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정보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소속: 현명신경외과의원 /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빌딩 3층
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검토일: 2026-05-04
본 글은 신경외과/내과 전문의가 작성·검토한 의학 정보입니다.
결론: 시술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환자 질문에 답합니다.

시술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환자 질문에 답합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혈압 약을 복용 중이시라면 신경차단술은 더 안전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시술 당일 혈압이 160/100 mmHg를 넘으면 잠시 미루는 것이 원칙이고, 이뇨제와 혈압 약 복용 패턴은 시술 전날부터 조정해야 합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이 차트를 받자마자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이 이겁니다. "원장님, 저 혈압 약 먹는데 신경차단술 받아도 되나요?" 60대 이상 척추 통증 환자의 절반 이상이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으니, 당연한 질문입니다. 결론은 분명합니다. 혈압이 잘 조절되고 있다면 오히려 더 안전합니다. 문제는 "잘 조절되고 있다"의 기준과, 시술 당일 약을 어떻게 복용하느냐입니다.

요즘 5월부터 6월까지는 진료실이 유난히 분주합니다. EMR 데이터를 보면 5월에 상세불명의 신경통 및 신경염이 평소 대비 85%, 요천추 인대 염좌가 47% 늘어납니다. 봄철 야외활동이 갑자기 증가하면서 척추 신경 자극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기지요. 그런데 이 환자분들 중 상당수가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신경차단술이 가장 효과적인 시기에, 가장 까다로운 동반 질환 환자들이 몰립니다. 그래서 이 가이드가 필요합니다.

신경차단술이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진짜 이유

신경차단술은 단순히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이 아닙니다. 자율신경계 전체에 일시적인 변동을 일으키는 시술입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교감신경 차단과 약물 작용, 두 가지 경로로 혈압이 변합니다.

요추 경막외 신경차단술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국소마취제(리도카인, 부피바카인)가 척추 주위 교감신경 사슬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면, 하지로 향하는 혈관이 확장됩니다. 결과는 즉각적입니다. 수축기 혈압이 시술 직후 10~30 mmHg 떨어지는 것이 흔합니다. 이를 비유하면 수도꼭지 여러 개를 한꺼번에 살짝 열어두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전체 수압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여기에 스테로이드(트리암시놀론, 덱사메타손)가 더해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스테로이드는 미네랄코르티코이드 활성을 가지고 있어 나트륨과 수분 저류를 일으킵니다. 시술 후 24~72시간 사이에는 오히려 혈압이 5~15 mmHg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시술 직후엔 떨어졌다가, 며칠 뒤엔 다시 올라가는 이중 패턴이 나타납니다.

박창규 교수가 대한내과학회지(2004)에서 정리한 바와 같이, 현대 항고혈압제는 작용 기전이 매우 다양합니다. 이뇨제, ACE 억제제, ARB, 칼슘차단제, 베타차단제 각각이 신경차단술의 혈역학적 변화에 다르게 반응합니다. 그러므로 "혈압 약 드세요?"라는 질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어떤 약을 드시나요?"가 핵심입니다.

시술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혈압 수치

시술 동의를 받기 전, 저는 반드시 두 가지 수치를 확인합니다. 평소 혈압과 시술 당일 혈압. 둘이 다를 때가 있고, 그 차이가 시술 가부를 결정합니다.

평소 혈압이 잘 조절되는데(가정 측정 130/80 mmHg 수준) 시술실에서 갑자기 170/100을 찍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른바 "백의 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입니다. 이때는 5~10분 안정 후 재측정합니다. 대부분 정상화됩니다. 진짜 문제는 평소에도 160/100을 넘는데 본인은 모르고 있는 경우입니다.

혈압 수치 시술 가부 권고 사항
140/90 미만 정상 진행 평소대로
140~159 / 90~99 정상 진행 시술 중 모니터링 강화
160~179 / 100~109 신중 판단 30분 안정 후 재평가
180/110 이상 시술 연기 내과 협진 후 재방문

이 표는 단순한 가이드가 아니라 안전선입니다. 180/110을 넘는 상태에서 신경차단술을 진행하면 출혈성 합병증 위험이 증가합니다. 경막외 출혈이 발생하면 경막외 혈종으로 진행해 신경 압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신경차단술이 신경을 풀어주려고 하는 시술인데, 오히려 신경을 더 압박하는 결과가 되는 셈입니다.

