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정보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소속: 현명신경외과의원 /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빌딩 3층
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검토일: 2026-05-04
본 글은 신경외과/내과 전문의가 작성·검토한 의학 정보입니다.
결론: 신경성형술은 카테터로 신경 주변 유착을 박리하면서 약물을 정확히 주입하는 시술이고, 풍선확장술은 그 카테터 끝에 풍선을 달아 좁아진 신경 통로 자체를 물리적으로 넓히는 시술입니다.
신경성형술은 카테터로 신경 주변 유착을 박리하면서 약물을 정확히 주입하는 시술이고, 풍선확장술은 그 카테터 끝에 풍선을 달아 좁아진 신경 통로 자체를 물리적으로 넓히는 시술입니다. 같은 비수술 척추 시술이지만, 한쪽은 '약을 정확히 보내는 일'에 가깝고 한쪽은 '길을 뚫는 일'에 가깝습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겁니다. "원장님, 신경성형술이랑 풍선확장술이 다른 건가요? 다른 병원에서는 그냥 똑같다던데요." 같지 않습니다. 적응증도, 메커니즘도, 효과를 보는 환자군도 다릅니다. 두 시술을 한 단어로 묶어 설명하는 순간, 환자는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놓치게 됩니다.
요즘 6월, 7월이 다가오면 진료실에 신경통과 어깨 통증 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본원 EMR 데이터에서도 추간판장애로 인한 좌골신경통 환자가 최근 6개월간 75명, 경추간판장애 환자가 31명에 달합니다. 이 시기에 보존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 척추 통증 환자분들이 시술을 고민하면서 자주 던지는 질문이 바로 이 둘의 차이입니다. 오늘 그 답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두 시술이 다른 이유는, 만성 척추 통증의 본질이 둘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만성 척추 통증, 특히 디스크나 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에게는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혹은 각각 따로 존재합니다.
첫째, 신경 주변의 염증과 유착입니다. 디스크가 터지면 수핵이 흘러나오고, 이 수핵에는 포스포리파아제 A2, TNF-α, 인터루킨-6 같은 강력한 염증 매개체가 들어 있습니다. 이 물질들이 신경뿌리 주변에서 무균성 염증을 일으키면, 시간이 지나면서 경막외강 안의 결합조직이 신경뿌리에 들러붙어 유착이 생깁니다. 쉽게 비유하면, 평소엔 윤활제가 발린 미닫이문처럼 매끄럽게 움직여야 할 신경이 접착제를 발라놓은 것처럼 옆 조직에 붙어버린 상태입니다. 신경이 움직일 때마다 당겨지고 자극받으니 통증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둘째, 신경 통로(추간공, 중심관, 외측 함요부)의 물리적 협착입니다. 황색인대가 두꺼워지고, 후관절이 비후되며, 추간판 자체가 부풀어오릅니다. 통로가 좁아지면 신경뿌리가 눌려 허혈이 발생하고, 걷기만 해도 다리가 저리고 무거워지는 신경인성 파행이 생깁니다.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신경성형술은 첫 번째 문제(염증·유착)에 강하고, 풍선확장술은 두 번째 문제(물리적 협착)에 강합니다. 그래서 두 시술이 함께 발전해온 것이고, 같은 환자에게도 어느 쪽이 더 적합한지가 갈리는 겁니다.
신경성형술이 하는 일은, 약을 정확히 그곳까지 보내는 것입니다
경피적 경막외 신경성형술(Percutaneous Epidural Neuroplasty, PEN)은 1990년대 후반 Racz 박사가 개발한 시술로, 한국에서는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되었습니다. 원리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꼬리뼈(미추) 입구로 직경 약 2mm의 가느다란 카테터를 넣어 영상장치(C-arm)를 보면서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뿌리 바로 옆까지 끝을 위치시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유착박리액(고농도 식염수, 히알루로니다아제), 스테로이드, 국소마취제를 정확하게 주입합니다.
여기서 두 가지 작용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첫째, 카테터가 물리적으로 미끄러지면서 신경 주변의 약한 섬유성 유착을 떼어냅니다(adhesiolysis). 둘째, 고농도 식염수가 삼투압 차이로 부어 있던 신경뿌리의 부종을 빼고, 히알루로니다아제가 결합조직을 분해하며, 스테로이드가 염증 캐스케이드를 차단합니다.
이 시술의 문제는 한 가지였습니다. 유착이 단단하거나, 통로 자체가 너무 좁아져 있으면 카테터가 그 너머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약이 도달하지 못하는 곳에서는 효과도 없습니다.
Heo 등(2024)이 Medicina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요추 후관절 옆 활액낭(juxtafacet cyst)으로 인한 신경뿌리 압박 환자에게 신경성형술을 적용했을 때, 보존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 의미 있는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을 확인했습니다. Kim 등(2025)이 같은 저널에 실은 종설에 따르면 신경성형술의 합병증 발생률은 일반적으로 낮으나, 경막 천공이나 일시적 운동약화 같은 사건이 보고되어 시술 후 6시간 입원 모니터링이 권장됩니다.
