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00년 전문의 취득)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졸업

최종 업데이트: 2026-04-29

허리 수술 후에도 통증이 남는다면? 재수술 전 풍선확장술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척추 수술 후 통증이 남는 환자의 5~50%가 FBSS(수술 후 통증 증후군)에 해당하며, 재수술 전에 경막외 유착박리와 풍선확장술로 통증을 해소할 수 있는 환자가 상당수입니다. 두 번째 칼을 대기 전에 반드시 검토해야 할 단계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무거운 표정으로 들어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허리 수술을 한 번 받았는데, 6개월이 지나도 다리가 저리고 허리가 묵직하다는 분들입니다.

"수술이 잘못된 건가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또 수술하면 나아질까요?"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런 환자분들에게 곧바로 재수술을 권하는 것은 책임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의 답이 아닙니다. 척추 수술을 한 번 받은 자리는 이미 해부학적으로 정상이 아닙니다. 칼이 두 번 들어가는 순간 유착은 더 심해지고, 신경막은 더 얇아지며, 통증의 원인은 더 복잡해집니다.

재수술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간 단계가 있습니다. 풍선카테터를 이용한 경막외 신경성형술, 흔히 풍선확장술이라 부르는 시술입니다.


수술이 끝나면 통증도 끝날 줄 알았는데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은 의학적으로 FBSS(Failed Back Surgery Syndrome)라 부릅니다. 이름은 "실패한"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사실 수술 자체가 실패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디스크 조각은 잘 제거되었고, 협착된 부위는 잘 풀렸지만, 통증이 남아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Chrobok et al.이 Chirurgia narzadow ruchu i ortopedia polska(2005)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척추 수술 후 FBSS 발생률은 5~50%에 달합니다. 50%는 충격적인 숫자입니다. 두 명 중 한 명이 수술 후에도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척추 수술 건수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FBSS 환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환자의 시각입니다. 수술 직후 며칠은 통증이 줄어든 것 같다가, 한 달, 두 달이 지나면서 다시 다리가 저리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회복 과정이겠지"라고 생각하다가, 6개월이 지나도 통증이 남으면 그때부터 절망에 빠집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수술 후 통증의 원인은 디스크가 아니라 흉터입니다. 정확히는 경막외 공간에 형성된 유착성 흉터(epidural fibrosis)입니다.


흉터가 신경을 움켜쥐고 있다

수술 후 통증이 왜 생기는지 이해하려면 경막외 공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야 합니다.

척추 수술은 본질적으로 외상입니다. 메스로 피부를 자르고, 근육을 박리하고, 황색인대를 절제하고, 디스크를 제거합니다. 이 과정에서 경막외 공간에는 출혈, 염증 세포 침윤, 섬유아세포 활성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납니다.

수술 후 첫 2주 안에 섬유아세포가 III형 콜라겐을 무작위적으로 합성하기 시작합니다. 이 콜라겐 섬유는 신경근, 경막, 후방 인대, 근막 사이를 마치 거미줄처럼 연결합니다. 4~6주가 지나면 III형 콜라겐이 더 단단한 I형 콜라겐으로 리모델링되면서 흉터가 견고해집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정상적인 경막외 공간은 신경이 호스 안의 물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수술 후에는 이 호스가 콘크리트에 묻혀버린 셈입니다. 환자가 허리를 굽히거나 다리를 들어올릴 때 신경근은 평소처럼 미끄러져야 하는데, 흉터에 붙들려 끌어당겨집니다. 이때 신경에 기계적 견인력이 가해지고, 그 결과로 좌골신경통이 재발합니다.

또 하나의 원인은 염증성 매개체입니다. 흉터 조직 자체가 사이토카인(TNF-α, IL-6, 프로스타글란딘)을 만성적으로 분비하면서 신경 주변에 화학적 자극을 가합니다. 이는 단순히 "눌림"이 아니라 "염증"의 문제입니다.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흉터로 인한 통증은 MRI에서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디스크는 다시 튀어나오지 않았고, 신경관 협착도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의사에게 가면 "수술은 잘됐는데 왜 아픈지 모르겠다"는 답을 듣게 됩니다.

[[관련글: 디스크 약물치료 6개월 효과 없을 때 다음 단계, 풍선확장술]]


재수술이 정답이 아닌 이유

여기서 가장 흔한 실수가 시작됩니다. 통증이 남으니까 다시 수술하자는 결정입니다.

