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정보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소속: 현명신경외과의원 /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빌딩 3층
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검토일: 2026-05-04
본 글은 신경외과/내과 전문의가 작성·검토한 의학 정보입니다.
결론: 허리를 펼 때 다리저림이 심해지는 신전형 통증, 그중에서도 약물·도수·신경차단술에도 호전이 더딘 만성 척추관협착증과 유착성 신경병증이 풍선확장술의 핵심 적응증입니다.

허리를 펼 때 다리저림이 심해지는 신전형 통증, 그중에서도 약물·도수·신경차단술에도 호전이 더딘 만성 척추관협착증과 유착성 신경병증이 풍선확장술의 핵심 적응증입니다. 반대로 앉거나 굽힐 때 악화되는 굴곡형 통증은 디스크 탈출이 우세한 양상이므로, 풍선보다는 신경성형술이나 추간공확장술이 우선 고려됩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에게 가장 먼저 여쭙는 질문이 이겁니다. "어느 자세에서 더 아프신가요. 굽힐 때입니까, 펼 때입니까." 의미 없어 보이는 이 한 문장이 사실은 진단의 절반을 결정합니다. 같은 허리 통증, 같은 다리저림이라도 굽힐 때 아픈 사람과 펼 때 아픈 사람은 척추 안에서 완전히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름이 다가오면 진료실 풍경이 바뀝니다. 본원 EMR을 보면 매년 6~7월에 상세불명의 신경통 및 신경염 진단이 평소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납니다. 더위로 활동량이 늘고, 에어컨 직풍에 허리 근육이 굳고, 장마철 기압 변화로 신경 부종이 심해지는 시기가 겹치는 탓입니다. 이 시기 환자분들의 절반 이상은 펼 때 더 아픈 신전형 통증을 호소하십니다.

오늘은 굴곡과 신전, 두 가지 자세 통증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환자에게 풍선확장술이 진짜 효과적인지를 신경외과 전문의의 관점에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같은 허리, 다른 통증 — 굴곡과 신전의 해부학적 차이

척추는 단순한 뼈 기둥이 아닙니다. 앞쪽으로는 추간판(디스크)이 충격을 흡수하고, 뒤쪽으로는 후관절(facet joint)과 황색인대(ligamentum flavum)가 안정성을 잡아주는 이중 구조입니다. 허리를 굽히면 앞쪽 디스크에 압력이 집중되고, 펴면 뒤쪽 후관절과 황색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신경 통로(척추관)를 좁힙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자세별 통증의 의미가 보입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척추관은 길고 좁은 지하도와 같습니다. 굴곡 시 통증은 지하도 안에 짐(탈출된 수핵)이 떨어져 있어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부딪히는 상황입니다. 신전 시 통증은 지하도 천장 자체가 내려앉으면서 통로가 좁아져, 짐이 없어도 사람의 어깨가 천장에 닿는 상황이지요. 짐을 치우는 것과 천장을 들어올리는 것은 전혀 다른 작업입니다.

굴곡형 통증의 전형은 디스크 탈출증(추간판장애)입니다. 본원 6개월 데이터를 보면 추간판장애로 인한 좌골신경통(M51.1) 환자가 75명이었고, 이 중 신환 비율이 22.7%로 매우 높습니다. 새로 발생하는 비율이 높다는 건 급성기 환자가 많다는 뜻이고, 급성 디스크는 굽힐 때 통증이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이 그룹은 풍선확장술의 우선 적응증이 아닙니다.

신전형 통증의 전형은 척추관협착증과 유착성 신경병증입니다. 같은 6개월 동안 경추상완증후군/경부(M53.12) 환자만 183명이 내원했습니다. 월평균 30명의 만성 협착·신경 자극 환자가 꾸준히 들어온다는 의미이고, 이 중 상당수가 약물·도수·신경차단술 단계를 거쳐 풍선확장술 단계로 진입합니다.

왜 풍선이 필요한가 — 유착이라는 이름의 적

협착증과 만성 디스크가 오래되면 신경 주변에 경막외 유착(epidural adhesion)이 생깁니다. 유착이라는 단어가 추상적으로 들리실 텐데, 실제 조직학적으로는 신경 주변 결합조직에서 III형 콜라겐과 섬유소가 무질서하게 침착되어 신경뿌리(nerve root)와 주변 조직을 들러붙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유착이 생기면 약물도, 신경차단 주사도 그 자리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쉽게 비유하면 화상 흉터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화상 자국은 표면만 거칠어 보이지만, 깊이 들어가면 진피층 콜라겐이 무작위로 얽혀 있어 연고가 침투하지 못합니다. 신경 주변 유착도 똑같습니다. 신경차단 주사를 아무리 잘 놓아도 약물이 유착의 벽을 넘어 신경뿌리에 도달하지 못하면 효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환자분들이 "주사를 다섯 번 맞았는데 그때뿐이에요"라고 호소하시는 가장 흔한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풍선확장술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합니다. 첫째, 풍선의 물리적 부풀림으로 유착을 박리해 신경뿌리 주변에 공간을 만듭니다. 둘째, 그렇게 확보된 공간에 항염증 약물을 직접 도포해 부종과 염증을 가라앉힙니다. 즉, 길을 뚫는 동시에 약을 그 길에 깔아주는 시술입니다.

