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검토: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00년 전문의 취득)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졸업

최종 업데이트: 2026-04-29

척추관협착증 다리저림, 풍선확장술과 신경성형술의 결정적 차이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척추관협착증 다리저림의 비수술 치료는 신경 유착의 정도와 협착의 위치에 따라 신경성형술 또는 풍선확장술을 선택해야 합니다.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작동 원리가 완전히 다른 시술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겁니다. "원장님, 다른 병원에서는 신경성형술을 권하던데, 여기서는 풍선확장술을 하라고 하시네요. 뭐가 다른 건가요?"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두 시술은 이름이 비슷해서 같은 시술이라고 오해하시는 분이 많지만, 사용하는 도구와 해결하는 문제가 완전히 다릅니다. 신경성형술이 "약을 흘려 넣는 시술"이라면, 풍선확장술은 "물리적으로 길을 넓혀주는 시술"입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시술을 받으면, 협착이 심한 환자가 신경성형술만 받고 효과를 못 보거나, 단순 유착이 있는 환자가 굳이 풍선까지 넣는 일이 생깁니다.

오늘은 서소문로 진료실에서 매주 반복해서 설명하는 이 주제를, 메커니즘 수준에서부터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다리저림이 시작되는 곳, 척추관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나

척추관협착증은 단순히 "척추관이 좁아지는 병"이 아닙니다. 좁아지는 것은 결과이고, 핵심은 신경 주위 환경 전체가 만성 염증과 섬유화로 굳어지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 점을 이해해야 두 시술의 차이가 보입니다.

40대 후반부터 척추 추간판의 수분 함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디스크 높이가 낮아집니다. 그러면 위아래 척추체가 가까워지고, 후관절(facet joint)에 가해지는 하중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합니다. 후관절은 압박력에 적응하기 위해 골극(osteophyte)을 만들어내는데, 이 골극이 척추관 후외측을 잠식해 들어옵니다. 동시에 황색인대(ligamentum flavum)는 반복적인 미세 손상에 적응하기 위해 비후되며, 두께가 정상의 2~3배까지 두꺼워집니다.

여기까지는 교과서에 나오는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진짜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좁아진 공간 안에서 신경근(nerve root)과 경막외강(epidural space)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면, TGF-β 매개 섬유화 캐스케이드가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섬유아세포가 활성화되어 III형 콜라겐을 무작위로 합성하고,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I형 콜라겐으로 대체되며 단단한 흉터 조직(scar tissue)이 형성됩니다. 이 흉터가 신경근과 경막, 황색인대, 후종인대를 한 덩어리로 묶어버립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정상적인 척추관은 여러 장의 종이가 살짝 떨어진 채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상태입니다. 한 장씩 들어 올려도 다른 종이는 움직이지 않죠. 그런데 협착증이 진행되면 종이들이 풀로 붙어버립니다. 한 장을 잡아당기면 나머지가 다 따라 움직이는 상태가 됩니다. 신경근이 미세하게 움직여야 할 때, 주변 조직이 함께 잡아당겨지니 통증과 저림이 발생하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비후된 황색인대가 척추관 후방을 압박하고, 디스크가 후방으로 팽윤(bulging)되어 전방을 압박하면, 척추관은 마치 양쪽에서 누르는 압착기 안에 신경이 갇힌 상태가 됩니다. 신경근이 부어오르면 부어오를수록 더 좁은 공간에 갇히게 되어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본원에서 최근 6개월간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268명, 월평균 45명에 달합니다. 그중 신환 비율이 17.5%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데, 이 환자분들의 공통점은 "걸으면 다리가 저려서 오래 못 걷는다"는 것입니다. 의학 용어로 신경성 파행(neurogenic claudication)이라고 부르는 이 증상이 협착증의 가장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다리저림인지, 단순 요통인지 어떻게 구별하나

척추관협착증의 다리저림은 다른 질환의 다리저림과 구별되는 명확한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걷거나 서 있을 때 악화되고, 앉거나 허리를 숙이면 호전됩니다. 이를 신경성 파행이라고 합니다. 척추관은 허리를 펼 때 가장 좁아지고, 굽힐 때 가장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환자분들이 "마트에서 카트를 밀고 다닐 때는 괜찮은데, 빈손으로 걸으면 다리가 저려서 못 걷는다"고 하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둘째, 양측 다리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 디스크 탈출증은 한쪽 다리에 국한되는 경우가 흔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 전체가 좁아지므로 양측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혈관성 파행과 감별이 필요합니다. 하지동맥경화로 인한 혈관성 파행도 걸으면 다리가 아프지만, 이쪽은 쉬면 자세와 상관없이 호전됩니다. 척추관협착증은 반드시 허리를 굽혀야 호전된다는 점이 결정적 차이입니다.