풍선확장술이 등장한 이유는, 카테터만으로는 부족한 환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피적 경막외 풍선 신경성형술(Percutaneous Epidural Balloon Neuroplasty, PEBN)은 신경성형술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한국에서 발전한 시술입니다. 카테터 끝에 직경 2~3mm로 부풀어오르는 풍선이 달려 있다는 것이 결정적 차이입니다.
좁아진 추간공이나 외측 함요부에 카테터 끝을 위치시킨 후, 조영제로 풍선을 부풀립니다. 이때 풍선이 좁아진 신경 통로를 물리적으로 확장하면서 동시에 단단하게 굳어 있던 유착을 박리합니다. 풍선을 부풀린 후 약물을 주입하면, 약이 닿지 못했던 깊숙한 곳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됩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신경성형술이 좁은 골목에 약을 분사하는 소형 호스라면, 풍선확장술은 그 골목을 일시적으로 넓힌 다음 안쪽까지 호스를 밀어넣어 분사하는 방식입니다. 막힌 혈관을 풍선으로 넓히는 심혈관 시술의 원리를, 척추 신경 통로에 적용한 셈입니다.
Kim 등(2022)이 Anesthesia and Pain Medicine에 발표한 종설에서는 풍선확장술이 특히 요추 척추관협착증 환자에서 의미 있는 통증 감소와 보행 거리 개선을 보인다고 보고했습니다. 단순 신경성형술에 반응하지 않았던 환자에서도, 풍선을 통해 통로를 넓혀준 후 약물을 주입하면 호전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다만 이 시술은 카테터 조작이 더 정밀해야 하고, 풍선 확장 시 일시적인 신경 자극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느 환자에게 어느 시술이 맞는가, 정답은 영상과 증상에 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이겁니다. "나는 어느 쪽이 맞나요?"
이 질문에는 진료실에서 MRI와 증상 양상을 함께 봐야만 답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 원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신경성형술 (PEN) | 풍선확장술 (PEBN) |
|---|---|---|
| 주 적응증 | 디스크 탈출, 신경뿌리 염증, 경미한 협착 | 중등도 척추관협착증, 추간공 협착, 단단한 유착 |
| 주된 작용 | 유착 박리 + 약물 정확 주입 | 통로 물리적 확장 + 깊은 곳 약물 도달 |
| 시술 시간 | 약 20~30분 | 약 30~40분 |
| 마취 | 국소마취 | 국소마취 |
| 입원 | 당일 또는 6시간 관찰 | 당일 또는 1박 |
| 반응 시점 | 시술 후 1~2주 내 호전 시작 | 시술 후 2~4주에 걸쳐 호전 |
| 재시술 간격 | 필요 시 3~6개월 후 | 필요 시 6개월 이상 후 |
| 선호 환자군 | 급·아급성 디스크, 경미한 협착, 첫 시술 | 만성 협착, 신경성형술 무반응자, 보행거리 단축 |
이 표가 모든 환자에게 들어맞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협착증이라도 한 분절만 좁아진 경우와 다분절 협착이 있는 경우는 다르고, 디스크와 협착이 동시에 있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관련글: 허리에 디스크와 협착증이 동시에 있을 때 수술 전략]]에서 다룬 것처럼, 두 병변이 같이 있을 때는 시술 순서와 조합을 따로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6월~7월 사이에 신경통이 급격히 악화되는 환자분들이 매년 늘어납니다. 본원 EMR 데이터에서도 이 시기 상세불명의 신경통 환자 방문이 최대 두 배 이상 증가합니다. 더위로 인한 활동량 변화, 냉방 환경에서의 자세 경직, 휴가 직전 무리한 업무 패턴이 누적되면서 만성 통증이 고개를 드는 시기입니다. [[관련글: 풍선확장술이란 — 만성 척추 통증의 비수술 신경유착 해소]]에서 자세히 다뤘듯, 이 시기의 통증을 그대로 두면 만성화로 진행될 위험이 큽니다.
시술이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한 단계의 시작'인 이유
이 부분이 환자분들이 가장 자주 오해하는 지점입니다. 신경성형술이든 풍선확장술이든, 시술만으로 끝나는 치료가 아닙니다.
시술의 의미는 명확합니다. 보존치료(약물, 물리치료, 도수치료, 운동)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서, 염증과 유착을 정리하고 약물이 효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시술의 본질입니다. 그러나 시술 후 몇 주 동안 다시 염증이 재발하고 유착이 재형성되는 환자도 있습니다. 그 차이를 결정하는 것이 시술 후 관리입니다.
시술 직후 1~2주는 절대 무리하지 마십시오. 무거운 짐을 들거나, 장시간 운전하거나, 골프·테니스 같은 회전 동작이 많은 운동을 시작하면 시술의 효과가 사라집니다. 이 기간은 신경뿌리 주변의 미세 출혈과 미세 손상이 회복되는 시간입니다.