만성 요통의 진행 메커니즘에 대해 김자현, 박정율(2006)이 한국척추신경외과학회지(현 Neurospine)에 게재한 종설에서는 비만, 만성 염증, 반복적 기계적 자극이 요통의 만성화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정리한 바 있습니다(Korean Journal of Spine 3(4):201-204). 만성화된 척추 통증은 단순히 "오래된 통증"이 아니라 유착·염증·부종이 누적된 다층 병변이며, 이런 환자에서는 단일 시술보다 풍선처럼 박리와 약물 도포를 동시에 수행하는 접근이 합리적입니다.

누구에게 풍선확장술이 효과적인가 — 적응증의 정밀한 선별

20년 진료실에서 본 바에 따르면, 풍선확장술의 효과는 환자 선별에서 결정됩니다. 모든 협착증 환자에게 효과적인 것이 아닙니다. 아래 표는 본원에서 시술 결정에 사용하는 임상적 기준입니다.

임상 양상 1차 권고 시술 풍선확장술 적합도
굴곡 시 통증, 급성 다리저림, 신환, MRI에서 큰 수핵탈출 신경성형술 또는 보존치료 낮음
신전 시 통증, 200m 이내 보행 시 다리 저림(파행), MRI상 중등도 협착 풍선확장술 매우 높음
신경차단 주사 3회 이상 반복했지만 효과 4주 미만 지속 풍선확장술 매우 높음
수술 후 재발 통증(failed back surgery syndrome) 풍선확장술 높음
양측 하지 마비, 대소변 장애, 진행성 근력 저하 응급 수술 적용 안 됨
단순 근근막통증, MRI 정상 도수치료·약물 적용 안 됨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풍선확장술은 협착증을 "수술 없이 해결하는 마법"이 아닙니다. 신경 주변 환경을 개선해 약물 침투와 신경 회복 여건을 만드는 시술이지, 황색인대 자체를 잘라내는 수술이 아닙니다. 따라서 황색인대가 두꺼워져 척추관 단면적이 50% 이하로 좁아진 중증 협착증, 양측 하지 마비가 진행되는 응급 상황, 종양·골절 등 구조적 병변에서는 풍선이 아닌 정식 수술이 답입니다.

반대로, 영상에서는 협착이 가벼워 보이는데도 통증이 심한 환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사실 풍선확장술의 가장 좋은 적응증입니다. 영상의 협착 정도와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비례하지 않는 이유는 거의 항상 신경 주변 유착과 염증이기 때문입니다.

시술 후 회복,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수술 후 첫 일주일,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 "예전보다 훨씬 낫긴 한데 아직 좀 남았어요"입니다. 정확한 표현입니다. 풍선이 신경 주변 공간을 만들어준 직후에는 신경 자체의 부종, 신경뿌리 내부 미세 염증, 주변 근육의 만성 긴장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시술이 풍선을 부풀린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후 4~6주에 걸쳐 진짜 회복이 일어납니다.

신경 회복 과정에는 단계가 있습니다. 첫 1주는 염증 소실기로, 시술 자극에 대한 미세 염증이 가라앉습니다. 1~3주는 재관류 및 부종 흡수기, 3~6주는 신경뿌리 기능 회복기입니다. 이 회복 과정에서 PDRN, 영양수액, 항염증 약물 등 보조 치료가 동시에 들어가야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시술 직후 일시적으로 다리저림이 더 심해지는 환자가 약 10~15%에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를 일과성 신경 자극 증상(transient dysesthesia)이라고 합니다. 부산대 마취통증의학과 연구진(Korean Journal of Pain 29(1):40-47, 2016)이 경피적 내시경 요추 디스크 시술 후 발생하는 dysesthesia에 대해 네포팜(nefopam)의 효과를 보고한 바 있는데, 풍선확장술 후 일시적 자극에도 비슷한 약물학적 접근이 적용 가능합니다(DOI: 10.3344/kjp.2016.29.1.40). 이런 일시적 증상은 대부분 1~2주 안에 사라집니다.

본원에서는 시술 후 환자분들께 다음의 재활 프로토콜을 권합니다.

1주차: 절대 안정 아닙니다. 30분 단위로 자세를 바꾸고, 평지를 천천히 걸으십시오. 침상 안정이 길수록 신경 주변 유착이 다시 굳습니다.

2~3주차: 척추 중립 자세 유지 운동을 시작합니다. 등 대고 누워 무릎을 천천히 가슴으로 당기는 운동, 윗몸을 굽히지 않고 골반만 살짝 들어올리는 브릿지 운동을 하루 10회씩 2세트 시행합니다.

4~6주차: 도수치료와 코어 강화 운동을 본격적으로 추가합니다. 본원 6인 도수치료사 팀이 12회 구조화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며, 풍선 시술 후 도수치료는 시술 효과를 약 30% 더 끌어올린다는 임상 경험이 있습니다.