척추 재수술의 위험은 첫 수술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첫 수술 시야는 깨끗합니다. 해부학적 구조가 그대로 보이고, 신경근과 경막은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그러나 재수술 시야는 다릅니다. 흉터 조직과 정상 조직이 뒤엉켜 있고, 경막은 흉터에 붙어 얇아져 있습니다. 박리 도중 경막 손상(dural tear)이 발생할 확률이 첫 수술의 5~10배에 달합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따로 있습니다. 재수술의 호전율은 첫 수술의 절반 수준에 그칩니다. 첫 수술 후 호전율이 80~90%라면, 같은 부위 재수술의 호전율은 30~50%로 떨어집니다. 그리고 재수술 후에도 또다시 흉터가 생기면서 통증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악순환을 끊는 방법이 풍선확장술입니다.

항목 재수술 풍선확장술
시술 방식 전신마취 후 절개 국소마취, 꼬리뼈 부위 1mm 천공
시술 시간 1~3시간 20~30분
입원 3~7일 당일 귀가
흉터 추가 위험 매우 높음 거의 없음
경막 손상 위험 5~10배 증가 매우 낮음
호전율(FBSS) 30~50% 60~80% (선택된 환자군)
재시도 가능성 제한적 가능

풍선확장술은 정확히 무엇을 하는가

이 시술의 정식 명칭은 "경막외 유착박리술 및 풍선카테터 신경성형술"입니다.

방식은 이렇습니다. 환자가 엎드린 상태에서 꼬리뼈 끝의 천골열공(sacral hiatus)을 통해 직경 약 2mm의 가는 카테터를 경막외 공간으로 삽입합니다. C-arm 투시 영상으로 카테터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근 주변까지 카테터 끝을 정확히 진입시킵니다.

여기서 두 가지 핵심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첫째, 기계적 유착박리입니다. 카테터 끝의 풍선을 부풀려 흉터에 붙어있는 신경을 부드럽게 떼어냅니다. 비유하자면 종이가 책상에 붙어있을 때 손톱으로 가장자리부터 살살 긁어내는 작업과 같습니다. 단, 풍선의 압력은 신경에 손상을 주지 않을 만큼 정밀하게 조절됩니다.

둘째, 약물 표적 주입입니다. 유착이 풀린 공간에 고농도의 항염증 약물(스테로이드, 국소마취제, 고장성 식염수, 히알루로니다아제)을 직접 주입합니다. 이 약물은 흉터 조직 주변의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억제하고, 신경 부종을 가라앉히며, 흉터 자체의 재형성을 늦춥니다.

Gazzeri et al.이 Surgical Technology International(2023)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고주파 카테터를 이용한 경막외 유착박리술은 FBSS 환자에서 직접 시야 하에 유착을 확인하고 박리할 수 있어 효과가 입증되었습니다. 특히 단순 약물 주입만 하는 경막외 차단술과 비교해, 카테터 박리를 동반한 시술이 통증 감소 지속 기간이 더 길었습니다.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좋은가

풍선확장술이 모든 FBSS 환자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야 합니다. 다음 조건에 해당할 때 가장 효과가 좋습니다.

첫째, 다리 저림이 허리 통증보다 우세한 경우입니다. 신경근 압박성 증상이 주된 호소일 때, 흉터 박리의 효과가 가장 분명합니다.

둘째, MRI에서 명확한 재발 디스크나 새로운 협착이 없는 경우입니다. 만약 디스크가 다시 튀어나왔거나 인접 분절 협착이 진행되었다면, 그 자체가 통증 원인이므로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셋째, 수술 후 6개월 이상 경과했지만 2년 이내인 경우입니다. 너무 일찍 시도하면 급성 염증 단계라 효과가 떨어지고, 너무 늦게 시도하면 흉터가 너무 견고해져 박리가 어렵습니다.

넷째, 약물치료와 신경차단술로 일시적이라도 호전을 보였던 경우입니다. 이는 통증 원인이 신경 주변의 염증과 압박이라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다음과 같은 경우는 풍선확장술의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효과 좋음 효과 제한적
다리 저림 우세 양측 광범위 통증
단일 신경근 분포 통증 명확한 신경 분포 없는 통증
MRI 흉터 소견 명확 큰 재발 디스크
차단술에 일시적 반응 모든 치료에 무반응
수술 후 6개월~2년 수술 후 5년 이상 (석회화)
단일 분절 수술력 다발성 수술력

시술 직후부터 재활까지

풍선확장술은 당일 귀가 시술입니다. 시술 후 1~2시간 침상 안정 후 보행이 가능하고,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일 귀가"라는 말이 "당일 완치"는 아닙니다.

수술 후 회복은 단계적입니다.

1주차: 시술 부위 통증과 약간의 다리 둔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주입된 약물의 일시적 효과로 정상 반응입니다.

2~4주차: 통증이 점진적으로 감소합니다. 약물의 항염증 효과와 박리된 신경의 회복이 이 시기에 이루어집니다.

