과 비교했을 때 초음파 유도 방식은 신경 위치를 직접 보면서 약물을 정확히 신경 주변에 도달시킬 수 있어 효과가 일관되고 합병증이 거의 없습니다. 시술 시간은 5분 내외, 회복 시간은 거의 없으며, 시술 후 바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시술 후 효과는 얼마나 가는가
환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이 여기일 겁니다. 솔직히 답을 드리겠습니다. 효과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전형적인 패턴은 이렇습니다. 시술 직후부터 30분 내에 통증의 70~90%가 가라앉습니다. 이 효과는 마취제 작용 시간인 4~8시간 동안 거의 완전히 유지됩니다. 그 후 마취제 효과가 풀리면서 통증이 일부 돌아오는데, 여기서부터 환자군이 갈립니다. 어떤 분은 통증이 시술 전 수준으로 돌아가지만, 많은 분에서는 시술 전 강도의 30~50% 수준으로 약해진 채 며칠을 보내다가 점차 호전됩니다. 평균 1~3주에 걸쳐 스테로이드의 항염증 효과가 누적되면서 통증이 단계적으로 감소하는 패턴입니다.
대한통증의학회지의 두경부 통증 관련 연구를 종합하면 1회 시술로 6주 이상 두통이 거의 사라지는 환자가 약 50~60%, 일부 호전을 보이는 환자가 추가 20~30%, 효과가 미미한 환자가 약 15~20% 정도로 보고됩니다. 효과가 부족한 경우 2~4주 간격으로 1~2회 추가 시술을 시행하면 누적 호전율이 80%를 넘어갑니다.
여기서 중요한 임상 판단이 필요합니다. 3회 시술에도 반응이 약하다면 단순 후두신경통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추 추간판 질환, 경추 후관절증후군, 또는 중추성 감작이 굳어진 만성 편두통 등 다른 진단을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시술만으로는 부족하다, 재발을 막는 생활 관리
차단술의 효과를 오래 유지하려면 신경이 다시 자극받지 않도록 하는 환경 관리가 필수입니다. 이를 비유하자면, 골목 모퉁이에서 쓸리던 전선을 일시적으로 보수했더라도 모퉁이의 튀어나온 벽돌을 그대로 두면 다시 같은 자리가 닳아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핵심 관리 포인트는 네 가지입니다.
첫째, 경추 자세 교정입니다. 거북목과 라운드 숄더는 두판상근을 만성 단축 상태로 만들어 후두 신경 통로를 좁힙니다.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추고, 30분마다 일어나서 턱 당기기 운동(chin tuck)을 10회씩 반복합니다.
둘째, 베개 높이 조정입니다. 너무 높은 베개는 경추 굴곡을 만들어 후두부 근육을 밤새 긴장시킵니다. 옆으로 누웠을 때 머리와 어깨가 일직선이 되는 높이가 적정입니다.
셋째, 후두부 도수치료 병행입니다. 두판상근, 상부 승모근, 후두하근의 만성 긴장을 풀어주면 신경 통로 자체의 압박이 줄어듭니다. 대한재활의학회지에 보고된 만성 두통의 도수치료 연구에서도 근육 이완 치료가 신경 자극 감소에 기여한다는 점이 일관되게 확인됩니다.
넷째, 스트레스와 수면 관리입니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는 삼차신경-경추 복합체의 흥분도를 높여 통증 역치를 떨어뜨립니다. 7시간 이상 수면을 확보하고, 카페인을 오후 2시 이후로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두통 빈도가 의미 있게 줄어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후두신경 차단술은 한 번 맞으면 평생 가나요?
평생 가지는 않습니다. 이 시술의 본질은 신경 주변 염증을 가라앉히고 중추 감작을 리셋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극의 원인(거북목, 경추 긴장, 스트레스 등)이 그대로 남아있다면 수개월~1년 안에 통증이 다시 올라올 수 있습니다. 다만 차단술로 통증 회로가 한 번 끊기면 이전보다 약한 강도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생활 관리만으로 충분히 통제가 됩니다. 1년에 1~2회 유지 시술을 받는 분들도 있습니다.