2~4주차부터는 코어 안정화 운동을 시작합니다. 척추 주변의 다열근, 복횡근, 골반저근을 강화하는 운동이 핵심입니다. 시술로 통로를 넓히고 염증을 정리해도, 척추를 받치는 근육이 약하면 같은 압력이 같은 곳에 다시 가해집니다. 한국재활의학회지에 실린 다수의 연구에서 만성 요통 환자의 코어 운동 효과가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4주 이후에는 일상으로 점진적 복귀를 합니다. 단, 자세 교정과 체중 관리는 평생의 과제입니다. 특히 [[관련글: 공무원·교사의 척추 건강, 만성 좌식의 직업병 관리법]]에서 자세히 다룬 것처럼, 직업적으로 오래 앉는 분들은 시술 후에도 30분에 한 번씩 일어나는 습관을 만들어야 효과가 오래갑니다.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것들
자주 묻는 질문
Q. 신경성형술과 풍선확장술 중 더 좋은 시술이 있나요? '더 좋은 시술'이라는 개념 자체가 적절하지 않습니다. 두 시술은 다른 문제를 해결합니다. 디스크 탈출로 인한 신경뿌리 염증이 주된 문제라면 신경성형술이 일차 선택이고, 척추관협착증으로 통로 자체가 좁아져 보행 거리가 짧아진 상태라면 풍선확장술이 효과적입니다. MRI 소견과 증상 양상에 따라 결정해야 하며, 같은 환자에서 시기를 두고 두 시술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시술을 받으면 수술을 안 받아도 되나요? 보존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의 약 60~70%는 시술로 의미 있는 호전을 보입니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특히 마비가 진행되거나, 마미증후군(대소변 장애를 동반한 신경 압박)이 있거나, 영상에서 단단한 골성 협착이 심한 경우는 시술의 효과가 제한적이며 수술이 필요합니다. [[관련글: 수술이 두려워 한약·도수만 받다 마비 직전에 온 경우]]에서 다룬 것처럼, 시술과 수술의 경계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전문의의 역할입니다.
Q. 시술 효과는 얼마나 오래가나요? 환자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일부는 한 번의 시술로 수년간 통증이 조절되고, 일부는 6개월 후 재시술이 필요합니다. 효과의 지속 기간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시술 자체보다 시술 후 관리(자세, 체중, 운동, 직업적 습관)입니다. 같은 시술을 받아도 코어 운동을 꾸준히 한 분과 시술만 받고 방치한 분의 1년 후 상태는 완전히 다릅니다.
Q. 시술이 위험하지는 않나요? 신경 주변에 카테터를 넣고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이므로 완전히 위험이 없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보고된 합병증으로는 일시적인 운동약화, 감염, 경막 천공으로 인한 두통, 드물게 혈종이 있습니다. 그러나 영상장치를 사용하고, 숙련된 전문의가 시행하며, 시술 후 적절한 관찰 시간을 두면 합병증 발생률은 매우 낮습니다. Kim 등(2025)의 종설에서도 표준 프로토콜을 지킨 시술의 안전성이 확인되었습니다.
Q. 6월부터 통증이 심해졌습니다. 지금 받는 게 좋을까요? 여름철에 신경통과 어깨 통증이 악화되는 분이 많습니다. 냉방 환경, 자세 변화, 활동량 변동이 원인입니다. 통증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하고, 약물·물리치료에 2~4주 이상 반응하지 않는다면 영상 검사 후 시술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통증이 만성화되어 신경의 감작(중추감작)이 진행되면 같은 시술을 받아도 효과가 떨어집니다. 시기가 중요합니다.
Q. 한 번 시술받으면 또 받아야 하나요? 재시술 여부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다릅니다. 디스크 탈출은 자연 흡수되는 경우가 많아 한 번의 시술로 충분한 경우가 많고, 척추관협착증은 진행성 질환이므로 일정 기간 후 재시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재시술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무릎이 아플 때 정기적으로 관절 주사를 맞듯, 척추도 필요하면 일정 간격을 두고 관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접근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기억하십시오
신경성형술과 풍선확장술은 같은 시술이 아닙니다. 한쪽은 약을 정확히 보내는 시술이고, 한쪽은 길을 뚫는 시술입니다. 자신의 MRI와 증상 양상에 따라 어느 쪽이 맞는지가 갈립니다. 두 시술을 한 단어로 묶는 의료진의 설명을 들으셨다면, 다시 한 번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시술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시술로 만들어준 '통증 없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1년 후, 5년 후 척추 건강을 결정합니다. 시술 후 코어 운동과 자세 교정을 병행한 환자분들이 결과적으로 가장 오래, 가장 잘 지냅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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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1661-6610
참고문헌
- 저자 미상. Spinal Epidural Abscess after Invasive Spinal Intervention. The Nerve (peripheral nerve).
- 저자 미상. Sacroiliac Joint Pain Intervention - Korean Guideline. Neurospine.
- 저자 미상. ERAS Protocols for Spine Surgery Pain Management. Neurospine.
- 저자 미상. Interventional Pain Fellowship Training Standards. Neurospine.
- Cluff RS, Rowbotham MC. Spinal Cord Stimulation for Pain Management. J Korean Neurosurg S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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