Park JH가 Clinical Hypertension(2024)의 30주년 사설에서 강조한 것처럼, 한국에서 고혈압 진료의 표준은 지난 30년간 크게 진보했지만 여전히 시술 전 혈압 평가는 임상의의 판단에 크게 의존합니다. 정량적 기준을 가진 병원이 더 안전합니다.

약물별 시술 전 복용 가이드

이 부분이 환자분들께서 가장 헷갈려 하는 영역입니다. "혈압 약, 시술 당일 먹어도 되나요? 안 먹어야 하나요?" 답은 약마다 다릅니다.

ACE 억제제와 ARB(예: 라미프릴, 발사르탄, 텔미사르탄) — 시술 당일 아침 복용을 권장합니다. 이 약들은 시술 중 혈압 안정성을 유지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일부 마취과 가이드라인에서는 수술 24시간 전 중단을 권하는데, 이는 전신마취 대수술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신경차단술처럼 국소 시술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뇨제(예: 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 인다파미드) — 시술 당일 아침에는 거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뇨제는 체내 수분량을 줄여 시술 중 저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경막외 시술처럼 교감신경 차단이 동반되는 경우, 이미 혈관이 확장된 상태에서 혈액량까지 줄어들면 어지럼증과 실신 위험이 증가합니다. 시술 후 식사하시면서 복용하시면 됩니다.

베타차단제(예: 비소프롤롤, 카르베딜롤) — 절대 임의 중단 금지입니다. 갑작스러운 중단은 반발성 빈맥과 협심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시술 당일 평소대로 복용하셔야 합니다. 비유하자면 마라톤 중에 갑자기 페이스메이커를 끄는 것과 같습니다. 심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칼슘차단제(예: 암로디핀, 니페디핀) — 시술 당일 복용해도 무방합니다. 다만 단기작용 니페디핀(설하정)은 시술 중 혈압 급상승 시 응급 약물로 사용되니 따로 휴대하지 마시고 시술실에 비치된 것을 사용합니다.

시술 중 혈압 변동, 어디까지가 정상인가

시술실에서 혈압 모니터를 보고 환자분께서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장님, 혈압이 갑자기 110/70으로 떨어졌어요!" 평소 140/90이었으니 30이 떨어진 셈입니다. 정상입니다. 정확히는 예측된 정상 반응입니다.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시술 중 혈압이 평소 대비 20% 범위 안에서 변동하는 것은 정상입니다. 평소 140이었다면 112~168 사이가 안전 구간입니다. 이를 벗어나면 즉시 대응합니다.

수축기 혈압이 90 mmHg 미만으로 떨어지면 트렌델렌부르크 자세(머리 낮추고 다리 들어올리기)를 취하고, 정맥 수액을 빠르게 주입합니다. 보통 5~10분 안에 회복됩니다. 반대로 180/110을 넘어가면 라베탈롤이나 니카르디핀을 정맥 주사합니다. 이 모든 것은 시술실에 항상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런 응급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시술 전 평가가 그렇게 중요합니다.

특히 척추 협착증으로 신경차단술을 받으러 오시는 70대 이상 환자분의 경우, 자율신경계 기능이 이미 둔해져 있는 상태가 많습니다. 이 분들은 같은 시술에도 혈압 변동이 더 큽니다. 비유하자면 젊은 사람의 혈압이 자동차 ABS 같은 보정 장치를 갖춘 차라면, 고령자의 혈압은 보정 장치가 약해진 차라고 보시면 됩니다. 같은 도로(시술 자극)에서 더 흔들립니다.

시술 후 24~72시간, 혈압 추적 관찰의 중요성

시술실에서 혈압 모니터를 떼고 귀가하시면 끝이 아닙니다. 진짜 관찰이 필요한 시기는 그 다음 3일입니다.