신경성 파행의 핵심 감별점: 걸을 때 다리가 저리고, 허리를 굽히면 즉시 편해진다. 이 두 조건이 맞으면 척추관협착증을 강하게 의심해야 합니다.

5월에서 6월로 넘어가는 시기에 신경통 환자가 평년 대비 80% 이상 급증한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봄철 야외 활동 증가, 등산, 텃밭 작업 등으로 허리를 펴고 오래 서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잠재되어 있던 협착증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입니다. 5월 이후 갑자기 다리저림이 시작되었다면 협착증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약물과 운동만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나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으면 환자분들이 가장 먼저 하시는 질문이 "수술 안 하고 나을 수 있나요?"입니다. 답은 상당수에서는 가능합니다.

European journal of clinical pharmacology 2026년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PMID: 41546687, n=860)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환자에서 NSAIDs와 신경병성 통증 약물(프레가발린 등)을 적절히 병용했을 때 통증 점수(VAS)가 의미 있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약물치료는 만성 신경 염증을 가라앉히는 1차 도구입니다.

문제는 약물만으로는 이미 형성된 섬유화와 유착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약은 염증의 불을 끄는 데는 유용하지만, 이미 굳어버린 흉터 조직을 녹이지는 못합니다.

여기에 더해 운동 치료가 결합되어야 합니다. PMID 36805624 연구(n=1661)에서는 요추 디스크 환자에서 저항성 운동 치료가 ODI(Oswestry Disability Index, 척추 기능장애 지수)를 0.32점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척추 주변의 코어 근육과 둔근을 강화하는 것은 협착증 환자의 보존 치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축입니다.

본원에서는 6인의 전문 도수치료사 팀이 12회 구조화된 프로그램으로 척추 안정화 운동을 진행합니다. 다만 도수치료는 근육을 풀어주고 자세를 교정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척추관 안의 신경 유착 자체를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풍선확장술 적응증 — 만성 척추 통증 환자의 선택지


신경성형술과 풍선확장술, 진짜 차이는 도구에 있다

여기가 오늘의 핵심입니다. 두 시술은 꼬리뼈를 통해 카테터를 넣어 척추관 내부에 접근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하지만 그다음 단계가 완전히 다릅니다.

신경성형술(경막외 신경유착박리술, PEN: Percutaneous Epidural Neuroplasty) 은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된 시술로, 가느다란 카테터(보통 직경 1mm 내외)를 신경 유착 부위까지 진입시킨 후 약물(국소마취제, 스테로이드, 고농도 식염수, 히알루로니다제 등)을 주입하여 화학적·기계적으로 유착을 박리합니다. 카테터 끝부분이 약간의 물리적 박리를 시도하지만, 주된 작용은 약물의 화학적 작용입니다.

풍선확장술(추간공풍선확장술, BCD: Balloon Catheter Dilatation) 은 2010년대 들어 임상에 도입된 신기술입니다. 카테터 끝에 3~5mm 크기의 작은 풍선이 달려 있어, 추간공이나 경막외강의 협착 부위에서 풍선을 직접 부풀려 물리적으로 공간을 확장합니다. 약물 주입은 풍선 확장 이후 보조적으로 시행됩니다.

쉽게 비유하면, 신경성형술은 막힌 하수구에 세제를 흘려 넣어 녹이는 작업이고, 풍선확장술은 막힌 하수구에 봉을 직접 넣어 뚫어주는 작업입니다. 단순한 비누때 같은 유착에는 세제만으로 충분하지만, 시멘트처럼 굳은 협착에는 물리적 도구가 필요합니다.

두 시술의 핵심 비교

비교 항목 신경성형술 (PEN) 풍선확장술 (BCD)
주된 작용 화학적 유착 박리 물리적 공간 확장
도구 가는 카테터 (약물 주입) 풍선 카테터 (3~5mm 확장)
적합한 환자 경증~중등도 유착, 디스크 중등도~중증 협착, 추간공 협착
시술 시간 30~40분 40~60분
마취 국소 + 의식하 진정 국소 + 의식하 진정
회복 시간 당일 귀가 당일 귀가
보험 코드 자율 진료 (실손 가능) SZ641 (보험 적용)
효과 지속 3~6개월 6~12개월

이 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적합한 환자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신경 유착이나 가벼운 디스크 팽윤에는 신경성형술이 충분합니다. 그러나 황색인대가 두꺼워지고 골극이 자라 추간공이 절반 이상 막힌 협착증에는 약물만 흘려보내서는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이런 경우 풍선으로 직접 공간을 확보해야 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이 해소됩니다.


그렇다면 수술은 언제 고려해야 하나

비수술 치료를 충분히 시도했음에도 호전이 없거나, 처음부터 신경학적 결손(근력 약화, 배뇨 장애)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감압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World neurosurgery 2025년 게재 메타분석(PMID: 40185470, n=801)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감압술 후 일정 비율에서 근육 약화가 회복되는 양상이 관찰되었습니다. Scientific reports 2025년 메타분석(PMID: 41354742, n=2860)에서는 최소 침습 감압술의 합병증 발생률이 약 0.42 수준으로 보고되어, 비교적 안전한 시술로 평가됩니다.

