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정보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소속: 현명신경외과의원 /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빌딩 3층
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검토일: 2026-05-04
본 글은 신경외과/내과 전문의가 작성·검토한 의학 정보입니다.
결론: 겨울 허리통증은 우연도 노화도 아닙니다.

겨울 허리통증은 우연도 노화도 아닙니다. 추위가 척추 주위 근육의 혈류를 떨어뜨리고 디스크 내압을 끌어올리며 후관절낭의 점성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기엔 위험합니다. 4주 이상 지속되거나 다리 저림이 동반되면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의 신호이며, 이때는 척추관리의 단계를 정밀 검사부터 다시 잡아야 합니다.

진료실에서 11월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여름엔 멀쩡했는데 찬바람 부니까 어김없이 또 도져요." 작년에도, 그 전해에도 같은 시기에 같은 환자분이 찾아오십니다. 환자분 본인이 느끼시는 그 패턴은 결코 기분 탓이 아닙니다. 척추는 계절을 탑니다. 정확히 말하면, 척추 주변의 모든 연부조직이 추위에 반응합니다. 겨울 허리통증은 그래서 의학적으로도 따로 다뤄야 하는 카테고리입니다.

추위가 허리에 들어가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먼저 메커니즘을 짚어드리겠습니다. 일반적인 글에서는 "겨울엔 근육이 굳어서 아파요" 정도로 끝납니다. 그 한 줄 아래에는 네 가지 생리학적 변화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첫째, 교감신경 활성화에 따른 혈관 수축입니다. 외부 기온이 떨어지면 시상하부는 체온 보존을 위해 말초혈관을 좁힙니다. 척추를 감싸는 다열근, 척추기립근, 요방형근으로 가는 혈류가 평소의 70% 수준까지 떨어집니다.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줄어든 근육은 대사산물을 제때 씻어내지 못하고, 젖산과 같은 발통 물질이 축적되며 통증 역치가 낮아집니다. 평소엔 견디던 자극도 통증으로 인식되는 것입니다.

둘째, 추간판(디스크) 내부의 수분 동역학 변화입니다. 디스크는 혈관이 거의 없는 조직이라 디퓨전(확산)으로만 수분을 주고받습니다. 외부 온도가 낮아지면 척추 주변 조직액의 점도가 올라가고, 디스크 수핵의 수분 함량이 미세하게 감소합니다. 같은 자세를 취해도 디스크 내압이 더 높게 걸리는 이유입니다. 평소에는 견디던 같은 책상 자세, 같은 운전 자세에서 통증이 도지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계절성디스크라는 표현이 의학 교과서에 정식 명칭으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임상에서 매년 겨울에 같은 패턴으로 디스크가 표면화되는 현상은 명백히 존재합니다.

셋째, 후관절(facet joint)의 윤활액 점성 변화입니다. 윤활액은 일종의 유압유처럼 관절면을 미끄럽게 만드는데, 온도가 떨어지면 점성이 올라갑니다. 자동차 엔진오일이 겨울에 뻑뻑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로 보시면 됩니다. 후관절에서 마찰이 늘면 관절낭의 미세염증이 생기고, 그 위를 지나는 후일차분지(medial branch)가 자극을 받아 둔통이 발생합니다. 환자분들이 "허리 깊은 곳이 시리듯 아프다"고 표현하시는 통증의 정체가 이 후관절성 통증입니다.

넷째, 행동학적 변화입니다. 추우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움츠립니다. 어깨를 올리고 등을 굽히고 골반을 후방경사시킵니다. 이 자세는 디스크 후방의 압력을 높이고 후종인대를 만성적으로 자극합니다. 한두 시간이면 무관하지만 12월부터 2월까지 석 달간 매일 그 자세로 출퇴근하면 결과는 정직합니다.

단순 근육통인가, 디스크의 신호인가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모든 겨울 허리통증을 똑같이 다루면 안 됩니다. 환자분 본인이 어느 쪽인지 1차 감별할 수 있는 단서가 있습니다.

다리로 내려가는 통증, 저림, 감각 둔화, 보행 시 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 — 이 중 하나라도 있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닙니다. 신경뿌리가 압박받고 있다는 신호이며, 추위가 그 압박을 임계점 위로 끌어올린 상태입니다.

순수한 근육성 통증은 허리 한쪽 또는 양쪽에 국한되며, 누우면 빠르게 가라앉습니다. 반면 추간판 탈출로 인한 좌골신경통은 누워도 일정 강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기침·재채기·배변 시 일시적으로 악화됩니다. 척추관협착증은 가만히 있을 땐 괜찮다가 걷기 시작하면 30~50미터 만에 다리가 무거워지는 신경인성 파행(neurogenic claudication) 양상을 보입니다.

본원의 최근 6개월 진료 데이터를 보면, 경추상완증후군은 월평균 30명 수준으로 꾸준하지만, 추간판장애로 인한 좌골신경통은 11월부터 2월 사이 신환 비율이 다른 계절보다 뚜렷하게 늘어납니다. 환자분들이 갑자기 디스크가 생긴 것이 아닙니다. 이미 잠재되어 있던 디스크가 추위라는 트리거를 만나 표면화된 것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평소엔 살얼음 위를 걷던 사람이 영하 10도가 되니 얼음이 갈라지면서 발이 빠진 격입니다.