4~8주차: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박리된 공간이 다시 흉터로 메워지지 않도록 신경의 활주(neural gliding)를 유지해야 합니다.

신경 활주 운동은 다음과 같이 시행합니다. 누운 자세에서 무릎을 편 상태로 다리를 천천히 들어올리되, 통증이 시작되기 직전까지만 들어올립니다. 그 자세에서 발목을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입니다. 이는 좌골신경이 경막외 공간에서 부드럽게 미끄러지도록 자극하는 동작입니다. 한 번에 10회씩, 하루 3세트가 권장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아파야 재활"이라는 말의 진짜 의미는 통증을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불편감을 감수하고 꾸준히 시행하라는 뜻입니다. 격렬한 통증을 참고 운동하면 오히려 신경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관련글: 풍선확장술 후 회복기간과 일상 복귀, 직장인 케이스별 가이드]]


한 번 시술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환자분들이 가장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가 "한 번 하면 끝인가요?"입니다.

솔직한 답변은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입니다.

흉터는 살아있는 조직입니다. 박리된 공간은 다시 흉터로 채워지려 합니다. Sun et al.이 Neural Plasticity(2021)에서 분석한 신경병증성 통증 메커니즘에 따르면, 만성 신경 손상은 척수 후각의 신경가소성 변화를 동반하며, 한 번의 개입으로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풍선확장술은 다음과 같은 패턴으로 시행됩니다.

1차 시술 후 호전율이 60~80% 정도면 성공적입니다. 통증이 처음의 30~40% 수준으로 감소했다면, 약물치료와 재활로 6개월~1년을 유지합니다. 만약 다시 통증이 50% 이상 재발하면 2차 시술을 검토합니다. 일반적으로 6개월~1년 간격으로 2~3회까지 시행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술과 시술 사이의 관리입니다. 신경 활주 운동, 코어 강화 운동, 체중 관리, 자세 교정이 함께 이루어져야 흉터의 재형성을 늦출 수 있습니다.


비용과 보험은 어떻게 되는가

풍선확장술은 2010년대 중반부터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인정된 시술입니다. 정확히는 보험 적용 여부와 비급여 여부가 환자의 상태와 시술 방식에 따라 다릅니다.

기본적인 경막외 신경성형술은 일정 조건(보존적 치료 6주 이상 무효, 신경학적 증상 명확 등) 하에 급여 적용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특수 카테터를 이용한 풍선 박리술은 비급여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손보험의 경우 가입 시점과 약관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실손보험에서 풍선확장술은 보장 대상에 포함됩니다. 단, 1세대~4세대 실손보험의 자기부담률이 다르므로 미리 보험사에 문의가 필요합니다.

[[관련글: 풍선확장술 비용과 실손보험 청구, 실제 알아야 할 항목]]


봄철 신경통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

진료실에서 5월과 6월에 유난히 신경통 환자가 증가합니다. 실제 본원 진료 데이터를 봐도 이 시기에 "상세불명의 신경통 및 신경염" 진단이 80% 이상 늘어납니다. 봄철 활동량이 갑자기 증가하면서 잠들어 있던 신경 통증이 깨어나는 것입니다.

특히 척추 수술 경험이 있는 환자분들이 이 시기에 다시 통증을 호소합니다. 겨울 동안 활동이 적어 감춰져 있던 흉터의 영향이, 봄에 등산이나 골프를 시작하면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단순 진통제로 버티지 마시고, 통증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영상 검사와 함께 풍선확장술 적응증을 검토하시기를 권합니다.

[[관련글: 주부 허리통증 청소·요리할 때 찌릿함, 풍선확장술 검토 시점]]


마무리하며

수술 후 통증을 안고 사시는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재수술이 답이라고 결론짓기 전에, 풍선확장술이라는 중간 단계가 반드시 검토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 칼은 첫 번째와 다릅니다. 합병증의 위험은 더 크고, 효과는 더 적으며, 회복은 더 어렵습니다.

흉터를 풀고, 염증을 가라앉히고, 신경의 활주를 회복시키는 일은 절개 없이도 가능합니다. 척추 수술의 경험이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영상 가이드 하에 정밀하게 시행한다면, 칼을 다시 대지 않고도 통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환자가 분명히 있습니다.

당신이 그런 환자인지 아닌지는 영상과 진찰을 통해 판단해야 합니다. 혼자 결정하지 마시고, 반드시 척추 비수술 치료에 경험이 있는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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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1. Sun L, Peng C, Joosten E (2021). . . DOI: 10.1155/2021/5607898
  2. Gazzeri R, Tribuzi S, Leoni MLG (2023). . . DOI: 10.52198/23.STI.43.NS1714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