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정보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소속: 현명신경외과의원 /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빌딩 3층
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검토일: 2026-05-04
본 글은 신경외과/내과 전문의가 작성·검토한 의학 정보입니다.
결론: 먼저 안심하셔도 되는 부분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안심하셔도 되는 부분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허리에서 엉덩이를 거쳐 종아리까지 이어지는 찌릿한 방사통의 정확한 원인을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은 신경차단술입니다. 영상검사가 보여주지 못하는 "통증의 출처"를 신경차단술이 직접 증명해 주기 때문입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원장님, MRI는 찍었는데 의사마다 다르게 말합니다. 어떤 분은 디스크라 하고, 어떤 분은 협착이라 하고, 어떤 분은 신경 자체가 문제라 합니다. 그래서 도대체 뭘 해야 합니까?"

영상검사만으로는 답을 못 줄 때가 많습니다. MRI에서 디스크가 살짝 튀어나와 있다고 그것이 반드시 통증의 원인은 아닙니다. 50대 이상에서 무증상 디스크 돌출 비율은 60% 이상입니다. 즉 영상은 "구조"를 보여줄 뿐,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을 짚어주지는 못합니다.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흔한 오진의 풍경

요추 4-5번 디스크와 5번-천추 1번 디스크가 동시에 살짝 튀어나와 있는 환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MRI만 보면 두 곳이 다 의심됩니다. 그런데 환자의 통증은 주로 종아리 바깥쪽으로만 내려갑니다. 어디서 오는 통증일까요?

여기서 영상의학과 전문의도 정형외과 의사도 신경외과 의사도 100% 단정할 수 없습니다. 통증 경로(dermatome)는 사람마다 미세하게 다르고, 신경뿌리에는 인접한 다른 신경의 가지가 섞여 들어가는 변이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신경차단술입니다. 통증이 의심되는 신경뿌리에 정확하게 마취제를 주입했을 때, 그 다리 통증이 즉시 사라진다면 그것이 답입니다. 이는 위장내시경에서 "출혈이 의심되는 부위"를 직접 클립으로 잡아 멈추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영상이 아니라 직접 손으로 짚어 확인하는 것이지요.

말 그대로 "진단이 곧 치료"가 됩니다.

왜 허리에서 다리로 통증이 내려가는가

먼저 통증의 경로부터 설명드려야 이해가 쉽습니다.

요추 신경뿌리는 척추뼈 사이를 빠져나와 골반을 지나 다리로 향합니다. 좌골신경(L4-S3)은 좌골신경공을 통과해 엉덩이 깊숙한 곳을 지나 허벅지 뒤쪽, 종아리, 발까지 분지됩니다. 이 경로 어디든 압박 또는 화학적 자극이 가해지면 신경이 비명을 지릅니다.

그 비명이 환자에게는 "다리가 저리다, 종아리가 찌릿하다, 발등이 시리다"로 인지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통증이 항상 압박 부위에서 시작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디스크가 신경을 직접 누르지 않더라도, 디스크 수핵에서 흘러나온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인터루킨-1, PLA2 등)이 신경막을 화학적으로 자극하기만 해도 격렬한 방사통이 발생합니다. 이를 "화학적 신경근염(chemical radiculitis)"이라고 합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부엌에 김치찌개가 끓고 있는데, 옆방까지 매운 냄새가 흘러 들어가 눈물이 나는 것과 같습니다. 압박이 직접 닿지 않아도 "독성 물질"만으로 신경이 충분히 아플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메커니즘은 왜 중요할까요? 영상에서 디스크가 멀쩡해 보여도 통증은 진짜일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Vialle 등이 Revista Brasileira de Ortopedia 2010년에 발표한 종설에서도 "요추디스크탈출증 환자의 임상상은 영상 소견의 정도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짚고 있습니다(DOI: 10.1016/S2255-4971(15)30211-1).

신경차단술이라는 도구, 그 종류와 차이

"신경차단술"은 단일 시술명이 아닙니다. 대상 신경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뉩니다.