척추관리,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가

단순 근육성 겨울 허리통증이라면 보존치료의 결과가 매우 좋습니다. 그러나 신경뿌리가 눌려 있다면 단계가 다릅니다. 척추관리의 단계를 표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단계 임상 양상 1차 권장 치료 평균 호전 기간
1단계 — 근육·근막 통증 허리 국한, 다리 증상 없음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2~4주
2단계 — 후관절 통증 허리 깊은 둔통, 신전 시 악화 도수치료 + 관절내 주사 4~6주
3단계 — 신경뿌리 자극 다리 저림, 감각 둔화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 4~8주
4단계 — 신경뿌리 압박 + 보존치료 실패 보행 장애, 근력 저하 내시경수술 검토 케이스별

도수치료는 단순 마사지가 아닙니다. 12회 구조화 프로그램으로 후관절 가동성을 회복시키고 다열근의 활성도를 정상화합니다. 본원에서는 6인 전문 도수치료사가 환자의 임상 단계에 맞춰 프로그램을 설계합니다. 체외충격파(ESWT)는 만성화된 근막 통증점에 음향 에너지를 전달해 미세 순환을 회복시킵니다. 단순 마사지로 풀리지 않던 트리거 포인트가 ESWT 3~5회 시리즈로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3단계 이상에서 핵심은 신경성형술입니다. 카테터를 꼬리뼈로 진입시켜 유착된 신경뿌리 주위에 약물을 정밀하게 전달합니다. 단순 통증주사가 아니라 유착박리와 약물주입을 함께 하는 술기입니다. 풍선확장술은 여기에 풍선을 추가해 좁아진 신경공을 물리적으로 넓혀줍니다. 이 두 시술은 척추뼈와 인대를 전혀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신경 압박의 1단계 해소를 노릴 수 있는 정밀 도구입니다.

4단계, 보존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면서 보행장애·근력저하가 진행하는 경우에는 내시경수술을 검토합니다. 과거의 개방수술과 달리 7~8mm 절개창을 통해 내시경으로 디스크를 직접 확인하며 압박 요인만 제거합니다. 입원 1박, 회복 2~3주 수준이며 척추뼈를 깎아내는 양도 최소화됩니다. 광화문, 시청, 서소문 일대에서 일하시는 직장인분들이 휴가를 길게 쓸 수 없어 내시경수술을 선택하시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요통 만성화의 위험요인을 분석한 김자현, 박정율 교수의 연구(Korean Journal of Spine, 2006)에서는 비만이 만성 요통의 독립적 위험인자로 확인되었습니다. 겨울에 활동량이 줄면서 체중이 늘면 만성화 위험이 같이 올라간다는 의미입니다. 추위 그 자체보다도 오히려 더 무서운 동반 요인입니다.

겨울 동안 허리를 지키는 실전 수칙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자기관리입니다. 진료실에서 실제로 환자분들께 권하는 것들만 추려드립니다.

기상 직후 30초 룰입니다. 겨울 아침 침대에서 일어날 때, 몸을 옆으로 굴려 발을 먼저 침대 밖으로 내린 뒤 팔로 상체를 밀어올리며 일어나야 합니다. 누운 자세에서 윗몸일으키기처럼 벌떡 일어나면 디스크 내압이 순간적으로 평소의 2배 이상까지 치솟습니다. 가장 흔한 겨울 디스크 탈출의 시나리오 중 하나입니다.

다음은 보온의 위치입니다. 허리 자체보다 골반과 둔부, 그리고 발입니다. 발이 차가우면 척추 주변 혈관이 반사적으로 수축합니다. 두꺼운 양말과 발열 깔창 한 쌍의 효과가 허리 보온대 한 장보다 큽니다. 골반 둘레에 핫팩을 차는 것도 권합니다. 단,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옷 위에 부착하셔야 저온화상을 피할 수 있습니다.

운동은 멈추지 마십시오. 추위에 통증이 도진다고 운동을 줄이면 다열근이 빠르게 위축되고 봄에는 더 약한 척추로 마주하게 됩니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종류로 충분합니다. 데드버그, 버드독, 플랭크 변형 동작을 매일 10분만 해도 다열근의 자가억제가 풀립니다.

빨래와 청소 같은 가사 동작도 겨울엔 더 위험해집니다.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면 반사적으로 등이 굽고 호흡이 얕아지면서 코어 안정화가 깨집니다. 이때 무거운 빨래 바구니를 들면 디스크 후방섬유륜이 손상되기 좋은 조합이 됩니다. 작은 동작이지만 그 누적이 1월~2월 응급 디스크 환자의 절반을 만듭니다.

