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정보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소속: 현명신경외과의원 /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빌딩 3층
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검토일: 2026-05-04
본 글은 신경외과/내과 전문의가 작성·검토한 의학 정보입니다.
결론: 임상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이 있습니다.
임상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이 있습니다. 추워지면 심해지는 허리·다리 통증이 6개월 이상의 약물·물리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고, MRI에서 신경 유착이나 척추관 협착이 확인된다면, 풍선확장술은 늦어도 늦봄 이전에 결정하는 것이 회복 속도 면에서 유리합니다. 추위가 신경 주변 유착과 염증을 가속시키기 때문입니다.
진료실에서 11월부터 3월 사이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이겁니다. "원장님, 여름엔 좀 괜찮았는데 겨울만 되면 다시 다리가 저리고 100미터도 못 걷겠어요."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겨울에 척추관협착증, 추간판탈출증으로 인한 신경병증성 통증이 악화되는 것은 통계적으로도 임상적으로도 명확한 현상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이 시기에 적절한 시술 시점을 놓치면 다음 겨울에는 더 나빠진다는 것입니다.
본원 EMR을 살펴봐도 추간판장애로 인한 좌골신경통(M51.1)으로 내원하시는 환자분이 최근 6개월간 75명, 경추간판장애 신경뿌리병증(M50.1)이 31명입니다. 이 중 상당수가 "지난 겨울에 시작됐는데 봄에 좀 누그러졌다가 다시 이맘때 심해졌다"고 호소하십니다.
오늘은 왜 추울 때 허리·다리 통증이 심해지는지, 풍선확장술이 무엇이며 누구에게 적기인지, 그리고 시술 시점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를 신경외과 전문의 관점에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추울 때 디스크와 척추관에서 벌어지는 일
겉으로는 똑같은 척추인데 왜 겨울만 되면 심해질까요. 답은 신경뿌리 주변의 미세 환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척추관 안쪽, 신경뿌리가 빠져나가는 추간공 부근에는 경막외 지방조직(epidural fat)과 미세 혈관망, 그리고 이미 만성 염증을 거친 환자분이라면 유착 조직(fibrotic adhesion)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정상이라면 신경뿌리가 자기 집처럼 미끄럽게 움직여야 하는 공간입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여름에 잘 움직이던 미닫이 문이 겨울에 뻑뻑해지는 경험, 한 번씩 해보셨을 겁니다. 나무가 수축하고 윤활유가 굳으면서 마찰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척추관 안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집니다. 추위에 노출되면 첫째,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가 수축하면서 신경뿌리가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집니다. 둘째, 말초 미세혈관이 수축해 신경 주변 산소 공급이 줄고 부종이 잘 빠지지 않습니다. 셋째, 추위 자체가 통각 신경섬유(C-fiber)의 역치를 낮춰 같은 자극에도 더 큰 통증을 느끼게 합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만성적으로 염증을 거친 신경뿌리 주변에는 이미 섬유성 유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 유착은 정상 조직에 비해 혈류가 적고 차가운 온도에 더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위장 점막이 만성 자극에 노출되면 장상피화생이라는 적응성 변화로 두꺼워지듯, 척추관 내부도 반복되는 압박과 염증을 견디기 위해 결합조직이 비후되고 유착이 진행됩니다. 이 적응이 단기적으로는 신경을 보호하는 듯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신경뿌리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막아 만성 통증의 온상이 됩니다.
요약하자면 겨울철 악화의 본질은 "이미 좁아져 있는 공간이 더 좁아지고, 이미 굳어 있는 유착이 더 굳는다"입니다. 그래서 여름까지는 약물과 물리치료로 버티던 환자분이 겨울에 갑자기 무너지는 것입니다.
풍선확장술이 정확히 무엇을 해결하는가
풍선확장술(Balloon Adhesiolysis, Percutaneous Epidural Balloon Decompression)은 이름 그대로 꼬리뼈 쪽으로 가느다란 카테터를 넣어 신경 주변 유착을 박리하고, 풍선으로 좁아진 공간을 물리적으로 넓혀주는 시술입니다.