스테로이드의 미네랄코르티코이드 효과로 인해 시술 후 24~72시간 사이에 혈압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평소 잘 조절되던 분도 이 시기에 일시적으로 150/95 정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대부분 일주일 안에 자연 회복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즉시 병원에 연락하셔야 합니다.

가정 측정 혈압이 180/110을 지속적으로 넘는 경우. 두통이 심하거나 시야 흐림이 동반되는 경우. 흉통이나 호흡곤란이 있는 경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경우. 마지막 두 가지는 응급 상황입니다.

대한내과학회 김문재 교수의 횡문근융해증 연구(2004)에서도 강조했듯이, 시술 후 갑작스러운 근육통과 검붉은 소변이 동반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보고되었습니다. 신경차단술 자체가 이를 직접 유발하지는 않지만, 고혈압 약 중 일부(특히 스타틴과 병용)가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 깊게 관찰합니다.

저는 시술 후 환자분께 가정용 혈압계로 하루 2회(아침 식전, 저녁 취침 전) 측정해서 기록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일주일 치 기록을 가지고 재방문하시면, 시술 효과 평가와 함께 혈압 관리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동반 질환별 추가 고려사항

혈압만 봐서는 안 됩니다. 환자분이 가지고 있는 다른 질환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집니다.

당뇨병 동반: 스테로이드 사용 후 혈당이 상승합니다. 평소 공복 혈당 130 정도였던 분이 시술 후 200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흔합니다. 인슐린 의존 환자는 시술 후 일주일간 혈당 모니터링을 강화합니다. 비당뇨인이라도 시술 후 일시적인 고혈당이 올 수 있습니다.

심부전 동반: 시술 후 수액 주입을 최소화합니다. 일반적으로 500 ml 이상의 정맥 수액을 부담스러워하므로, 100~250 ml로 제한합니다.

신부전 동반: ACE 억제제와 ARB의 부작용 위험이 높아집니다. 시술 후 1주일간은 약물 변경을 보류하고, 안정 후 신장내과와 협진합니다.

심방세동으로 항응고제 복용 중: 신경차단술 종류에 따라 약 중단 기간이 다릅니다. 와파린은 시술 5일 전, 리바록사반과 아픽사반은 24~48시간 전 중단합니다. 이는 출혈성 합병증 예방을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동반 질환 시술 가능 여부 주의사항
잘 조절되는 고혈압 안전 약물 복용 가이드 준수
조절 안 되는 고혈압 (180/110+) 연기 내과 협진 후 재방문
당뇨병 (HbA1c 7% 이내) 안전 시술 후 혈당 모니터링
당뇨병 (HbA1c 9% 초과) 신중 혈당 안정 후 시술
심부전 (NYHA III-IV) 신중 심장내과 협진
항응고제 복용 가능 약물 종류별 중단 일정 준수

자주 묻는 질문

Q. 혈압 약을 시술 당일 아침에 먹어야 하나요, 거르고 와야 하나요?

이뇨제(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 라식스)만 거르시고, 나머지(ACE 억제제, ARB, 칼슘차단제, 베타차단제)는 평소대로 복용하시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뇨제는 시술 중 혈관 확장과 겹쳐 저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어 잠시 미룹니다. 베타차단제는 절대 임의 중단하시면 안 되는데, 갑작스러운 중단이 반발성 빈맥과 협심증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시술 후 식사하시면서 거르신 약을 복용하시면 됩니다.

Q. 시술 직전 혈압이 170/100이 나왔는데 시술이 가능한가요?

원칙적으로 5~10분 안정 후 재측정합니다. "백의 고혈압"이라고 해서 진료실에 들어오자마자 일시적으로 혈압이 오르는 분들이 30%를 넘습니다. 안정 후 150/95 이하로 떨어지면 시술을 진행합니다. 그래도 160/100을 계속 넘으면 그날 시술은 미루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는 시술 중 합병증 위험을 줄이기 위한 안전선입니다. 미루는 것을 아쉬워하지 마십시오. 한 번 더 와서 안전하게 받으시는 것이 빠른 길입니다.

