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어머니의 다리 저림, 협착증 내시경 수술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60대, 70대, 심지어 80대 어르신도 척추 내시경 수술이 가능합니다. 전신마취가 아닌 부분마취로 진행되고, 절개 부위는 1cm 미만이며, 수술 다음 날부터 보행이 가능합니다. 고령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수술을 포기할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이겁니다. "어머니가 다리가 저려서 100m도 못 걸으세요. 그런데 70대 후반인데 척추 수술 받으셔도 괜찮을까요?" 자녀분의 표정에는 두려움이 가득합니다. 저는 늘 이렇게 답합니다. "고령이 수술의 금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수술을 미루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주제를 정확하게 짚어보려 합니다. 60대 이상 어르신의 척추관 협착증, 내시경 수술이 정말 가능한지, 어떤 분이 후보가 되고 어떤 분은 다른 길을 가야 하는지를 말입니다. 5월과 6월은 신경통 환자가 평소보다 80% 이상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따뜻해진 날씨에 활동량이 늘면서 그동안 잠재되어 있던 협착증 증상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것이지요.
어머니의 다리는 왜 저린 걸까
척추관 협착증은 노화의 종착역에 가깝습니다. 우리 몸의 척추는 24개의 뼈가 차곡차곡 쌓여 있고, 그 가운데로 척수와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통로가 있습니다. 이 통로가 척추관입니다.
50대 이후가 되면 디스크의 수분이 빠지면서 디스크가 납작해집니다. 아래위 척추뼈 사이 간격이 좁아지면 후관절이 헐거워지고, 헐거워진 관절은 보상하기 위해 두꺼워집니다. 인대(특히 황색인대)도 함께 두꺼워집니다. 결국 가운데 통로는 사방에서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기 시작합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새 양말은 발을 부드럽게 감싸지만, 오래 신은 양말은 늘어났다가 줄어들기를 반복하면서 안쪽이 두꺼워지고 거칠어집니다. 척추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십 년의 사용 끝에 안쪽 벽이 두꺼워지면서 그 안에 있는 신경을 짓누르는 것이지요.
이 압박이 심해지면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납니다.
신경인성 파행(neurogenic claudication)입니다. 가만히 서 있거나 조금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무겁고 힘이 빠집니다. 그런데 앉으면 거짓말처럼 사라집니다. 허리를 굽혔을 때 척추관이 살짝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가 마트에서 카트를 밀면 한참을 걸으시는데, 카트 없이 똑바로 걸으면 100m도 못 가신다면 거의 확실한 협착증 신호입니다.
대한신경외과학회지에 게재된 척추 관련 임상 연구들에서도 이런 보행 패턴은 협착증의 가장 특이적인 증상으로 보고되어 왔습니다(Korean Journal of Spine, 2006). 단순히 허리가 아픈 것과는 본질이 다릅니다.
60대, 70대도 정말 수술할 수 있나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나이 자체는 수술의 금기가 아닙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생물학적 나이, 즉 심폐 기능과 전신 상태입니다.
20년 전에는 "60대가 넘으면 척추 수술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 시절의 척추 수술은 전신마취 하에 5cm 이상 절개하고, 근육을 박리하고, 뼈를 제거하고, 나사를 박는 큰 수술이었기 때문입니다. 출혈량도 많고, 회복 기간도 길고, 수술 후 합병증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고령자에게는 "참고 사세요"가 정답이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BESS, Biportal Endoscopic Spine Surgery)과 단일공 내시경(UBE) 기술이 발전하면서 판도가 바뀌었습니다.
| 항목 | 전통적 개방 수술 | 척추 내시경 수술 |
|---|---|---|
| 마취 | 전신마취 | 부분마취 또는 척추마취 |
| 절개 | 5~10cm | 0.7~1cm × 2개 |
| 출혈량 | 200~500ml | 30~50ml |
| 입원 기간 | 7~14일 | 2~5일 |
| 보행 시작 | 수술 후 3~5일 | 수술 후 1일 |
| 근육 손상 | 큼 | 거의 없음 |
| 80세 이상 가능 여부 | 매우 제한적 | 전신상태에 따라 가능 |
표를 보시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부분마취로 가능하다는 점이 고령자에게는 결정적입니다. 전신마취는 그 자체로 심혈관계와 폐 기능에 부담을 주지만, 부분마취는 그 부담이 거의 없습니다. 70대 후반의 고혈압, 당뇨, 부정맥이 있는 어머니도 충분히 안전하게 받으실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래도 수술이 무서운 이유,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자녀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수술 그 자체가 아닙니다. "수술하다 잘못되면 어쩌나"입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신경 손상의 가능성. 척추관 안에는 신경이 다발로 지나갑니다. 협착이 심한 부위에서는 신경이 좁은 통로에 짓눌려 있어 살짝만 건드려도 손상될 수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내시경 수술은 화면을 30배 확대해서 보면서 진행합니다. 맨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정확하게 신경과 인대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신경 손상률은 1% 미만으로 보고됩니다.