기전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기계적 유착 박리. 카테터 끝에 부착된 풍선이 부풀어 오르면서 신경뿌리와 주변 조직 사이의 섬유성 유착을 물리적으로 떼어냅니다. 신경이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회복하는 것이 핵심 목표입니다.
둘째, 약물의 정확한 표적 전달. 카테터를 통해 스테로이드, 고농도 식염수, 국소마취제, 히알루로니다아제 등을 병변 부위에 직접 주입합니다. 일반 경막외 주사는 약물이 척추관 전체로 퍼지지만, 풍선확장술은 카테터로 정확한 위치까지 약물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셋째, 공간 확보를 통한 압력 감소. 좁아진 신경 통로가 미세하게 넓어지면서 신경뿌리에 가해지던 기계적 압박이 감소합니다. 박영진 등이 Korean Journal of Spine(2008)에서 보고한 척추관 협착증의 양측 감압술 연구에서도 신경 주변 공간 확보가 증상 호전의 핵심 기전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풍선확장술이 수술이 아니라 시술이라는 것입니다. 절개도 없고, 입원도 필요 없으며, 외래에서 약 30~60분 만에 끝납니다. 다만 모든 환자분에게 만능 해결책은 아닙니다. 적응증과 시기가 정확히 맞아야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누가, 언제 받아야 하는가 — 적기의 4가지 신호
20년간 척추 통증 환자분들을 진료하면서 정리된 풍선확장술 적기 판단 기준은 다음 네 가지입니다.
- 보존적 치료 6개월 이상 무반응 약물치료, 물리치료, 도수치료, 일반 경막외 신경차단술까지 충분히 시도했는데도 통증이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수준으로 지속된다면 다음 단계를 고려해야 합니다.
- MRI에서 신경 유착·압박 소견 단순한 디스크 탈출이 아니라 신경뿌리 주변 유착, 추간공 협착, 척추관 협착이 영상에서 확인되어야 합니다. 영상 소견 없이 통증만 있는 경우에는 다른 원인을 먼저 감별해야 합니다.
- 신경병증성 통증 패턴 다리가 저리고, 화끈거리고, 전기가 통하는 듯한 통증, 그리고 100~300미터 걸으면 종아리가 터질 듯해서 쉬어야 하는 신경성 파행(neurogenic claudication)이 있다면 적응증입니다.
- 계절적 악화 패턴 "여름엔 괜찮았는데 겨울만 되면 심해진다"는 패턴은 신경 주변 유착이 이미 자리잡았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이 패턴이 2년 이상 반복되면 자연 회복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다음 표는 보존적 치료, 풍선확장술, 신경성형술, 척추수술의 차이를 한눈에 비교한 것입니다.
| 구분 | 보존적 치료 | 풍선확장술 | 신경성형술 | 척추수술 |
|---|---|---|---|---|
| 침습도 | 비침습 | 최소침습(절개 없음) | 최소침습(절개 없음) | 침습(절개) |
| 입원 | 불필요 | 외래 시술 | 외래 시술 | 1~2주 입원 |
| 시술 시간 | - | 30~60분 | 20~40분 | 1~3시간 |
| 유착 박리 | 불가 | 물리적 박리 가능 | 약물 박리 위주 | 직접 박리 |
| 회복 기간 | - | 1~3일 | 1~2일 | 4~12주 |
| 적응증 | 초기·경증 | 중등도 협착·유착 | 경증~중등도 유착 | 중증 협착·마비 |
| 반복 시술 | - | 가능 | 가능 | 제한적 |
표에서 보시다시피 풍선확장술은 "보존적 치료로는 안 되지만 수술까지는 부담스러운" 중간 영역에 정확히 위치합니다.
왜 늦봄 이전에 결정해야 하는가
겨울에 통증이 심해진 환자분이 가장 흔히 하시는 실수는 "날 풀리면 좀 나아지겠지"라며 결정을 미루는 것입니다.
