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신경외과 전문의

의학적 검토 · 작성: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신경외과 전문의 · 정형외과 전임의 ·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졸업

신경외과 전문의 취득 (2000, 연세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 정형외과 전임의 수료 (2003–2005, 대전선병원 정형외과)

소속: 현명신경외과의원 · 서울 중구 서소문로 120 ENA빌딩 3층 (시청역 인근)

학회·자격: 대한신경외과학회 정회원 ·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종신회원 · 대한신경손상학회 정회원 · AMISS 정회원

최종 검토·업데이트: 2026-09-12

본 글은 신경외과 전문의가 작성·검토한 의학 정보이며, 개인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좁은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관이 갈 길을 찾는 것입니다

시술 전 영상 판독이란 무엇인가 — 무엇을 정하는 일인가

이 시술은 꼬리뼈 아래 작은 구멍에서 시작해서, 가느다란 관을 표적으로 삼은 마디까지 조금씩 밀어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시술 전 영상을 볼 때 확인해야 할 것이 두 가지로 갈립니다. 하나는 표적, 곧 어느 마디의 어느 자리를 다룰 것인가이고, 다른 하나는 경로, 곧 거기까지 관이 실제로 갈 수 있는가입니다.

많은 분이 첫 번째만 생각하고 오십니다. 표적만 정확히 짚으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온다고 여기시는 거죠. 그런데 실제 시술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왜 두 번째인 경우가 더 많을까요? 표적을 아무리 정확히 찾아도 거기까지 관이 가지 못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반대로 경로가 훤히 열려 있어도 표적이 틀리면 엉뚱한 자리만 건드리게 되니까요. 둘 다 맞아야 비로소 뜻이 있는 판단이 됩니다.

«좁은 곳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MRI에서 가장 좁아 보이는 자리가 반드시 표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 가지를 함께 봐야 하거든요. 그 자리가 증상과 맞는가, 거기까지 닿을 수 있는가, 그리고 닿았을 때 다룰 수 있는 성질인가입니다.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한데, 뼈가 자라 굳은 자리는 풍선으로 넓히기가 어려운 반면 조직이 붙어 있는 자리는 다룰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뼈가 굳은 마디를 아예 포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 마디 안에도 뼈로 굳은 부분과 조직으로 남은 부분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서, 조직 쪽을 다시 표적으로 좁혀 잡으면 시술이 성립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마디는 안 됩니다»라고 통으로 말씀드리기보다 «이 마디의 이 지점은 됩니다»로 좁혀서 설명드리는 일이 많습니다. 이 시술의 기본 개념은 국내 학술지에도 정리돼 있습니다(Jo, 2012).

경로를 이렇게 앞세워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경로의 문제는 사진만으로는 다 드러나지 않고, 정작 시술대에 올라가서야 뒤늦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미리 봐 두면 그날 헤매는 시간이 줄고, «갈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라는 말씀을 시술 전에 미리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판단은 하루 전 사진 한 장으로 완전히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술대에 올라간 순간에도 한 번 더 이루어집니다.

누가 이 판독의 대상인가 — 영상에서 보는 적응 조건

영상에서 이 시술에 유리한 소견과 불리한 소견은 갈립니다. 디스크가 옆으로 밀려 신경에 닿아 있으면 표적이 분명해지고, 이전 수술 자리에 흉터가 남아 있어도 그 나름대로 다룰 수 있는 대상이 됩니다. 연부조직이 두꺼워져 좁아진 자리도 넓혀 볼 여지가 있는 편입니다. 반대로 뼈가 자라 통로 자체가 굳어 있으면 넓히기가 어렵고, 여러 마디가 고르게 좁으면 표적을 하나로 정하기가 힘들어집니다. 마디가 앞뒤로 밀려 있으면 불안정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하고, 척수 신호에 변화가 있으면 이 시술보다 다른 접근을 먼저 논의합니다.