둘째, 감염과 출혈. 절개 부위가 1cm 미만이고 식염수로 계속 세척하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감염률이 매우 낮습니다. 출혈도 50ml 미만으로 보통 헌혈량의 1/8 수준입니다. 어르신께서 빈혈이 있으셔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셋째, 마취의 위험. 부분마취만 사용하므로 의식이 또렷한 상태에서 수술이 진행됩니다. 어머니께서 수술 중에 "선생님, 다리가 저렸는데 이제 안 저려요"라고 말씀하시는 경우도 흔합니다. 신경 압박이 풀리는 그 순간을 본인이 인지하시는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안전성의 측면입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수술을 미루는 것이 더 위험한 이유
진료실에서 자주 보는 안타까운 상황이 있습니다. "좀 더 견뎌보겠다"고 6개월, 1년을 미루다가 결국 오시는 경우입니다. 그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겠습니다.
대한재활의학회지에 발표된 고령자 보행 관련 연구들에서도 일관되게 지적하는 문제가 있습니다(Annals of Rehabilitation Medicine, 2014). 보행 거리가 줄면 근육량이 감소합니다. 70세 이후에는 1주일만 걷지 않아도 허벅지 근육이 눈에 띄게 빠집니다. 이를 의학적으로 근감소증(sarcopenia)이라고 부릅니다.
근육이 빠지면 무엇이 문제일까요.
다리 근육은 단순히 걷는 도구가 아닙니다. 정맥 혈액을 심장으로 밀어 올리는 펌프 역할을 합니다. 근육이 줄어들면 하지 정맥 순환이 나빠지고, 심장 부담이 늘고, 결과적으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올라갑니다. 또한 근육은 인슐린 감수성을 유지하는 핵심 조직입니다. 근감소가 진행되면 당뇨가 악화됩니다.
낙상 위험도 폭증합니다. 다리에 힘이 없으면 작은 턱에도 걸려 넘어집니다. 65세 이상에서 고관절 골절이 한 번 발생하면 1년 내 사망률이 20%를 넘는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협착증을 방치하다가 결국 낙상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근골격외상학회지에서도 고령자 대퇴 전자간 골절 후 예후를 분석한 연구들에서 수술 전 보행 능력이 회복의 핵심 지표라고 보고합니다(Journal of the Korean Fracture Society, 2004). 즉, 다리가 멀쩡할 때 협착증을 해결해야 골절도 예방하고 회복도 빠른 것입니다.
여기에 정신적인 면도 있습니다. 걷지 못하면 외출이 줄고, 사회 활동이 줄고, 우울감이 옵니다. 어머니가 점점 말수가 줄어들고 집에만 계신다면, 그것은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협착증으로 인한 보행 제한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머니가 수술 후보인지 확인하는 5가지
물론 모든 60대, 70대가 내시경 수술 대상은 아닙니다. 진료실에서 제가 확인하는 5가지를 공유합니다.
1. 신경인성 파행이 명확한가
서서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앉으면 풀리고, 자전거는 잘 타시는지 확인합니다. 이 패턴이 명확할수록 수술 효과가 좋습니다. 단순한 허리 통증만 있고 다리 증상이 없다면 수술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2. 보행 거리가 얼마나 짧아졌는가
500m 이상 걸으실 수 있다면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고려합니다. 하지만 100m 미만이라면 수술을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200~500m 구간이 가장 고민되는 영역인데, 이때는 환자분의 일상생활 의지에 따라 결정합니다.
3. MRI 소견과 증상이 일치하는가
MRI에서 협착이 심하게 보여도 증상이 가벼운 분이 있고, 반대 경우도 있습니다. 수술은 영상이 아니라 증상을 보고 결정합니다. 영상과 증상이 일치할 때 수술 만족도가 가장 높습니다.
4. 심폐 기능이 부분마취를 견딜 수 있는가
심부전, 중증 폐질환, 조절되지 않는 부정맥이 있으면 마취과 협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 가벼운 심방세동 정도는 대부분 문제없이 진행됩니다. 80세에 받으신 분도 많습니다.