다만 Neurosurgical review 2025년 연구(PMID: 39820737, n=1039)에서는 감압술 후 합병증 발생률이 14% 수준으로 보고되어, 환자 특성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60대 이상 고령, 당뇨, 골다공증이 동반된 경우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므로, 수술은 마지막 선택지로 두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본원에서는 다음 조건을 모두 만족할 때 수술을 권유드립니다.


시술 후 재활은 왜 약물치료만큼 중요한가

풍선확장술이든 신경성형술이든, 시술 자체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지 신경을 재생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만성 압박으로 손상된 신경근이 회복되려면 시술 후 6~12주에 걸친 체계적인 재활이 필요합니다.

핵심은 척추 안정화 운동과 신경 활주 운동의 결합입니다. 척추 안정화 운동은 다열근(multifidus)과 복횡근(transverse abdominis)을 강화해 척추를 안정시키는 코르셋 역할을 만들어주는 것이고, 신경 활주 운동(nerve gliding)은 신경근이 주변 조직에 다시 들러붙지 않도록 부드럽게 움직여주는 운동입니다.

시술 후 1~2주는 격렬한 운동을 피하고, 가벼운 보행과 골반 기울이기 운동부터 시작합니다. 3~4주차부터 코어 근육 강화 운동을 점진적으로 추가하고, 6주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저항성 운동을 시행합니다. 12주가 지나면 정상적인 일상 활동과 가벼운 운동(수영, 자전거)이 가능합니다.

특히 5월~6월 시기에 시술을 받은 환자분들은 야외 활동 욕구가 높아 무리하기 쉬운데, 시술 후 4주까지는 등산이나 장거리 보행을 절대 피해야 합니다. 이 시기에 무리하면 재유착이 진행되어 시술 효과가 반감됩니다.

풍선확장술 후 회복 — 통증 감소 시점과 일상 복귀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것들

그래서, 어떻게 결정해야 하나

척추관협착증 다리저림으로 고생하시는 분들께 다시 한번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신경성형술과 풍선확장술은 이름만 비슷할 뿐 작동 원리가 다른 시술입니다. 약물 위주의 화학적 박리가 신경성형술이고, 풍선을 이용한 물리적 확장이 풍선확장술입니다.

협착의 위치, 정도, 환자의 임상 양상에 따라 적합한 시술이 결정됩니다. 더 비싼 시술이 더 좋은 시술이 아니며, 본인의 협착증 유형에 맞는 시술이 가장 좋은 시술입니다. 진료실에서 MRI를 함께 보며 결정하셔야 합니다.

풍선확장술 vs 신경성형술 — 차이와 적응증 정리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다리저림은 단순 협착증 외에도 말초신경병증, 혈관성 파행, 중추신경계 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우선입니다.


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1661-6610

자주 묻는 질문

Q: 신경성형술과 풍선확장술, 둘 다 받아야 하나요 아니면 하나만 골라야 하나요?

A: 원칙적으로는 하나를 선택합니다. 단순 유착이 주된 문제라면 신경성형술만으로 충분하지만, 황색인대 비후나 골극으로 물리적 협착이 동반된 경우 풍선확장술이 필요합니다. MRI 영상과 증상 양상, 보행 가능 거리 등을 종합해 판단하므로 진료실에서 영상을 함께 보며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다리저림이 양쪽 다 있으면 어느 시술이 더 적합한가요?

A: 양측성 저림은 중심성 협착을 의심하는 신호입니다. 이 경우 좌우 신경공을 모두 넓혀야 하므로 풍선확장술이 우선 고려됩니다. 다만 한쪽이 더 심하거나 추간공 부위에 국한된 유착이 동반된 경우 신경성형술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양상에 따라 접근이 달라지니 전문의 상담을 권장합니다.

Q: 시술을 받았는데 다리저림이 다시 돌아오면 재시술이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두 시술 모두 비수술적 접근이라 재시술의 부담이 수술보다 적습니다. 다만 같은 시술을 반복할지, 다른 방식으로 전환할지는 첫 시술 후 어느 시점에 증상이 재발했는지, 어떤 양상으로 돌아왔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단순 재발인지 협착 진행인지 영상 재평가가 먼저 필요합니다.

Q: 당뇨나 고혈압이 있어도 두 시술을 받을 수 있나요?

A: 기저질환이 잘 조절되고 있다면 대부분 가능합니다. 다만 혈당이 높은 상태에서는 시술 부위 감염 위험이 올라가고, 항응고제 복용 중인 분은 일시 중단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복용 약물과 최근 검사 수치를 가지고 내원하시면 진료실에서 시술 적정성을 함께 판단합니다.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