«증상과 맞는 마디»를 정하는 법

영상만 보고 표적을 정하지는 않습니다. 증상의 지도와 대조하는 과정이 반드시 들어갑니다. 그런데 왜 굳이 저림이 뻗어나가는 방향까지 여쭤보는 걸까요? 저림이 발등과 엄지 쪽으로 오면 위쪽 마디를 의심하고, 종아리 뒤와 발바닥 쪽이면 아래 마디를, 허벅지 앞쪽이면 더 위 마디를 살핍니다. 영상에서 좁아 보이는 마디와 증상이 가리키는 마디가 다르면, 그때는 시술을 서두르지 않고 추가 확인부터 합니다. 이 대조를 건너뛰면 «좁아 보이는 곳»을 치료하고 «아픈 곳»은 그대로 남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거든요.

두 마디가 다 좁게 보이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데, 그렇다고 두 마디를 한 번에 다루지는 않습니다. 한꺼번에 손대면 회복이 더디고, 나중에 어느 쪽이 실제 원인이었는지 가려내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증상이 더 강하게 가리키는 쪽부터 먼저 다루고, 남은 증상을 지켜보며 다음 단계를 정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소견들은 «되고 안 되고»를 가르는 채점표는 아닙니다. 불리한 소견이 있어도 진행하는 경우가 있고, 그럴 때는 처음부터 기대치를 낮춰 잡고 시작합니다. 다른 접근이 더 나을지, 아니면 이 시술을 낮은 기대치로라도 시도해 보는 편이 나을지를 함께 저울질한 결과입니다.

시술 전 검사 — 영상에서 실제로 재는 것들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꼬리뼈 입구입니다. 여기가 시술의 출발점이기 때문인데, 입구가 좁거나 막혀 있거나 각도가 심하면 접근 자체가 어려워지고, 드물게는 입구가 아예 닫혀 있는 분도 계십니다. 이 확인을 건너뛰고 시작하면 결국 시술대 위에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됩니다.

다음으로 경막외 공간이 아래에서 표적까지 끊기지 않고 이어져 있는지를 봅니다. 중간에 완전히 막힌 자리가 있으면 관은 그 아래에서 멈추게 되니까요. 좁아진 성질이 뼈 때문인지 연부조직 때문인지 흉터 때문인지도 구분해서 봅니다. 마디의 안정성은 서서 찍는 엑스레이로 앞뒤 움직임을 확인해서 판단하고, 표적 마디 주변의 혈관 구조와 이전 시술·수술의 흔적도 함께 살핍니다. 금속이 남아 있으면 접근 경로 자체가 달라질 수 있어서입니다.

MRI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그렇다면 MRI 한 장으로는 왜 충분하지 않을까요? MRI는 연부조직을 보는 데는 강하지만, 뼈의 미세한 모양이나 서 있을 때의 움직임까지는 잘 담아내지 못합니다. 누워서 찍은 사진 한 장으로는 서서 걸을 때 마디가 얼마나 흔들리는지를 알 수 없거든요. 그래서 서서 찍는 엑스레이와 굽히고 젖혀 찍는 엑스레이를 따로 더하고, 필요하면 뼈의 상태를 보는 데 유리한 CT까지 검토합니다. 결합조직과 인대의 성질이 이런 병태에 관여하는 방식도 최근 연구에서 다뤄지고 있습니다(Parkinson 등, 2026).