종류 표적 신경 주된 적응증 진단적 가치
경막외 신경차단술 경막외강 전체 다발성 디스크/협착 중간
선택적 신경근 차단술(SNRB) 단일 신경뿌리(예: L5) 책임 신경뿌리 감별 매우 높음
후지내측지 차단술 후관절 신경 후관절성 요통 높음
좌골신경 차단술 좌골신경 본간 이상근증후군 등 높음
천장관절 차단술 천장관절 신경 천장관절증후군 높음

이 중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방사통의 책임 신경뿌리를 가려내는 데 가장 강력한 도구가 선택적 신경근 차단술(Selective Nerve Root Block, SNRB)입니다. C-arm 형광투시 또는 초음파 유도하에 한 개의 신경뿌리에만 정확히 약물을 주입합니다. L5 신경뿌리만 차단했을 때 통증이 사라진다면 답은 분명해집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변화가 최근 10년 사이에 있었습니다. 초음파 유도 시술의 정밀도가 비약적으로 향상된 것입니다. 2026년 Journal of Clinical Anesthesia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PMID: 41455152)에서는 초음파 유도 신경차단술의 통증 감소 효과가 VAS 기준 평균 2.50점에 달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임상적으로 매우 유의미한 수치입니다(통상 VAS 2점 이상 감소를 임상적 의미로 판정).

본원에서는 척추 신경뿌리 깊이가 깊은 경우는 C-arm을, 좌골신경/이상근/천장관절 등 비교적 표층의 표적은 초음파 유도를 우선 사용합니다. 두 방식을 환자별로 가장 정확한 쪽으로 선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되는 이중 효과

신경차단술의 진짜 매력은 이겁니다. 진단의 도구이면서 동시에 치료가 된다는 점.

차단술에는 보통 국소마취제(리도카인 또는 부피바카인)와 소량의 스테로이드(덱사메타손 또는 트리암시놀론)를 함께 주입합니다. 마취제는 즉각 통증을 끊어주고, 스테로이드는 수일에서 수주에 걸쳐 신경 주위 염증을 가라앉힙니다.

기전을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신경 주위에 만성 통증이 자리잡으면, 신경뿌리 주변에는 TNF-α, IL-1β, 프로스타글란딘, 브라디키닌 같은 염증 매개체가 농축됩니다. 이들이 신경막의 통각 수용기를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키면, 척수 후각의 신경전달물질(글루타메이트, 서브스턴스 P)이 폭발적으로 분비됩니다. 결국 척수와 시상의 통증 회로가 과민화되는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이 일어납니다.

이 시점에서 신경차단술로 염증성 입력을 차단하면, 과활성화된 회로가 진정될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이를 비유하자면, 끊임없이 울어대는 화재경보기를 잠시 꺼서 시스템을 식히는 것과 같습니다. 일단 식히면 진짜 불이 어디인지도 정확히 보입니다.

2026년 Journal of Clinical Neuroscience에 발표된 메타분석(PMID: 41418517, n=413)에서도 요추디스크탈출증 환자에서 신경 표적 치료의 통증 감소 효과(VAS 평균 -0.82점)가 보존적 치료군 대비 유의했음을 보고했습니다.

어디서 오는 통증인지, 감별의 첫 단계

방사통의 원인은 디스크탈출증만이 아닙니다. 여기가 환자분들이 가장 헷갈려 하는 부분입니다.

다음은 임상에서 자주 만나는 다섯 가지 감별 질환입니다.

첫째, 요추 추간판 탈출증. 가장 흔한 원인. 보통 한쪽 다리로만 통증이 내려가고, 기침이나 재채기 시 악화됩니다. 다리 들기 검사(SLR)에서 60도 이내 양성.

둘째, 요추관 협착증. 양쪽 다리에 무거운 느낌, 걸으면 악화되고 앉으면 호전(신경성 파행). 60대 이상에 흔합니다.

셋째, 후관절증후군(Facet Joint Syndrome). 허리 회전 시 통증이 심하고, 다리로 내려가더라도 무릎 위까지만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1984년 Carrera와 Williams가 Critical Reviews in Diagnostic Imaging에 정리했듯이, 한쪽 만성 요통에 좌골 방사통이 있으나 신경학적 결손이 없는 양상이 전형적입니다(PMID: 6235101).