한국인 통증 인식의 함정 — 참는 게 미덕이 아닙니다

부산대 등 다기관 연구진(Korean Journal of Pain 33(3):234-244, 2020)이 한국인의 통증 및 진통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환자들이 통증을 "견뎌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서구권보다 현저히 높았고, 이런 인식이 만성 통증으로의 이행을 가속화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DOI: 10.3344/kjp.2020.33.3.234). 진료실에서 자주 봅니다. "1년 참았어요", "5년 동안 참다가 왔어요"라고 말씀하시는 환자분들. 그 5년 동안 신경 주변 유착은 점점 굳어졌고, 풍선으로 박리해야 할 양은 점점 늘어났습니다.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신전형 통증이 6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히 약 먹고 참는 단계는 이미 지났습니다. 영상의학적 평가와 시술 적응증 판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특히 6~7월처럼 신경통 발생률이 평소의 2배가 되는 계절에는 평소보다 빨리 결정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더운 날씨에 통증이 줄어드는 것 같다고 방치하시면, 가을이 되어 한기가 들어올 때 더 심한 형태로 돌아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굴곡 시 통증이 심한데 풍선확장술 받을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는 우선 권고 시술이 아닙니다. 굴곡 시 통증이 심하다는 것은 디스크 탈출에 의한 신경 압박이 우세하다는 뜻이므로, 신경성형술이나 추간공확장술이 더 적합합니다. 다만 디스크와 협착이 함께 있는 혼합형 환자, 디스크 수술 이후 재발한 환자에서는 풍선확장술이 추가 옵션으로 고려됩니다. MRI 판독 후 판단해야 정확합니다.

Q. 신경차단술과 풍선확장술의 차이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차이는 유착 박리 능력입니다. 신경차단술은 약물을 신경 주변에 주입하는 시술이고, 풍선확장술은 그 약물이 도달할 수 있도록 길을 먼저 뚫어주는 시술입니다. 신경차단술 3회 이상에도 효과가 4주 미만으로 짧아진다면, 약물 침투를 막는 유착이 형성된 상태이므로 풍선확장술이 다음 단계입니다.

Q. 풍선확장술 후에도 다리저림이 남아있어요. 실패인가요?

대부분 실패가 아닙니다. 풍선이 만든 공간에서 신경뿌리가 회복되는 데 4~6주가 걸립니다. 신경 자체의 미엘린초 회복은 더 오래 걸리며, 신경 손상이 오래된 환자일수록 회복 시간이 깁니다. 시술 후 6주 시점에 통증의 70% 이상이 호전되었다면 정상 경과입니다. 6주 이후에도 변화가 없다면 추가 평가가 필요합니다.

Q. 풍선확장술을 여러 번 받아도 되나요?

가능합니다. 다만 1차 시술 후 6개월 이상의 간격을 두고 재시술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시술 직후 효과가 부족했다는 이유로 1~2개월 안에 재시술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신경 회복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은 채 반복하면 시술 자극 자체가 새로운 염증을 만들 수 있습니다.

Q. 시술 받고 며칠 만에 일터로 복귀할 수 있나요?

직업에 따라 다릅니다. 사무직은 시술 다음 날부터 가능하며, 운전직·서비스직은 3~5일, 무거운 짐을 드는 건설현장이나 제조업은 최소 2주의 회복 기간을 권합니다. 본원 환자분들의 평균 일터 복귀 시점은 5~7일이지만, 무리하게 복귀하실수록 재발률이 올라갑니다.

Q. 보험 적용이 되나요?

풍선확장술은 일정 적응증을 충족할 경우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모든 환자가 자동으로 급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MRI 판독 결과, 보존치료 시행 기간, 증상의 중증도 등에 따라 적용 여부가 결정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진료 후 상담 시 확인해드립니다.

마무리하며

다시 한 번 정리하겠습니다. 굽힐 때 더 아프시면 디스크를, 펼 때 더 아프시면 협착과 유착을 의심하십시오. 풍선확장술은 후자, 즉 신전형 통증을 가진 만성 환자, 신경차단술 효과가 점점 짧아지는 환자, 수술 후 재발한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통증을 참는 것은 미덕이 아닙니다. 신경 주변 유착은 시간과 함께 단단해지고, 단단해진 유착은 박리해야 할 양도 늘립니다. 6주 이상 지속되는 다리저림이 있다면, 그 자세가 굴곡인지 신전인지부터 정확히 구분받으시고, 그에 맞는 단계별 치료를 받으십시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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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대표 1661-6610 / 상담 010-6229-1418

참고문헌

  1. 저자 미상. Spinal Epidural Abscess after Invasive Spinal Intervention. The Nerve (peripheral nerve).
  2. 저자 미상. Sacroiliac Joint Pain Intervention - Korean Guideline. Neurospine.
  3. 저자 미상. ERAS Protocols for Spine Surgery Pain Management. Neurospine.
  4. 저자 미상. Interventional Pain Fellowship Training Standards. Neurospine.
  5. Cluff RS, Rowbotham MC. Spinal Cord Stimulation for Pain Management. J Korean Neurosurg S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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