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00년 전문의 취득)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졸업

최종 업데이트: 2026-04-29

엉치뼈 통증과 미골통, 풍선확장술로 잡을 수 있는 케이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미골통과 엉치뼈 통증의 상당수는 천골관(sacral canal) 입구의 유착과 신경 압박이 원인이며, 이 경우 풍선확장술이 수술 없이 통증을 풀어내는 가장 합리적인 카드입니다. 모든 미골통이 풍선확장술 적응증은 아니지만, 영상에서 명확한 외상이나 종양이 없고 6주 이상 보존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케이스라면 시술을 진지하게 검토할 시점입니다.

오늘 진료실에서 50대 여성 환자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선생님, 앉으면 엉치뼈 정중앙이 콕콕 쑤시고, 한참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는 꼬리뼈에서 허리까지 전기가 통하는 것 같아요. MRI에서는 디스크가 살짝만 튀어나왔다는데 왜 이렇게 아플까요?"

이런 질문이 한 주에도 여러 번 들어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환자분처럼 "MRI는 멀쩡한데 엉치가 끔찍하게 아픈" 분들이 풍선확장술의 가장 좋은 적응증입니다. 오늘은 왜 그런지, 어떤 메커니즘으로 풍선이 통증을 풀어내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엉치뼈 통증과 미골통, 일단 용어부터 정리합시다

용어가 헷갈리는 환자분이 많습니다. 진료실에서 "엉치 아파요"라는 말은 사실 세 가지 다른 부위를 가리킬 수 있습니다.

첫째, 천장관절(sacroiliac joint) 통증 — 골반 뒤쪽에서 양쪽으로 엄지손가락 짚이는 자리. 둘째, 천골(sacrum) 자체의 통증 — 척추 맨 아래 역삼각형 뼈 한가운데. 셋째, 미골(coccyx) 통증 — 의학 용어로 미골통(coccydynia), 가장 끝의 꼬리뼈입니다.

이 셋은 통증 양상도, 원인도, 치료 전략도 완전히 다릅니다. 그런데 오늘 다루려는 풍선확장술이 효과를 발휘하는 영역은 천골과 미골 부위에서 발생한 척추관 출구(꼬리뼈 입구) 주변의 신경뿌리 유착과 염증입니다. 천장관절염은 다른 시술(주사, 신경차단)이 더 잘 듣고, 단순 외상성 미골 골절은 풍선이 답이 아닙니다.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풍선확장술은 "신경뿌리 주변에 끈끈한 유착이 있고, 그 유착이 통증을 만들고 있는 경우"에만 작동합니다. 이 전제를 놓치면 시술해도 효과가 없습니다.


왜 엉치가 그렇게 아픈가, 신경뿌리에서 벌어지는 일

척추관은 척수가 지나가는 통로지만, 천골 부근에서는 척수 본체가 끝나고 마미총(cauda equina) 이라는 신경다발과 그 끝에 따라붙은 천골 신경뿌리(S1~S5), 미골 신경이 흐릅니다. 이 신경들은 항문, 회음부, 골반저, 엉덩이 피부, 다리 일부의 감각과 운동을 담당합니다.

문제는 이 부위가 해부학적으로 매우 좁고, 위로는 요천추 추간판에서 나오는 염증 매개물질, 아래로는 미골 외상이나 만성 압박으로부터 자극을 받는 샌드위치 구조라는 점입니다. 이런 자극이 누적되면 신경뿌리를 둘러싼 경막외 공간(epidural space)에 다음 세 가지가 차곡차곡 쌓입니다.

첫째, 섬유성 유착(fibrotic adhesion). TGF-β가 매개하는 섬유아세포 활성화로 콜라겐이 침착되면서 신경뿌리가 주변 조직에 들러붙습니다. 정상적이라면 신경뿌리는 척추관 안에서 호흡과 자세 변화에 따라 1~2mm씩 미끄러지듯 움직여야 하는데, 유착되면 한 자리에 박혀버립니다.

둘째, 미세혈관의 울혈과 염증성 부종. 정맥 환류가 막히면 신경뿌리가 부어오르고, 부으면 더 좁아지고, 좁아지면 더 붓는 악순환이 형성됩니다.