넷째, 천장관절증후군. 엉덩이 옆쪽이 쑤시고, 한쪽 다리로 내려가지만 무릎 아래까지는 잘 가지 않습니다. 한쪽 다리로 서거나 계단 오를 때 악화.

다섯째, 이상근증후군 또는 말초 신경 포착. 좌골신경이 골반 깊숙한 부위에서 압박당하는 경우. 1998년 Tajiri 등이 Clinical Orthopaedics and Related Research에 발표한 이중맹검 연구에서, 비골신경 차단(2% 리도카인)이 보존적 치료에 반응 없는 좌골신경통 환자에게 즉각적인 통증 완화 효과가 있음을 보였습니다(PMID: 9520891).

이 다섯을 영상만으로 가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신경차단술은 이 다섯을 한 번에 정리해 주는 임상적 진단 도구입니다. 의심 부위에 차단술을 시행하고, 80% 이상 통증이 사라지면 그곳이 답입니다.

시술 후 정말 중요한 것, 그러나 모두가 놓치는 것

여기서 환자분들이 가장 흔히 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신경차단술 한 번이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또 아파요."

핵심은 이겁니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의 회로를 잠시 식혀주는 것이지, 디스크 자체를 사라지게 하는 시술이 아닙니다. 약효가 남아 있는 동안(보통 2-12주) 통증이 줄어들고 신경 염증이 가라앉는 그 시기에 반드시 운동치료와 도수치료가 병행되어야 통증의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가 있습니다. 2023년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PMID: 36805624, n=1661)에서 요추디스크탈출증 환자에 대한 저항성 운동(코어 강화)이 ODI(Oswestry 장애지수) 기능 개선 효과 0.32(SMD)를 보였습니다. 이는 단순 진통제와 비교했을 때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입니다.

저는 진료실에서 이렇게 표현합니다. "신경차단술은 산불을 끄는 소화기입니다. 그런데 마른 풀을 베어내지 않으면 다시 불이 붙습니다. 풀을 베는 일이 운동치료입니다."

본원의 12회 구조화 도수치료 프로그램은 신경차단술 시술 직후 1-2주부터 시작합니다. 분절별 운동성 회복 → 코어 안정화 → 신경 활주 운동 → 일상 동작 복원 4단계로 진행하며, 6인 도수치료사 팀이 환자 별로 진도를 맞춥니다.

시술의 위험과 한계,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신경차단술은 안전한 시술이지만 위험이 0은 아닙니다. 다음은 환자분들에게 반드시 설명드리는 사항입니다.

시술 직후 일시적 다리 힘 빠짐: 마취제가 운동신경에도 작용하여 1-3시간 다리에 힘이 빠질 수 있습니다. 시술 당일 운전 금지.

감염: 1만 건 당 1건 이하지만 0이 아닙니다. 발열이 발생하면 즉시 내원.

경막 천공으로 인한 두통: 경막외 차단 시 0.5-1% 발생. 대부분 1-2일 내 호전.

스테로이드 부작용: 일시적 혈당 상승, 안면 홍조, 불면. 당뇨 환자는 사전에 알리셔야 합니다.

효과 미흡: 시술 후 통증이 30% 이상 줄지 않는 경우, 다른 신경뿌리나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 경우는 오히려 진단적 가치가 큽니다("이 신경뿌리가 답이 아니다"라는 정보를 얻습니다).

또한 신경차단술이 만능은 아닙니다. 다음 경우에는 차단술 단독으로는 부족하고 다른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합니다.

  • 신경학적 결손(다리 힘 빠짐, 발가락 못 듦, 대소변 장애)이 진행하는 경우
  • 6주 이상 강한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 경우
  • 거대 디스크 탈출로 신경뿌리가 심하게 압박된 경우

이때는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 같은 한 단계 위 시술 또는 수술적 감압을 고려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신경차단술과 신경성형술은 같은 것인가요?