증상이 시작된 지 며칠째인지 몇 주째인지도 함께 살핍니다. 같은 영상 소견이라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저림과 몇 주째 이어진 저림은 다르게 해석하는데, 오래 이어진 쪽은 신경이 이미 그 압박에 적응했을 가능성이 있어 시술 뒤 회복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미리 말씀드립니다. 검사 결과가 서로 다른 말을 할 때, 이를테면 MRI는 좁다고 하는데 서서 찍은 사진은 안정적이라고 하면 안정성 쪽을 더 무겁게 봅니다. 흔들리는 마디에 풍선을 넣어 넓히는 일은 또 다른 위험을 키우는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시술 과정 — 영상 판독이 어떻게 쓰이나

시술장에서 미리 본 영상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순서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꼬리뼈 입구의 모양을 미리 봐 두었기 때문에 출발 각도를 정하는 데 헤매는 시간이 줄어들고, 표적이 왼쪽이면 왼쪽으로 관을 유도하는 식으로 나아갈 방향도 미리 정해 둡니다. 그리고 핵심 단계로, 조영제를 넣어 «예상과 실제»를 그 자리에서 대조합니다.

사진을 미리 다 봤는데 왜 시술 중에 또 조영제를 넣는 걸까요? 답은 사진과 실제 몸이 완전히 같지는 않다는 데 있습니다. 그날의 자세나 조직의 붓기, 체위에 따라 실제 퍼짐이 미세하게 달라질 수 있어서, 사진으로 세운 계획을 그 자리에서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입니다.

조영제를 넣으면 퍼지는 모양이 보입니다. 예상한 자리에서 멈추면 판독이 맞았다는 뜻이라 그대로 진행하고, 다른 자리에서 멈추면 표적을 그 자리로 조정합니다. 어디에도 안 막히고 그냥 퍼져 버리면 유착이 주된 원인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라, 이때는 계획을 바꾸거나 시술 범위를 줄입니다. «온 김에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보이는 대로 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판단이 갈리는 지점은 바로 이 순간입니다. 예정된 자리와 조영제가 보여 주는 자리가 다르면, 계획한 대로 밀고 갈 것인지 지금 보이는 대로 바꿀 것인지를 그 자리에서 정해야 합니다. 언제나 지금 보이는 쪽을 따릅니다. 사진은 계획을 세우는 재료일 뿐, 몸보다 앞서는 근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정한 표적에서 붙은 조직을 떼어 내고 필요하면 풍선으로 넓힌 뒤 약을 넣고, 다시 조영제로 확인해서 아까 멈췄던 자리를 지금은 넘어가는지 봅니다. 이 전후 비교가 시술이 실제로 무언가를 바꿨는지를 그 자리에서 알려 줍니다. 이 방식의 임상 결과는 국내에서도 보고돼 있습니다(Cho 등, 2019).

치료 비교 (논문 근거)

치료법 근거 수준 효과 적합 대상 출처
증상 지도와 영상 대조 Level III 여러 소견 중 표적을 하나로 좁힌다 모든 시술 전 판정 Jo 2012
접근 경로 사전 확인 Level III 시술 중 접근 실패와 반복 시도를 줄인다 시술 계획 단계 Parkinson 2026
조영 소견 기반 표적 확정 Level II 예상과 실제를 그 자리에서 대조한다 시술 중 Karm 2022
시술 전후 조영 비교 Level II 무언가 바뀌었는지 그 자리에서 확인한다 시술 마무리 단계 Cho 2019

회복과 시술 후 확인

시술 당일에는 한두 시간 안정을 취한 뒤 다리 힘과 감각을 확인하고 나서 귀가하시게 됩니다. 그날은 운전을 권하지 않습니다. 시술 부위가 뻐근하거나 증상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첫 며칠 사이에 흔히 있는 일이고, 샤워는 다음 날부터 가능하지만 통목욕은 일주일 정도 미루시는 편이 좋습니다.