여기가 오늘 핵심입니다. 봄이 오면 환자분의 통증은 분명히 줄어듭니다. 그래서 "이만하면 됐다"고 시술을 미루십니다. 하지만 줄어든 것은 통증이지 유착 그 자체가 아닙니다. 유착은 그대로 남아 다음 겨울에 더 두꺼워진 모습으로 다시 등장합니다.
신경뿌리의 만성 압박은 단순히 통증의 문제가 아닙니다. 만성적으로 압박받은 신경섬유에서는 탈수초화(demyelination)와 축삭 변성이 진행되며, 일정 시점을 넘어서면 압박을 풀어줘도 신경 회복이 더디거나 불완전합니다. 통증 시술의 효과는 신경 손상이 가역적인 단계에 시행할수록 극대화됩니다. Lee 등이 Korean Journal of Pain(2014)에서 다룬 만성 통증 환자의 시술 시점 분석에서도, 증상 발현으로부터 6개월~2년 내 시술군의 회복률이 5년 이상 만성화된 군보다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또 한 가지 실용적인 이유는 재활의 효율입니다. 풍선확장술 후에는 신경뿌리가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회복합니다. 이 공간을 유지하려면 코어근육 강화, 보행 운동, 스트레칭이 필요한데, 이 재활은 기온이 적당하고 야외 활동이 수월한 봄~가을에 가장 효과적으로 진행됩니다. 한겨울에 시술하고 한겨울에 재활하면 외부 활동이 제한돼 재활 강도가 떨어집니다.
따라서 가장 합리적인 결정 시점은 겨울 통증이 가장 심한 1~3월에 시술 결정 → 늦겨울~초봄 시술 → 봄~여름 적극 재활의 순서입니다.
시술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환자분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이 시술 과정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엎드린 자세에서 꼬리뼈 부근을 국소 마취합니다. 통증이 거의 없는 정도의 마취입니다. 이후 C-arm(실시간 X선 영상장비) 유도하에 가느다란 카테터를 꼬리뼈의 천골열공을 통해 척추관 내로 진입시킵니다. 카테터는 신경 손상을 막기 위해 끝이 부드럽고 유연한 재질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영상으로 정확한 병변 위치를 확인한 뒤, 카테터를 신경뿌리 주변까지 진입시킵니다. 여기서 풍선을 부풀려 유착을 박리하고, 약물을 정확한 위치에 주입합니다. 시술 시간은 병변 위치와 유착 정도에 따라 30분에서 60분 사이입니다.
시술 후에는 1~2시간 회복실에서 관찰한 뒤 보행이 가능하면 귀가하실 수 있습니다. 당일 무리한 활동은 피하시고, 다음 날부터 가벼운 일상은 가능합니다.
시술 후 재활, 절반의 성공을 완성으로
시술이 끝났다고 다 끝난 게 아닙니다. 진료실에서 강조해서 말씀드리는 것이 있습니다. "풍선확장술은 50%, 재활이 50%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풍선으로 박리한 유착은 그대로 두면 다시 형성될 수 있습니다. 신경뿌리가 회복된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여야 유착이 재발하지 않습니다. 이를 위한 재활의 핵심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신경 활주 운동(neural gliding exercise). 천천히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무릎을 굽히고 펴는 동작으로 신경뿌리를 부드럽게 움직여 유착 재형성을 막습니다. 시술 후 3~5일부터 시작하며, 통증 없는 범위에서 하루 2~3회 시행합니다.
둘째, 코어 안정화 운동. 척추 주변 심부 근육이 약하면 다시 신경에 압박이 가해집니다. 플랭크, 데드버그, 버드독 같은 기본 운동을 하루 15~20분 꾸준히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보행 거리 점진적 증가. 시술 1주 차에는 평지 위주로 30분, 2주 차에는 1시간, 한 달 후에는 가벼운 등산까지 단계적으로 늘리시면 됩니다.