5. 비수술 치료를 충분히 시도했는가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 약물치료를 6주~3개월 충분히 했는데도 호전이 없거나, 호전되었다가 다시 재발했다면 수술을 고려합니다. 첫 진료부터 바로 수술로 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관련글: 비수술 치료 다 해봤는데 안 낫는다면 종착점은 내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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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
수술 자체의 흐름을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수술 당일 아침에 입원합니다. 부분마취 또는 척추마취 후 엎드린 자세로 자리를 잡습니다. 등에 1cm 미만의 절개를 두 군데 만듭니다. 한쪽 구멍으로는 내시경 카메라가, 다른 한쪽 구멍으로는 수술 도구가 들어갑니다.
화면을 보면서 두꺼워진 황색인대를 제거하고, 비후된 후관절 일부를 다듬고, 신경을 압박하는 골극을 제거합니다. 신경을 직접 자르거나 잡아당기는 일은 없습니다. 신경을 누르고 있던 구조물만 정밀하게 정리하는 것이지요.
수술 시간은 한 분절 기준 60~90분입니다. 두 분절을 동시에 하는 경우 2시간 정도 걸립니다. 끝나면 1cm 절개부에 봉합사 한두 바늘 정도면 충분합니다.
수술 후 4~6시간 회복실에 계시다가 병실로 올라가시고, 다음 날 아침부터 보조기를 차고 보행을 시작합니다. 화장실에 본인 발로 걸어가실 수 있습니다. 식사도 정상적으로 하실 수 있습니다.
평균 입원 기간은 3~5일이고, 퇴원 후 2주 정도는 무리한 활동을 피하시면 됩니다. 6주가 지나면 가벼운 등산, 골프 같은 운동도 가능합니다.
[[관련글: 1cm 절개로 끝나는 디스크 수술, 내시경척추 수술이란]]
수술 후 관리, 이 부분이 평생을 좌우합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내시경 수술은 신경 압박을 풀어주는 것이지, 척추 자체를 젊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노화는 계속 진행됩니다. 수술 후 관리가 부실하면 5년, 10년 뒤에 다른 분절에 협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수술 후 관리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코어 근력입니다. 복부와 등 근육이 척추를 지탱합니다. 근육이 약해지면 디스크와 후관절에 부담이 가중됩니다. 수술 4주 후부터 코어 운동을 시작해서 평생 유지해야 합니다.
둘째, 체중 관리입니다. 체중 1kg이 늘면 허리에는 3~5kg의 부담이 걸립니다. 60대 이후의 체중 증가는 척추에 직격탄입니다.
셋째, 자세입니다. 오래 앉지 마시고, 무거운 물건은 허리가 아닌 다리로 들어 올리시고,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하셔야 합니다.
대한재활의학회지에서도 척추 수술 후 재활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Annals of Rehabilitation Medicine, 2018). 수술은 50%, 재활이 50%입니다.
5월, 6월이 결심의 시기인 이유
진료실 통계를 보면 5월과 6월에 협착증으로 내원하시는 환자분이 평소 대비 80% 이상 증가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따뜻해진 날씨에 밖에 나가시려고 하니 그동안 잠재되어 있던 다리 저림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겨울에는 어차피 활동량이 적어서 증상을 모르고 지내십니다. 그런데 5월 가족 행사, 봄 나들이, 손주 만나러 가는 길에서 100m도 못 걸으시는 본인을 발견하시면 충격을 받으십니다. 이 시기가 결심하기 좋은 때입니다. 6월 초에 수술하시면 6주 후인 7월 중순부터는 여름휴가도 어느 정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맺음말
다시 한번 정리하겠습니다. 60대, 70대, 80대 어르신도 척추 내시경 수술이 가능합니다. 부분마취, 1cm 절개, 다음 날 보행. 이 세 가지가 시대를 바꿨습니다.
협착증을 미루면 근육이 빠지고, 낙상 위험이 커지고, 결국 더 큰 합병증으로 이어집니다. 어머니가 100m도 못 걸으신다면, 더 고생하시지 마시게 하시고 정확한 진단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무조건 수술을 권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술 후보인지 아닌지를 한 번 확인해 보시라는 말씀입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시청역 도보 5분
대표 1661-6610 · 상담 010-6229-1418
참고 문헌
- Kim BR, Lee JY, Sohn MK (2014). . . DOI: 10.5535/arm.2014.38.6.742
- Kim TL, Hwang SH, Lee WJ (2021). . . DOI: 10.5535/arm.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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