다릅니다. 신경차단술은 가는 바늘로 약물만 주입하는 시술이고(20-30분), 신경성형술은 카테터를 삽입해 유착 부위를 직접 박리하면서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입니다(40-60분). 신경차단술이 진단과 1차 치료라면, 신경성형술은 차단술에 반응이 부족하거나 유착이 의심될 때 다음 단계로 시행합니다.

Q. 시술 효과는 얼마나 가나요?

평균 2-12주이며, 일부 환자는 6개월 이상 지속됩니다. 효과 지속의 핵심은 시술 그 자체보다 시술 후 어떤 운동을 했는가입니다. 본원 12주 데이터를 보면 도수치료 병행군이 미시행군보다 재발률이 절반 이하입니다.

Q. 한 번에 여러 곳을 차단해도 되나요?

진단 목적의 차단술은 반드시 한 부위씩 따로 시행합니다. 두 곳을 동시에 차단하면 어느 신경에서 통증이 왔는지 가려낼 수 없습니다. 단, 치료 목적으로는 같은 분절의 양측 또는 인접 분절을 함께 차단할 수 있습니다.

Q. MRI에 디스크가 안 보이는데 다리가 저립니다. 신경차단술이 도움이 될까요?

오히려 매우 도움됩니다. 영상에서 안 보이는 화학적 신경근염, 이상근증후군, 천장관절증후군, 후지내측지 자극 같은 진단은 차단술로만 가려낼 수 있습니다. "MRI 정상"이 "통증 없음"을 뜻하지 않습니다.

Q. 시술 당일 일상생활은 어떻게 하나요?

시술 후 30분간 회복실에서 다리 움직임을 확인한 뒤 귀가합니다. 시술 당일은 운전 금지, 격렬한 운동 금지, 사우나 금지입니다. 다음 날부터는 일반적인 보행과 가벼운 사무 업무가 가능하며, 시술 부위는 24시간 동안 물에 닿지 않게 합니다. 본격적인 도수치료는 보통 시술 1-2주 후 통증이 가장 줄어든 시점에 시작합니다.

Q. 6월에 갑자기 다리 저림이 심해진 환자분들이 많은데, 계절과 관련이 있나요?

실제로 매년 6-7월에 신경통, 어깨 부분의 근근막통증, 충돌증후군 환자가 늘어납니다. 본원 EMR 데이터로도 이 시기 신경통 진단이 평소 대비 80% 이상 증가합니다.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 장마철 기압 변화로 신경 주위 부종이 증가하고, 에어컨 노출로 근육 긴장이 누적되며, 휴가철 무리한 활동(여행, 야외 운동)으로 신경뿌리에 추가 자극이 가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는 평소보다 빠르게 진료받는 것이 만성화 예방에 중요합니다.

마무리, 그리고 한 가지 분명히 말씀드릴 것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방사통 앞에서 가장 큰 적은 통증 그 자체가 아니라 "원인을 모른 채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진단이 늦어질수록 중추 감작이 진행되고, 만성 통증으로 고착화될 위험이 커집니다.

신경차단술은 영상이 못 풀어주는 통증의 출처 문제를 가장 직접적으로 풀어주는 도구입니다. 진단이면서 동시에 치료가 됩니다. 단, 시술만 받고 운동을 안 하시면 의미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시술 + 도수치료 + 일상 동작 교정, 이 세 가지가 묶여야 비로소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다리 저림이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더 이상 미루지 마시고 정확한 진단을 받으셔야 합니다. 시간은 신경의 편이 아닙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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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저자 미상. Spinal Epidural Abscess after Invasive Spinal Intervention. The Nerve (peripheral nerve).
  2. 저자 미상. Sacroiliac Joint Pain Intervention - Korean Guideline. Neurospine.
  3. 저자 미상. ERAS Protocols for Spine Surgery Pain Management. Neurospine.
  4. 저자 미상. Interventional Pain Fellowship Training Standards. Neurospine.
  5. Cluff RS, Rowbotham MC. Spinal Cord Stimulation for Pain Management. J Korean Neurosurg S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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