이 재활을 6개월 이상 꾸준히 하시면, 다음 겨울에 통증이 재발할 확률이 크게 줄어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풍선확장술은 척추수술과 어떻게 다른가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척추수술은 뼈를 깎거나 디스크를 직접 제거하는 침습적 시술이고, 풍선확장술은 카테터를 넣어 유착을 박리하는 비절개 시술입니다. 풍선확장술은 절개가 없어 흉터가 남지 않고, 입원이 불필요하며, 회복 기간이 짧습니다. 다만 신경 마비, 대소변 장애 같은 중증 협착에는 적응증이 되지 않으므로 정확한 평가가 우선입니다.
Q. 효과는 얼마나 오래 가나요? 환자분의 유착 정도, 협착 정도, 시술 후 재활 정도에 따라 6개월에서 수년까지 다양합니다. 본원의 임상 경험으로는 시술 후 적극적으로 코어 운동과 신경 활주 운동을 6개월 이상 지속하신 환자분의 경우 재발률이 현저히 낮습니다. 반면 시술만 받고 재활을 소홀히 하시면 1~2년 내 다시 유착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Q. 한 번 받으면 다시 받을 수 없나요? 아닙니다. 풍선확장술은 반복 시술이 가능합니다. 절개나 조직 손상이 없기 때문에 필요시 6개월~1년 간격으로 재시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번 같은 효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반복 시술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다른 치료 옵션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Q. 당뇨, 고혈압이 있어도 받을 수 있나요? 대부분 가능합니다. 절개가 없는 시술이라 출혈 위험이 낮고, 전신마취도 필요 없어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분도 비교적 안전하게 받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시거나 시술 부위에 감염 소견이 있으면 시기 조정이 필요합니다. 사전에 약물 복용력을 정확히 알려주십시오.
Q. 시술 후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나요? 시술 직후 1~3일간은 카테터 진입과 약물 주입에 의한 일시적 통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정상 반응이며 대부분 3~7일 내 호전됩니다. 다만 일주일이 지나도 통증이 악화되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새로 생기면 즉시 내원하셔야 합니다. 매우 드물지만 신경 자극 반응이나 감염 가능성을 평가해야 합니다.
Q. 저는 60대인데 너무 늦지 않았을까요? 연령 자체가 금기는 아닙니다. 70대, 80대 환자분도 시술받으시고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만성 압박 기간이 길수록 신경 회복이 더디다는 것은 사실이므로, 한 살이라도 일찍 결정하시는 것이 회복 속도 면에서 유리합니다. 나이보다 중요한 것은 신경의 가역성입니다.
마치며
겨울철 허리·다리 통증의 악화는 기온이 신경 주변 환경에 미치는 객관적인 변화입니다. 이 패턴이 2년 이상 반복되고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며 MRI에서 유착·협착이 확인된다면, 풍선확장술의 적기는 봄이 오기 전입니다.
겨울이 풀린다고 문제가 풀리는 것이 아닙니다. 통증은 줄어도 유착은 그대로 남고, 다음 겨울에 더 두꺼워진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신경의 가역성이 살아 있을 때, 재활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봄을 앞두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더 고생하지 마시고, 정확한 평가부터 받아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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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1661-6610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참고문헌
- 지용철, 이시우 (1998). Cervical Far Lateral Disc Herniation Case Report. J Korean Neurosurg Soc 27:80-82 (1998).
- 공병준 외 5명. Far Lateral Lumbar Disc Herniation Combined Approach. J Korean Neurosurg Soc.
- 이경석, 권영준, 도재원, 윤일규 (1999). Factitious Herniated Lumbar Disc - Case Report. J Korean Neurosurg Soc 28:269-272 (1999).
- 조원호 외 5명 (2002). Brown-Sequard Syndrome from Cervical Disc Herniation. J Korean Neurosurg Soc 31:392-394 (2002).
- 저자 미상. Foraminal Lumbar Disc Herniation Diagnosis. J Korean Neurosurg S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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