Q. 시술 후 며칠간 혈압이 평소보다 올라간 것 같은데 정상인가요?

스테로이드의 미네랄코르티코이드 효과로 시술 후 24~72시간 사이에 5~15 mmHg 상승하는 것은 흔한 반응입니다. 보통 일주일 안에 자연 회복됩니다. 다만 180/110을 지속적으로 넘거나, 두통/시야 흐림/흉통이 동반되면 즉시 병원에 연락하셔야 합니다. 나트륨 섭취를 평소보다 더 줄이시고(국물 적게, 라면 자제), 수분은 충분히 드시면 회복이 빨라집니다.

Q. 신경차단술이 혈압을 영구적으로 올리나요?

아닙니다. 신경차단술 자체가 만성적인 혈압 상승을 유발한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시술 직후 일시적 변동(저혈압 또는 고혈압)이 있을 뿐이고, 1~2주 안에 시술 전 상태로 돌아갑니다. 오히려 척추 통증이 호전되면서 통증으로 인한 만성 혈압 상승이 함께 좋아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통증이 줄면 교감신경 활성도가 낮아져 혈압 조절이 더 쉬워지는 부수 효과가 있습니다.

Q. 5월~6월에 신경차단술 받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이유가 있나요?

봄철 야외활동이 갑자기 증가하면서 척추 신경 자극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5월에는 신경통과 신경염이 평소 대비 80% 이상 늘어나고, 요천추 인대 염좌도 절반 가까이 증가합니다. 정원 가꾸기, 등산, 골프, 자전거 같은 활동이 갑자기 시작되면서 척추가 따라가지 못합니다. 이 시기에 통증이 시작되면 빨리 진료받으시는 것이 중요한데, 만성화되기 전 신경차단술을 받으면 회복이 훨씬 빠릅니다.

Q. 가정용 혈압계 측정값이 진료실 측정값과 다른데 어느 것을 믿어야 하나요?

가정 측정값이 더 정확한 경우가 많습니다. 진료실 측정은 백의 고혈압 효과로 10~20 mmHg 높게 나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신경차단술 전 평가에서는 가정 측정값을 우선 참고하되, 시술 직전 측정값으로 그날 시술 가부를 결정합니다. 가정에서 측정하실 때는 아침 식전, 저녁 취침 전 두 번씩, 5분 안정 후 측정하시고, 일주일 평균을 내시는 것이 가장 신뢰할 만한 수치입니다.

맺음말

고혈압이 있다고 해서 신경차단술을 포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척추 통증을 만성화시키지 않고 빨리 치료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혈압 관리에도 유리합니다. 통증은 그 자체로 교감신경을 자극해 혈압을 올리는 강력한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단, 시술 당일 약물 복용 패턴을 정확히 지키시고, 평소 혈압을 잘 조절하시며, 시술 후 24~72시간을 추적 관찰하시면 됩니다. 이 세 가지만 지키면 고혈압이 있더라도 신경차단술의 안전성은 일반 환자와 차이가 없습니다.

5월부터 6월, 척추 신경 통증이 폭발하는 이 시기를 놓치지 마십시오. 통증이 만성화되기 전, 그리고 혈압이 통증으로 더 흔들리기 전, 적극적으로 치료받으시는 것이 결국 빠른 길입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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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대표 1661-6610

참고문헌

  1. 저자 미상. Spinal Epidural Abscess after Invasive Spinal Intervention. The Nerve (peripheral nerve).
  2. 저자 미상. Sacroiliac Joint Pain Intervention - Korean Guideline. Neurospine.
  3. 저자 미상. ERAS Protocols for Spine Surgery Pain Management. Neurospine.
  4. 저자 미상. Interventional Pain Fellowship Training Standards. Neurospine.
  5. Cluff RS, Rowbotham MC. Spinal Cord Stimulation for Pain Management. J Korean Neurosurg S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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