셋째, 염증성 매개물질의 축적. 인터루킨, TNF-α, 포스포리파제 A2 같은 물질들이 신경뿌리 주변에 정체되면서 신경을 직접 자극합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정상 신경뿌리는 호스가 살짝 헐거운 보호관 안에서 미끌미끌 움직이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 보호관 안에 접착제가 굳어버리면 호스는 한쪽 벽에 들러붙고, 거기서 호스가 눌리면서 물(신경 신호)이 통과할 때마다 통증 신호가 발생합니다. 풍선확장술의 본질은 이 굳어버린 접착제를 물리적으로 떼어내는 작업입니다.

대한통증학회지에 실린 연구들에서도 만성 요천추 통증 환자에서 경막외 유착이 통증의 주요 기여 인자로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Korean J Pain 2020;33(3):234-244). 만성화된 통증일수록 단순 약물이나 일반 신경차단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미골통이 풍선확장술 적응증이 되는 순간

미골통은 원인이 무척 다양합니다. 외상(엉덩방아, 출산), 종양, 감염, 척추 변형의 보상성 통증, 그리고 신경뿌리 자극형 미골통까지. 이 중에서 풍선확장술이 답이 되는 케이스는 마지막 유형입니다.

진료실에서 다음 패턴을 보이는 환자라면 신경뿌리 자극형으로 의심합니다.

이런 양상은 단순 미골 외상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신경뿌리 주변 염증과 유착이 동반된 신호입니다. 이때는 미골 부위 국소주사(스테로이드, 리도카인)도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약물이 유착 너머의 진짜 자극원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희 병원 EMR을 분석해보면 최근 6개월간 추간판장애로 인한 좌골신경통(M51.1) 진단 환자가 79명이었고, 이 중 적지 않은 비율이 좌골신경 분포보다 더 아래쪽, 즉 천골과 미골 부근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이런 환자들이 적극적인 시술 대상입니다.


풍선확장술은 정확히 무엇을 하는 시술인가

이름이 "풍선"이라 환자분들은 풍선이 신경을 밀어낸다고 오해하시는데, 그건 절반만 맞는 설명입니다. 정확히는 다음 세 가지를 동시에 합니다.

1단계, 카테터 진입. 미골 옆 천골열공(sacral hiatus)을 통해 직경 2mm 가량의 카테터를 척추관(경막외 공간) 안에 넣습니다. C-arm 투시 영상으로 위치를 확인하면서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뿌리 옆까지 끝을 가져갑니다.

2단계, 조영제 주입과 유착 확인. 카테터를 통해 조영제를 흘려보내면 정상 신경뿌리는 잘 펴져 보이는 반면, 유착이 있는 부위는 조영제가 들어가지 않아 까맣게 비어 있습니다.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이뤄지는 단계입니다.

3단계, 풍선 팽창과 약물 주입. 카테터 끝의 풍선을 정밀하게 부풀려 유착을 물리적으로 박리합니다. 이어서 고용량 생리식염수로 유착을 씻어내고, 스테로이드와 국소마취제를 직접 병변에 도달시킵니다.

핵심은 "물리적 박리 + 약물 직접 전달"의 복합 효과라는 점입니다. 약물 한 가지로는 풀리지 않던 통증이, 유착을 먼저 풀고 나면 약물이 비로소 작용하는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기존 신경성형술(percutaneous epidural neuroplasty)과의 차이는 풍선의 유무입니다. 신경성형술은 카테터로 약물만 정확히 전달하는 시술이고, 풍선확장술은 거기에 풍선의 기계적 박리 효과를 추가한 진화형입니다.


다른 비수술 치료와 어떻게 비교되는가

비수술 시술이라고 다 같은 시술이 아닙니다. 환자분이 어디서 어떤 단계의 치료를 받았는지에 따라 다음 카드가 달라집니다.