수술해야 하는 경계선은 어디인가

자주 받는 질문이라 따로 정리해드립니다.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보존치료에 매달리지 말고 정밀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첫째, 한쪽 다리 근력이 약해진다. 발목을 들어올리는 힘이나 엄지발가락을 위로 젖히는 힘이 반대쪽보다 약하면 신경뿌리가 운동신경 영역까지 침범당했다는 뜻입니다. 둘째, 회음부 감각 이상 또는 배뇨 장애. 마미증후군일 가능성이 있어 응급 상황입니다. 셋째, 6주 이상의 보존치료에도 다리 통증의 강도가 50% 이상 줄지 않는다. 넷째, 보행 거리가 50미터 이하로 짧아진다 — 협착증의 진행 신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내시경수술을 적극 검토하셔야 합니다. 과거에는 개방수술이 부담스러워 보존치료를 길게 끌었지만, 현재의 양방향 척추 내시경은 척추뼈와 인대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압박만 제거하는 표적 수술입니다. 회복 기간이 짧고 정상 해부학적 구조의 보존도가 높아 광화문권 직장인분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겨울에만 아프고 봄이 되면 풀리는데, 그래도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받으셔야 합니다. 봄이 되어 통증이 사라진다고 해서 디스크 자체가 회복된 것은 아닙니다. 추위라는 트리거가 약해진 것뿐이며 잠복기로 들어간 상태입니다. 매년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면 디스크의 퇴행이 5년 단위로 한 단계씩 진행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 번 정확한 영상검사를 통해 현재 단계를 확인해두시면 향후 척추관리 전략이 훨씬 정밀해집니다.

Q. 도수치료는 겨울에 해도 효과가 있나요?

오히려 겨울이 적기입니다. 근육 긴장도가 높을 때 가동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봄에 비해 임상적으로 더 큰 변화를 만듭니다. 다만 반드시 12회 구조화 프로그램으로 받으셔야 하며, 한두 번 받고 효과가 없다고 중단하시면 후관절 가동성 회복까지 도달하지 못합니다. 추위로 굳은 후관절은 비유하자면 겨울 아침의 자동차 엔진과 같아서, 충분히 데우는 회수가 있어야 정상 작동합니다.

Q. 핫팩이나 찜질이 디스크에 직접 도움이 되나요?

근육과 후관절 단계의 통증에는 도움이 되지만 디스크 내부의 병리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표층에서 5cm 이상 깊은 구조에는 열이 거의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리 저림이 동반된 경우에는 핫팩만으로 버티지 마시고 전문의 진찰을 받으셔야 합니다.

Q. 겨울에 운동하면 더 다칠 것 같은데 정말 해도 되나요?

해야 합니다. 단, 야외 달리기나 무거운 데드리프트 같은 충격성·고강도 운동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실내에서 다열근과 복횡근을 깨우는 저강도 안정화 운동, 그리고 가동성 회복을 위한 스트레칭이 핵심입니다. 운동을 멈춘 환자분이 봄에 다시 진료실에 오실 때는 거의 항상 더 나빠진 상태로 오십니다.

Q. 신경성형술과 내시경수술은 어떻게 다른가요?

신경성형술은 카테터를 통해 약물을 전달하고 유착을 박리하는 비수술 시술입니다. 디스크 자체를 제거하지는 않습니다. 내시경수술은 직접 디스크 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이며, 마미증후군·진행성 근력저하·보존치료 실패 등 명확한 수술 적응증이 있을 때 선택합니다. 두 치료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단계적 보완 관계입니다.

Q. 겨울에 허리 보호대를 종일 차고 있어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보호대는 급성기 통증이 심한 1~2주 동안 활동 시에만 사용하시고, 그 이후에는 가능한 한 빠르게 끊으셔야 합니다. 보호대를 오래 사용하면 다열근과 복횡근이 일을 안 하게 되어 척추 자체의 안정화 능력이 떨어집니다. 결과적으로 봄이 되어 보호대를 풀었을 때 더 약한 척추를 갖게 됩니다.

마치며

겨울 허리통증은 노화의 신호도, 우연도 아닙니다. 추위가 디스크와 후관절, 척추 주변 근육에 동시에 작용하며 잠재된 병변을 표면화시키는 정직한 트리거입니다. 매년 11월부터 2월에 같은 통증이 반복된다면, 그것이 곧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는 가장 강한 신호입니다.

단순 근육통이라면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시리즈로 충분합니다. 다리로 내려가는 신호가 동반된다면 신경성형술 또는 풍선확장술 단계로, 보존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압박은 내시경수술까지 단계적으로 갖춰져 있습니다. 광화문, 시청, 서소문 일대 직장인분들의 척추관리는 결국 이 단계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한 단계씩 밟아 올라가는 일입니다. 더 고생하지 마시고 한 번 점검 받으십시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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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1661-6610 · 상담 010-6229-1418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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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조원호 외 5명 (2002). Brown-Sequard Syndrome from Cervical Disc Herniation. J Korean Neurosurg Soc 31:392-394 (2002).
  5. 저자 미상. Foraminal Lumbar Disc Herniation Diagnosis. J Korean Neurosurg S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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