영상 판독이 회복 계획에도 쓰입니다

회복 기간에 조심할 것이 사람마다 같지 않느냐고 물으시면, 실제로 다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사람마다 다른 주의사항을 만드는 걸까요? 시술 전에 본 영상이 무엇을 조심할지도 함께 알려 주기 때문입니다. 마디가 조금 흔들리는 소견이 있었던 분은 굽혀서 드는 동작을 더 엄격히 피하시는 것이 좋고, 여러 마디가 좁았던 분은 걷는 거리를 천천히 늘려 가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반대로 흉터가 넓었던 분은 신경 스트레칭을 더 일찍, 더 자주 하시는 쪽이 도움이 됩니다. 같은 시술을 받고도 회복기의 주의사항이 사람마다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시술 뒤 안내문을 인쇄물 한 장으로 똑같이 나눠 드리는 곳도 있는데, 그러면 이런 차이가 사라져 버립니다. 마디가 흔들리는 소견이 있으셨던 분과 흉터가 넓으셨던 분은 조심할 것이 거의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앞의 분은 굽혀서 드는 동작을 엄격히 피하셔야 하고, 뒤의 분은 오히려 신경이 잘 미끄러지도록 자주 움직여 주셔야 하니까요.

2주 뒤에는 미리 정해 둔 항목들, 다리 통증 점수와 걷는 거리, 저림 범위를 함께 확인합니다. 이때 별다른 차도가 없다면 영상을 다시 보고 처음 잡았던 표적이 맞았는지부터 다시 확인하고, 필요하면 표적을 좁히거나 넓혀 다음 단계를 논의합니다.

효과와 근거 — 판독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

왜 판독이 결과를 바꾸나

이 시술은 표적에 정확히 닿아야 비로소 작동합니다. 그래서 결과의 상당 부분은 시술 솜씨 이전에 «어디를 표적으로 잡았는가»에서 이미 정해지는 편입니다. 표적이 증상과 맞으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표적이 어긋나면 시술 자체는 매끄럽게 끝나도 증상은 그대로 남습니다. 표적에 아예 닿지 못한 경우라면 약은 그 아래에만 퍼지고 맙니다. «시술은 잘됐다는데 왜 안 좋아졌지»라는 말씀의 상당수가 바로 이 두 번째와 세 번째 경우에서 나옵니다.

경막외 접근으로 유착을 다루고 좁아진 자리를 넓히는 방식의 결과는 국내에서도 보고돼 있고(Karm 등, 2022), 임상 결과 전반을 정리한 자료도 있습니다(Cho 등, 2019).

사진만 보고도 효과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까요? 어느 정도는 그렇습니다. 한 마디에 국한되고 연부조직이 주된 원인이며 경로가 열려 있으면 기대치를 높게 잡습니다. 반대로 여러 마디가 얽혀 있고 뼈가 굳어 있으면 기대치를 낮춰 잡고, 목표 자체를 «걷는 거리 일부 회복» 정도로 좁혀서 말씀드립니다. 표적이 애매한 경우라면 시술을 서두르지 않고 확인부터 먼저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시술 전에 미리 나누는 것은, 나중에 결과를 판정할 때 서로의 기준을 미리 맞춰 두는 일이기도 합니다. 기대치를 낮게 잡을 거라면 차라리 안 받는 편이 낫지 않겠느냐고 되물으실 수도 있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걷는 거리가 조금이라도 늘어나는 것과 아무 시도도 하지 않은 채 지내는 것 사이의 체감 차이는, 일상에서 생각보다 큽니다.

합병증과 안전 — 판독으로 미리 줄이는 것

영상 판독은 안전에도 직접 관여합니다. 큰 문제는 드물지만, 그 드문 문제의 상당수는 미리 확인하는 절차만으로도 줄일 수 있습니다. 꼬리뼈 입구의 모양을 미리 보면 접근 실패와 반복 시도를 줄일 수 있고, 경막의 위치와 여유를 봐 두면 경막 손상 위험이 줄어듭니다. 이전 수술의 금속과 흔적을 확인해 두면 예상 못 한 경로 막힘을 피할 수 있고, 마디 불안정을 미리 알면 애초에 적합하지 않은 시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혈관 구조를 살펴 두는 것도 약이 잘못된 곳으로 가는 상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흔하지만 가벼운 반응으로는 시술 부위 뻐근함, 일시적인 증상 증가, 마취약의 영향으로 몇 시간 안에 회복되는 다리의 일시적 저림, 두통 등이 있습니다. 드물지만 확인해야 하는 것으로는 열이나 시술 부위가 붉어지고 진물이 나는 감염, 출혈, 경막 손상, 신경 자극이 있습니다.