치료법 작동 원리 적합한 단계 한계
약물 + 도수치료 염증 억제, 근막 이완 발병 초기, 경증 만성 유착에는 무력
미골 국소 주사 미골 주변 염증 차단 단순 미골 압통 신경뿌리까지 도달 X
신경차단술 특정 신경 일시 차단 진단 + 단기 통증 조절 유착 자체 해결 X
신경성형술 카테터로 약물 직접 전달 경증 유착 단단한 유착에는 부족
풍선확장술 풍선으로 유착 박리 + 약물 전달 만성 유착, 신경성형 무반응 정확한 적응증 선택 필요
척추 수술 디스크/협착 직접 제거 영상에서 명확한 구조적 압박 침습성, 회복기간

표에서 보시다시피, 풍선확장술은 보존치료와 수술 사이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시술입니다. 신경성형술까지 받았는데도 호전이 부족했던 분들에게는 풍선확장술이 다음 단계의 합리적 선택입니다.

대한통증학회지의 만성 통증 관리 연구(Korean J Pain 2017;30(4):304)에서도 만성 요천추 통증의 다단계 접근법(stepwise approach)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처음부터 강한 시술이 아니라, 보존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서 단계적으로 강도를 올리는 접근이 합리적입니다.


시술 후 무엇을 해야 하나

풍선확장술은 5분~15분 정도의 시술이지만, 그 후 관리가 결과의 절반을 좌우합니다. 단순히 "시술받고 끝"이 아니라, 박리된 유착 자리가 다시 굳지 않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시술 당일과 다음 날. 시술 부위 출혈과 부종을 줄이기 위해 6시간 정도는 안정합니다. 다만 완전 침상 안정은 권하지 않습니다. 짧은 거리는 천천히 걷는 편이 정맥 환류와 부종 감소에 유리합니다.

시술 후 3일~1주. 신경뿌리가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운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무릎을 가슴으로 당기는 동작, 골반을 뒤로 기울이는 골반 경사 운동, 고양이-소 자세가 도움이 됩니다. 이 시기에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박리된 자리에 다시 섬유 조직이 침착될 수 있습니다.

시술 후 2주~6주. 코어 안정화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복횡근(transverse abdominis), 다열근(multifidus)을 활성화하는 훈련이 핵심입니다. 척추를 안정화하지 않으면 통증을 만들어낸 생체역학적 원인이 그대로 남아 재발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대한재활의학회지(Ann Rehabil Med 2015;39(5):705-717)에서도 견관절 등 만성 통증 질환의 회복에서 환자별 맞춤 운동 프로토콜이 결과를 좌우한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시술과 재활은 한 묶음입니다.

과체중과 흡연. 체중이 5kg 늘면 척추 부하가 비례해서 늘어나고, 흡연은 콜라겐 회복을 직접 방해합니다. 시술 후 재발률을 줄이는 가장 비용 효율적인 변수가 사실 이 두 가지입니다.

허리에서 발끝까지 찌릿한 방사통, 풍선확장술의 작동 원리


모든 환자가 시술 대상은 아닙니다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풍선확장술이 만능은 아닙니다. 다음 경우에는 시술 대신 다른 길을 권합니다.

영상에서 거대 디스크 탈출이나 심한 척추관 협착이 신경을 직접 누르고 있는 경우, 풍선이 도달해도 구조적 압박은 그대로 남습니다. 이때는 수술 또는 다른 비수술 시술(경막외 내시경 등)이 우선입니다.

급성 미골 외상으로 골절선이 명확한 경우, 우선 골절 안정화가 먼저입니다. 풍선은 골절 자체를 치료하지 않습니다.

종양, 감염, 강직성 척추염 같은 전신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그 원인 질환의 치료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통증의 진짜 원인을 놓치고 풍선만 들어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당뇨가 잘 조절되지 않거나 출혈 경향이 강한 환자, 시술 부위에 활동성 감염이 있는 경우도 시술 시기를 미루거나 다른 치료를 우선합니다.

이런 감별을 위해 시술 전에는 반드시 MRI(혹은 CT), 혈액검사, 충분한 신체 진찰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엉치 아프니까 일단 풍선부터" 식의 접근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5월~6월, 왜 이 시기에 통증 환자가 많아지는가

올해(2026년) 5월과 6월에 신경통, 신경염 진단 환자가 평년 대비 80% 이상 늘어나는 추세가 EMR 데이터에서 확인됩니다. 6월에는 어깨 근근막 통증도 급증합니다.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본격적인 야외 활동 시기에 들어가면서, 겨우내 약해진 코어 근육이 갑작스러운 부하를 감당하지 못해 신경뿌리 자극이 표면화됩니다. 봄 등산, 골프 라운딩, 캠핑 짐 옮기기 같은 동작에서 그동안 잠재되어 있던 만성 유착이 통증으로 폭발하는 셈입니다.