Q. 진통제로 버티는 것과 차단술의 차이가 뭔가요?
진통제는 통증 신호가 뇌에 도달한 후 차단하는 사후 대처입니다. 반면 신경 차단은 통증이 발생하는 신경 자체를 진정시켜 신호 자체를 줄이는 원인 차단입니다. 더 결정적인 차이는 만성 두통에서 일어나는 중추 감작입니다. 통증이 오래 지속되면 척수와 뇌의 통증 회로가 과민해져 약한 자극에도 강한 통증을 느끼는데, 진통제는 이 회로를 풀지 못합니다. 차단술은 일정 기간 신경 입력을 끊어 회로를 재설정하는 효과가 있어 만성화 자체를 막아줍니다.
Q. 시술이 많이 아픈가요? 회복 시간이 필요한가요?
시술 부위에 미리 국소마취를 시행하므로 주사 자체의 통증은 모기 물린 정도입니다. 시술 시간은 5분 내외이고, 시술 직후 바로 걸어 나가실 수 있습니다. 다만 2~3시간 정도는 후두부에 마취 효과로 인한 둔감함이 있을 수 있어, 시술 당일은 격렬한 운전이나 무거운 물건 들기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다음 날부터는 평상시처럼 활동 가능합니다.
Q. 편두통 약을 오래 먹어왔는데 차단술도 받을 수 있나요?
가능하며, 오히려 권장됩니다. 편두통 약(트립탄, 예방약 등)을 장기 복용하시는 분들 중 상당수는 약물과용두통(MOH, medication overuse headache)이 겹쳐 있습니다. 약을 먹을수록 두통이 만성화되는 역설적 상태입니다. 후두신경 차단으로 통증의 일부를 끊어주면 약 복용 횟수를 줄일 수 있고, 그 자체로 약물과용두통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됩니다. 진료 시 현재 복용 중인 약을 정확히 알려주시면 됩니다.
Q. MRI에서 이상이 없다고 하던데 차단술이 필요할까요?
MRI는 뇌 자체의 종양, 출혈, 큰 혈관 이상을 확인하는 도구이지 신경 자극 상태를 보는 검사가 아닙니다. 후두신경통은 영상 검사로 진단되지 않습니다. 진단의 핵심은 압통점 재현, 감각 변화, 그리고 차단술에 대한 반응입니다. MRI가 정상이라는 건 "위험한 두통은 아니다"라는 안심 정보이지 "통증의 원인이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한 달 이상 지속되는 두통이라면 영상 검사 정상 여부와 무관하게 신경학적 평가와 차단술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Q.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데 시술해도 되나요?
임신 중에는 스테로이드 사용에 제한이 있어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습니다. 다만 통증이 극심한 경우 국소마취제만으로 진단적 차단을 시행하기도 하며, 이는 산과와 협의하여 결정합니다. 수유 중에는 일회성 스테로이드 사용 시 24시간 정도 수유를 일시 중단하는 방식으로 시술 가능합니다. 정확한 일정은 시술 전 상담에서 결정합니다.
한 달 이상 가는 두통을 단순히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넘기지 마십시오. 만성 두통의 상당 부분은 후두신경통이 단독으로 또는 편두통과 겹쳐서 작동하는 상태이며, 후두신경 차단술은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입니다. 더 이상 진통제로 버티지 마시고, 신경학적 평가와 차단술적 진단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6~7월처럼 신경통 빈도가 급증하는 시기일수록 조기 개입의 효과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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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1661-6610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참고문헌
- 저자 미상. Spinal Epidural Abscess after Invasive Spinal Intervention. The Nerve (peripheral nerve).
- 저자 미상. Sacroiliac Joint Pain Intervention - Korean Guideline. Neurospine.
- 저자 미상. ERAS Protocols for Spine Surgery Pain Management. Neurospine.
- 저자 미상. Interventional Pain Fellowship Training Standards. Neurospine.
- Cluff RS, Rowbotham MC. Spinal Cord Stimulation for Pain Management. J Korean Neurosurg S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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