감염이 있거나 피가 잘 멎지 않는 상태, 근력이 빠르게 떨어지는 경우, 마디가 불안정한 경우, 대소변 조절에 변화가 있는 경우, 그리고 영상에서 표적 자체를 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시술을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항목을 특히 강조합니다. 표적이 안 정해지면 왜 시술보다 확인이 먼저일까요? 표적을 정할 수 없으면 미룬다는 원칙을 안전 항목에 넣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표적 없이 진행하면 결과가 좋아도 왜 좋아졌는지 알 수 없고, 나빠도 왜 나빴는지 알 수 없어서 다음 판단의 근거가 하나도 남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런 시술은 얻는 것 없이 조직에 필요 없는 자극만 남기고 회복 기간을 늘립니다. 이렇게 미뤄진 분들은 대개 추가 검사로 표적을 다시 좁히거나, 다른 접근을 먼저 시도해 그 반응을 지켜본 뒤 다시 논의하게 됩니다. 미룬다는 것이 «못 받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풍선확장술 전 영상, 더 깊이 알아보기

영상을 놓고 자주 오해가 생기는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좁아 보이는 정도»와 «아픈 정도»가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MRI에서 상당히 좁아 보이는데도 잘 걸으시는 분이 있고, 덜 좁아 보이는데 몇십 미터만 걸어도 멈추시는 분이 있어서, 진료실에서는 드물지 않게 마주치는 상황입니다. 왜 사진과 증상이 이렇게 어긋날 수 있을까요?

제 사진이 괜찮은 편인지 나쁜 편인지 여쭤보시는 분이 많은데, 사실 이 질문 자체가 사진 한 장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입니다. 통로가 좁아지는 속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에요. 아주 천천히 좁아진 분은 신경이 그 상태에 적응할 시간이 있었고, 빠르게 좁아진 분은 정도가 같아도 훨씬 힘드십니다. 사진은 «지금 얼마나 좁은가»만 보여 줄 뿐 «얼마나 빨리 그렇게 됐는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있습니다. 들러붙음은 사진에 잘 나오지 않습니다. 신경 둘레에 조직이 붙어 신경이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는 MRI에서 아예 보이지 않거나 애매하게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정도로 아플 리 없는데» 싶은 사진을 들고 오신 분에게 오히려 이 시술이 잘 듣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사진 한 장만으로 시술 여부를 단정 짓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니 사진을 보시고 미리 낙담하거나 안심하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사진은 판단의 재료 가운데 하나일 뿐이고, 증상의 지도와 겹쳐야 비로소 뜻이 생깁니다. 상황별로 어떻게 달라지는지, 단계별 치료는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아래 글에서 하나씩 짚었습니다.

«MRI 가져왔는데 왜 또 물어보세요»에 대한 답

MRI를 들고 오신 분께 증상을 자세히 여쭤보면 간혹 이런 반응이 돌아옵니다. «사진에 다 나와 있지 않나요?» 합리적인 질문입니다. 그리고 답은 «나와 있는 것과 필요한 것이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MRI는 어디가 좁은지, 디스크가 어느 방향으로 나와 있는지, 뼈와 인대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 줍니다. 하지만 그중 어디가 실제로 아픈 것인지, 좁아 보이는 곳이 정말 신경을 괴롭히고 있는지, 이 자리가 다룰 수 있는 성질인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MRI는 «구조»를 보여 주고 증상은 «기능»을 알려 줍니다. 이 둘을 겹쳐야 비로소 표적이 정해집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자주 있습니다. MRI에서는 L4-5가 가장 좁아 보이는데, 증상의 지도는 L5-S1을 가리키는 경우입니다. 이때 영상만 보고 L4-5를 표적으로 잡으면 시술은 정확히 되고도 증상은 그대로 남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MRI 소견은 «이 정도로 아플 리 없는데» 싶을 만큼 가벼운데 증상은 심한 경우입니다. 이때는 영상에 잘 보이지 않는 유착 같은 원인을 먼저 의심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진료실에서는 무엇을 더 여쭤볼까요? 어느 다리인지, 어디까지 내려가는지, 앞쪽인지 바깥쪽인지 뒤쪽인지, 어떤 자세에서 심한지, 몇 미터에서 멈추는지를 여쭙습니다. 이 다섯 가지 답이 MRI의 여러 소견 가운데 어느 것이 «진짜»인지를 골라 줍니다. 사진을 가져오셔도 이야기를 다시 여쭙는 이유가 여기 있고, 그 시간이 결국 시술의 정확도로 이어집니다.