이 시기에 엉치 통증이 시작되면 "곧 좋아지겠지" 하고 미루지 마시고 빨리 진료받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6주 안에 잡지 못한 통증은 만성으로 넘어가고, 만성으로 넘어가면 풍선확장술 같은 적극적 치료가 필요한 단계로 진행됩니다.

골프 즐기는 50대 허리통증, 풍선확장술 후 라운딩 복귀


마무리하며

미골통과 엉치 통증은 생각보다 복잡한 진단입니다. "꼬리뼈가 부딪혔으니 약 먹고 기다리면 되겠지" 하는 통념이 만성화의 주범인 경우를 진료실에서 자주 봅니다. 6주 이상 보존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엉치 통증, 영상에서 큰 이상은 없는데 일상이 무너진 통증이라면 신경뿌리 주변 유착을 의심해야 합니다.

풍선확장술은 그 유착을 물리적으로 풀어내고 약물을 정확한 자리에 도달시키는, 보존치료와 수술 사이의 합리적 선택입니다. 다만 정확한 적응증 선택이 결과의 거의 전부입니다. 모든 통증에 풍선이 답은 아니지만, 답이 되는 환자에게는 분명한 답입니다. 통증을 더 오래 견디지 마시고, 정확한 진단부터 받아보십시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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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MRI에서는 디스크가 거의 정상인데 왜 엉치가 이렇게 아픈가요?

A: MRI는 신경뿌리 주변의 미세한 유착이나 염증을 모두 보여주지 못합니다. 천골관 출구 부위에서 신경뿌리가 끈적한 유착에 묶여 있으면 영상은 깨끗해도 앉을 때마다 전기 같은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는 영상과 증상이 일치하지 않을 때 오히려 풍선확장술 적응증으로 검토합니다. 다만 환자마다 원인이 달라 정밀 진찰이 우선입니다.

Q: 미골통이면 무조건 풍선확장술을 받아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외상성 미골 골절, 종양, 감염성 병변에 의한 미골통은 풍선확장술 적응증이 아닙니다. 본원에서는 6주 이상 약물·자세교정·물리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영상에서 명확한 외상이 없으며, 신경뿌리 유착이 의심되는 경우에 한해 시술을 권합니다. 모든 미골통에 같은 카드를 적용하지 않으며 원인 감별이 먼저입니다.

Q: 풍선확장술과 신경차단 주사는 어떻게 다른가요?

A: 신경차단 주사는 약물로 염증과 통증 신호를 가라앉히는 방식이고, 풍선확장술은 카테터 끝의 풍선으로 유착된 신경뿌리 주변 공간을 물리적으로 넓혀주는 시술입니다. 주사로 효과가 짧거나 반복해도 같은 자리만 다시 아픈 경우, 유착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아 풍선확장술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어떤 카드가 맞는지는 진찰 후 결정합니다.

Q: 시술 후 앉기가 편해지기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A: 회복 속도는 유착의 정도, 통증 지속 기간, 동반 질환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진료실에서는 시술 직후 며칠은 시술 부위의 자극으로 오히려 둔한 통증이 있을 수 있다고 안내드리며, 본격적인 호전은 수 주에 걸쳐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시 효과를 약속드리기는 어렵고, 경과 관찰과 추가 평가가 필요합니다.

참고 문헌

  1. Kim CL, Hong SJ, Lim YH, et al. (2020). . . DOI: 10.3344/kjp.2020.33.3.234
  2. Kim BR, Lee JY, Min HJ, et al. (2014). . . DOI: 10.5535/arm.2014.38.6.742
  3. Lee BI, Kim DW, Kim DJ, et al. (2015). . . DOI: 10.5535/arm.2015.39.5.705
  4. Kim SJ, Yang YN, Lee JW, et al. (2016). . . DOI: 10.5535/arm.2016.40.5.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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