척추 시술 전반이 궁금하시면 척추 풍선신경확장술 정리에서 이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MRI에서 가장 좁은 곳을 치료하는 것 아닌가요?

A: 아닙니다. 증상과 맞는지, 거기까지 닿을 수 있는지, 다룰 수 있는 성질인지를 함께 봅니다. 가장 좁은 곳이 표적이 아닐 수 있습니다.

Q: «닿을 수 있는가»가 왜 중요한가요?

A: 이 시술은 꼬리뼈에서 관을 밀어 올립니다. 중간에 막힌 자리가 있으면 그 아래에서 멈춰, 표적에 약이 닿지 않습니다.

Q: 뼈가 자란 자리도 넓힐 수 있나요?

A: 굳은 뼈는 풍선으로 넓히기 어렵습니다. 연부조직이 두꺼워졌거나 붙어 있는 조직은 다룰 여지가 있습니다.

Q: MRI 말고 다른 검사가 필요한가요?

A: 서서 찍는 엑스레이로 마디의 불안정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굽히고 젖혀 찍거나 CT로 뼈 상태를 봅니다.

Q: 사진을 가져왔는데 왜 증상을 자세히 묻나요?

A: MRI는 구조를 보여 주고 증상은 기능을 알려 줍니다. 둘을 겹쳐야 여러 소견 중 어느 것이 진짜인지 정해집니다.

Q: 시술 중에 계획이 바뀌기도 하나요?

A: 있습니다. 조영제가 예상과 다른 자리에서 멈추면 표적을 조정하고, 어디에도 막히지 않으면 범위를 줄이거나 계획을 바꿉니다.

Q: 표적을 못 정하면 어떻게 하나요?

A: 시술을 미루고 확인을 먼저 합니다. 표적 없이 진행하면 시술은 정확히 되고 증상은 남는 결과가 됩니다.

참고 문헌

  1. Jo D (2012). Neuroplasty. The Korean Journal of Pain. DOI: 10.3344/kjp.2012.25.2.73
  2. Parkinson R, Mobbs RJ, Ma A (2026). The role of collagen pathologies and ligamentous laxity in lumbar disc herniation and its recurrenc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ournal of clinical neuroscience : official journal of the Neurosurgical Society of Australasia. DOI: 10.1016/j.jocn.2025.111804. PMID: 41370992 (PubMed)
  3. Karm M, Kim C, Kim D, Lee D (2022). Effectiveness of percutaneous epidural neuroplasty using a balloon catheter in patients with chronic spinal stenosis accompanying mild spondylolisthesis: a longitudinal cohort study. The Korean Journal of Pain. DOI: 10.3344/kjp.22289
  4. Cho P, Ji G, Yoon Y, Shin D (2019). Clinical Effectiveness of Percutaneous Epidural Neuroplasty According to the Type of Single-Level Lumbar Disc Herniation : A 12-Month Follow-Up Study. Journal of Korean Neurosurgical Society. DOI: 10.3340/jkns.2019.0070

본 콘텐츠는 의학 논문과 임상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의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